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렌터카를 정상적으로 빌린 뒤 이를 중고차 매매업자나 개인에게 팔아넘기고 잠적하는 이른바 “렌터카 되팔기” 사건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임차인분들 중에는 “어차피 내가 빌린 차니까 잠깐 팔았다가 나중에 다시 사서 돌려주면 된다”, “렌터카 회사는 보험 처리하면 그만이니 큰 문제 없다”는 생각으로 차를 넘긴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렌터카 회사가 차량 미반납을 이유로 형사 고소에 나서면, “돌려줄 생각이었다”, “돈이 급해서 잠깐 그런 것”이라는 해명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오히려 사기죄와 횡령죄 중 어느 쪽이 적용되는지를 놓고 형량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최근 대법원은 렌터카를 빌린 시점에 이미 팔 생각이었는지, 아니면 정상적으로 빌린 뒤 마음이 바뀌어 처분했는지를 기준으로 사기죄와 횡령죄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습니다. 등록명의가 렌터카 회사에 있다는 사정만으로 임차인의 형사책임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렌터카를 빌려 제3자에게 팔아넘긴 행위가 어떤 경우에 사기죄가 되고 어떤 경우에 횡령죄가 되는지, 그리고 실제 처벌 수위와 대응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렌터카를 빌릴 때의 마음가짐이 사기와 횡령을 가릅니다
처음부터 팔 생각이었다면 사기, 빌린 뒤 마음이 바뀌었다면 횡령입니다.
렌터카는 렌터카회사가 소유권과 등록명의를 그대로 보유한 채, 임차인에게는 일정 기간 사용·수익할 권리만 넘기는 임대차 계약입니다. 임차인은 차량에 대한 사실상의 점유·관리를 맡고 있을 뿐, 이를 임의로 팔거나 담보로 제공할 권한은 없습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렌터카를 빌린 뒤 이를 중고차 매매상, 이른바 “대포차” 업자, 또는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넘기고 임차료도 내지 않은 채 잠적하는 사건이 반복됩니다. 문제는 이런 행위가 형법상 어느 범죄로 의율되는지가 사안마다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렌터카를 빌리는 계약을 체결하던 순간에 이미 반납할 생각 없이 팔아넘길 계획이었다면 이는 렌터카회사를 속여 차량을 교부받은 것이므로 사기죄(형법 제347조 제1항)가 문제되고, 반대로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빌렸다가 사용 도중 마음이 바뀌어 제3자에게 팔았다면 보관 중인 타인의 재물을 임의로 처분한 것이므로 횡령죄(형법 제355조 제1항)가 문제됩니다.
렌터카를 빌린 시점에 이미 팔 생각이었는지, 빌린 뒤 마음이 바뀌었는지가 사기와 횡령을 가르는 출발점입니다.
2. 빌릴 때부터 팔 생각이었다면 사기죄가 성립합니다
사기죄는 계약 체결 당시를 기준으로 기망 고의가 있었는지로 판단합니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을 속여 착오에 빠뜨리고 그 착오로 재물을 교부받았다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렌터카 사건에서는 “정상적으로 빌려 기간 내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차량을 인도받았지만 실제로는 그럴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다는 점이 기망행위가 됩니다.
대법원은 금전 소비대차 사건에서이지만 사기죄 전반에 적용되는 판단 기준으로, 사기죄 성립 여부는 행위 당시, 즉 계약을 체결하던 그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를 일관되게 밝혀 왔습니다.
