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사람을 택시에서 내리게 하거나 넘어지지 않도록 부축하는 과정에서는 팔·허리·다리 등에 접촉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도움을 주는 상황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접촉이 허용되는 것도, 민감한 부위에 닿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강제추행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필요한 동작과 그 범위를 구체적으로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 부축의 필요성과 접촉의 성격을 함께 봅니다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에서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피해자의 의사, 관계, 행위 경위, 접촉 방식과 주변 상황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술에 취해 중심을 잃은 사람의 팔을 잡거나 어깨를 받치는 행위는 통상적인 보호 행동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바로 선 뒤에도 허리를 감싸거나 옷 안으로 손을 넣고 특정 부위를 누르는 등 부축에 필요하지 않은 행동이 이어졌다면 별도의 평가가 필요합니다.
🖐️ 손이 처음 닿은 곳보다 이동 경로가 중요합니다
택시 문이 열린 순간 어느 위치에서 어느 손으로 잡았는지, 상대방의 체중이 실제로 쏠렸는지, 손이 팔에서 허리나 엉덩이 쪽으로 이동했는지, 한 번인지 반복되었는지를 확인합니다. 같은 신체 부위라도 잡는 방향과 힘, 지속 시간이 다르면 의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옷이나 가방 때문에 손이 미끄러진 우연한 접촉과 접촉 후 다시 특정 부위를 향한 행동은 구별됩니다. 짧은 순간이었다는 사실은 고려 요소이지만 자동적인 면책 사유가 아닙니다. 반대로 접촉 부위만 떼어 보고 보호 동작의 전체 흐름을 무시해서도 안 됩니다.
🚖 차량 구조와 주변 위치를 재구성합니다
뒷좌석 어느 문으로 내렸는지, 보도와 차도의 높이 차, 차량이 정차한 경사, 동승자와 기사의 위치는 부축 동작을 설명하는 자료입니다. 블랙박스는 손의 세부 위치가 보이지 않더라도 문이 열린 시각, 대화, 몸의 방향과 하차 후 반응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택시 호출 기록과 승하차 시각, 결제 내역, 건물 출입구 CCTV를 연결하면 짧은 장면의 전후를 복원할 수 있습니다. 영상 보존기간이 짧을 수 있으므로 관리주체에 보존 가능성을 신속히 문의하되, 확보한 영상을 지인에게 퍼뜨리거나 온라인에 게시해서는 안 됩니다.
🧭 특별한 성적 동기만 따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856 판결은 강제추행죄에 성욕을 자극하거나 만족시키려는 특별한 동기나 목적이 필수는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도우려 했을 뿐’이라는 설명만으로 객관적인 추행성과 고의가 당연히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강제추행죄에는 문제된 접촉이 추행에 해당하고 그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는 증명이 필요합니다. 부축 목적과 추행의 고의 중 어느 설명이 객관적 정황에 맞는지, 접촉 전후의 말과 행동, 비슷한 방식의 반복, 불편하다는 표시 뒤 행동이 중단되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 추행의 고의를 추측만으로 채울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24. 8. 1. 선고 2024도3061 판결은 차량 안에서 허벅지를 1회 밀친 행위에 관해 행위의 경위와 관계를 검토하고, 추행행위와 추행의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민감한 부위에 접촉했다는 한 사정만으로 고의를 자동 추단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부축 사건에서도 실제로 넘어질 위험이 있었는지, 다른 사람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도움을 주었는지, 손을 뗄 수 있었는데 접촉을 지속했는지 등을 봅니다. 이는 어느 쪽 결론을 미리 정하는 기준이 아니라 각 접촉의 의미를 개별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요소입니다.
🗣️ ‘만졌다’보다 동작을 순서대로 설명합니다
‘부축하다 만졌다’는 요약만으로는 행위의 법적 성격을 알기 어렵습니다. 문을 연 사람, 먼저 내린 사람, 상대방이 휘청인 방향, 잡은 부위와 손 모양, 이동 거리, 놓은 시점, 직후의 말과 표정을 장면별로 기록해야 합니다.
피해를 주장하는 경우에는 놀라 즉시 항의하지 못했거나 동승자 앞에서 평소처럼 행동한 이유도 있는 그대로 설명합니다. 혐의를 받는 경우에도 접촉 전부를 성급히 부인하기보다 영상과 일치하는 범위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상대방에게 진술을 맞추거나 취소해 달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 공식 기준으로 필요한 접촉의 범위를 가립니다
현행 형법 제298조와 대법원 2013도5856 판결은 추행을 관계와 경위, 구체적인 행위태양, 주변 상황에 따라 판단하도록 합니다. 대법원 2024도3061 판결은 행위마다 추행성과 고의가 증명되어야 하고 부족한 부분을 단순한 의심으로 대신할 수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술에 취한 사람을 도왔다는 명칭이나 특정 부위에 닿았다는 결과만으로 결론을 정하지 않습니다. 하차에 필요했던 접촉, 불필요하게 이어진 접촉, 상대방의 반응 뒤 행동을 나누고, 블랙박스·CCTV·통화·동승자 진술을 서로 대조해야 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먼저 의사를 묻고 가능하면 같은 성별 동승자나 기사에게 협조를 구할 수 있습니다. 부득이하게 부축할 때에는 팔이나 어깨 등 필요한 범위에서 짧게 돕고, 상대방이 거부하거나 불편해하면 즉시 손을 떼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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