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승인자가 가등기권자에게 본등기 넘겨줘도 부당변제 책임 없는 이유 | 상속 | 로톡
한정승인자가 가등기권자에게 본등기 넘겨줘도 부당변제 책임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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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승인자가 가등기권자에게 본등기 넘겨줘도 부당변제 책임 없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상속받은 재산보다 빚이 더 많아 한정승인을 택했는데, 상속재산 중 하나가 이미 다른 사람 앞으로 가등기가 되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정승인자는 원칙적으로 여러 채권자에게 채권액 비율로 나눠 갚아야 하는데, 가등기권자 한 사람에게 부동산 전체의 소유권을 그대로 넘겨주면 나머지 채권자들이 손해를 본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사안에서 뒤늦게 부당변제라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채권자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은 이런 경우에도 한정승인자에게 부당변제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판단의 근거와, 한정승인자가 실제 청산절차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안전한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한정승인, 왜 안분변제가 원칙인가

한정승인은 민법 제1028조에 따라 상속인이 상속으로 취득할 재산의 한도에서만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하겠다는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제도입니다.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하며(민법 제1019조 제1항), 신고가 받아들여지면 한정승인자는 상속재산으로만 책임을 지고 고유재산까지 잃을 위험에서는 벗어납니다. 다만 한정승인이 받아들여졌다고 바로 끝나는 것은 아니고, 그때부터 상속재산을 정리해 채권자들에게 나눠주는 청산절차가 시작됩니다. 이 청산절차를 법이 정한 순서대로 밟지 않으면 오히려 한정승인자 본인이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청산절차의 출발점은 공고입니다. 한정승인자는 한정승인을 한 날로부터 5일 내에 일반상속채권자와 유증받은 자에게 한정승인 사실과 일정 기간 내에 채권을 신고하라는 내용을 공고해야 하고, 그 기간은 2개월 이상이어야 합니다(민법 제1032조 제1항). 공고기간이 끝나면 한정승인자는 그 기간 내에 신고한 채권자와 자신이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 각 채권액의 비율로 나눠 변제해야 합니다(민법 제1034조 제1항 본문) — 이것이 이른바 안분변제 원칙입니다. 특정 채권자에게만 먼저, 혹은 더 많이 갚아버리면 나중에 신고한 다른 채권자가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사태를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다만 같은 조항 단서는 우선권 있는 채권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고 정해, 안분변제 원칙에도 예외가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한정승인자는 공고기간 만료 후 신고한 채권자와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 채권액 비율로 변제해야 하지만, 우선권 있는 채권자의 권리는 침해할 수 없다 — 민법 제1034조 제1항.

안분변제 원칙을 어기면 지는 책임 — 민법 제1038조

그렇다면 한정승인자가 안분변제 원칙을 어기면 어떻게 될까요. 민법 제1038조 제1항은 한정승인자가 공고·최고 절차를 게을리하거나, 배당변제에 관한 규정(민법 제1033조부터 제1036조까지)을 위반해 어느 상속채권자나 수증자에게 변제함으로써 다른 상속채권자나 수증자에게 변제할 수 없게 된 경우,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모른 채 단순승인했다가 뒤늦게 한정승인으로 전환한 경우에도 같은 책임이 적용됩니다. 이 조항 때문에 한정승인자는 채권자 한 명에게 임의로 먼저 갚았다가는 나중에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부담을 안고 청산절차를 진행하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1038조의 책임이 독립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제1034조 등을 위반했을 때에 한해 발생하는 책임이라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애초에 안분변제 의무의 대상이 아닌 채권자에게 변제했다면, 다른 채권자와 비교해 불균형하게 보이더라도 제1034조 위반 자체가 성립하지 않고, 따라서 제1038조의 손해배상 책임도 발생할 여지가 없습니다. 변제를 받지 못한 채권자는 사정을 알고 먼저 변제받은 채권자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민법 제1038조 제2항), 이 역시 애초에 위법한 변제가 있었을 때만 의미를 가지는 구제수단입니다. 결국 가등기권자에게 본등기를 넘겨준 것이 부당변제인지를 가리려면, 그 본등기청구권 자체가 안분변제의 대상인 금전채권인지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부당변제 책임(민법 제1038조)은 안분변제 의무(민법 제1034조) 위반을 전제로 한다 — 애초에 안분변제 대상이 아닌 채권이라면 위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2023다267355 판결 — 가등기권자에게 본등기를 넘겨준 사건

