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거래소 계정 빌려줬다가 경찰 연락, 처벌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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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거래소 계정 빌려줬다가 경찰 연락, 처벌될까요? 

홍푸른 변호사

코인 거래소 계정이나 연결 계좌를 남에게 빌려준 뒤 경찰 연락을 받았다면, 지금 갈리는 것은 "돈을 받았는지"와 "범죄에 쓰일 줄 알았는지" 두 가지입니다. 이 글은 실제 상담실에서 오가는 질문 순서 그대로, 어떤 죄가 문제 되고 어디서 결과가 갈리는지 정리했습니다.

상담을 오시는 분들의 사연은 놀랄 만큼 비슷합니다. "코인 구매 대행 알바", "출금 한도가 막혀서 잠깐만 계정을 쓰겠다는 지인", "대출을 해주려면 거래 실적이 필요하다는 업체". 며칠 뒤 은행 계좌가 지급정지되고, 경찰서에서 출석 요구가 옵니다.

아래 대화는 여러 상담을 하나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자신의 상황과 가장 가까운 질문부터 읽으셔도 됩니다.

첫 번째 질문: "저는 돈을 훔친 적이 없는데 왜 피의자인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계정과 계좌를 빌려준 행위 그 자체가 독립된 범죄이기 때문입니다. 남의 돈을 가져갔는지와는 별개로, 접근매체를 대가를 받고 빌려주는 것은 전자금융거래법이 직접 금지하는 행위입니다.

Q. 저는 그냥 계정을 빌려줬을 뿐입니다. 사기를 친 사람은 따로 있잖아요.

A. 맞습니다. 그래서 경찰이 보는 혐의도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빌려준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고, 다른 하나는 그 계정이 쓰인 사기·자금세탁에 가담했는지를 따지는 사기방조·범죄수익은닉입니다.

첫 번째 혐의는 사기범을 몰랐더라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혐의는 "범죄에 쓰일 줄 알았는지"가 핵심이라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접근매체의 선정과 사용 및 관리) 제3항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사용 및 관리함에 있어서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 2.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 3.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 (이하 생략)

여기서 접근매체란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보안카드, OTP, 공동인증서처럼 전자금융거래에서 본인 확인과 거래 지시에 쓰이는 수단을 말합니다. 거래소에 연결된 은행 계좌 정보와 OTP를 넘겼다면 접근매체 대여에 해당한다고 보는 데 큰 다툼이 없습니다.

Q. 은행 계좌는 안 넘기고 거래소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알려줬습니다. 그것도 접근매체인가요?

A. 이 부분은 법원 판단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영역입니다. 가상자산 거래소 계정 자체가 전자금융거래법상 접근매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사건마다 판단이 갈리고 있습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거래소 계정만 단독으로 넘기는 경우가 드뭅니다. 원화 입출금을 위해 실명확인 계좌가 함께 넘어가거나, 상대가 요구한 원화를 대신 입금받아 코인으로 바꿔 보내는 구조가 대부분이라, 결국 계좌 대여 또는 사기방조·범죄수익은닉 쪽으로 혐의가 구성됩니다.

두 번째 질문: "대가를 안 받았으면 괜찮은가요?"

대가가 없고 범죄 이용 사실도 몰랐다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대가"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습니다.

Q. 돈은 한 푼도 안 받았습니다.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고 해서 계좌를 보냈을 뿐입니다.

A. 안타깝게도 그것이 바로 대가 약속으로 평가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대법원은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조건으로 접근매체를 넘긴 경우, 그 대출 자체가 접근매체 대여의 대가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봅니다.

현금뿐 아니라 수수료, 일당, 코인 수익 배분, 대출 알선, 취업 약속 등 경제적 이익이 오가기로 했다면 대가 요건은 충족될 가능성이 큽니다.

Q. 정말 아무 대가 없이 친구에게 빌려준 경우는요?

A. 그 경우 제6조 제3항 제2호(대가 요건)는 빠지지만, 제3호가 남습니다.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빌려줬는지가 문제 됩니다. 친구가 무엇에 쓸지 구체적으로 몰랐고 정황상 의심할 이유도 없었다면 이 요건도 부정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알면서"는 확정적으로 알았던 경우만이 아니라, 범죄에 쓰일 수 있다는 점을 어렴풋이 인식하면서도 감수한 경우(미필적 고의)까지 포함한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태도입니다.

세 번째 질문: "몰랐다고 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몰랐다"는 말은 진술이 아니라 정황으로 증명됩니다. 수사기관은 본인의 말보다 대화 내용과 거래 구조를 보고 고의를 판단합니다.

Q. 사기인 줄 정말 몰랐습니다. 이 말을 믿어주나요?

A. 믿어주느냐가 아니라, 무엇이 그 말을 뒷받침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사기방조와 범죄수익은닉은 고의범이라 "몰랐다"가 인정되면 무혐의가 가능하지만, 수사기관은 다음과 같은 정황을 하나하나 확인합니다.

