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데리고 잠적한 배우자, 유아인도 심판 말고 뭐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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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데리고 잠적한 배우자, 유아인도 심판 말고 뭐가 있나요 

김강희 변호사


자녀를 데리고 잠적한 배우자, 유아인도 심판 말고 뭐가 있나요


사건 개요


배우자와 사이가 틀어져 별거를 시작하거나 이혼 이야기가 오가던 중, 어느 날 배우자가 아이를 데리고 나가더니 그대로 연락을 끊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화도 받지 않고, 살던 곳도 비어 있고, 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이나 학교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남은 배우자는 "아이는 어디 있는지, 잘 지내고는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발만 동동 구르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을 검색하면 대부분 "유아인도 심판을 청구하라"는 안내가 나옵니다. 맞는 말이지만, 정작 상담을 청하는 분들이 궁금한 것은 그 다음입니다. 심판 청구서를 접수한다고 곧바로 아이를 데려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심판이 확정된 뒤에도 상대가 순순히 응하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듣고 나면 더 막막해집니다. "심판 말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느냐"는 질문이 그래서 나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유아인도 심판은 이 문제를 푸는 여러 수단 중 하나일 뿐이고, 그 앞뒤로 함께 쓸 수 있는 절차가 따로 있습니다. 소재조차 모르는 초기 단계에서 쓰는 수단과, 심판이 나온 뒤에도 상대가 버틸 때 쓰는 수단은 서로 다릅니다. 이 둘을 구분해 순서대로 준비하는 것이 실제로 아이를 돌려받는 데 걸리는 시간을 좌우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갈림길이 되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심판이 확정되기 전 급한 상황에서 아이의 소재를 파악하고 임시로라도 데려올 방법이 있는지입니다(가사소송법 제62조 사전처분). 둘째, 심판이 확정된 뒤에도 상대가 아이를 내주지 않을 때 이를 강제로 이행시킬 수단이 무엇인지입니다(같은 법 제64조 이행명령, 제67조·제68조 과태료·감치). 셋째, 배우자가 아이를 데리고 잠적한 행위 자체가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지입니다(형법 제287조 미성년자약취죄). 세 가지 모두 별개의 법적 트랙이라, 유아인도 심판 하나만 붙들고 있으면 나머지 두 트랙에서 쓸 수 있는 시간을 흘려보내게 됩니다.

특히 세 번째 쟁점은 오해가 많습니다. "내 아이를 내가 데려간 건데 무슨 죄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대법원은 부모 일방이 상대방의 평온한 보호·양육 상태를 폭행·협박이나 불법적인 사실상의 힘으로 깨뜨리고 아이를 탈취한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미성년자에 대한 약취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3. 6. 20. 선고 2010도14328 전원합의체 판결). 다만 이 판단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잠적 경위를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소재조차 모르는 초기 단계 — 심판을 기다리지 않고 쓰는 수단


유아인도 심판은 접수부터 확정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립니다. 그 사이 아이의 소재조차 모른다면 심판을 청구해 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세 가지를 동시에 진행합니다.

1) 사전처분으로 임시 양육자 지정과 인도명령을 먼저 받아냅니다.

가사소송법 제62조는 본안 심판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신청에 의해 관계인의 감호·양육을 위한 처분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급박한 경우에는 재판장이 단독으로도 처분할 수 있어, 본안 심판보다 훨씬 빠르게 임시 양육자 지정과 인도명령을 받아낼 수 있습니다. 다만 사전처분 자체는 집행력을 갖지 않으므로(같은 조 제5항), 상대가 이를 어겼을 때를 대비해 처음부터 위반 시 제재(과태료)를 함께 고지받아 두는 것이 실무상 중요합니다.

