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추징금 시효 5년, 강제처분 한 번이면 다시 처음부터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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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추징금 시효 5년, 강제처분 한 번이면 다시 처음부터 진행된다 

강대현 변호사

마약 사건에서 부과되는 추징금은 액수가 크고, 판결이 확정된 뒤에도 오랫동안 검찰의 집행 대상으로 남습니다. 형법상 몰수·추징의 시효는 5년으로 정해져 있어, 이 기간만 넘기면 더는 낼 필요가 없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검찰이 시효가 끝나기 전에 압류 등 강제처분에 한 번만 착수해도 그동안 흘러온 시간이 전부 무효가 되고, 시효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마약 추징금의 시효가 어떤 구조로 진행되고 언제 중단되는지, 그리고 실제로 어떤 시점에 시효가 리셋되는지를 조문과 판례를 바탕으로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마약 사건에서 추징금이 이렇게 큰 이유

추징은 형법 제41조가 정한 부가형의 하나로, 범죄로 얻은 물건이나 이익을 몰수할 수 없을 때 그 가액만큼을 돈으로 대신 거둬들이는 제도입니다. 마약 사건에서는 특히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가 별도로 적용됩니다. 이 조항은 마약류 범죄에 제공된 마약류·시설·장비·자금·운반수단과 그로 인한 수익금을 몰수하되, 몰수가 불가능한 경우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판매수익이 아니라 마약류 자체의 가액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다른 범죄의 일반적인 몰수·추징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실무에서 추징액이 예상보다 크게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추징이 범죄로 인한 이익을 박탈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범죄행위 자체를 징벌하는 성격을 가진다고 보아, 피고인이 마약을 팔아 실제로 얻은 돈뿐 아니라 무상으로 나눠주거나 직접 투약해 경제적 이익을 얻지 못한 부분까지도 추징 대상으로 삼는 방식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때는 실제 거래가격이 없으므로 소매가격이나 1회 투약분 시세를 기준으로 산정한 뒤 이를 모두 합산합니다. 결국 판매 정황이 거의 없는 단순 투약 사건에서도 추징금이 수백만 원대로 책정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마약류관리법상 추징은 실제 얻은 이익을 넘어 범죄행위 자체를 징벌하는 성격을 가지므로, 무상 교부분이나 직접 투약분까지 가액 산정 대상이 된다.

추징금에도 시효가 있다 — 5년의 의미

형벌에는 집행하지 않은 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더 이상 집행할 수 없게 되는 시효 제도가 있습니다. 형법 제78조는 형의 종류별로 시효 기간을 나누어 정하는데, 5년 미만의 자격정지·벌금·몰수 또는 추징은 5년의 시효기간이 적용됩니다. 사형이나 장기의 징역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게 잡혀 있는 것은, 재산형이 신체의 자유를 구속하는 형벌보다 집행의 강도가 낮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 기간 동안 검찰이 아무런 집행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형법 제77조에 따라 별도의 재판 없이도 집행이 면제됩니다.

시효의 기산점은 계약이나 사건 발생일이 아니라 형을 선고하는 재판이 확정된 날입니다. 1심 판결에 대해 항소·상고를 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면 그 확정일부터, 상소심까지 진행됐다면 최종 확정일부터 5년을 계산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이 5년 동안 아무 일도 없으면 추징금 납부 의무 자체가 소멸하는 셈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 5년이 온전히 흘러가는 사례는 많지 않은데, 그 이유는 다음 항목에서 설명하는 시효 중단 제도 때문입니다.

형법 제78조에 따라 몰수·추징의 시효는 5년이며, 이 기간 동안 아무 집행 조치가 없으면 제77조에 따라 집행이 면제된다.

'정지'와 '중단'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형의 시효를 다루는 조문에는 정지와 중단이라는 비슷해 보이지만 결과가 완전히 다른 두 제도가 있습니다. 형법 제79조가 정하는 시효의 정지는, 집행유예나 형의 집행정지, 가석방 그밖에 집행할 수 없는 기간, 그리고 형의 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기간 동안은 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제도입니다. 정지 사유가 끝나면 이미 흘러갔던 기간은 그대로 살아있는 상태에서, 멈췄던 지점부터 다시 시효가 이어서 진행됩니다. 쉽게 말해 시계가 잠시 멈췄다가 같은 자리에서 다시 움직이는 구조입니다.

반면 형법 제80조가 정하는 시효의 중단은 전혀 다릅니다. 이 조항은 벌금·과료·몰수·추징의 경우 검사가 강제처분을 개시한 때 시효가 중단된다고 정하고 있는데, 중단은 그동안 흘러온 기간을 전부 없던 일로 만들고 그 시점부터 다시 5년을 새로 채워야 하는 구조입니다. 즉 추징금 시효가 4년 11개월째 흘러가고 있었다 해도, 그 시점에 강제처분이 한 번 개시되면 남은 한 달이 아니라 다시 5년 전체를 채워야 합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이제 곧 5년이 다 되어간다"고 안심하다가, 마지막 순간의 압류 시도 하나로 시효가 통째로 리셋되는 경우가 실무에서 적지 않습니다.