  • 보수의 크기와 성격: 단순히 계정을 빌려주는 대가로 하루 수십만 원, 거래액의 몇 퍼센트를 받기로 했다면 정상적인 거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 상대방의 신원: 텔레그램 아이디만 알고 실명·연락처·사업체를 확인한 적이 없다면 불리한 정황입니다.

  • 거래 구조의 비정상성: 낯선 사람의 원화가 내 계좌로 들어오고 그 즉시 코인으로 바꿔 지정된 지갑으로 보내는 구조는, 그 자체로 자금 추적을 끊는 전형적 방식입니다.

  • 대화 기록: "문제 생기면 모른다고 하세요", "경찰이 물어보면 투자라고 하세요" 같은 메시지가 있다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는 결정적 자료가 됩니다.

  • 반복 여부: 한 번 지급정지를 겪고도 다른 계좌로 같은 일을 이어갔다면 고의를 부정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보이스피싱이나 사기 조직의 자금 이동을 도운 사람에 대해, 범행의 구체적 내용을 몰랐더라도 정상적인 금융거래로 볼 수 없는 사정을 인식하면서 계좌나 계정을 제공했다면 방조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해 왔습니다.

Q. 그러면 어떤 경우에 "몰랐다"가 인정되나요?

A. 상담에서 실제로 불송치나 무혐의로 이어진 사례를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상대가 실제로 알고 지내던 사람이고, 대가가 없거나 사회통념상 납득 가능한 수준이며, 자금이 들어온 뒤 본인이 직접 이상함을 느껴 거래를 중단하거나 신고한 흔적이 있는 경우입니다.

반대로 "고수익 알바"라는 표현에 응했고, 채용 절차 없이 계좌부터 요구받았으며, 하루에 수천만 원이 오갔는데도 계속했다면 몰랐다는 주장은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네 번째 질문: "처벌은 어느 정도인가요?"

혐의별 법정형은 다음과 같고, 실제 결과는 초범인지, 대가의 크기, 피해 규모, 피해 회복 여부에 따라 벌금부터 실형까지 넓게 갈립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벌칙) 제4항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6조제3항제1호를 위반하여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한 자 2. 제6조제3항제2호 또는 제3호를 위반하여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한 자 또는 보관·전달·유통한 자 (이하 생략)

  •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접근매체 대여): 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 초범이고 대가가 적으며 피해 회복에 협조했다면 벌금형이나 기소유예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사기방조(형법 제347조, 제32조): 사기죄 법정형은 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이고, 종범은 정범보다 형을 감경합니다. 다만 피해자가 여러 명이고 피해액이 크면 방조라도 실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범죄수익의 취득·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거나 은닉한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입니다. 원화를 코인으로 바꿔 지갑을 옮기는 행위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신고 없이 가상자산 매매·교환을 반복적으로 영업했다고 평가되면 별도로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Q. 저는 수수료로 30만 원 받은 게 전부인데, 그것 때문에 징역까지 가나요?

A. 본인이 받은 30만 원이 아니라, 그 계정을 거쳐 간 피해금 전체가 양형의 기준이 됩니다. 계정을 통해 3억 원이 세탁됐다면, 법원은 3억 원 규모의 범죄에 기여한 사람으로 봅니다. 초범이 벌금으로 끝나는 사건과 실형으로 가는 사건의 차이는 대개 여기서 생깁니다.

다섯 번째 질문: "제 계좌를 거쳐 간 돈은 어떻게 추적되나요?"

코인은 익명이 아닙니다. 국내 거래소는 실명확인 계좌와 신원확인(KYC)을 거치고, 100만 원 이상 이전에는 송수신자 정보가 함께 넘어가기 때문에 수사기관은 원화 입금부터 코인 출금까지 한 줄로 이어 붙일 수 있습니다.

Q. 코인으로 바꿔서 보냈으면 어디로 갔는지 모르는 것 아닌가요?

A. 오히려 반대입니다. 블록체인 거래 기록은 지워지지 않고 누구나 조회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은 피해자 계좌에서 내 계좌로 들어온 원화, 내 거래소 계정에서 매수된 코인, 그 코인이 전송된 지갑 주소, 그 주소가 다시 어느 거래소로 입금됐는지를 순서대로 추적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내가 무엇을 했는지"가 진술이 아니라 거래 내역으로 이미 확정돼 있는 상태에서 조사가 시작됩니다. 사실관계를 부인하기보다 그 사실을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어입니다.

Q. 제 계좌에 남아 있는 돈은 어떻게 되나요?

A. 피해자가 보이스피싱 신고를 하면 계좌가 지급정지되고, 남아 있는 금액은 피해환급 절차를 거쳐 피해자에게 돌아갑니다. 계정을 통해 이미 빠져나간 금액에 대해서는 사건 처리 결과에 따라 몰수·추징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형법 제48조(몰수의 대상과 추징) 제1항 범인 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하거나 범죄 후 범인 외의 자가 정을 알면서 취득한 다음 각 호의 물건은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있다. 1. 범죄행위에 제공하였거나 제공하려고 한 물건 2.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겼거나 취득한 물건 3. 전 각 호의 대가로 취득한 물건

본인이 받은 수수료는 범죄의 대가이므로 추징 대상이 됩니다. 여기에 더해 피해자가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사기범과 함께 공동불법행위자로서 피해금 전액에 대한 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형사 벌금보다 이 민사 책임이 훨씬 무거운 경우가 많습니다.

