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착오였어요" 한마디로 급여를 낮출 수 있을까 | 기업법무 | 로톡
"계산착오였어요" 한마디로 급여를 낮출 수 있을까
법률가이드
기업법무노동/인사

"계산착오였어요" 한마디로 급여를 낮출 수 있을까 

유승윤 변호사

"계산착오"라는 말 믿어도 될까

직인까지 찍어 교부한 근로계약서와 실제 통장에 찍히는 급여 숫자가 다르다면, 그 순간 회사는 이미 리스크 안에 들어와 있는 것입니다.

채용을 확정하고 근로계약서에 월급여를 명시해 직인까지 찍어 교부한 뒤, 회계 담당 부서의 계산 실수를 뒤늦게 발견해 감액을 통보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인사담당자 입장에서는 실수였으니 바로잡으면 그만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근로자가 서면으로 동의하지 않고 구두로만 "알겠다"고 답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단계에서 회사가 일방적으로 감액이 확정됐다고 판단하면, 이후 임금체불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착오취소, 회사 책임이 더 큽니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임금 등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가 필요합니다(근로기준법 제4조). 실제 재판에서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이 근로자들의 집단 동의를 받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하게 정해둔 기존 개별 근로계약 내용에 우선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근로자 개인의 동의가 없는 한, 유리한 근로계약 내용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취지입니다. 개별 계약상 임금을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낮출 수 없다는 결론은 이 법리로도 뒷받침됩니다.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등을 근로계약 체결 시 서면으로 명시해 교부하도록 정한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은 변경 시 서면 동의를 직접 요구하는 조항은 아니지만,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확정하려는 그 취지에 비추어 보면 구두로 "알겠다"고 답한 것만으로는 명확한 동의로 보기 어렵습니다.

회사가 계산착오를 이유로 계약 내용 자체를 취소(법률행위를 소급해 없던 것으로 되돌리는 것)하려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착오취소는 착오를 일으킨 쪽에 중대한 과실이 없어야 인정되는데(민법 제109조 제1항), 중대한 과실이란 통상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히 결여한 경우를 말합니다. 급여 계산은 통상 회사 내부에서 사전에 검증 가능한 사항이어서 취소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계약서상 금액보다 적게 지급된다면, 임금을 통화로 전액 지급해야 한다는 원칙(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 따라 그 차액은 임금체불 문제로 다퉈질 수 있습니다.

착오 경위부터 먼저 정리하세요

  • 계산착오를 인지한 즉시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정정 사유와 변경안을 제시하고, 명시적 서명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 근로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기존 계약서상 금액을 그대로 지급하며 별도 협의를 진행해야 하고, 일방적으로 낮춘 금액을 먼저 지급해서는 안 됩니다.

  • 착오취소를 주장하려는 경우, 착오가 회사 측 중대한 과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정(계산 과정의 구체적 오류 경위 등)을 미리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구두 처리가 만드는 진짜 위험

서면 기록: 감액 통보와 근로자 답변을 문자·메일 등 기록 가능한 방식으로 남길 것
동의 확인: 구두 답변을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로 처리하지 말 것
차액 정산: 협의가 끝나기 전까지는 원 계약서 금액 기준으로 지급할 것
입증 자료: 계산착오의 발생 경위를 문서로 남겨 중대한 과실 여부 다툼에 대비할 것

구두로만 처리된 절차는 이후 분쟁에서 회사를 보호하지 못합니다.

지금 설계해야 나중이 편해집니다

계약서상 임금을 사후에 낮추는 문제는 근로자 한 명과의 협의로 끝나지 않고, 동일 계약서를 사용하는 다른 근로자 전체로 리스크가 번질 수 있는 사안입니다. 대응 방식을 설계하는 단계에서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면 임금체불 소지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유승윤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42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