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레깅스 뒷모습 찍은 게 불법촬영으로 유죄 나오나요
사건 개요
길을 걷다가 레깅스 차림으로 운동하거나 이동 중인 사람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와 휴대전화로 몇 초간 촬영했다가, 이를 목격한 상대방이나 주변인의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는 사례가 최근 부쩍 늘었습니다.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은 한결같이 "얼굴도 안 찍었고, 길거리에서 누구나 볼 수 있는 뒷모습이었을 뿐인데 이게 정말 불법촬영이 되느냐"고 되묻습니다. 옷을 벗기거나 몰래 신체 일부를 노출시킨 것도 아니고, 공공장소에서 입고 다니는 옷차림을 찍었을 뿐이라는 항변입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레깅스처럼 몸에 밀착되어 신체의 굴곡이 그대로 드러나는 옷을 입은 사람의 뒷모습을 촬영한 경우, '길거리에서 흔히 입는 옷'이라는 사정만으로는 무죄가 보장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대법원까지 올라가 유죄 취지로 결론이 뒤집힌 이른바 '레깅스 판결'이 있고, 이 판결이 지금도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 기준으로 그대로 쓰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모든 레깅스 뒷모습 촬영이 곧바로 유죄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촬영의 구체적인 방식과 정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핵심 쟁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은 카메라나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미수에 그쳐도 처벌되고(제15조), 상습으로 저지른 경우에는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제14조 제3항). 이 죄가 성립하는지는 결국 두 가지로 좁혀집니다. 첫째, 촬영된 신체 부위와 방식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하는지, 둘째, 그 촬영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졌는지입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지점이 바로 첫 번째 요건입니다. "레깅스는 일상복이고, 그 사람이 스스로 입고 길거리에 나온 것 아니냐"는 논리입니다. 실제로 2018년 버스 안에서 레깅스를 입은 여성의 하반신을 8초가량 촬영한 사건의 2심에서는 이 논리가 받아들여져 무죄가 선고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20. 12. 24. 선고 2019도16258 판결에서 이를 뒤집으며, "의복이 몸에 밀착하여 엉덩이와 허벅지 부분의 굴곡이 드러나는 경우에도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나아가 "레깅스가 일상복으로 활용된다거나 피해자가 그 옷을 입고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는 사정은, 그 모습이 타인의 성적 욕망의 대상이 될 수 없는 타당한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고, "공개된 장소에서 스스로 드러낸 신체 부분이라도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당하는 맥락에서는 성적 수치심이 유발될 수 있다"고 못박았습니다. 이 판결 이후 하급심은 신체 노출 정도 하나가 아니라, 촬영 각도·거리·방법, 특정 부위를 부각해 확대 촬영했는지, 촬영자와 피해자의 관계, 촬영 목적과 촬영물의 이용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판단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촬영물의 객관적 실체를 먼저 확정한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가장 먼저 무너지는 지점은, 의뢰인 스스로도 "그냥 뒷모습을 찍었을 뿐"이라고만 기억할 뿐 그 촬영물이 실제로 어떤 형태였는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진술한다는 점입니다. 이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촬영물 원본을 확보해 촬영 각도·거리·확대 여부를 확인합니다.
같은 '뒷모습'이라도 전신이 원거리에서 자연스럽게 프레임에 들어간 것과, 특정 신체 부위를 근접·확대해 반복적으로 촬영한 것은 법적 평가가 전혀 다릅니다. 압수된 휴대전화의 촬영 원본과 메타데이터(촬영 시각, 확대 배율, 촬영 횟수, 저장·삭제 이력)를 확보해, 촬영이 특정 신체 부위를 부각하려는 의도적 프레이밍이었는지, 아니면 우연히 시야에 들어온 것을 짧게 담은 것인지를 먼저 객관적으로 정리합니다. 이 구분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인지를 가르는 사실상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2) 촬영 경위와 동기를 시간순으로 재구성합니다.
단순히 걷다가 지나친 사람을 몇 초간 화면에 담은 경우와, 대상을 미리 발견하고 뒤따라가거나 자세를 잡아 촬영한 경우는 고의성과 방식 모두에서 다르게 평가됩니다. 목격 경위, 촬영 전후의 동선, 함께 있던 사람의 진술, CCTV 등을 통해 촬영이 즉흥적·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이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수사기관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정황들을 빠짐없이 제시합니다.
3) '의사에 반하여'라는 요건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피해자가 촬영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몰래 찍힌 경우, 실무상 그 자체로 '의사에 반한 촬영'으로 사실상 강하게 추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다투기보다, 촬영물의 실체와 경위를 먼저 객관적으로 규명하는 것이 방어의 실질적인 축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수사·재판 단계별 대응 전략을 짠다
사실관계가 정리된 뒤에는, 그 내용을 어느 절차에서 어떻게 제시할지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초기 조사 단계에서 무리한 진술을 막습니다.
많은 분들이 당황한 나머지 조사 초반에 "죄송하다, 나쁜 마음은 없었다"는 취지로 답하는데, 이 진술이 촬영 목적에 관한 불리한 정황으로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촬영물의 객관적 실체가 정리되기 전까지는 사실관계 위주로 진술하고, 성적 의도나 고의를 단정하는 표현은 신중히 다루도록 조력합니다.
2) 혐의가 인정되는 사안이라면 양형 요소를 조기에 준비합니다.
불법촬영죄는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만으로 처벌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지만, 촬영물의 삭제·미유포 확인, 피해자와의 합의, 초범 여부, 재범 방지를 위한 조치(상담 이수 등)는 벌금형과 징역형,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실질적 양형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런 자료를 수사 단계부터 미리 준비해 재판 전 제출 시점을 놓치지 않도록 합니다.
3) 신상정보 등록 등 부수효과까지 함께 안내합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벌금형이 확정되더라도 신상정보 등록 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 취업이나 자격 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혐의 자체를 다툴 여지가 있는지와 양형만 다툴 사안인지를 초기에 구분해 전략의 방향을 정합니다.
결론
"길거리에서 찍은 뒷모습일 뿐"이라는 생각은 법정에서 그대로 통하지 않습니다. 레깅스처럼 몸에 밀착되는 옷차림은 대법원 판례상 그 자체로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로 평가될 수 있고, 결국 촬영의 각도·거리·의도가 유무죄와 양형을 가르는 실제 쟁점이 됩니다.
이미 조사가 진행 중이거나 곧 출석을 앞두고 있다면, 촬영물의 실체를 먼저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에 맞는 대응 방향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혼자 판단하기보다 사안을 구체적으로 점검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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