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첫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쓰면 오히려 구속 사유가 되나요
마약 첫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쓰면 오히려 구속 사유가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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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첫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쓰면 오히려 구속 사유가 되나요 

김강희 변호사


마약 첫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쓰면 오히려 구속 사유가 되나요


사건 개요


간이시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거나 지인의 진술로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게 되면, 대부분의 의뢰인은 경찰 출석요구서를 받은 그 순간부터 극도로 불안해합니다. 그리고 변호사로부터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으면, 반가움보다 먼저 걱정이 앞섭니다. "가만히 있으면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서 오히려 구속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입니다.

실제로 마약 사건 초기 상담에서 이 질문은 거의 빠지지 않고 나옵니다. 주변에서 "묵비권을 쓰면 판사가 괘씸하게 본다"거나 "협조를 안 하면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본다"는 이야기를 듣고 온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정작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까지 스스로 다 진술해 버리고 뒤늦게 후회하며 찾아오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진술거부권을 행사한다는 사실 그 자체는 구속의 사유가 될 수 없습니다. 이는 막연한 원칙이 아니라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명문으로 못 박혀 있는 내용입니다. 다만 마약 사건이라는 범죄 유형의 특성상, 침묵이 구속을 막을 수 있는 유리한 소명 기회 자체를 놓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별개로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핵심 쟁점


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세 가지를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첫째, 법이 정한 구속의 사유가 무엇인지입니다. 형사소송법 제70조는 구속사유를 주거부정, 증거인멸의 염려, 도망 또는 도망할 염려 세 가지로 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에서 이를 심사할 때 범죄의 중대성·재범의 위험성·피해자 및 중요 참고인에 대한 위해우려를 함께 고려하도록 정합니다. 진술거부는 이 목록 어디에도 없습니다. 오히려 헌법 제12조 제2항이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를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제1항 제2호는 수사기관이 신문 전에 "진술을 하지 아니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아니한다"는 점을 피의자에게 직접 고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권리 행사를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은 법이 스스로 금지하는 구조입니다.

둘째, 그럼에도 왜 마약 사건에서 유독 이런 불안이 큰지입니다. 마약류 투약 사건은 소변·모발 감정 등 객관적 증거로 투약 사실 자체는 비교적 쉽게 확인되지만, 누구에게서 구했는지, 함께 투약한 사람이 있는지, 몇 차례나 반복했는지는 진술 없이는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공범·유통경로가 남아 있다고 의심되는 사건에서는, 수사기관이 "여죄나 공범 관계가 정리되지 않아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는 논리를 구속영장 청구서에 담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이때 문제 삼는 것은 어디까지나 미확인된 공범·유통 정황이라는 사실관계이지, 피의자가 침묵을 선택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닙니다.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면 "침묵=구속"이라는 잘못된 도식으로 이어집니다.

셋째, 실제 위험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형사소송법 제201조의2에 따라 판사가 피의자를 직접 심문하는 절차(구속전 피의자심문)를 거치는데, 이 자리는 초범인지, 가담 정도가 어느 수준인지, 주거와 직업이 안정적인지, 재범 위험이 낮다고 볼 사정이 있는지를 판사에게 전달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입니다. 여기서 전면적으로 침묵하면 수사기관이 제출한 서류만으로 판사가 판단하게 되어, 정작 구속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될 유리한 정상을 스스로 알릴 기회를 잃게 됩니다. 즉 진술거부가 구속의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준비 없는 전면 침묵은 구속을 '막을 수 있었던' 소명 기회를 날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진술거부와 '선택적 진술'을 구분해 설계하기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할 오해는 "진술거부권을 쓴다 =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라는 등식입니다. 진술거부권은 신문 전체를 거부할 수도, 개개의 질문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거부할 수도 있는 권리입니다(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제1항 제1호).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과 같이 진술의 영역을 나누어 접근합니다.

1) 공범·유통경로에 관한 질문과 자신의 정상관계를 분리합니다.

