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비운 임차인의 대항력은 언제까지 유지되는가
집을 비운 임차인의 대항력은 언제까지 유지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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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비운 임차인의 대항력은 언제까지 유지되는가 

조현재 변호사

이번 주 온라인 상담에는 임차인이 집을 비운 사이에 생긴 문제가 여러 건 있었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해외로 출국한 사이 임대인이 다른 사람을 입주시킨 임차인, 세입자가 다른 곳에서 사망한 뒤 짐이 그대로 남은 집의 임대인, 판결을 받았지만 임대인이 외국으로 출국해 돌아오지 않는 임차인이었습니다. 세 질문은 모두 임차인이 그 집을 여전히 점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지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대항력은 인도와 주민등록으로 생기고, 계속 유지되어야 합니다

주택 임차인은 집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치면 그다음 날부터 제3자에게 임차권을 주장할 수 있는 대항력을 가집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여기에 확정일자까지 갖추면 경매나 공매에서 후순위 권리자보다 먼저 보증금을 받을 수 있는 우선변제권이 생깁니다(제3조의2 제2항).

판례는 인도와 주민등록이 대항력을 취득하는 요건일 뿐 아니라 대항력을 유지하는 요건이라고 봅니다. 계약 기간 중 어느 한쪽이라도 없어지면 그때부터 대항력을 잃을 수 있고, 다시 갖추더라도 새로 갖춘 날을 기준으로 순위가 정해집니다. 그 사이에 설정된 근저당권이 있다면 임차인은 그보다 후순위가 됩니다.

주민등록은 가족이 남아 있으면 유지될 수 있습니다

임차인 본인이 직장 문제로 주민등록을 옮기더라도 함께 사는 가족의 주민등록이 그 집에 남아 있다면 대항력은 유지된다는 것이 판례입니다. 반대로 가족 전체가 전출했다가 다시 전입하면 재전입한 날부터 새로운 대항력이 생깁니다. 대출이나 청약 때문에 주민등록을 잠시 옮기는 일이 흔한데, 그 사이 집에 담보가 설정되면 보증금 전액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점유는 짐과 열쇠, 관리 상태로 판단합니다

점유는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는 상태를 말합니다(민법 제192조 제1항). 해외 출국이나 장기 입원으로 집을 비웠더라도 가재도구가 남아 있고 열쇠를 반환하지 않았으며 관리비와 공과금을 계속 냈다면 점유가 계속된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반면 짐을 모두 빼고 열쇠를 넘겼다면 점유를 잃은 것으로 볼 가능성이 큽니다.

점유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 아니라 빼앗긴 경우에는 사정이 다릅니다. 민법은 점유를 침탈당한 사람이 점유회수의 소로 점유를 되찾으면 점유를 잃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제192조 제2항). 다만 이 청구는 침탈당한 날부터 1년 안에 해야 하고, 침탈자로부터 점유를 넘겨받은 사람이 그 사정을 몰랐다면 그 사람에게는 청구할 수 없습니다(제204조). 임대인이 임차인의 동의 없이 새 세입자를 들였다면 새 세입자가 그 사정을 알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집을 떠나기 전에는 임차권등기를 마쳐야 합니다

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이사해야 한다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 등기를 마친 뒤에 떠나야 합니다. 임차권등기를 마치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취득하고, 이미 취득한 권리는 그대로 유지되며, 등기 후에는 주민등록을 옮기거나 짐을 빼도 권리를 잃지 않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제5항). 신청만 하고 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이사하면 그 사이의 공백이 문제가 되므로 등기부에서 기입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임차인이 사망하면 권리는 상속인이나 함께 살던 가족에게 넘어갑니다

임차인이 사망하면 임차권과 보증금 반환채권은 상속인에게 승계됩니다. 상속인이 그 집에서 함께 살지 않았다면 그 집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던 사실혼 배우자와 2촌 이내의 친족이 공동으로 승계하고, 이들은 사망 후 1개월 안에 반대의사를 표시해 승계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제9조). 임대인은 남은 짐을 임의로 처분할 수 없고, 상속인을 확인하거나 상속인의 존부가 분명하지 않을 때에는 법원에 상속재산관리인 선임을 청구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민법 제1053조).

임대인이 사라져도 보증금을 회수할 방법은 있습니다

보증금반환 판결을 받은 임차인은 그 집에 대해 강제경매를 신청할 수 있고, 이때는 집을 먼저 비워 주지 않아도 됩니다(제3조의2 제1항). 다만 경매 대금에서 실제로 보증금을 받을 때에는 집을 매수인에게 인도해야 합니다. 임대인이 해외로 떠났더라도 임차주택 자체가 회수의 대상이 되므로, 경매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집을 비우기 전에 확인할 네 가지

첫째, 주민등록을 옮겨야 한다면 가족 중 한 사람이라도 주민등록을 남겨 둘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둘째, 계약 기간이 끝났는데 보증금을 받지 못했다면 임차권등기를 먼저 마칩니다. 셋째, 오래 집을 비울 때에는 짐과 열쇠를 남겨 두고 관리비와 공과금을 계속 내며 그 기록을 보관합니다. 넷째, 임대인이 연락 없이 집에 들어오거나 다른 사람을 들였다면 곧바로 사진과 영상을 남기고 경찰 신고 기록을 확보합니다. 이 기록은 점유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 아니라 빼앗긴 것이라는 점을 증명하는 자료가 됩니다.

임대인에게도 같은 원칙이 적용됩니다. 임차인이 집을 비운 것처럼 보이더라도 짐이 남아 있다면 임의로 문을 열고 정리해서는 안 되고, 계약 해지 통지와 명도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임의로 처분하면 손해배상 책임을 지거나 형사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대항력은 계약서가 아니라 인도, 주민등록, 점유라는 사실관계에 따라 유지됩니다. 집을 비워야 하는 사정이 생겼다면 떠나기 전에 권리를 유지할 방법부터 확인하시고, 이미 문제가 생겼다면 날짜별 자료를 정리해 상담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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