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성범죄 피해를 털어놓으면 교사는 아이를 보호하면서 어디까지 보고하고 신고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학교 안에서 상담하거나 보호자와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법률상 의무가 모두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신고할 수 있는 사람과 반드시 신고해야 하는 사람을 구분하고, 학생의 안전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필요한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 학교 종사자에게는 별도의 신고 의무가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34조 제1항은 누구든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발생 사실을 알게 되면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도록 합니다. 반면 같은 조 제2항은 정해진 기관의 장과 종사자가 직무상 그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즉시 신고하도록 의무를 둡니다.
그 대상에는 초·중·고등학교를 비롯한 법률상 학교와 유치원, 학원·교습소 등 여러 기관이 포함됩니다. 학교에서는 교장만의 일이라고 보거나 담임교사만 신고해야 한다고 단정하지 않아야 합니다. 자신이 해당 기관의 종사자로서 직무상 알게 된 사안인지를 확인합니다.
신고 의무는 국·공립학교 교사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한편 공무원인 교사 등에게는 형사소송법 제234조 제2항의 직무상 범죄 고발 의무도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공무원 신분에서 발생하는 의무와 학교 종사자로서의 의무를 혼동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 범죄의 발생 사실과 정보의 출처를 구분합니다
이 법은 아동·청소년을 19세 미만의 사람으로 정하고, 제2조에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범위를 규정합니다. 학생이라는 명칭만으로 법률상 연령을 판단하거나 신체 접촉이 있는 사건만 신고 대상이라고 이해하면 안 됩니다. 디지털 성범죄 등도 관련될 수 있습니다.
교사가 확인할 것은 자신이 어떤 경위로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입니다. 학생이 직접 말한 내용, 교사가 관찰한 상황, 다른 사람에게 전해 들은 내용과 객관적 자료를 구분해 기록합니다. 학생의 말을 법률 용어에 맞추어 바꾸거나 빈 부분을 추측으로 메우지 않습니다.
신고 의무가 문제되는 사실을 알게 된 뒤에도 교사가 수사기관처럼 범죄를 최종 판정하거나 유죄판결을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모든 소문이 사실로 확정되는 것도 아니므로, 불분명한 부분은 불분명하다고 밝힌 채 실제 파악한 내용과 안전상 우려를 전달해야 합니다.
⏱️ 내부 결재나 합의가 신고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제34조 제2항의 신고 상대방은 수사기관입니다. 학교 관리자나 교육청에 보고하는 내부 절차와 수사기관에 알리는 절차는 목적과 상대방이 다릅니다. 내부 보고만 했으니 외부 신고도 끝났다고 생각하기보다 실제 신고가 이루어졌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률상 신고 의무가 발생한 상황에서 보호자 간 합의나 사과를 먼저 받아야 신고할 수 있다는 조건은 두고 있지 않습니다. 당사자들이 조용히 마무리하고 싶어 한다는 사정만으로 의무가 당연히 면제된다고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학생의 감정과 법률상 의무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기관 안에서 담당자를 정해 처리하더라도 누가 언제 수사기관에 어떤 내용을 전달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이 했을 것이라는 추측만 남기지 않습니다. 학교 내부의 조사나 회의 일정을 기다리느라 법이 요구하는 즉시 신고를 미루는 방식은 주의해야 합니다.
🛡️ 학생을 설득하기보다 안전하게 설명합니다
학생에게는 들은 이야기를 함부로 퍼뜨리지 않되 안전과 법률상 의무 때문에 필요한 기관에 알릴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기 쉬운 말로 설명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먼저 약속하면 이후 보호 절차에서 신뢰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학생이 불안해한다고 같은 내용을 여러 교직원 앞에서 반복하게 하거나 특정 답을 얻기 위해 질문을 이어가는 것은 피합니다. 교사가 기억하는 진술의 시점과 맥락을 남기고, 전문적인 조사와 지원은 해당 기관과 연결하는 편이 학생의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보호자가 사건과 관련되어 있거나 연락으로 인해 안전 문제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면 그 사정을 수사기관과 지원 담당자에게 먼저 알립니다. 무조건 보호자 전원에게 동시에 상세 내용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학생이 당장 위험한 환경에 놓이지 않도록 보호 필요를 함께 전달합니다.
🔒 신고 자료는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범위로 전달합니다
법정 신고는 교직원 단체방이나 학부모 모임에 사건 내용을 널리 알리는 것과 다릅니다. 신고에 필요한 자료와 내부 보호조치에 필요한 정보를 구별하고 접근 범위를 관리해야 합니다. 상담 내용 전체를 모든 관계자에게 공유하는 것이 투명한 처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제34조 제3항은 다른 법률에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신고자 등의 신원을 알 수 있는 정보나 자료를 출판물·방송·정보통신망으로 공개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신고한 교사나 학생을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을 온라인에 올리는 행동도 신중해야 합니다.
촬영물이나 대화 자료가 있다면 누가 어떻게 보관 중인지 수사기관에 알리고 적법한 제출 방법을 확인합니다. 확인하겠다며 민감한 영상을 교직원끼리 재전송하거나 학생들에게 다시 보내 달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자료 보존의 필요성과 추가 노출의 위험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 신고 이후의 기록과 지원도 남겨 둡니다
신고 일시, 전달한 내용, 접수 확인과 후속 안내는 실제 처리한 사실대로 기록합니다. 뒤늦게 기록을 정리할 때 당시 바로 작성한 것처럼 날짜를 바꾸거나 하지 않은 보호조치를 넣어서는 안 됩니다. 최초 기록과 나중에 보완한 내용을 구분하면 경위 확인에 도움이 됩니다.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제67조 제4항 제1호는 의무자가 직무상 발생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거나 거짓 신고한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규정합니다. 실제 위반 여부는 의무자의 지위와 인식, 신고 경위 등을 확인해야 하며 모든 상담 지연을 곧바로 같은 위반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신고 후에도 학생의 학습과 일상에 필요한 보호·상담 지원을 점검합니다. 성평등가족부의 신고의무 제도 안내도 신고와 함께 상담·지원기관 연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신고는 교사가 유무죄를 대신 판단하는 과정이 아니라, 법정 의무를 이행하면서 학생의 안전과 권익을 지키는 절차입니다.
글쓴이: 법무법인 세림 김환 변호사 · 전 의정부지검 형사1부장검사 · 전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장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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