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송천 기윤서 변호사입니다.
지하주차장이나 충전구역 등 밀폐된 공간에서 발생하는 전기차 화재는 고전압 배터리의 열폭주로 인해 주변 차량 수십 대와 건물 설비 전체로 연소가 급격히 확대되는 대형 참사로 이어지곤 합니다. 이때 배터리 팩과 차량 섀시가 완전히 전소되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나 소방당국의 합동 감식으로도 발화의 근본적 기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지 못하는 '원인 불명 화재'가 빈번히 발생합니다.
이에 따라 2026년 하반기부터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전기차 화재로 인한 제3자의 대물 피해를 최대 150억 원 한도 내에서 보완하는 '전기자동차 화재안심보험'이 본격 도입되어 피해자 구제의 길이 넓어졌습니다. 그러나 보험금의 선지급이 이루어진다고 하여 화재를 둘러싼 법률적 책임 공방이 종결되는 것은 결코 아니며, 차량 소유자, 제조사, 충전소 관리업체, 건물주 간의 책임 구획과 대규모 구상권 분쟁은 오히려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게 됩니다.
원인 불명 화재와 제조물책임 및 공작물 점유자 책임의 한계
통상 화재 현장에서 배터리가 심하게 전소되어 직접적인 결함 입증이 불가능해지면, 제조물책임법상의 결함 추정 요건을 둘러싸고 피해자와 제조사 간의 치열한 공방이 전개됩니다. 판례는 제품이 정상적인 용법에 따라 사용·관리되던 중 발생한 사고라면 제조업자 측에 결함의 부존재를 증명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하기도 하지만, 원인 불명이라는 이유만으로 제조사의 무과실책임이 당연히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동시에 차량 소유자나 주차장 관리주체를 상대로 민법상 공작물 점유자·소유자 책임을 추궁하려는 시도 역시 엄격한 법리적 검증을 거쳐야 합니다. 전기차가 단순히 주차 상태에 있었던 것만으로 차량의 구조적 '하자'가 단정되지 않으며,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실화책임법)에 따라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입증되지 않는 한 차량 소유자의 배상 책임은 원칙적으로 면책되거나 대폭 제한됩니다. 새로 도입된 화재안심보험은 이러한 입증의 공백 상태에서 제3자의 재산 손해를 우선적으로 담보하는 기능을 수행할 뿐, 가해 주체의 법적 귀책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므로 각 당사자의 법적 책임 면제 여부는 별도의 실체적 법리로 다투어야 합니다.
보험자대위에 따른 구상권 행사와 과실상계 항변 탄핵
피해자들에게 자동차보험, 건물 화재보험, 또는 화재안심보험을 통해 보험금이 지급되고 나면, 대금을 선지급한 보험사들은 상법 제682조(보험자대위)에 따라 사고 유발자로 지목된 주체를 상대로 막대한 규모의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합니다. 보험사는 통상 화재 초기 감식서에 기재된 '배터리 부근 발화 추정' 문구만을 앞세워 전기차 차주나 제조사, 혹은 충전기 운영사를 상대로 전액 구상을 시도합니다.
그러나 피구상자로 지목된 당사자로서는 화재의 확산 경로와 지하주차장의 소방시설 작동 상태를 면밀히 분석하여 상대방의 구상금 청구를 탄핵해야 합니다. 지하주차장의 스프링클러 밸브가 폐쇄되어 있었거나, 방화셔터가 미작동하여 화염이 인접 구역으로 번진 사실이 확인된다면 이는 건물 관리단의 중대한 공작물 하자에 해당합니다. 즉, 발화의 원인과 무관하게 연소 확대로 인한 대규모 손해는 건물 측의 과실이 경합된 결과이므로, 과실상계 법리를 적극 관철하여 청구된 구상금액의 대폭 감액이나 전부 면책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손해액의 객관적 검증과 입증자료 선점을 통한 과다 청구 방어
수십 대의 피해 차량과 건물 복구비, 영업손실이 한꺼번에 청구되는 대형 전기차 화재 분쟁에서는 손해액 자체의 적정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전략이 필수적입니다. 피해 차주들이나 건물주는 흔히 실질적인 잔존 가치(시가)를 초과하는 신차 구입가액이나 과다한 인테리어 재조달가액을 손해로 주장하곤 합니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화재 직전 피해 차량들의 연식, 주행거리, 중고차 시세표를 교차 검증하고, 건물 복구 견적서에 포함된 불필요한 개수·증축 비용을 세밀하게 골라내야 합니다. 아울러 전기차 소유자 및 충전 사업자는 사고 차량의 정기 정밀검사 내역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업데이트 이력, 공식 서비스센터의 정비 기록, 완속 충전 준수 데이터 등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객관적인 관리 서면을 통해 통상적인 방호조치의무를 성실히 이행했음을 증명하는 것만이 거액의 배상 및 구상금 청구를 원천 차단하고 정당한 법적 권리를 지켜내는 확실한 방안입니다.
핵심 요약
📌 원인 불명 보상의 실질: 2026년 도입된 화재안심보험은 제3자 대물 피해를 선보상할 뿐 사고 책임의 주체를 확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 실화책임법상 면책 주장: 단순 주차 중 발화는 중과실이 입증되지 않는 한 차량 소유자의 배상 책임이 엄격히 제한될 수 있습니다.
📌 스프링클러 미작동 과실상계: 소방설비의 작동 불량으로 피해가 확산된 경우 건물 관리단의 책임을 입증해 구상금을 대폭 감액해야 합니다.
📌 배터리 관리 이력 선점: 정기 정비 내역과 BMS 업데이트 기록을 구비하여 관리상 과실이 부존재함을 객관적으로 탄핵해야 합니다.
전기차 화재는 원인이 불명확한 상태에서도 막대한 피해 규모로 인해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과 보험사 간 구상권 분쟁으로 비화하기 가장 쉬운 유형입니다. 새로운 보험 제도가 도입되어 피해 복구 절차가 일부 보완되었더라도, 사후 구상 청구 단계에서 객관적 과실 입증과 손해액 감정이 치밀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배상 책임을 일방적으로 떠안게 될 위험이 큽니다. 따라서 화재 발생 초기부터 소방 및 국과수 감식 참여, BMS 및 정비 데이터의 신속한 보전, 소방시설의 관리 하자 입증을 체계적으로 진행하여 법률적 타당성을 바탕으로 권리를 방어하는 전문적인 조력이 필수적입니다.
법무법인 송천 기윤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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