사기죄가 성립하는지는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소비대차 거래에서 차주가 돈을 빌릴 당시에는 변제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비록 그 후에 변제하지 않고 있더라도 이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불과하며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하지는 아니한다(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
이 법리를 렌터카 사건에 그대로 적용하면, 렌터카를 빌리던 시점에 이미 처분·매도할 생각이 있었다면 “반납하겠다”는 의사표시 자체가 기망행위가 되어 사기죄가 성립합니다. 반면 빌릴 당시에는 정상적으로 사용하고 반납할 생각이었는데 그 후 사정이 급박해져 팔았다면, 이는 계약 체결 당시의 기망이 아니라 이후의 처분행위이므로 사기죄가 아니라 횡령죄로 의율됩니다. 실무에서 수사기관은 최초 대여 신청서 작성 경위, 반납 기한 준수 여부, 매도 시점과 대여 시점 사이의 간격, 매도 직전의 문자·통화 내역 등을 통해 이 시점을 가려냅니다.
렌터카를 빌리던 순간 이미 팔 생각이었다면, 그 순간의 거짓말이 사기죄의 기망행위가 됩니다.
3. 등록명의가 렌터카회사에 있어도 임차인이 팔면 횡령죄가 성립합니다
등록명의자가 아니라 실제 보관자였다는 사실만으로 횡령죄의 주체가 됩니다.
임차인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은 “차량 등록증상 소유자는 렌터카회사이니, 그 차를 팔아도 원래 소유자가 아니었던 나는 횡령죄와는 상관없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횡령죄에서 말하는 ‘보관’은 법률상 소유권이 아니라 재물에 대한 사실상 또는 법률상 지배력이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대법원은 자동차처럼 소유권 취득에 등록이 필요한 물건이라도, 이를 인도받아 사실상 보관하고 있는 사람이 임의로 처분하면 횡령죄가 성립하고, 보관을 맡긴 사람이나 보관하는 사람이 등록명의자일 필요가 없다고 명확히 판시했습니다.
소유권의 취득에 등록이 필요한 타인 소유의 차량을 인도받아 보관하고 있는 사람이 이를 사실상 처분하면 횡령죄가 성립하며, 그 보관 위임자나 보관자가 차량의 등록명의자일 필요는 없다(대법원 2015. 6. 25. 선고 2015도1944 전원합의체 판결).
이 법리는 지입차량 사건에서 나온 것이지만, 렌터카 임차인의 지위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렌터카회사가 소유·등록명의를 가지고 있고 임차인은 계약에 따라 차량을 인도받아 보관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임차인이 이를 중고차 매매상이나 사채업자에게 팔거나 담보로 제공하면 곧바로 횡령죄의 구성요건인 ‘보관 중인 타인 재물의 처분’에 해당합니다. “차 등록증에 내 이름이 없으니 내 책임이 아니다”라는 항변은 통하지 않습니다.
등록명의가 렌터카회사에 있다는 사정은, 사실상 보관하던 임차인의 횡령죄 책임을 막아주지 못합니다.
4. 사기와 횡령의 처벌 수위, 매수인의 장물취득 위험까지 달라집니다
죄명에 따라 형량이 다르고, 여러 대를 반복해서 넘기면 특경법까지 적용됩니다.
사기죄(형법 제347조 제1항)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인 횡령죄(형법 제355조 제1항)보다 법정형이 훨씬 무겁습니다. 처음부터 팔 생각으로 렌터카를 빌린 경우가, 빌린 뒤 마음이 바뀌어 판 경우보다 죄질이 무겁게 평가되는 이유입니다.
렌터카 한 대의 시가만으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이 적용되는 5억원 문턱에 못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이른바 “렌터카 돌려막기”처럼 여러 대의 차량을 잇달아 빌려 순차적으로 처분하는 경우, 각 행위가 포괄일죄로 묶여 이득액이 합산되면 5억원 이상 구간에서 특경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형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넘겨받은 차량이 렌터카임을 알면서도 싼값에 사들인 매수인 역시 형법 제362조 제1항의 장물취득죄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매도인뿐 아니라 사정을 알고 거래에 응한 매수인까지 형사책임을 지게 되는 구조인 것입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임대차계약서와 차량 소재 확인 자료를 먼저 갖추는 것이 수사의 출발점입니다.
