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부부 이혼] 시 준거법 결정 방법
[다국적 부부 이혼] 시 준거법 결정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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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부부 이혼] 시 준거법 결정 방법 

김경숙 변호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한국 국적의 남편과 프랑스 국적의 아내가 서울에서 10년간 함께 살다가 이혼을 결심했습니다. 남편은 한국 법원에서 한국법대로 이혼 절차를 밟으면 된다고 생각했고, 아내는 프랑스 법이 자신에게 유리하다며 프랑스 법 적용을 주장했습니다. 결국 두 사람이 가장 먼저 부딪힌 문제는 이혼 사유도, 재산분할도 아닌 '어느 나라의 법을 적용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었습니다.

다국적 부부의 이혼에서 준거법(어떤 나라의 법률을 적용할지) 결정은 이혼의 모든 후속 절차와 결과를 좌우하는 출발점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절차를 어렵게 느끼시는데, 실제로 국제사법 규정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불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한국에서 다국적 부부가 이혼할 때 준거법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단계별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Step 1. 국제재판관할권 확인 - 어느 나라 법원에서 재판할 것인가

1 국제재판관할권 확인

소요기간: 1~4주비용: 인지대 약 5만 원 내외

준거법을 결정하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어느 나라 법원이 이 사건을 심리할 권한이 있느냐'하는 국제재판관할권 문제입니다. 이것은 준거법 결정과는 별개의 단계입니다.

한국 국제사법 제2조에 따르면, 당사자 또는 분쟁이 한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 한국 법원에 국제재판관할권이 인정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판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 법원에 관할이 인정되는 주요 경우

- 부부 중 일방이 한국에 주소(상거소)를 두고 있는 경우

- 부부가 한국에서 최후로 공통 주소를 두었고, 일방이 여전히 한국에 거주하는 경우

- 상대방이 한국에 주소를 두고 있는 경우

- 부부 모두 한국 국적인 경우

상대 배우자가 이미 본국으로 돌아간 경우에도, 본인이 한국에 상거소(일상적으로 생활하는 곳)를 두고 있다면 한국 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 국가의 법원에서도 병행하여 소송이 제기될 수 있으므로 관할 충돌 여부를 초기에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Step 2. 준거법 결정 - 국제사법 제37조의 단계적 기준

2 준거법 결정 (핵심 단계)

소요기간: 재판 과정 중 결정필요서류: 국적증명, 거주사실증명 등

한국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될 경우, 반드시 한국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 국제사법 제37조는 이혼의 준거법을 다음 순서로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제사법 제37조 - 준거법 결정 3단계

1순위: 부부의 동일 본국법(부부가 같은 국적이면 그 나라 법)

2순위: 부부의 동일 상거소지법(국적이 다르지만 같은 나라에 살고 있으면 그 나라 법)

3순위: 부부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의 법

앞서 소개한 한국인 남편과 프랑스인 아내의 사례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두 사람은 국적이 다르므로 1순위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부부가 모두 서울에 10년간 거주했으므로, 2순위 기준에 따라 한국법이 준거법으로 결정됩니다.

만약 아내가 이혼 소송 전에 프랑스로 돌아갔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 경우 부부의 상거소지가 달라지므로 2순위도 적용이 어렵고, 3순위인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의 법'을 판단해야 합니다. 법원은 혼인생활의 주된 장소, 자녀의 거주지, 혼인 기간 중 주된 활동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합니다.

실무상 유의할 점

3순위 판단에서는 단순히 현재 거주지뿐 아니라 혼인 전체 기간의 생활 중심지, 부동산 소재지, 자녀 양육 환경 등 다양한 요소가 고려됩니다. 따라서 '이혼 직전에 거주지를 옮기면 유리한 나라의 법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식의 단순한 접근은 통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Step 3. 준거법에 따른 구체적 쟁점별 법률 적용

3 쟁점별 준거법 개별 적용

소요기간: 전체 소송 기간에 걸쳐 진행필요서류: 외국법 증명자료, 재산 관련 서류

실무에서 많은 분들이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혼의 준거법이 결정되었다고 해서 모든 관련 쟁점에 같은 나라의 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혼 자체, 재산분할, 양육권은 각각 준거법이 다르게 결정될 수 있습니다.