이 쟁점을 정면으로 다룬 것이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3다267355 판결입니다. 사안은 이렇습니다. 망인은 생전에 자신의 부동산 두 필지에 관해 자녀 한 명에게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를 마쳐주었고, 매매예약완결일이 지나면 별도 의사표시 없이도 당연히 매매가 완결된 것으로 본다는 특약까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뒤 망인은 다른 사람에게서 7,000만원을 빌렸고, 상환하지 못한 채 사망했습니다. 대여금 채권자가 상속인들을 상대로 소송을 내자 상속인들은 한정승인을 신고했고, 법원은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 내에서 지급하라는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가등기권자인 자녀는 나머지 상속인들을 상대로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절차 이행을 청구했고, 조정을 거쳐 나머지 상속인들이 부동산에 관해 본등기를 마쳐주었습니다. 그러자 대여금 채권을 양수한 원고가, 한정승인자들이 안분변제 원칙을 어기고 가등기권자 한 명에게 부동산 전부를 넘겨 자신이 변제받을 몫이 사라졌다며 부당변제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1심과 원심 모두 원고 패소로 판단했고, 원고는 한정승인에서 특정물채권의 안분변제와 우선권 있는 채권자의 의미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상고했습니다.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가등기권자인 자녀가 민법 제1034조 제1항 단서가 정한 우선권 있는 채권자에 해당하는지와 관계없이, 나머지 상속인들이 그에게 본등기를 마쳐준 것은 민법 제1034조 제1항 본문을 위반한 부당변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우선권 있는 채권자인지를 따질 필요조차 없다고 못 박았다는 점이 이 판결의 핵심입니다.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지는 가등기권자는 언제든지 본등기청구권을 행사해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고 가등기에 기한 순위보전의 효력까지 인정되므로, 상속재산의 가등기권자에게 본등기의무를 이행한 것은 민법 제1034조 제1항 본문을 위반한 부당변제로 볼 수 없다 —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3다267355 판결.

판단 기준 —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청구권이 안분변제 대상이 아닌 이유

대법원이 이런 결론을 낸 근거는 가등기권자의 지위가 갖는 두 가지 특징에 있습니다. 첫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진 가등기권자는 상대방의 협조 여부와 무관하게 언제든지 본등기청구권을 행사해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습니다. 이는 상속인이 마음대로 지급 여부나 시기를 정할 수 있는 일반 금전채무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둘째, 부동산등기법 제91조에 따라 가등기에 의한 본등기를 마치면 그 본등기의 순위는 가등기를 마친 때의 순위를 따릅니다. 즉 가등기권자는 가등기를 마친 시점부터 이미 그 부동산에 대해 다른 권리자보다 앞선 지위를 확보해 둔 상태였던 것입니다.

이 두 가지를 종합하면,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청구권은 상속재산 전체를 놓고 여러 채권자가 비율대로 나눠 갖는 금전채권이 아니라, 특정 부동산에 대해 이미 순위가 확정된 물권적 청구권에 가깝습니다. 안분변제는 상속재산 중 각자가 얼마씩 가져갈 것인가를 정하는 절차인데, 가등기권자가 넘겨받는 것은 애초에 상속재산 전체의 분배 대상에 들어가지도 않는 특정 물건에 대한 권리입니다. 그래서 대법원은 가등기권자가 민법 제1034조 제1항 단서의 우선권 있는 채권자인지를 따질 필요도 없이 — 즉 안분변제 대상 중 예외적으로 먼저 챙겨주는 관계로 볼 것도 없이 — 본문이 정한 안분변제 의무 자체가 처음부터 적용되지 않는다고 본 것입니다.

