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단계에서 불송치 받으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사건 개요
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달라"는 연락을 받고 나서야 사건이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상대방이 고소장을 넣었는지, 어떤 진술을 했는지, 어떤 증거를 냈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출석 날짜만 통보받으니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지 막막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단 가서 사실대로 말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조사에 임했다가, 정작 검찰 송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분들이 상담을 청해 옵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사법경찰관은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사건을 검사에게 보내지 않고 자체적으로 종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5). 즉 피의자 입장에서 가장 유리한 결과는 검찰 송치 이후 무혐의를 받아내는 것이 아니라, 경찰 단계에서 아예 송치되지 않는 '불송치' 결정을 받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결정이 조사 당일의 태도나 말솜씨로 뒤집히는 것이 아니라, 조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어떤 자료와 논리를 준비했는지에 따라 갈린다는 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불송치는 저절로 주어지는 결과가 아니라 초기 대응으로 만들어 가는 결과입니다. 첫 조사에서 남긴 진술 한 줄, 제출 시점을 놓친 자료 하나가 이후 이의신청·재수사요청 단계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찰 단계 자체를 최종 관문으로 여기고 준비해야 합니다.
핵심 쟁점
경찰 단계에서 사건의 향방을 가르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사법경찰관이 사건을 어떤 결론—혐의없음(범죄인정안됨 또는 증거불충분)·죄가안됨·공소권없음·각하 중 어디로 정리하느냐입니다(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제51조). 둘째, 첫 진술에서부터 이 결론과 어긋나는 말을 하지 않았는지입니다. 조서에 한 번 기재된 진술은 이후 뒤집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셋째, 불송치로 종결되더라도 검사가 90일 이내에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수사준칙 제63조). 경찰 결정만으로 사건이 완전히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재수사요청 기간까지 넘겨야 비로소 안정적으로 종결됩니다.
이 세 지점은 순서대로 맞물려 있습니다. 진술이 흔들리면 경찰 단계에서부터 유리한 결론을 받기 어렵고, 설령 불송치가 나오더라도 자료가 허술하면 검사 단계에서 재수사요청으로 뒤집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응은 조사 당일이 아니라 출석요구서를 받은 그 시점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조사 전 사실관계와 진술 방향을 먼저 설계합니다
많은 분들이 "조사에서 사실대로만 말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무엇이 '사실'인지가 아니라 어떤 사실을, 어떤 순서로, 어떤 표현으로 진술하느냐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조사가 시작되기 전 다음 순서로 준비합니다.
1) 상대방 주장을 역으로 추론해 쟁점을 특정합니다.
고소장 자체를 미리 볼 수는 없지만, 출석요구서에 적힌 죄명과 상담 과정에서 확인된 정황을 통해 상대방이 어떤 구성요건 요소를 문제 삼고 있는지 추려낼 수 있습니다. 예컨대 죄명이 사기라면 기망행위·처분행위·인과관계·편취의 고의 중 상대방이 어느 지점을 공격하는지를 먼저 좁혀야, 조사에서 불필요한 진술로 스스로 약점을 만드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2) 진술서와 답변 시뮬레이션으로 조서의 뼈대를 미리 세웁니다.
구두 진술은 조사관의 질문 순서에 끌려가기 쉽습니다. 그래서 사전에 시간 순서대로 정리한 진술서(경위서)를 준비해 조사 당일 제출하고,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미리 정리해 둡니다. 진술서로 뼈대를 먼저 세워 두면 구두 진술이 그 틀을 벗어나지 않게 되어, 앞뒤가 어긋나는 진술로 신빙성을 스스로 깎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3) 변호인 참여권을 실질적으로 활용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는 피의자신문에 변호인이 참여해 부당한 신문 방법에 이의를 제기하고 필요한 경우 의견을 진술할 권리를 보장합니다. 조사 도중 유도성 질문이나 사실과 다른 전제를 담은 질문이 나올 때 그 자리에서 정정을 요청하는 것과, 조서가 작성된 뒤 뒤늦게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결과에서 큰 차이를 만듭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불송치 이후까지 내다본 자료를 갖춥니다
조사를 잘 마쳤다고 끝이 아닙니다. 사법경찰관이 불송치 쪽으로 기울더라도, 그 판단이 기록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고소인의 이의신청이나 검사의 재수사요청에서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무혐의·죄가안됨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를 조사 단계에서부터 제출합니다.
계좌 거래내역, 문자·메신저 대화, 통화 녹취, 계약서, CCTV 등 시간이 지나면 확보가 어려워지는 자료는 조사 초기에 정리해 의견서 형태로 제출합니다. 나중에 제출하면 "뒤늦게 짜맞춘 자료"로 의심받을 수 있지만, 조사 단계에서부터 제출된 자료는 사법경찰관의 판단 근거로 그대로 남습니다.
2) 보완수사요구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합니다.
검사는 송치 전이라도 수사준칙에 따라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이 단계에서 추가 자료나 진술이 필요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구 사항을 정확히 파악해 필요한 자료만 신속히 제출해야 사건이 불필요하게 지연되거나, 대응이 늦어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3) 불송치 결정 이후 이의신청·재수사요청 기간까지 관리합니다.
불송치가 결정되면 사법경찰관은 7일 이내에 고소인등에게 그 취지와 이유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고(형사소송법 제245조의6), 고소인등은 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7).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사건은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치되므로, 불송치 통지를 받았다고 안심하기보다 이의신청 여부와 검사의 재수사요청 기간(90일)이 지날 때까지 자료를 정리해 둔 채 대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결론
불송치는 조사 당일 운이 좋아서 받는 결과가 아니라, 출석요구서를 받은 순간부터 쟁점을 좁히고 진술의 뼈대를 세우고 자료를 갖춘 결과입니다. 반대로 준비 없이 조사에 응했다가 남긴 말 한마디가 이후 이의신청과 재수사요청 단계까지 발목을 잡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지금 경찰 출석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조사를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어떤 자료를 언제 제출해야 하는지, 진술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지금 시점에서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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