쟁점별 준거법 규정

- 이혼 성립 여부: 국제사법 제37조 (위 3단계 기준)

- 이혼의 효과 (위자료 등): 국제사법 제37조 동일 적용

- 재산분할: 국제사법 제38조에 따른 부부재산제의 준거법 (혼인 당시 부부의 동일 본국법 등)

- 양육권 및 친권: 국제사법 제45조에 따라 자녀의 상거소지법 우선 적용

예를 들어, 한국인 남편과 프랑스인 아내가 한국에서 이혼하는 경우 이혼 자체에는 한국법이 적용되더라도, 양육권 문제는 자녀가 현재 거주하는 나라의 법이 우선 적용될 수 있습니다. 만약 자녀가 프랑스에서 생활하고 있다면, 양육권에 관해서는 프랑스법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준거법 결정을 위해 준비해야 할 서류

  • 국적증명서류: 여권 사본, 시민권 증명서, 귀화 이력 등 (부부 쌍방 모두 필요)

  • 거주사실증명: 주민등록등본, 외국인등록사실증명, 체류지 증명 서류

  • 혼인관계증명: 한국 혼인관계증명서, 외국 혼인증명서 (아포스티유 또는 영사 인증 필요)

  • 상거소 입증자료: 임대차 계약서, 직장 재직증명, 자녀 학교 재학증명, 세금 납부 내역 등

  • 외국법 증명자료: 상대국 이혼법 관련 법령 번역본, 법률 전문가 의견서 (3순위 판단이 필요한 경우)

특히 외국법이 준거법으로 결정되는 경우, 해당 외국법의 내용을 한국 법원에 증명해야 하는 부담이 당사자에게 있습니다. 외국법 증명이 불충분하면 법원이 한국법을 적용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해당 국가의 법률 전문가 의견서를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이중국적자 또는 무국적자의 경우

최근 이중국적을 보유한 분들의 이혼 사건이 늘고 있습니다. 한국 국제사법 제3조 제1항에 따르면, 이중국적자의 본국법은 그중 상거소가 있는 국가의 법을 기준으로 합니다. 만약 어느 국적 국가에도 상거소가 없으면,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이 본국법이 됩니다.

이 규정은 앞서 설명한 제37조의 1순위(동일 본국법) 판단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예컨대 한국-미국 이중국적인 남편과 한국 국적 아내의 경우, 남편의 상거소가 한국이라면 남편의 본국법도 한국법이 되어 부부의 동일 본국법으로 한국법이 적용됩니다.

전체 절차 소요기간 및 비용 참고

소요기간: 국제이혼 소송은 통상 6개월에서 2년 이상 소요됩니다. 준거법 결정 자체에 시간이 걸리기보다, 외국법 조사와 증명, 해외 송달 절차(상대방이 외국에 거주하는 경우 2~6개월 추가) 등이 전체 기간을 늘리는 주요 요인입니다.

비용: 국내 이혼소송 인지대(약 5만 원)에 더하여, 외국 문서 아포스티유 인증비(건당 1~5만 원), 번역 공증 비용(10~50만 원), 해외 송달 비용(10~30만 원), 외국법 전문가 의견서 비용(200만 원~) 등이 추가됩니다.

다국적 부부의 이혼에서 준거법 결정은 단순히 법률 이론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떤 나라의 법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이혼 사유의 인정 범위, 재산분할 비율, 양육권 판단 기준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한국법에서는 유책배우자(이혼의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제한적으로만 허용되지만, 영미법 국가 중에는 무과실 이혼(no-fault divorce)을 폭넓게 인정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가 준거법 선택에 따라 결과를 크게 바꿀 수 있으므로, 소송 초기 단계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김경숙 변호사의 코멘트

더감 법률사무소 · 경기도 수원시

국제이혼 사건을 다루면서 느끼는 점은, 많은 분들이 준거법 문제를 간과한 채 이혼 사유나 재산분할 논의부터 시작하신다는 것입니다. 어느 나라 법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으므로, 소송 전 단계에서 국제사법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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