  • 정지 — 집행유예·집행정지·가석방·국외도피 기간 동안 시효가 멈췄다가, 사유가 끝나면 남은 기간만 이어서 진행.

  • 중단 — 강제처분 개시 시점에 이미 지난 기간이 전부 사라지고 그때부터 5년을 다시 시작.

  • 추징금·벌금·몰수는 정지가 아니라 중단 규정(형법 제80조)의 적용을 받는다는 점이 핵심.

시효 정지는 흐름이 멈췄다가 이어지지만, 시효 중단은 그동안 지난 기간을 전부 무효로 하고 처음부터 다시 센다 — 추징금은 정지가 아니라 중단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

'강제처분의 개시'는 정확히 어느 시점을 말하나

추징금 집행은 검사가 직접 물건을 압류하는 것이 아니라, 형사소송법 제477조에 따라 검사의 명령으로 집행됩니다. 이 명령은 집행력 있는 채무명의와 동일한 효력을 가지며, 집행 절차에는 민사집행법의 집행 규정이 준용되고, 필요하면 국세징수법에 따른 국세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집행할 수도 있습니다. 검사는 이 집행을 위해 필요한 조사를 할 권한도 함께 가지고 있어, 재산 조회부터 실제 압류 시도까지 일련의 절차를 검찰이 주도합니다. 문제는 이 절차 중 어느 시점을 '강제처분의 개시'로 볼 것인가입니다.

이에 관해 대법원 2001. 7. 27. 선고 2001두3365 판결은 비교적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추징금의 시효는 검사의 집행명령에 따라 집행관이 강제처분인 집행행위를 개시함으로써 중단되는데, 유체동산을 압류하기 위해 압류할 물건을 찾으려 납부의무자의 주거를 수색하는 순간 이미 강제처분이 개시된 것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판결은 수색 결과 실제로 압류할 물건을 찾지 못해 집행이 불능으로 끝나거나, 특정 물건을 압류했다가 나중에 제3자가 소유권을 주장하며 이의를 제기해 압류가 취소되더라도, 이미 발생한 시효중단의 효력 자체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실제로 재산을 가져가지 못했더라도 문을 열고 수색을 시작한 그 순간 시효는 이미 새로 시작된 것입니다.

압류할 재산을 찾기 위한 주거 수색이 시작된 순간 이미 강제처분은 개시된 것으로 보며, 이후 집행이 불능으로 끝나도 이미 발생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실무에서 반복되는 함정 — 시효 만료 직전의 형식적 강제처분

추징금 납부의무자가 재산이 전혀 없어 오랫동안 아무 조치 없이 시간이 흘렀다면, 시효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판단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시효 관리 대상 사건에 대해 시효 만료가 임박하면 재산 조회와 강제처분을 실시하는 경우가 실무에서 흔히 있습니다. 압류할 재산이 실제로 없다는 사정은 강제처분의 개시 여부와는 별개의 문제이므로, 재산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시효가 저절로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것은 위험한 접근입니다. 검사가 주거를 방문해 형식적으로라도 수색을 시작하면, 그 시점에 시효는 다시 5년으로 리셋됩니다.

예를 들어 마약 투약으로 추징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사람이 별다른 재산 없이 4년 넘게 지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시효 완성이 다가올 무렵 검찰이 계좌와 부동산을 조회한 뒤 유체동산 압류를 위해 주거를 방문해 수색에 착수했다면, 실제로 압류할 물건이 없어 집행이 불능으로 끝나더라도 그 시점부터 다시 5년의 시효가 새로 진행됩니다. 이런 절차가 반복되면 사실상 추징금은 상당히 오랜 기간 소멸하지 않고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방치보다는 검찰과 분납이나 납부 계획을 협의해 부담을 줄여가는 편이 현실적인 대응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산을 미리 숨기면 오히려 형사처벌 위험이 생긴다

강제처분을 피하려고 재산을 미리 명의신탁하거나 다른 사람 앞으로 옮겨두려는 시도는 그 자체로 새로운 형사책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형법 제327조가 정하는 강제집행면탈죄는,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손괴하거나 허위로 양도하거나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여 채권자를 해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추징금도 국가가 납부의무자에 대해 갖는 채권적 성질의 집행 대상이므로, 이를 피하려는 재산 은닉 행위 역시 이 조항의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도875 판결은 강제집행면탈죄가 강제집행이나 가압류·가처분의 집행을 받을 우려가 있는 객관적 상태에서, 이를 면탈하려는 주관적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손괴하거나 허위양도·허위채무부담을 하여 채권자를 해할 위험이 있으면 성립하는 위태범이라고 판시했습니다. 실제로 재산을 완전히 빼돌리는 데 성공했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채권자를 해할 위험한 상태를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결국 추징금 집행을 피하려다가 별도의 형사사건이 하나 더 생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재산을 숨기는 방식보다는 시효와 집행 절차를 정확히 파악한 뒤 대응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추징금 집행을 피하려고 재산을 명의신탁하거나 미리 처분하면, 추징금과는 별개로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해 형사책임이 추가될 수 있다.

