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서 결정문을 받았는데 서명란에 판사가 아니라 '사법보좌관'이라고 적혀 있어 당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판사의 재판인 줄 알고 곧바로 항고법원에 즉시항고장을 냈다가, 정작 그 처분은 즉시항고의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절차가 꼬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사법보좌관의 처분은 판사의 재판과 법적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불복하는 순서와 기간도 다르게 정해져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사법보좌관 제도가 무엇인지, 그 처분에 불복하려면 왜 즉시항고보다 이의신청을 먼저 해야 하는지, 그 기한과 이후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사법보좌관이 뭐길래 — 판사 아닌데 왜 결정을 내리나
법원조직법 제54조는 대법원과 각급 법원에 사법보좌관을 둘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법보좌관은 판사가 아니라 법원사무관 또는 등기사무관 이상 직급으로 일정 기간 근무한 사람 중에서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요건을 갖춘 사람이 맡습니다. 법관의 감독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지만, 사법보좌관규칙이 정한 업무 범위 안에서는 그 업무를 독립하여 처리합니다. 판사의 손을 거치지 않고 사법보좌관 단독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사법보좌관이 처리하는 업무는 대부분 정형적이고 반복적인 절차입니다. 소송비용액·집행비용액 확정결정, 지급명령 등 독촉절차, 공시최고절차, 소액사건 이행권고결정, 집행문부여명령,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재산조회절차, 부동산이나 자동차에 대한 강제경매절차 상당 부분, 채권압류·전부명령 등 채권집행절차, 배당절차, 임차권등기명령, 상속의 한정승인·포기 신고 수리 등이 대표적입니다. 매년 법원에 접수되는 사건 중 상당수가 이런 유형이다 보니, 이를 판사가 전부 직접 처리하는 대신 사법보좌관 제도를 두어 처리 속도를 높인 것입니다.
독촉절차 — 지급명령 발령 및 관련 사무
강제집행절차 —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 재산조회, 부동산·채권에 대한 강제경매·압류·전부명령, 배당절차
담보권 실행 경매절차 — 부동산·자동차 등에 대한 임의경매 상당 부분
기타 — 소송비용액확정결정, 공시최고, 임차권등기명령, 상속 한정승인·포기 신고 수리
사법보좌관은 법관이 아니라 법관의 감독을 받아 정형적 업무를 처리하는 사법행정인력이며, 그가 내리는 결정은 판사의 재판과 법적 성격 자체가 다르다.
"재판"이 아니라 "처분" — 즉시항고를 곧장 할 수 없는 이유
민사소송법과 민사집행법이 정한 즉시항고는 원칙적으로 법관이 한 재판에 대한 불복절차입니다. 그런데 사법보좌관은 앞서 본 대로 법관이 아니므로, 사법보좌관이 내린 결정은 법적으로 '재판'이 아니라 '처분'으로 분류됩니다. 즉시항고 제도가 애초에 전제하는 대상 자체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법원조직법 제54조 제3항과 사법보좌관규칙 제4조는 사법보좌관의 처분에 불복하려는 사람이 곧바로 항고법원에 즉시항고를 낼 수 없도록 하고, 먼저 그 처분을 한 사법보좌관에게 이의신청을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혼동이 잦은 이유는 사법보좌관 명의 결정문의 서식이 판사 명의 결정문과 거의 똑같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사건번호, 주문, 이유가 적힌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고, 다만 맨 아래 작성자 표시가 '판사'인지 '사법보좌관'인지에 따라 불복 경로가 완전히 갈립니다. 여기서 판사 재판인 줄 알고 즉시항고장을 곧바로 항고법원에 제출하면, 정작 사법보좌관에게 이의신청부터 했어야 할 사건이 엉뚱한 곳에서 다뤄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결정문을 받으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그 결정이 누구 명의로 나왔는지입니다.
이의신청 기한은 7일, 게다가 불변기간이다
사법보좌관규칙 제4조 제3항은 단독판사나 합의부가 처리했다면 항고·즉시항고·특별항고의 대상이 되었을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은 그 처분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가사소송법」 제43조에 따른 즉시항고 대상 처분이라면 기간이 14일로 늘어나지만, 그 밖의 대부분 처분은 7일이 기준입니다. 이 기간은 불변기간이어서 법원이 사정을 봐가며 직권으로 늘려주는 일이 없습니다. 판결을 다투는 항소기간과 마찬가지로, 하루라도 넘기면 이의신청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이의신청 방법도 정해져 있습니다. 이의신청대상이 되는 처분을 특정하고 그에 대한 이의신청 취지를 밝혀 그 처분을 한 사법보좌관에게 제출하면 되고, 관련 법률이 서면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그 사항을 적은 서면을 내야 합니다. 이의신청을 한다고 해서 「민사소송 등 인지법」이 정한 인지나 「가사소송법」이 정한 수수료를 새로 낼 필요는 없습니다.
