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예정이라던 코인이 스캠이었는데 소개한 저도 처벌되나요
사건 개요
지인의 오픈채팅방이나 커뮤니티를 통해 특정 코인을 처음 접하고, "곧 대형 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라는 말과 함께 개발 로드맵·백서·공식 텔레그램 공지 같은 자료를 함께 받아 본 뒤 본인도 실제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쁘지 않은 기회라고 판단해 가까운 지인 몇 명에게 "나도 넣었는데 괜찮아 보인다"며 소개하는 것도 흔한 일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예정됐다던 상장은 끝내 이뤄지지 않고, 개발진과의 연락은 끊기며, 코인 가격은 사실상 0에 수렴합니다. 전형적인 이른바 '러그풀(rug pull)'입니다.
정작 손실을 본 지인들은 코인 자체를 만든 사람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소개자'인 나에게 먼저 화를 냅니다. "네가 안전하다고 해서 넣었는데 책임지라"는 말과 함께 고소하겠다는 이야기가 오가고, 실제로 경찰에서 참고인 또는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을 요구받기도 합니다. 본인 스스로도 적지 않은 돈을 잃은 피해자인데, 단지 정보를 공유했다는 이유로 사기죄의 공범으로 몰릴 수 있는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히 알게 된 정보를 전달하고 함께 투자한 것만으로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만 소개 당시의 구체적인 정황—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어떤 말로 권유했는지, 대가를 받았는지—에 따라 형사·민사 책임의 유무와 정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래서 지금 상황을 어떻게 정리해 두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쟁점이 되는 것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소개행위가 사기죄의 공동정범(형법 제30조) 또는 방조범(형법 제32조)에 해당할 만큼 기망행위에 대한 인식, 즉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입니다. 둘째, 직접적인 고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더라도 미필적 고의—확정적으로 알지는 못했지만 스캠일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무릅쓰고 권유했다고 볼 사정—가 있었는지입니다. 셋째, 코인 판매·모집 구조 자체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 정한 무인가 자금조달 행위에 해당해 소개자에게도 별도의 책임이 미칠 수 있는지입니다. 넷째,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소개받은 지인이 입은 손실에 대해 민법상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되는지입니다.
네 쟁점은 서로 독립적입니다. 형사상 무혐의로 정리되더라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자동으로 벗어나는 것은 아니고, 반대로 형사책임이 인정되더라도 그 정도(공동정범인지 방조범에 그치는지)에 따라 처벌의 무게가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초기 대응은 이 네 갈래를 각각 나누어 준비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기망의 인식이 없었음을 증거로 세우기
사기죄의 공동정범이든 방조범이든, 출발점은 기망행위에 대한 인식입니다. 본인이 스스로도 속아서 투자한 피해자라면, 그 사실 자체가 가장 강력한 방어의 뼈대가 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본인도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객관적 자료로 고정합니다.
가장 먼저, 본인이 지인들보다 먼저 또는 비슷한 시점에 실제 자기 자금을 투입해 코인을 매수했음을 보여주는 거래소 송금 내역, 지갑 매수 기록, 투자 시점을 정리합니다. 만약 소개한 지인보다 먼저, 더 많은 금액을 투자했다면, 애초에 사기를 계획한 사람이 자기 돈을 먼저 넣을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고의 부존재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정황이 됩니다. 손실을 본 지갑 주소와 거래 내역을 그대로 캡처해 두는 것만으로도 나중에 결정적인 자료가 됩니다.
2) 소개 당시 근거로 삼았던 자료를 확보합니다.
"상장 예정"이라는 말이 본인이 지어낸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측이 공식적으로 배포한 백서, 로드맵, 공지방 발표, 관계자 인터뷰 등을 근거로 한 것이었다면, 그 자료를 원본 그대로 보존합니다. 캡처만으로는 편집 의심을 받을 수 있으므로 텔레그램·디스코드 등 원본 채널의 게시글 링크나 다운로드 파일 형태로 보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속일 의도가 아니라 나도 그 정보를 믿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입니다.
3) 소개 대가(리베이트·수당)의 수수 여부를 명확히 정리합니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소개자가 신규 투자자 유치에 따른 금전적 대가를 받았는지를 고의 판단의 중요한 요소로 봅니다. 대가를 전혀 받지 않았다면 그 사실(계좌 거래내역에 관련 입금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둡니다. 반대로 소액이라도 추천 보상이나 리베이트를 받은 사실이 있다면 숨기기보다는, 그 금액과 성격(단순 감사 표시인지 구조적 수당인지)을 먼저 정리해 방조 정도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이 부분을 사실대로 짚지 않으면 나중에 수사기관이 계좌 추적으로 먼저 밝혀내면서 신뢰 자체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수사 대응과 민사상 청구에 각각 대비하기
고의 부존재의 뼈대를 세운 뒤에는, 실제로 진행되는 형사·민사 절차 각각에 맞춰 대응 방식을 달리해야 합니다.
1) 참고인·피의자 조사에서의 진술 전략을 세웁니다.
경찰 출석 요구를 받으면 신분이 참고인인지 피의자인지부터 확인합니다. 초기 진술에서 감정적으로 "나도 몰랐다"는 취지만 반복하기보다는, 위에서 정리한 투자 시점·손실 내역·근거 자료·대가 수수 여부를 시간 순서에 따라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것이 훨씬 설득력이 있습니다. 진술 전 변호인과 함께 예상 질문과 답변 방향을 미리 정리해 두면, 수사 초기 단계에서 혐의 없음 방향으로 사건이 정리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2) 유사수신행위 해당 여부를 구조적으로 검토합니다.
코인 판매 구조가 인허가 없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아 원금 이상의 수익을 지급하겠다고 약정하는 형태였다면, 이는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가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고, 위반 시 같은 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책임은 자금조달 구조를 설계·운영한 주체에게 우선 귀속되며, 단순히 지인에게 소개만 한 사람에게까지 곧바로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본인이 자금 모집·배분 구조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는지, 아니면 순수하게 정보만 전달했는지를 구분해 방어 논리를 세웁니다.
3)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에는 상당인과관계와 과실상계로 대응합니다.
형사상 무혐의로 정리되더라도, 손실을 본 지인이 민법 제750조에 따라 불법행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소개행위와 손해 사이에 법적으로 인정될 만한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그리고 투자를 결정한 것은 결국 지인 본인의 판단이었다는 점(과실상계 사유)을 함께 주장해야 합니다. 특히 지인 스스로도 백서나 공지를 직접 확인했거나, 투자 규모를 본인 판단으로 정했다면 그 부분은 손해배상액을 낮추는 근거가 됩니다.
결론
코인 스캠 사건에서 소개자의 책임은 "소개했다"는 사실 하나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소개 당시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어떤 근거로 권유했는지, 대가를 받았는지가 실제 결과를 가릅니다. 그런데 이 사정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지고, 대화방이 폭파되거나 관련 자료가 삭제되면 영영 증명하기 어려워집니다.
지금 지인들과의 관계가 불편해지고 경찰 조사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면, 본인의 투자·소개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부터 서둘러 정리해 두시는 것이 우선입니다. 형사상 혐의 유무와 민사상 배상 범위를 각각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지금 상황을 구체적으로 놓고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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