형사 상고에는 심리불속행 기각이 없다 — 대신 나오는 상고기각결정 3가지 유형
형사 상고에는 심리불속행 기각이 없다 — 대신 나오는 상고기각결정 3가지 유형
법률가이드
고소/소송절차

형사 상고에는 심리불속행 기각이 없다 — 대신 나오는 상고기각결정 3가지 유형 

강대현 변호사

형사 상고를 넣었는데 몇 달 만에 이렇다 할 설명도 없이 '기각'이라는 통지만 받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이런 경험 상당수는 사실 민사·행정 사건에서 쓰이는 심리불속행 기각과 혼동된 것입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제도로, 처음부터 민사·가사·행정 상고사건에만 적용되고 형사 상고에는 이 제도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형사 상고가 별다른 설명 없이 빨리 끝나버린 것처럼 느껴지는 그 절차는 실제로 무엇이었을까요. 형사소송법이 정한 상고기각결정의 세 가지 유형과 심리불속행과의 차이를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심리불속행 기각 — 민사·가사·행정 상고에서만 작동하는 필터

심리불속행 기각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가 정한 제도로,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원심판결의 헌법 위반, 명령·규칙·처분의 법률위반 여부에 대한 부당한 판단, 대법원 판례와 상반된 해석, 대법원 판례가 없거나 변경이 필요한 경우, 그 밖에 중대한 법령위반, 재심사유 등 법이 정한 6가지 사유 중 어느 것도 포함하지 않는다고 인정되면 대법원이 더 이상 심리하지 않고 판결로 상고를 기각하는 절차입니다. 상고이유서에 무엇을 적어도 이 6가지 사유의 틀 안에 들어오지 않으면 실질 심리 자체를 받지 못합니다.

여기에 더해 같은 법 제5조는 이 심리불속행 판결에 이유를 적지 않아도 되고, 선고 절차 없이 상고인에게 송달됨으로써 곧바로 효력이 생긴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접수 후 넉 달 안팎 만에 아무 설명 없는 짧은 판결문 한 장이 도착하는 실무 관행은 바로 이 조항에서 비롯됩니다. 이 때문에 심리불속행 기각은 '이유 없이 끝나는 상고'의 대명사처럼 알려져 있습니다.

  • 원심판결이 헌법에 위반되거나 헌법을 부당하게 해석한 경우

  • 원심판결이 명령·규칙·처분의 법률위반 여부를 부당하게 판단한 경우

  • 원심판결이 법률·명령·규칙·처분에 대해 대법원 판례와 상반되게 해석한 경우

  • 해당 해석에 대법원 판례가 없거나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

  • 그 밖에 중대한 법령위반에 관한 사항이 있는 경우, 또는 민사소송법상 재심사유가 있는 경우

심리불속행 기각은 상고이유가 법이 정한 6가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될 때 더 들여다보지 않고 판결로 끝내는 절차이고, 이유를 적지 않아도 되는 특례까지 함께 붙어 있다.

형사소송은 애초에 적용 대상이 아니다 — 특례법 제2조의 벽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2조는 이 법의 적용범위를 "민사소송, 가사소송 및 행정소송(특허법 제9장과 이를 준용하는 규정에 따른 소송을 포함한다)의 상고사건"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형사소송은 이 나열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입법이 빠뜨린 것이 아니라, 형사소송은 국가형벌권 행사와 피고인의 방어권·상소권이 직결된 절차이기 때문에 애초에 심리불속행 같은 별도의 필터를 두지 않고, 상고이유 자체를 형사소송법 조문으로 좁게 법정해 두는 방식을 택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심리불속행 기각'이라는 용어는 언론 보도나 법률 상식 콘텐츠에서 압도적으로 민사·행정 사건 통계와 함께 등장하다 보니, 형사 사건 당사자가 자신의 상고 결과를 검색하면서 이 용어를 그대로 대입해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절차 자체가 형사 상고에는 적용될 근거 조문이 없습니다. 형사 상고가 짧게 끝난 것처럼 보인다면,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형사소송법이 정한 상고기각결정입니다. 아래에서 그 세 가지 유형을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2조는 적용범위를 민사·가사·행정(특허 포함) 상고사건으로 못박고 있다 — 형사소송은 처음부터 이 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상고이유서를 20일 안에 못 내면 나오는 상고기각결정

형사소송법 제379조 제1항은 상고인 또는 변호인이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상고이유서를 상고법원에 제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을 넘겨 상고이유서를 내지 않으면 같은 법 제380조 제1항에 따라 법원은 결정으로 상고를 기각해야 합니다. 다만 상고장 자체에 이미 상고이유가 적혀 있었다면 예외적으로 기각을 피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이 유형의 기각이 특히 많이 나오는 이유는, 상고장을 낸 것만으로 절차가 계속 진행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상고장 제출과 상고이유서 제출은 별개의 절차이고,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받은 날부터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합니다. 이 유형은 사건의 유무죄나 양형 판단과는 무관하게, 순전히 기한을 지켰는지만으로 갈리는 절차적 기각이라는 점에서 다른 두 유형과 성격이 다릅니다.