시효완성을 실제로 다투려면 — 확인 방법과 절차

시효가 이미 완성됐다고 생각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검찰의 집행 기록을 통해 마지막으로 강제처분이 개시된 시점을 정확히 특정하는 것입니다. 재산 조회 통보나 압류조서, 수색 결과를 기록한 서류 등을 확인해 그 시점을 기준으로 5년이 실제로 지났는지 계산해야 하고, 그 사이 집행유예나 가석방, 형의 집행을 면할 목적의 국외체류처럼 시효가 정지되는 사유(형법 제79조)가 없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국외에 나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정지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며, 형의 집행을 면할 목적이었는지가 관건이므로 유학이나 취업 등 정당한 사유로 체류한 기간은 다르게 판단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렇게 확인한 결과 시효가 실제로 완성됐다고 판단되는데도 검찰이 계속 집행을 시도한다면, 형사소송법 제489조에 따라 재판을 선고한 법원에 검사의 처분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의신청 자체는 재판 확정 전에도 가능하지만, 집행이 이미 종료된 뒤에는 실익이 없어 인정되지 않으므로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의신청을 하려면 마지막 강제처분 시점과 그 이후 실제로 경과한 기간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두어야 절차가 원활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추징금 시효가 지나면 자동으로 소멸되나요?

A. 네, 형법 제77조에 따라 시효가 완성되면 별도의 재판이나 결정 없이도 집행이 면제됩니다. 다만 시효가 실제로 완성됐는지는 마지막 강제처분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하는 문제이므로, 막연히 "선고일로부터 5년이 지났다"고 단정하기보다 집행 기록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확인 없이 방치했다가 나중에 새로운 강제처분 사실이 드러나면 시효가 다시 5년 늘어나 있을 수 있습니다.

Q. 검찰이 계좌를 조회만 하고 압류는 안 했는데도 시효가 끊기나요?

A. 판례상 시효 중단의 효력은 압류할 재산을 찾기 위해 수색 등 집행행위에 실제로 착수한 시점에 발생합니다. 단순히 계좌나 부동산 소유 여부를 조회하는 사전 단계만으로는 강제처분의 개시로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그 조회 이후 실제 주거 방문이나 압류 시도로 이어졌다면, 그 시점부터는 시효가 새로 진행되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Q. 압류했던 재산을 나중에 돌려받았는데 그럼 시효도 다시 살아나나요?

A. 아닙니다. 압류가 나중에 취소되거나 집행 자체가 불능으로 끝났더라도, 이미 발생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압류를 시도했던 그 시점부터 다시 5년을 계산해야 하며, 취소나 불능이 있었다고 해서 그 이전으로 시효가 되돌아가지는 않습니다.

Q. 재산이 하나도 없는데 계속 방치해도 되나요?

A. 재산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시효가 저절로 유리하게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검찰은 시효 만료가 임박한 사건을 별도로 관리하며 형식적인 재산 조회와 강제처분을 통해 시효를 갱신하는 경우가 실무에서 흔히 있습니다. 방치하기보다는 검찰과 분납이나 납부 계획을 협의해 부담을 줄이는 방향이 현실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Q. 해외에 나가 있으면 시효가 유리해지나요?

A.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형의 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체류한 기간은 형법 제79조에 따라 시효가 진행되지 않는 정지 사유에 해당하므로, 그 기간만큼 시효 완성 시점이 뒤로 늦춰집니다. 다만 집행을 면할 목적이 없는 정상적인 해외 체류라면 이 정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여지가 있습니다.

Q. 시효가 완성됐는데도 검찰이 계속 집행하려 하면 어떻게 하나요?

A. 형사소송법 제489조에 따라 검사의 집행 처분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재판을 선고한 법원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집행이 이미 종료된 뒤에는 이의신청의 실익이 없어 받아들여지지 않으므로 시점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이때는 마지막 강제처분 시점과 그 이후 경과 기간을 뒷받침할 자료를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마약 추징금의 시효는 5년이지만, 그 5년은 한 번 강제처분이 개시되는 순간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는 구조입니다. 정지와 중단을 혼동해 곧 시효가 끝날 것이라고 안심하다가, 검찰의 형식적인 압류 시도 하나로 시효 전체가 리셋되는 사례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게 나타납니다. 재산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방치하기보다는, 마지막 강제처분이 언제 있었는지부터 확인하고 그에 맞춰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재산을 미리 숨기는 방식은 강제집행면탈죄라는 별개의 형사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어 권할 만한 방법이 아닙니다. 수원지검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 검찰청에서도 마약 사건 추징금 집행 사무를 다루는 경우가 꾸준히 있는 만큼, 자신의 사건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부터 정확히 짚어보시길 권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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