수사기관이 캐묻는 질문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누구에게서 구했는가, 함께한 사람은 누구인가"처럼 공범·유통경로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언제부터 어떤 경위로, 어느 정도 규모로 투약했는가"처럼 본인의 정상관계에 관한 것입니다. 앞의 영역은 구체적 증거를 자백해도 얻을 실익이 크지 않고 수사가 다른 사람에게로 번지는 위험만 커지는 반면, 뒤의 영역은 초범 여부·소극적 가담 여부처럼 구속 여부 판단에 직접 참작되는 정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둘을 뭉뚱그려 전부 거부하거나 전부 진술하는 대신, 사안별로 나누어 대응 범위를 정합니다.

2) 진술거부의 '이유'를 조서에 명확히 남깁니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제2항에 따라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것인지 질문하고 그 답변을 조서에 기재해야 합니다. 이때 단순히 "진술하지 않겠다"고만 남기기보다,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방어권 행사 차원에서 진술을 유보한다는 취지를 함께 남겨 두면, 이후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이를 수사 비협조로 오독할 여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조서는 이후 영장실질심사와 재판에서 계속 인용되는 기초 자료이므로, 그 표현 하나가 뒤 단계의 판단 재료가 됩니다.

3) 유리한 정상은 진술이 아니라 별도 서면으로 준비합니다.

초범이라는 사실, 소량을 단순 투약했을 뿐 유통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 재직 중인 직장이 있고 부양가족이 있다는 사실 등은 신문 조서 안에서 진술로 남기지 않아도, 변호인 의견서와 소명자료로 별도 제출할 수 있습니다. 공범 관련 질문은 거부하면서도 정상관계는 서면으로 빠짐없이 전달하는 이원화된 방식이, 방어권과 구속 회피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지키는 방법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사유 부존재를 적극 소명하기


구속영장이 청구된 뒤에도 방어는 끝나지 않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01조의2에 따른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실질적으로 구속 여부를 가르는 마지막 관문이기 때문에, 김강희 변호사는 이 단계에서 다음을 준비합니다.

1) 심문 전 변호인 의견서로 구속사유 부존재를 문서화합니다.

형사소송법 제70조가 정한 세 가지 구속사유(주거부정·증거인멸염려·도망염려) 중 실제로 문제 되는 부분이 무엇인지 특정하고, 그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자료를 준비합니다. 주거·가족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로 도망할 염려가 없음을, 재직증명서·근무확인서로 생활기반이 안정적임을, 초범이라는 점과 투약 경위가 소극적이었다는 점으로 재범 위험성이 낮음을 각각 뒷받침합니다. 이 자료들은 피의자 본인이 진술하지 않아도 서면만으로 판사에게 전달됩니다.

2) 변호인의 심문기일 의견진술권을 활용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01조의2 제4항은 검사와 변호인이 심문기일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피의자 본인이 공범 관련 질문에는 여전히 침묵을 유지하더라도, 변호인이 심문기일에 출석해 구속사유가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직접 진술하고 준비한 소명자료를 판사에게 제시할 수 있습니다. 침묵과 소명이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는 점이 이 단계의 핵심입니다.

3) 구속영장이 발부되더라도 구속적부심사로 다시 다툽니다.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이 결정되었다고 끝이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214조의2에 따라 구속된 피의자나 변호인은 관할법원에 체포·구속의 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 법원은 청구서 접수 후 48시간 이내에 다시 심문한 뒤 구속의 타당성을 재심사합니다. 사안에 따라서는 보증금 납입을 조건으로 한 석방도 함께 검토됩니다. 처음 구속이 결정되었더라도, 이후 확보된 소명자료를 더해 다시 다툴 기회가 남아 있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결론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는 사실 자체가 구속의 사유가 되는 일은 법 어디에도 없습니다.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이를 명문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마약 사건에서는 준비 없이 전면적으로 침묵하는 것이, 정작 구속을 피할 수 있었던 유리한 정상을 판사에게 알릴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진짜 위험입니다.

중요한 것은 침묵이냐 진술이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무엇을 거부하고 무엇을 소명할지를 처음부터 나누어 설계하는 것입니다. 첫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조사에 들어가기 전에 어느 부분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어느 부분을 서면으로 소명할지, 방향을 미리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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