실무적으로 이 판단이 뜻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한정승인자가 상속재산을 정리하면서 이미 가등기가 설정된 부동산에 관해 그 가등기권자의 본등기 청구에 응했다고 해서, 다른 금전채권자들에게 사전 동의를 구하거나 안분비율을 계산해 일부만 넘겨줘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등기권자의 청구에 정상적으로 응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적법한 이행이고, 이를 특혜로 보아 다른 채권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청구권은 순위보전 효력을 가진 물권적 청구권이라 애초에 안분변제 절차가 적용되는 금전채권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

담보가등기라면 결론은 더 분명해진다

위 판결의 가등기는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한 순위보전을 위한 가등기였습니다. 그런데 상속재산에 설정된 가등기가 애초에 돈을 빌려주면서 그 담보 목적으로 마쳐진 담보가등기라면 결론은 더 분명해집니다. 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담보가등기의 경우 그 가등기권자는 저당권자와 유사하게 담보목적물로부터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지위를 갖기 때문에, 이번에는 별다른 논증 없이도 민법 제1034조 제1항 단서가 말하는 우선권 있는 채권자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큽니다.

예를 들어 피상속인이 생전에 지인에게 돈을 빌리면서 그 담보로 자신의 부동산에 가등기를 설정해 줬는데, 상속이 개시되고 한정승인이 이뤄진 뒤 그 가등기권자가 본등기 이행을 요구해 온 상황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가등기권자는 순위보전용 가등기 사안처럼 안분변제 대상 밖에 있다고 볼 수도 있고, 혹은 우선권 있는 채권자로서 단서에 따라 먼저 만족을 얻는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어느 논리를 택하든 결과는 같습니다 — 한정승인자가 다른 금전채권자보다 그 가등기권자에게 먼저 부동산을 넘겨줘도 부당변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순위보전을 위한 가등기(매매예약형) — 물권적 청구권으로서 애초에 안분변제 대상이 아님.

  • 담보가등기(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 적용) — 저당권자에 준해 우선권 있는 채권자로 취급될 여지.

  • 저당권자·전세권자 — 담보물권자로서 안분변제 예외.

  • 조세채권자 — 국세·지방세 등 법률상 우선징수권이 인정되는 범위에서 안분변제 예외.

놓치기 쉬운 함정 — 가등기의 유효성

다만 이 법리는 가등기 자체가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유효한 권리라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만약 피상속인이 살아 있을 때 다른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을 피하려고 가족과 짜고 가등기를 설정해 둔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당사자가 짜고 진의 아닌 허위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 그 의사표시는 민법 제108조에 따라 무효이고, 무효인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청구권이라는 것도 애초에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다른 채권자는 한정승인자에게 곧바로 부당변제를 주장하기보다, 가등기·본등기 자체의 효력을 별도로 다투는 쪽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가등기가 통정허위표시로 무효라는 점, 또는 상속개시 전 피상속인의 처분행위가 다른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주장·증명하는 방식입니다. 등기 경위와 대가관계, 매매예약 체결 시점과 완결일, 실제 자금 이동 내역 등을 살펴 가등기가 정상적인 거래에서 비롯된 것인지 확인하는 작업이 먼저입니다.

한정승인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본등기 청구에 응하기 전에 그 가등기가 언제, 어떤 원인으로 설정됐는지, 매매예약 대금이 실제로 지급됐는지 등을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가등기의 효력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서둘러 본등기를 마쳐주면, 정작 이 판례가 인정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다른 채권자들과의 분쟁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습니다.

이 법리는 가등기가 유효함을 전제로 한다 — 통정허위표시로 무효인 가등기라면 본등기 이행의 정당성 근거 자체가 사라진다(민법 제108조).

놓치기 쉬운 함정 — 나머지 채권자에 대한 안분변제 의무는 그대로

가등기권자에게 본등기를 넘겨준 것이 부당변제가 아니라는 판단은, 한정승인자가 나머지 채권자들에 대한 안분변제 의무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졌다는 뜻이 아닙니다. 가등기가 걸린 부동산을 제외한 나머지 상속재산에 대해서는 여전히 민법 제1032조에 따른 공고·최고 절차를 거치고, 민법 제1034조 제1항에 따라 신고한 채권자와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 채권액 비율로 나눠 변제해야 합니다.

