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판매수익 섞인 통장, 어디까지 몰수될까 — 혼화재산 몰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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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판매수익 섞인 통장, 어디까지 몰수될까 — 혼화재산 몰수 기준 

강대현 변호사

마약 판매로 번 돈만 따로 모아두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급여, 가족이 보낸 생활비, 기존에 모아둔 저축과 뒤섞여 하나의 통장에 함께 들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수사기관이 계좌를 추적해 몰수·추징을 진행할 때, 이렇게 뒤섞인 돈 전부가 몰수 대상이 되는지 아니면 판매수익에 해당하는 부분만 몰수되는지는 사건의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이 글에서는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혼화재산 몰수 규정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통장에 섞인 돈 중 어디까지가 몰수·추징의 대상이 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몰수 대상이 되는 돈 — 마약류 특례법이 정한 불법수익의 범위

형법 제48조에 따른 일반 몰수는 원칙적으로 범죄행위에 제공되었거나 그로 인해 취득한 물건 자체를 대상으로 합니다. 그런데 마약 매매로 얻은 돈은 현금이든 계좌 이체든 다른 돈과 쉽게 섞이는 대체물이라, 특정 물건을 몰수 대상으로 삼는 일반적인 논리만으로는 실제 추적이 어려워집니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마약류 사범에게는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이 별도의 몰수·추징 체계를 두고 있습니다.

이 특례법 제2조는 몰수 대상을 단계별로 구분합니다. 마약류범죄 행위로 직접 얻은 재산이나 그 대가로 얻은 재산을 "불법수익", 이 불법수익의 과실이나 대가, 그 보유·처분으로 얻은 재산을 "불법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이라 정의하고, 이 둘을 합쳐 "불법수익등"이라 부릅니다. 같은 법 제13조는 이 불법수익등을 몰수할 수 있다고 정해, 마약 판매로 받은 현금 자체는 물론 그 돈으로 산 물건이나 그 돈을 예금해 생긴 이자까지 몰수 범위에 넣습니다.

  • 불법수익 — 마약 매매·유통 등 범죄행위로 직접 얻은 돈이나 재산.

  • 불법수익에서 유래한 재산 — 그 돈의 과실(이자 등), 대가로 취득한 재산, 처분해서 생긴 재산.

  • 혼화재산 — 위 재산이 적법한 재산과 뒤섞여 구별이 어려워진 재산(통장 잔액 등).

마약 판매로 번 돈 자체만이 아니라, 그 돈이 만들어낸 이자·처분대가까지 마약류 특례법상 "불법수익등"에 포함되어 몰수 대상이 된다.

적법한 돈과 뒤섞이면 — 혼화재산 몰수 규정(제14조)

문제는 실제 계좌에서는 마약 판매대금과 급여, 가족이 보낸 생활비, 기존 저축이 함께 뒤섞여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이 상태에서 통장 전체를 몰수 대상으로 삼는다면, 범죄와 무관한 재산까지 함께 빼앗기는 결과가 됩니다. 특례법 제14조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 불법재산이 불법재산 외의 재산과 혼화된 경우 그 혼화에 의해 생긴 재산(혼화재산) 중 불법재산에 해당하는 금액 또는 수량에 상당하는 부분만 몰수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즉 통장에 1,000만원이 있고 그중 300만원이 마약 판매로 들어온 돈으로 확인된다면, 몰수 대상은 통장 잔액 1,000만원 전부가 아니라 300만원에 상당하는 부분으로 제한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규정은 수사기관에게는 계좌 추적의 근거가 되고, 피의자·피고인에게는 계좌가 통째로 묶이는 상황에서 몰수·추징 범위를 다툴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양쪽 모두에게 중요합니다.

혼화재산 몰수는 통장 전액이 아니라, 그 안에서 마약 판매수익에 해당하는 부분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제14조의 핵심이다.

몰수 범위를 가르는 기준 — 얼마가 판매수익인지 특정하는 방법

그런데 혼화재산 중 얼마가 불법재산에 해당하는지는 저절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수사기관이 계좌 개설일부터의 입출금 내역 전체를 확보해, 시점별 입금액과 그 출처를 하나하나 대조하는 계좌추적을 진행합니다. 마약 거래 상대방으로부터의 송금, 텔레그램 등으로 확인된 거래 시점과 입금 시점의 일치, 입금자의 신원 등이 판매수익 여부를 가르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몰수·추징 대상을 특정하고 그 범위를 소명할 책임은 원칙적으로 수사기관·검사에게 있습니다. 다만 실무적으로는 문제 된 입금이 급여, 사업소득, 가족 간 이체 등 적법한 원천에서 나왔다는 자료를 피의자·피고인 쪽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할수록, 그 부분이 몰수·추징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소명자료 없이 "생활비였다"는 진술만으로는 법원이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 급여명세서·근로계약서 — 정기적으로 들어온 돈이 근로소득임을 뒷받침.