  • 20일 기산점 — 상고인 본인이 아니라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계산.

  • 예외 — 상고장 자체에 상고이유가 이미 기재되어 있으면 기각을 피할 수 있음.

  • 교도소·구치소에 있는 피고인은 형사소송법 제344조 재소자 특칙이 준용되어, 기간 내 교도소장 등에게 제출하면 기간을 지킨 것으로 간주.

형사소송법 제380조 제1항의 상고기각결정은 상고이유의 내용이 아니라 20일이라는 제출기한을 지켰는지만으로 갈리는 순수한 절차적 기각이다.

상고이유가 법정 4가지 사유에 없으면 나오는 상고기각결정

기한 안에 상고이유서를 냈더라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80조 제2항은 상고장과 상고이유서에 적힌 상고이유의 주장이 같은 법 제383조 각 호의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음이 명백한 때에는 결정으로 상고를 기각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제383조가 정한 상고이유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규칙 위반, 판결 후 형의 폐지·변경·사면, 재심청구 사유, 그리고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 중대한 사실오인이 있거나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 이 네 가지뿐입니다.

여기서 실무상 가장 자주 걸리는 함정이 마지막 4호입니다. 이 조항은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금고형이 선고된 중대사건에만 적용되도록 범위가 한정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피고인이 "형이 너무 무겁다", "사실관계를 잘못 인정했다"는 주장만으로 상고이유서를 냈다면, 그 형량 자체가 10년에 미치지 못하므로 이 주장은 제383조 4호가 정한 법정 상고이유의 요건을 애초에 충족하지 못합니다. 결국 그 주장이 나머지 1호부터 3호(헌법·법률·명령·규칙 위반, 형 폐지·변경·사면, 재심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면, 법원은 제380조 제2항에 따라 결정으로 상고를 기각하게 됩니다.

형사 상고이유는 형사소송법 제383조가 정한 4가지로 엄격히 법정되어 있고, 그중 사실오인·양형부당 주장은 사형·무기·10년 이상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만 열려 있다.

원심법원이 놓친 상고, 대법원이 다시 거르는 경우

형사소송법 제376조 제1항은 상고의 제기가 법률상 방식을 위반했거나 상고권이 이미 소멸한 뒤인 것이 명백한 때에는 원심법원(항소심 법원)이 결정으로 상고를 기각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상고 제기기간은 제374조에 따라 7일로, 이 기간을 넘겨 뒤늦게 상고장을 낸 경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원심법원 단계의 상고기각결정에는 제376조 제2항에 따라 즉시항고로 다툴 수 있습니다.

문제는 원심법원이 이 필터를 놓치고 기록을 그대로 대법원에 넘겨버리는 경우입니다. 이럴 때는 형사소송법 제381조에 따라 상고법원, 즉 대법원이 결정으로 상고를 기각합니다. 앞의 두 유형(제380조 제1항·제2항)이 상고이유서의 제출 여부나 내용을 문제 삼는 것과 달리, 이 유형은 사건의 유무죄나 양형과는 아무 관계 없이 상고 자체가 애초에 법이 정한 기간·방식을 지키지 못했다는 절차적 하자만으로 끝나는 기각입니다.

원심법원이 놓친 방식 위반·기간 도과를 대법원이 형사소송법 제381조로 다시 걸러낼 때는, 사건의 실체와 무관하게 상고 자체의 절차적 하자만으로 끝난다.

심리불속행과 상고기각결정 — 이유 기재와 불복방법에서 갈린다

두 제도의 실무상 차이는 결과 통지 방식에서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민사·행정 사건의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5조에 따라 이유를 아예 적지 않아도 되고, 선고 절차조차 필요 없이 상고인에게 송달되는 순간 효력이 생깁니다. 반면 형사소송법에는 이런 이유 생략 특례가 없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9조는 "재판에는 이유를 명시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두면서, 예외는 "상소를 불허하는 결정 또는 명령"뿐이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상고기각결정은 상고 자체를 불허하는 결정이 아니라 상고의 당부를 판단해 기각하는 결정이므로, 이 예외에 해당하지 않아 간략하더라도 이유가 명시되어야 합니다.