기산일 — 사법보좌관의 처분을 고지받은 날
기간 — 원칙 7일, 「가사소송법」 제43조 관련 처분은 14일(모두 불변기간)
제출처 — 그 처분을 한 사법보좌관
비용 — 인지·수수료 불요
이의신청 기간은 불변기간이라 법원이 직권으로 늘려주지 않고, 기간을 넘긴 이의신청은 판사가 각하한다.
이의신청을 받으면 사법보좌관은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판사에게 넘긴다
여기서 자주 오해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이의신청서를 사법보좌관에게 낸다고 해서 그 사법보좌관이 스스로 옳고 그름을 다시 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법보좌관규칙 제4조 제5항에 따라 사법보좌관은 이의신청을 받으면 그 당부를 따지지 않고 지체 없이 소속 법원의 단독판사 또는 합의부에 사건을 송부해야 합니다. 이의신청서를 접수하는 창구 역할만 할 뿐, 실제 심리와 판단은 처음부터 판사의 몫으로 넘어가는 구조입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판사는 먼저 이의신청서의 형식을 살핍니다. 이의신청대상이나 취지를 제대로 밝히지 않는 등 흠이 있으면 상당한 기간을 정해 보정을 명하고, 그 기간 안에 보정하지 않거나 애초에 이의신청 기간 자체를 넘겼다면 결정으로 이의신청을 각하합니다. 다만 이 각하결정은 원래 그 처분에 적용되었을 불복절차, 즉 즉시항고나 항고 절차상의 각하재판으로 취급되므로, 그 절차가 정한 방법으로 다시 다툴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판사가 심리한 뒤 갈리는 두 갈래 — 처분 경정 또는 인가
형식적 흠이 없다면 판사는 이의신청의 내용을 실제로 심리합니다. 심리 결과 이의신청이 이유 있다고 인정되면 판사가 직접 사법보좌관의 처분을 경정합니다. 예를 들어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결정에 이의신청을 했는데 판사가 심리해보니 이미 채무를 변제해 등재 사유가 없어졌다고 판단되면, 판사가 그 등재결정을 취소하는 방향으로 처분을 바꾸는 식입니다.
반대로 이의신청이 이유 없다고 인정되면, 사법보좌관규칙 제4조 제6항 제5호에 따라 판사는 사법보좌관의 처분을 인가하고 이의신청 사건 기록을 항고법원에 보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 인가·송부와 함께 애초에 낸 이의신청 자체가 그 처분에 적용되는 항고 또는 즉시항고로 간주된다는 점입니다. 당사자가 별도로 즉시항고장을 다시 낼 필요 없이, 이의신청서 하나로 판사 심리 단계와 항고심 단계가 이어서 진행되는 구조입니다. 판사의 인가결정은 이의신청인에게 별도로 고지됩니다.
인가결정에는 다시 불복할 수 없다 — 다만 집행정지는 별도로 신청해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알아둘 점이 있습니다. 사법보좌관규칙 제4조 제8항은 이의신청이 이유 없다며 처분을 인가한 결정 자체에는 다시 불복할 수 없다고 못박습니다. 인가결정을 다툴 방법은 앞서 본 대로 그 이의신청이 즉시항고로 간주되어 넘어간 항고법원에서 항고심으로 다투는 것뿐이고, 인가결정이라는 절차 단계 자체를 다시 문제 삼을 수는 없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항고법원은 사법보좌관이 아니라 단독판사등이 한 인가처분에 대한 항고나 즉시항고로 보아 재판절차를 진행합니다.
또한 이의신청을 냈다고 해서 원래 처분의 집행이 자동으로 멈추는 것도 아닙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판사는 해당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처분의 집행을 정지하거나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을 뿐이므로, 강제경매나 채권압류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되돌리기 어려운 절차라면 이의신청서를 낼 때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예외 — 지급명령·이행권고결정·배당표이의는 다른 절차를 탄다
모든 사법보좌관 처분이 방금 설명한 7일 이의신청 절차를 따르는 것은 아닙니다. 사법보좌관규칙 제3조는 몇 가지 유형을 별도로 정해두었습니다. 지급명령에 대한 불복은 민사소송법 제469조 제2항에 따른 이의신청을, 소액사건 이행권고결정은 소액사건심판법이 정한 이의신청을 따릅니다. 즉시항고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 집행절차 재판은 민사집행법 제16조 제1항에 따른 '집행에 관한 이의'로 다투고, 임차권등기명령은 주택임대차보호법·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정한 이의신청·취소신청 절차를, 배당표는 민사집행법이 정한 배당표에 대한 이의 절차를 따로 따릅니다.
