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협상이 거의 끝난 단계에서 매도인이 채무가 많아 개인회생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매도인은 신청을 해 두면 채권자들의 추심과 가압류가 멈추고, 잔금일 직전에 신청을 취하하면 소유권 이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이 설명은 법이 정한 절차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매수인이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확인해야 할 점을 정리합니다.
신청만으로 추심이 멈추지는 않습니다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법원은 필요한 경우 개시결정 전에 채무자의 재산에 관한 보전처분을 하거나(채무자회생법 제592조 제1항), 강제집행·가압류와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 등의 중지나 금지를 명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593조 제1항). 이는 법원의 결정이 있어야 생기는 효과이고, 신청과 동시에 자동으로 생기지는 않습니다. 개시결정이 나면 채권자목록에 기재된 채권에 의한 강제집행 등이 중지·금지되고(같은 법 제600조 제1항),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도 변제계획 인가나 절차 폐지 전까지 중지·금지됩니다(같은 조 제2항).
잔금 직전 취하는 매도인 뜻대로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채무자는 개시결정 전에는 신청을 취하할 수 있지만, 보전처분이나 중지명령을 받은 뒤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취하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594조). 보전처분으로 추심을 막아 두고 잔금일에 맞춰 취하하겠다는 계획은 법원 허가라는 불확실한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허가가 나지 않거나 늦어지면 잔금일에 소유권을 넘겨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채무자의 재산 처분을 제한하는 보전처분을 했다면 그 기간의 매매와 등기가 막힐 수도 있습니다.
취하 뒤에는 가압류가 들어올 수 있습니다
취하가 허가되면 보전처분과 중지명령으로 멈춰 있던 채권자들이 다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매도인이 채무초과 상태라면 잔금 지급과 이전등기 사이의 짧은 기간에도 가압류가 등기될 수 있습니다.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먼저 해 두면 나중에 한 본등기의 순위는 가등기의 순위에 따르므로(부동산등기법 제91조) 이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허가를 받지 않고 체결한 토지거래계약이 효력을 발생하지 않으므로(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6항), 허가 전 가등기가 가능한지와 그 효력은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가압류가 먼저 등기되면 매수인이 그 부담을 안습니다
가압류가 등기된 뒤에 소유권을 넘겨받으면 매수인은 그 가압류를 안은 채 부동산을 취득합니다. 가압류 채권자가 본안 소송에서 이겨 강제경매를 신청하면 매수인이 대금을 모두 냈더라도 부동산이 매각될 수 있습니다. 이를 막으려면 가압류된 채무를 대신 갚고 매매대금에서 공제해야 하는데, 채권자가 여럿이면 잔금 구조가 복잡해집니다. 잔금일 당일 등기부를 다시 확인하고, 등기 신청 전에 새 권리가 등기된 것이 확인되면 잔금 지급을 멈출 수 있도록 계약서에 정해 두어야 합니다.
대금으로 근저당을 갚는 것 자체가 문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회생절차에는 파산절차의 부인권 규정이 준용되고, 부인권은 관재인이 아니라 채무자가 행사하며 법원은 채권자 등의 신청으로 그 행사를 명할 수 있습니다(채무자회생법 제584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 부인 대상은 채권자를 해하는 것을 알고 한 행위, 지급정지나 신청 뒤의 담보 제공이나 채무소멸에 관한 행위 등입니다(같은 법 제391조). 적정한 가격으로 사고 그 대금으로 선순위 근저당권자에게 갚는 거래는 부인될 가능성이 낮다고 봅니다. 문제는 부인 여부보다 절차가 진행되면서 일정과 등기가 불확실해진다는 점입니다.
채무조정 신청을 금지하는 특약의 한계
계약서에 잔금 전에는 채무조정을 신청하지 않는다는 특약을 넣자는 제안도 있습니다. 그러나 특약으로 채무자의 회생 신청 자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특약 위반은 손해배상의 근거가 될 뿐이고, 매도인이 채무초과 상태라면 그 배상을 실제로 받기도 어렵습니다.
서명한 뒤라면 계약금 조항을 다시 봅니다
이미 계약서에 서명하고 계약금을 냈다면,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당사자 한쪽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매수인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매도인은 그 배액을 상환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565조 제1항). 매도인의 회생 신청을 해제 사유로 정해 두지 않았다면 매수인이 계약금을 잃지 않고 계약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매도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더라도 매도인이 채무초과 상태라면 실제로 받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서명 전이라면 약정금 회수를 먼저 검토합니다
아직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다면, 계약 성립을 전제로 맡긴 약정금은 반환을 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중개사나 에스크로 기관이 보관 중이라면 지급 조건을 먼저 확인하고, 매도인의 반환 동의를 서면으로 받아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가계약금 성격을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고받은 문자와 합의 내용을 보존하십시오.
거래를 계속한다면 확인할 것
매도인의 채무 상황이 정리되기 전에는 조건이 좋은 매물이라도 거래 구조 자체가 불안정합니다. 거래를 계속하려면 매도인의 회생 신청 여부와 보전처분의 내용, 선순위 채권 금액과 가압류 현황을 등기부와 법원 기록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그 위에서 잔금 지급과 이전등기를 같은 날 처리하는 방법과, 매도인이 신청할 경우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돌려받는 조항을 설계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결정을 서두를 이유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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