불복 방법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원심법원이 제376조에 따라 내린 상고기각결정은 즉시항고로 다시 다툴 여지가 남아 있지만, 대법원이 제380조나 제381조에 따라 내린 상고기각결정은 그 자체로 최종심의 판단이라 더 이상 다툴 상급심이 없습니다. 이 점은 민사·행정 사건의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이 대법원 확정판결로 더 이상 다툴 수 없는 것과 결과적으로는 비슷하지만, 근거 조문과 절차 구조 자체는 전혀 다른 제도입니다.

형사 상고를 준비할 때 실제로 확인해야 할 것들

형사 상고에서 실무적으로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소송기록접수통지서를 받은 날짜입니다. 이 날짜로부터 20일이라는 제출기한이 시작되므로, 상고장만 내고 안심하지 말고 통지서 수령일을 기준으로 상고이유서 제출 일정을 캘린더에 표시해 두어야 합니다. 상고이유서를 작성할 때도 막연히 "억울하다", "형이 무겁다"고 쓰는 데 그치지 않고, 형사소송법 제383조 각 호 중 어느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조문 문구에 맞춰 명시적으로 논증하는 구조로 써야 제380조 제2항에 따른 기각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선고형이 10년 미만인 사건이라면 사실오인이나 양형부당만을 내세우는 상고이유서는 처음부터 법정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기각될 위험이 큽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원심판결에 헌법·법률·명령·규칙 위반이 있었는지, 즉 증거법칙이나 소송절차상 위법이 있었는지를 함께 짚어 제383조 1호의 틀 안으로 주장을 구성하는 것이 실무상 훨씬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형사사건도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을 받을 수 있나요?

A. 아니요.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2조는 적용범위를 민사·가사·행정(특허 포함) 상고사건으로 한정하고 있어 형사 상고에는 이 제도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형사 상고가 설명 없이 끝난 것처럼 보인다면 실제로는 형사소송법상 상고기각결정 절차가 작동한 경우입니다.

Q. 상고이유서를 안 내면 무조건 기각되나요?

A. 원칙적으로 그렇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80조 제1항에 따라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상고이유서를 내지 않으면 결정으로 상고가 기각됩니다. 다만 상고장 자체에 이미 이유가 적혀 있었다면 예외적으로 기각을 피할 수 있습니다.

Q. 형이 무겁다는 이유만으로 상고하면 받아들여지나요?

A. 단순한 양형 불만은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해당해야만 상고이유가 되는데, 이 조항은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만 적용됩니다.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사건이라면 양형부당 주장만으로는 법정 상고이유가 되지 않아 제380조 제2항에 따라 기각될 수 있습니다.

Q. 원심법원 단계에서 이미 걸러졌어야 할 상고는 어떻게 되나요?

A. 항소심 법원이 방식 위반이나 상고권 소멸을 놓치고 기록을 그대로 대법원에 보냈다면, 형사소송법 제381조에 따라 대법원이 다시 결정으로 상고를 기각합니다. 이는 사건의 유무죄나 양형과 무관하게 절차적 하자만으로 끝나는 경우입니다.

Q. 형사 상고기각결정에도 민사처럼 이유가 생략되나요?

A. 아닙니다. 이유 기재 생략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5조가 정한 민사·행정 상고사건의 특례이고, 형사소송법에는 이런 특례가 없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9조 원칙에 따라 상고기각결정에도 이유가 명시되어야 합니다.

Q. 원심법원의 상고기각결정과 대법원의 상고기각결정은 불복 방법이 같나요?

A. 다릅니다. 형사소송법 제376조에 따른 원심법원의 상고기각결정에는 즉시항고로 다툴 수 있지만, 대법원이 제380조·제381조에 따라 내린 상고기각결정은 그 자체로 최종심의 판단이라 더 이상 다툴 상급심이 없습니다.

맺음말

심리불속행 기각은 민사·가사·행정 상고사건에서만 작동하는 제도이고, 형사 상고에는 이 제도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형사 상고가 짧게 끝나는 것처럼 보이는 자리는 형사소송법이 정한 세 갈래의 상고기각결정이 채우고 있습니다. 상고이유서 제출기한을 넘긴 경우, 상고이유가 법정 4가지 사유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 경우, 그리고 원심법원 단계에서 놓친 방식 위반·기간 도과를 대법원이 다시 거르는 경우입니다.

세 유형 모두 결과는 '기각'으로 같아 보이지만, 근거 조문과 그 안에서 확인해야 할 요건은 전혀 다릅니다. 상고이유서를 준비할 때 자신의 주장이 제383조가 정한 4가지 사유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절차 자체에서 걸러지는 결과를 피하는 첫걸음입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39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