이런 유형은 기간과 방식이 앞서 본 7일 규정과 다릅니다. 지급명령 이의신청은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해야 하고, 집행에 관한 이의는 즉시항고처럼 정해진 기간이 없는 대신 집행절차가 끝나기 전에 내야 실효성이 있습니다. 그러니 사법보좌관 명의 결정문을 받았다고 무조건 '7일 안에 이의신청'이라고 단정하기보다, 결정문이나 고지서 하단에 안내된 불복방법과 기간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이의신청 대신 즉시항고장을 냈다면 — 구제되긴 하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실제로 사법보좌관 처분에 이의신청이 아니라 즉시항고장이라는 제목의 서면을 내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대법원 2011. 11. 10.자 2011마1482 결정은 집행취소서류 제출에 따른 집행처분 취소재판처럼 즉시항고가 허용되지 않는 재판에 대해 당사자가 '즉시항고장'이라는 표제로 서면을 냈더라도, 법원은 그 서면의 실질을 보아 집행에 관한 이의신청을 한 것으로 취급해 기록을 다시 집행법원에 보내 당부를 판단하게 했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2021. 10. 26.자 2021마220 결정 역시 즉시항고를 할 수 없고 이의신청만 가능한 재판에 즉시항고장이 제출된 경우, 이를 이의신청으로 보아야 하며 항고법원이 그대로 항고심으로 재판하면 권한 없는 재판에 해당한다고 정리했습니다. 서면의 제목보다 담긴 불복 취지의 실질을 본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판례들이 실제로는 1심과 원심을 거쳐 대법원 재항고심에서야 절차상 잘못이 바로잡힌 사례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형식이 잘못됐어도 결국 구제되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부터 정확하게 낼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잘못된 서면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동안 절차가 지연되고, 그사이 강제집행이 계속 진행되거나 다른 이의신청 기간을 놓칠 위험도 있습니다. 결정문을 받으면 우선 명의와 불복방법 안내부터 확인해 처음부터 맞는 서면을, 정해진 기간 안에 내는 편이 훨씬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법보좌관 결정문과 판사 결정문은 어떻게 구분하나요?
A. 결정문 하단의 작성자 표시를 확인하면 됩니다. '판사'라고 되어 있으면 재판이라 즉시항고가 바로 가능하고, '사법보좌관'이라고 되어 있으면 처분이라 먼저 이의신청을 해야 합니다. 대부분 결정문이나 고지서에 불복방법과 기간이 함께 안내되어 있으니 그 문구도 같이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이의신청은 어디에 어떻게 내야 하나요?
A. 이의신청대상이 되는 처분과 이의신청 취지를 밝혀 그 처분을 한 사법보좌관에게 제출하면 됩니다. 관련 법률이 서면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그 사항을 적은 서면으로 내야 하고, 인지나 수수료는 별도로 낼 필요가 없습니다.
Q. 이의신청 기간 7일을 넘기면 무조건 끝인가요?
A. 이 기간은 불변기간이라 법원이 직권으로 늘려주지 않으며, 기간을 넘긴 이의신청은 판사가 각하합니다. 다만 이 각하결정도 원래 처분에 적용되던 불복절차상의 재판으로 취급되므로, 그 절차가 정한 방법으로 다시 다툴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Q. 이의신청을 하면 강제집행이 자동으로 멈추나요?
A. 이의신청 자체만으로 집행이 자동 정지되지는 않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판사가 해당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집행정지나 그 밖에 필요한 처분을 별도로 결정할 수 있을 뿐이므로, 집행이 급박하다면 이의신청서를 낼 때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지급명령이나 배당표에 대해서도 7일 안에 이의신청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지급명령은 민사소송법이 정한 별도의 이의신청 절차와 기간(정본 송달일부터 2주)을, 배당표는 민사집행법이 정한 배당표에 대한 이의 절차를 따릅니다. 7일 규정은 이런 개별 절차가 적용되지 않는, 즉시항고 등의 대상이 되는 일반적인 처분에 적용됩니다.
Q. 실수로 즉시항고장을 제출했다면 그대로 기각되나요?
A. 판례는 서면의 제목이 '즉시항고장'이더라도 담긴 실질이 이의신청 취지라면 이의신청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이렇게 바로잡히기까지 절차가 지연될 수 있고 그사이 집행이 진행되거나 다른 기간을 놓칠 위험도 있으므로, 처음부터 정확한 절차로 내는 편이 안전합니다.
맺음말
사법보좌관의 처분은 판사의 재판과 법적 성격이 다르고, 그래서 불복하는 경로와 기간도 다르게 정해져 있습니다. 결정문을 받으면 가장 먼저 그것이 사법보좌관 명의인지, 어떤 유형의 처분인지부터 확인하고, 7일이라는 짧고 불변인 기간 안에 이의신청부터 밟는 것이 원칙입니다. 지급명령이나 배당표처럼 별도 절차를 따르는 예외도 있으니, 결정문에 안내된 불복방법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수원지방법원이나 인근 지원에서 사법보좌관 명의의 결정문을 받고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할지 막막하다면, 짧은 이의신청 기간을 넘기기 전에 처분의 성격과 불복 방법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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