  • 사업자등록증·매출 관련 자료 — 사업소득으로 입금된 금액임을 소명.

  • 가족·지인 간 이체 내역 — 대응되는 출금과 용도(생활비·경조사비 등)가 확인되는 계좌 간 이체.

  • 수사기관이 특정한 거래 시점과 겹치지 않는 입금 — 마약 거래 정황과 무관함을 뒷받침.

가족 명의로 옮겨도 안전하지 않다 — 제3자 귀속과 몰수의 요건(제15조)

몰수 대상 재산을 본인 명의에서 배우자나 부모 등 제3자 명의로 옮겨두면 몰수를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례법 제15조는 이런 시도에도 대응합니다. 원칙적으로 몰수는 불법재산이나 혼화재산이 범인 외의 자에게 귀속되지 않은 경우에 한해 이루어지지만, 범인 외의 자가 범죄 후 그 사정을 알면서 그 재산을 취득했다면 그 재산이 제3자에게 귀속된 뒤에도 몰수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취득이 법령상 의무이행이나 정당한 계약에 따른 대가로 인정되는 경우까지 몰수 대상으로 삼지는 않습니다.

이 규정 때문에, 마약 판매수익이라는 사정을 알면서 가족 명의 계좌로 옮겨 놓은 돈은 명의만 바뀌었을 뿐 몰수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반대로 제3자가 그 돈의 출처를 전혀 모르고 정당한 대가나 채무 변제로 받은 경우라면 원칙으로 돌아가 몰수 대상에서 제외될 여지가 있습니다. 명의를 옮긴 경위와 제3자가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가 실제 쟁점이 되는 이유입니다.

더 나아가 단순히 돈을 받아둔 정도를 넘어, 출처를 숨기려고 다른 사람 명의로 분산 입금하거나 계좌를 여러 차례 옮기는 등 적극적으로 돈의 성격·소재·귀속관계를 감추었다면, 특례법 제7조가 정한 불법수익등의 은닉·가장죄로 별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이 죄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해, 도와준다고 나선 가족의 행위가 오히려 그 가족 본인의 형사책임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몰수가 불가능할 때 — 추징(제16조)으로 가액을 대신 내야 하는 경우

이미 돈을 다 써버렸거나 다른 재산으로 형태가 바뀌어 특정한 재산으로 몰수할 수 없는 경우도 흔합니다. 특례법 제16조는 이런 상황을 위해 추징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몰수해야 할 재산을 몰수할 수 없거나 몰수하지 않기로 하는 경우에는 그 가액을 범인으로부터 추징한다고 정합니다. 혼화재산이라 해도 마찬가지로, 불법재산에 상당하는 부분을 몰수할 수 없다면 그 금액을 추징으로 대신 받아냅니다.

실무에서는 몰수와 추징이 함께 선고되는 경우보다, 계좌 잔액이 이미 소비되어 추징만 선고되는 경우가 더 흔합니다. 추징 금액을 산정할 때도 혼화재산 몰수와 같은 논리가 그대로 적용되어, 계좌에 들어온 전체 금액이 아니라 마약 판매수익으로 특정된 부분만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점을 다툴 수 있습니다. 계좌추적 자료를 근거로 산정 금액 자체를 다투는 것이 이 단계의 방어 핵심입니다.

추징금은 벌금과 달리 미납했다고 곧바로 노역장유치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부담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검찰은 판결이 확정되면 추징금을 임의로 납부하지 않는 경우 예금·부동산·차량 등 다른 재산에 대해 압류와 공매 등 강제집행 절차를 진행해 강제로 징수합니다. 판결 직후 분납을 신청해 두는 것이 일시금 강제집행보다 유리한 경우가 많아, 산정 금액을 다투는 것과 별개로 집행 대응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적용 예시 — 통장 잔액 2,000만원 중 얼마가 몰수될까

구체적인 사례로 살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마약 매매를 시작하기 전부터 모아둔 저축 800만원이 있었고, 이후 6개월간 마약 판매대금으로 입금된 금액이 확인된 것만 900만원, 같은 기간 매달 들어온 급여가 3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계좌 잔액은 2,000만원이 됩니다. 이 경우 수사기관이 몰수·추징을 청구할 수 있는 범위는 원칙적으로 판매대금으로 특정된 900만원에 해당하는 부분이지, 기존 저축이나 급여로 들어온 1,100만원까지 포함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실제 계좌 흐름은 이렇게 깔끔하게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판매대금이 들어온 뒤 그 돈으로 생활비를 지출하고, 다시 급여가 들어와 잔액이 채워지는 식으로 자금이 뒤섞이면, 어느 시점의 잔액 중 얼마가 판매대금에서 유래했는지를 계산하는 회계적 산정 방식 자체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계산 방식에 따라 몰수·추징 금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계좌추적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산정 근거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수사 단계의 계좌 동결 — 몰수보전·추징보전 대응