공고 자체를 하지 않았거나,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 알리지 않고 다른 금전채권자에게만 먼저 갚아버렸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가등기권자 사안과 무관하게 제1038조의 부당변제 책임이 그대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가등기권자에 대한 본등기 이행이 적법했는지와, 나머지 금전채권자들 사이의 안분변제가 적법했는지는 별개로 심사되는 문제입니다.

  • 상속재산 목록을 작성하면서 가등기·저당권 등 등기된 권리가 있는지 먼저 확인.

  • 그 권리가 순위보전용인지 담보목적인지, 유효하게 성립된 것인지 점검.

  • 물권이 설정되지 않은 나머지 재산은 공고·최고 절차를 거쳐 채권액 비율로 안분변제.

  • 지급 근거와 금액을 문서로 남겨 두어 추후 부당변제 분쟁에 대비.

가등기권자에 대한 본등기 이행이 적법하다는 것과, 나머지 금전채권자 사이의 안분변제 의무를 지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등기권자에게 본등기를 넘겨주기 전에 다른 채권자 동의를 받아야 하나요?

A. 아니요. 대법원은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청구권이 안분변제 대상인 금전채권이 아니라고 판단했으므로, 이행에 다른 채권자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가등기 자체가 유효하게 성립된 것이어야 합니다.

Q. 담보가등기와 순위보전을 위한 가등기는 뭐가 다른가요?

A. 순위보전을 위한 가등기는 장래 본등기 순위를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고, 담보가등기는 채권 담보 목적으로 설정돼 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아 저당권과 유사하게 다뤄집니다. 두 경우 모두 그 가등기권자는 안분변제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우선권 있는 채권자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Q. 한정승인자가 안분변제 원칙 자체를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민법 제1038조에 따라 공고·최고를 게을리하거나 채권액 비율을 어기고 특정 금전채권자에게만 변제해 다른 채권자가 변제받지 못하게 되면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사정을 알고 먼저 변제받은 채권자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하는 방법도 함께 인정됩니다.

Q. 가등기가 재산을 빼돌리려고 만든 허위 등기라면 어떻게 되나요?

A. 통정허위표시로 만들어진 가등기는 민법 제108조에 따라 애초에 무효이므로, 이를 근거로 한 본등기 이행도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 다른 채권자는 가등기·본등기의 효력 자체를 별도로 다툴 수 있습니다.

Q. 우선권 있는 채권자에는 가등기권자 말고 또 누가 해당하나요?

A. 저당권자, 전세권자처럼 상속재산에 담보물권을 가진 채권자와 국세·지방세 등 법률상 우선징수권이 인정되는 조세채권자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채권액 비율로 나누는 안분변제 대상에서 벗어나 먼저 만족을 받을 수 있습니다.

Q. 한정승인 신고와 공고는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A.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가정법원에 한정승인을 신고해야 하고, 신고가 받아들여지면 그날로부터 5일 내에 2개월 이상의 기간을 정해 채권자들에게 신고를 공고해야 합니다.

맺음말

한정승인자는 원칙적으로 상속채권자들에게 채권액 비율로 나눠 변제해야 하지만, 이 원칙은 모든 권리에 똑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3다267355 판결은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청구권처럼 이미 순위가 확정된 물권적 권리는 애초에 안분변제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가등기권자에게 본등기를 이행한 것을 두고 뒤늦게 부당변제라고 다투기는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결론은 가등기가 유효하다는 전제, 그리고 나머지 금전채권자들에 대한 안분변제 의무를 별도로 지켰다는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상속재산에 가등기나 저당권이 걸려 있다면 그 권리의 성격과 유효성부터 확인하고, 나머지 재산에 대해서는 공고·최고 절차를 거쳐 신중하게 청산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이후 분쟁을 막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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