2) 실종아동 신고와 위치추적 요청으로 소재부터 확보합니다.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약취·유인 등의 사유로 보호자로부터 이탈된 18세 미만 아동을 '실종아동등'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제2조). 배우자가 아이를 데리고 잠적해 소재를 알 수 없다면, 국번 없이 182로 실종 신고를 하고 경찰의 협조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경찰관서의 장은 조속한 발견을 위해 필요하면 통신사·플랫폼 사업자 등에게 개인위치정보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법으로 부여받고 있어(같은 법 제9조), 사설 조사가 아니라 공적 절차로 소재를 좁혀 갈 수 있습니다.

3) 여권 부동의 등록과 출국금지 요청으로 국외 이탈을 차단합니다.

혼인 중이라 아직 공동친권 상태라면, 외교부 여권민원실에 공동친권자 부동의 의사를 등록해 상대방이 임의로 아이 여권을 새로 발급받지 못하도록 막아둘 필요가 있습니다(2016. 7. 1.부터 시행 중인 제도). 아이가 이미 여권을 갖고 있어 해외 도피 우려가 구체적이라면, 뒤에서 다룰 형사 고소와 맞물려 수사기관이 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절차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소재 확보와 도피 차단을 함께 진행해야 뒤이은 심판·이행 절차가 의미를 갖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심판이 나온 뒤에도 안 내줄 때 — 강제이행과 형사 대응


유아인도 심판이 확정되거나 조정이 성립돼도, 상대가 "못 준다"며 버티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강제력의 크기를 단계적으로 높여 가는 수단과, 형사 고소라는 별도 트랙을 함께 검토합니다.

1) 이행명령과 과태료로 압박의 강도를 높입니다.

심판이나 조정조서로 유아 인도 의무가 확정됐는데도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가정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64조). 그래도 응하지 않으면 법원은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67조). 금전적 압박이 실제로 상대의 태도를 바꾸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2) 감치까지 단계적으로 강제력을 끌어올립니다.

이행명령을 받고도 30일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유아 인도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법원은 30일의 범위에서 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감치를 명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68조 제1항 제2호). 실제 신체를 구속하는 조치인 만큼, 여기까지 이르면 상대가 태도를 바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끝내 응하지 않으면 심판 자체가 집행권원이 되므로(같은 법 제41조), 집행관을 통한 인도 집행을 검토하되, 아이의 정서적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절차를 함께 준비합니다.

3) 잠적의 경위에 따라 미성년자약취죄 고소를 검토합니다.

앞서 본 대법원 판례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이미 별거하거나 이혼 절차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한쪽이 평온하게 아이를 돌보고 있었는데 상대방이 폭행·협박이나 불법적인 힘을 써서 그 상태를 깨뜨리고 아이를 데려가 잠적했다면, 형법 제287조의 미성년자약취죄(10년 이하의 징역)로 고소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아직 함께 살던 중이었고 특별한 실력 행사 없이 아이를 데리고 나간 정도라면, 그 자체만으로 약취죄가 인정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같은 판례의 취지입니다. 그래서 잠적 이전 동거·별거 여부, 데려간 방식에 폭행·협박이 있었는지를 먼저 정리해 고소가 실익이 있는 사안인지를 가려야 하며, 무리하게 고소부터 진행하면 오히려 감정 대립만 키우고 심판·이행명령 절차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론


배우자가 아이를 데리고 잠적했을 때 유아인도 심판만 청구해 두고 결과를 기다리는 것은 절반의 대응입니다. 소재를 모르는 초기에는 사전처분·실종신고·위치추적으로 시간을 벌고, 심판이 나온 뒤에는 이행명령·과태료·감치로 강제력을 높이며, 잠적 경위에 따라 형사 고소까지 검토하는 것이 전체 그림입니다.

세 트랙 중 무엇을 먼저, 어떤 순서로 진행할지는 아이가 없어진 경위와 지금 확보된 정보의 양에 따라 달라집니다. 지금 아이의 소재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 심판 청구서를 쓰기 전에 어떤 절차부터 병행해야 할지 먼저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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