여섯 번째 질문: "지금 당장 뭘 해야 하나요?"

경찰 조사 전에 할 일은 세 가지입니다. 증거를 지우지 말 것, 상대와의 연락을 끊을 것, 자금 흐름을 스스로 정리할 것.

Q. 텔레그램 대화방을 상대가 삭제했습니다. 저도 지워도 되나요?

A. 절대 지우지 마세요. 그 대화방은 상대에게는 불리하지만 본인에게는 "몰랐다"를 증명할 거의 유일한 자료입니다. 상대가 정상적인 사업처럼 설명했다는 것, 본인이 의심하며 질문했다는 것, 이상함을 느끼고 중단하려 했다는 것이 모두 거기에 있습니다. 화면 캡처와 함께 내보내기 기능으로 원본을 보존하세요.

Q. 상대가 "경찰 조사 받으면 이렇게 말하라"고 알려줍니다.

A. 그 메시지가 온 순간부터 상대는 본인을 보호하는 사람이 아니라 본인을 방패로 쓰려는 사람입니다. 상대의 지시대로 진술하면 본인이 조직의 일원으로 평가될 뿐 아니라 증거인멸·범인도피로 별도 혐의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연락을 끊고 그 메시지도 보존하세요.

Q. 경찰 조사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A. 다음을 시간 순서로 정리해 가시면 조사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1. 상대를 알게 된 경위: 구인 사이트, 지인 소개, SNS 광고 등 첫 접촉 화면과 날짜.

  2. 계정·계좌를 넘긴 경위와 조건: 무엇을 어떤 조건으로 넘겼는지, 대가 이야기가 있었는지.

  3. 자금 이동 내역: 은행 거래내역서, 거래소 입출금 내역, 코인 전송 기록을 날짜별로.

  4. 본인이 받은 이익: 정확한 금액과 사용처. 숨기면 나중에 반드시 드러나고 신뢰만 잃습니다.

  5. 이상함을 느낀 시점과 행동: 질문한 메시지, 중단을 요구한 메시지, 은행에 문의한 기록.

Q. 피해자에게 먼저 연락해서 돈을 돌려주는 게 좋을까요?

A. 방향은 맞지만 방법이 중요합니다. 피해자 연락처를 수사기관 밖에서 알아내는 과정 자체가 문제 될 수 있고, 일부 금액만 변제하면 "범행을 인정했다"는 취지로만 남을 수도 있습니다. 변제 의사가 있다면 수사기관을 통해 피해자 수와 피해액을 확인한 뒤, 본인이 받은 이익과 계정을 거쳐 간 금액을 기준으로 합의 또는 공탁을 검토하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일곱 번째 질문: "이미 조사를 받았는데 사실대로 안 말했습니다"

진술을 바꾸는 것은 가능하지만, 늦을수록 대가가 큽니다. 1회 조사에서 축소해 진술한 것이 거래 내역과 어긋나면 그 자체가 고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됩니다.

Q. 수수료를 받은 사실을 숨겼습니다. 이제 와서 말하면 더 불리한가요?

A. 계좌 내역에 수수료 입금이 남아 있다면 수사기관은 이미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2회 조사에서 스스로 바로잡는 것과, 증거를 들이밀려 인정하는 것은 양형에서 전혀 다르게 평가됩니다. 거짓 진술을 유지하는 것이 유일하게 확실히 불리한 선택입니다.

Q. 저 말고도 같은 사람에게 계정을 빌려준 사람이 여럿이라고 합니다.

A. 그 경우 본인의 진술은 상위 조직을 밝히는 자료가 됩니다. 상대의 아이디, 지갑 주소, 통화 녹음, 송금 계좌처럼 수사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자료를 제공했다는 점은 사건 처리와 양형에서 의미 있게 반영됩니다. 다만 다른 피의자와 말을 맞추는 것은 오히려 조직성으로 평가될 수 있으니 피해야 합니다.

상담을 마치며: 결과를 가르는 것은 결국 두 가지입니다

대가가 있었는가, 그리고 정상적인 거래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했는가. 이 두 가지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의 성립과 사기방조·범죄수익은닉의 성립을 각각 결정합니다.

계정을 빌려준 사실 자체는 대부분 다투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어떤 조건에서, 무엇을 알고, 어떻게 행동하며 넘겼는지는 본인이 가진 자료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실패는 두려움 때문에 대화 기록을 지우고, 상대의 지시대로 진술하고, 받은 돈을 숨기는 것입니다. 가장 흔한 회복은 그 반대입니다. 기록을 남기고, 연락을 끊고, 받은 것을 있는 그대로 정리해서 조사에 임하는 것. 처벌 여부와 수위는 여기서부터 갈리기 시작합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법률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 개인의 상황에 맞는 정확한 법률 자문은 반드시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본문의 사례는 판례의 취지를 이해하기 쉽게 재구성한 것으로,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대응 방법 및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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