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온라인 상담에는 판결이 있는 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알게 된 분들의 질문이 여러 건 있었습니다. 해외에 살던 기간에 국내 옛 주소로 지급명령이 송달되어 1억원이 넘는 채무가 확정된 분, 임차인이 공시송달로 받아 낸 판결로 가집행을 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임대인, 반대로 공시송달로 판결을 받아 두고 언제부터 압류할 수 있는지 묻는 채권자였습니다. 세 질문의 결론은 모두 송달이 언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달려 있었습니다.
송달은 판결의 효력이 시작되는 조건입니다
법원 서류는 정해진 방식으로 당사자에게 전달되어야 효력이 생깁니다. 판결은 송달된 날부터 2주가 지나면 확정되고, 이 기간 안에 항소하지 않으면 더 이상 다툴 수 없습니다. 지급명령도 송달 후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확정되어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습니다. 따라서 송달이 적법했는지는 판결을 다툴 수 있는지와 바로 연결됩니다.
보충송달은 실제 사는 곳에서만 유효합니다
집배원이 본인을 만나지 못하면 같은 곳에 사는 가족 등 동거인에게 서류를 줄 수 있습니다. 이를 보충송달이라고 합니다(민사소송법 제186조). 주의할 점은 그곳이 송달받을 사람의 실제 주소나 거소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판례는 주민등록상 주소라도 실제로 살지 않는 곳이면 적법한 송달장소가 아니라고 봅니다. 해외에 거주하던 기간에 옛 집에서 부모가 서류를 받았다면 송달이 무효일 수 있고, 그 경우 판결이나 지급명령은 확정되지 않은 것이 됩니다. 회사에서 동료가 받은 경우에도 그곳이 실제 근무 장소였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공시송달은 주소를 알 수 없을 때의 마지막 방법입니다
상대방의 주소를 알 수 없으면 법원은 서류를 법원 게시판 등에 게시하는 공시송달을 할 수 있습니다(제194조). 첫 공시송달은 게시한 날부터 2주가 지나야 효력이 생기고, 외국에서 할 송달이면 2개월이 걸립니다(제196조). 공시송달로 진행된 재판에서는 피고가 출석하지 않아도 판결이 선고되고, 피고는 강제집행을 당하고서야 판결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뒤늦게 알았다면 2주 안에 움직여야 합니다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을 지키지 못했다면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2주 안에 추후보완 항소를 할 수 있습니다(제173조). 외국에 있던 당사자는 이 기간이 30일입니다. 공시송달로 선고된 판결이라면 판례는 대체로 판결이 공시송달로 송달된 사실을 안 날을 기준으로 보는데, 보통 소송기록을 열람하거나 판결 정본을 받은 날이 됩니다. 이 기간을 놓치면 다툴 방법이 크게 줄어듭니다. 추후보완 항소를 할 때는 송달이 무효였거나 판결을 알 수 없었던 사정을 소명하는 자료를 함께 내야 합니다. 통장 압류 같은 집행이 이미 시작되었다면 추후보완 항소와 함께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해야 추심을 멈출 수 있고, 법원이 정하는 담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주소를 알면서도 소재불명이라고 하여 공시송달을 받아 냈다면 재심 사유가 되기도 합니다(제451조 제1항 제11호). 재심은 재심 사유를 안 날부터 30일 안에 제기해야 합니다.
지급명령은 다툴 수 있는 범위가 넓습니다
지급명령은 판결과 달리 기판력이 없습니다. 민사집행법 제58조 제3항은 확정된 지급명령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에서 변론종결 후 사유라는 제한을 적용하지 않으므로, 지급명령 전에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사정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송달이 무효였다면 지급명령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이의신청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채권자라면 송달 효력 발생일을 계산해야 합니다
채권자 입장에서도 송달은 중요합니다. 강제집행은 판결 정본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뒤에만 할 수 있으므로, 공시송달로 받은 판결은 효력 발생일 이후에 집행문을 받아야 합니다. 가집행 선고가 있으면 송달 후 바로 집행할 수 있지만, 채무자가 추후보완 항소와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하면 절차가 멈출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주소를 알 수 있었는데도 공시송달을 신청했다면 나중에 판결이 다시 다투어질 수 있으므로, 주소 조사를 충분히 하는 것이 결국 절차를 앞당기는 방법입니다.
송달 여부는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판결이나 지급명령이 어떻게 송달되었는지는 대법원 나의 사건검색에서 사건번호로 확인할 수 있고, 법원에 기록 열람을 신청하면 송달보고서에서 수령한 사람과 장소, 날짜를 볼 수 있습니다. 보충송달이라면 수령인이 누구였는지, 공시송달이라면 공시송달 전에 주소 조사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가 첫 쟁점이 됩니다. 통장이 압류되었다면 은행에 압류한 법원과 사건번호를 문의하면 됩니다.
주소를 관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비입니다
이사하거나 해외에 체류하게 되면 진행 중인 사건의 법원에 주소 변경을 신고해야 합니다. 전자소송에 동의한 사건은 전자 송달을 확인하지 않아도 통지한 날부터 1주가 지나면 송달된 것으로 봅니다. 채무가 남아 있는 상태라면 옛 주소로 서류가 갈 수 있다는 점을 가족에게도 알려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해외로 나가게 되면 국내에서 서류를 받을 송달영수인을 신고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송달은 절차의 한 단계처럼 보이지만, 판결을 다툴 수 있는지와 언제 집행할 수 있는지를 정합니다. 판결이나 지급명령을 뒤늦게 알게 되셨다면 판결문을 받은 날부터 기한을 계산해 바로 상담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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