몰수·추징은 재판이 확정되어야 실제로 집행되지만, 그 전에 재산을 처분하거나 인출해버리면 몰수·추징 자체가 무의미해집니다. 이를 막기 위해 수사기관은 재판 확정 전 단계에서 법원에 몰수보전명령이나 추징보전명령을 청구해 계좌를 동결할 수 있습니다. 계좌가 갑자기 묶였다는 통보를 받는 경우 대부분 이 절차가 진행된 것입니다.

보전명령이 내려졌다는 사실 자체가 유죄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법원이 몰수·추징이 선고될 개연성과 지금 재산을 묶어둘 필요성이 소명되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일 뿐입니다. 보전의 이유나 필요가 없어졌거나 보전 기간이 부당하게 길어졌다면 취소를 청구할 수 있고, 보전 범위 자체가 혼화재산 몰수 법리에 비추어 지나치게 넓게 잡혔다면 그 범위를 다투는 불복도 가능합니다. 계좌가 동결된 초기 단계에서부터 어느 입금이 마약 판매수익과 무관한지 정리해두는 것이 이후 절차에서 훨씬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약 판매수익과 급여가 섞인 통장은 전액 몰수되나요?

A. 아닙니다. 특례법 제14조에 따라 혼화재산 중 마약 판매수익에 해당하는 부분만 몰수 대상이 되는 것이 원칙이며, 급여 등 적법한 원천의 금액까지 자동으로 몰수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어느 부분이 판매수익인지는 계좌추적 결과로 특정되어야 하므로, 소명자료가 없으면 범위가 넓게 잡힐 위험이 있습니다.

Q. 가족 명의 계좌로 옮겨두면 몰수를 피할 수 있나요?

A. 그 가족이 돈의 출처를 알면서 받았다면 제15조에 따라 명의가 바뀌어도 몰수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반대로 출처를 전혀 모르고 정당한 대가나 채무 변제로 받은 경우라면 몰수 대상에서 제외될 여지가 있습니다.

Q. 이미 돈을 다 써버렸다면 몰수를 안 당하나요?

A. 몰수할 재산이 남아있지 않으면 대신 그 가액을 추징으로 납부해야 합니다. 특례법 제16조가 이를 정하고 있어, 몰수를 피했다고 해서 금전적 부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Q. 계좌가 갑자기 동결됐는데 아직 기소도 안 됐습니다. 정당한가요?

A. 수사 단계에서도 법원의 몰수보전·추징보전명령으로 계좌를 동결할 수 있어, 기소 전 동결 자체는 위법하지 않습니다. 다만 보전의 필요성이 없어졌거나 범위가 과도하다면 취소나 불복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급여 통장에 마약 판매대금이 몇 번 섞여 들어왔을 뿐인데 계좌 전체가 조사 대상이 되나요?

A. 수사기관은 계좌 전체 거래내역을 확보해 조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몰수·추징의 대상 자체는 판매수익으로 특정된 금액에 한정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급여 이체 내역이나 근로계약서 등으로 나머지 금액의 출처를 명확히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계좌추적 결과에 이의가 있으면 어떻게 다투나요?

A. 산정된 금액이 실제 판매수익보다 과다하다고 판단되면 소명자료를 제출해 재판 과정에서 몰수·추징 범위를 다툴 수 있고, 수사 단계의 보전명령에 대해서도 불복 절차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계좌 흐름을 뒷받침할 자료를 미리 정리해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맺음말

마약 판매수익이 섞인 통장은 전액이 자동으로 몰수·추징되는 것이 아니라, 혼화재산 몰수 규정에 따라 판매수익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범위가 제한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그 범위를 정하는 것은 결국 계좌추적과 소명자료의 싸움이고, 소명이 부족하면 실제보다 넓은 범위가 몰수·추징 대상으로 확정될 위험이 있습니다.

계좌가 동결된 초기 단계부터 어떤 입금이 마약 판매와 무관한지 근거 자료를 정리해두는 것이 이후 몰수·추징 범위를 다투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수원지검 관할 마약 사건이나 인계동 인근 수사에서도 계좌 동결 통보를 받은 시점부터 자금 출처를 소명할 자료를 준비하는 쪽이 결과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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