렌터카 미반납·처분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또는 피해 신고 접수 → ②렌터카회사와 임차인, 필요시 매수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처음부터 편취 의도가 뚜렷하고 피해액이 크면 구속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렌터카회사 입장이든, 갑작스럽게 “차량을 넘겼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한 임차인 입장이든,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렌터카 임대차계약서와 차량 인수증을 확보해 대여 기간·반납 조건·특약사항을 확인합니다.
차량 번호판 교체나 명의이전 시도가 있었는지 등록원부와 경찰의 소재 추적 결과를 확인합니다.
매도·담보제공 상대방과 주고받은 문자·통화·계좌내역을 정리해 대여 시점과 처분 시점 사이의 간격을 확인합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사기와 횡령 중 어느 죄명이 적용될 사안인지, 나아가 렌터카회사를 상대로 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함께 검토한다면 형사·민사 양쪽에서 실질적인 대응 방향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렌터카를 둘러싼 사기·횡령 사건은 “잠깐 급전이 필요해서”라는 이유로 시작됐다가 초기 대응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렌터카회사는 반납 지연 초기에는 단순 채무불이행으로만 보고 대응이 늦어지고, 임차인 역시 “돌려주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상황을 방치하다 뒤늦게 형사 고소를 당하고서야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습니다.
차량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한 렌터카회사 입장에서는 임차인이 처음부터 팔 생각이었는지, 아니면 도중에 마음이 바뀐 것인지에 따라 대응 전략이 달라집니다. 계약서와 대여 경위, 반납 독촉 경과를 정리하는 것이 사기·횡령 여부를 가리는 출발점입니다.
반대로 갑자기 형사 고소를 당한 임차인 입장에서도 “원래 갚거나 돌려줄 생각이었다”는 해명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대여 당시의 상황과 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를 구체적인 자료로 뒷받침해야 사기가 아니라 횡령으로, 혹은 그마저도 아닌 방향으로 결론을 다툴 수 있습니다.
저는 렌터카·리스 차량을 둘러싼 사기·횡령 사건에서 피해를 입은 렌터카회사 측과 갑작스레 고소를 당한 임차인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대여 시점의 의도를 어떻게 소명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어느 쪽 입장이든, 죄명이 갈리는 그 시점의 사실관계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렌터카를 빌려서 판 게 왜 사기가 아니라 횡령이 될 수도 있나요?
A. 빌릴 당시 정상적으로 사용하고 반납할 생각이었다면, 계약 체결 시점에는 기망행위가 없었던 것이므로 사기죄가 아니라 보관 중인 재물을 임의로 처분한 횡령죄가 문제됩니다. 반대로 빌리는 순간부터 팔 생각이었다면 사기죄가 성립합니다.
Q. 차량 등록증에 제 이름이 없는데도 횡령죄가 되나요?
A. 됩니다. 대법원은 등록명의자가 아니어도 차량을 사실상 보관하고 있던 사람이 임의로 처분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임차인이라는 사정만으로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Q. 렌터카를 판 돈을 나중에 렌터카회사에 전부 갚았습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반환·변제 의사가 있었다는 사정은 범죄 성립 자체를 막지 못하고, 이후 양형 단계에서 참작되는 사정에 그칩니다.
Q. 렌터카를 산 사람도 처벌받나요?
A. 렌터카임을 알면서도 사들였다면 장물취득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매매가·거래 경위·명의이전 여부 등을 통해 인식 여부가 다투어집니다.
Q. 렌터카를 여러 대 빌려서 판 경우와 한 대만 판 경우, 처벌 차이가 큰가요?
A. 큽니다. 여러 대를 반복해서 처분하면 포괄일죄로 이득액이 합산되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될 수 있고, 합산액이 5억원 이상이면 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대여 당시의 의도를 어떻게 진술하느냐에 따라 사기와 횡령 중 어느 죄명이 적용되는지가 갈리고, 이는 처벌 수위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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