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에게 사진과 요구사항을 보내 딥페이크 성적 영상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 경우, 본인이 편집 프로그램을 직접 실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에서 벗어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현행 성폭력처벌법은 허위영상물의 편집·합성·가공과 유통·소지 등을 단계별로 규율하고, 형법의 공동정범·교사·방조 규정도 구체적 관여 방식에 따라 검토될 수 있습니다. 의뢰의 내용과 실행을 향한 지배·기여 정도를 객관 자료로 살펴야 합니다.
🧬 허위영상물 규정의 출발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2는 반포 등을 할 목적으로 사람의 얼굴·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영상물·음성물을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 또는 가공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은 장면을 인공지능으로 생성했더라도 특정 사람의 얼굴이나 신체가 결합되고 조항의 목적과 의사 요건이 충족되는지가 핵심입니다.
단순한 사진 보정이나 풍자 이미지가 모두 같은 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과물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인지, 대상자를 식별할 수 있는지, 배포 목적이 있었는지, 대상자의 의사에 반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기술 명칭이 ‘딥페이크’인지 여부보다 법률이 정한 행위와 목적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 제작을 시킨 사람도 자동으로 안전하지 않다
형법은 두 사람 이상이 공동으로 범죄를 실행한 경우의 공동정범, 다른 사람에게 범죄를 결의하게 하여 실행하게 한 경우의 교사, 실행을 쉽게 한 경우의 방조를 규정합니다. 의뢰자가 프로그램을 직접 조작하지 않았더라도 대상 사진을 골라 제공하고, 성적 장면의 구도와 합성 부위를 구체적으로 지시하며, 결과물을 수정하도록 반복 요구했다면 실행에 미친 영향과 역할이 검토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의뢰했다’는 표현만으로 공동정범이나 교사범이 자동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작자가 이미 범행을 결의한 상태였는지, 의뢰가 범의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의뢰자와 제작자가 역할을 나누고 범행을 공동 지배했는지에 따라 법적 평가는 달라집니다. 비용을 지급했다는 사실도 하나의 자료이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요건이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 지시 내용과 실행 연결을 확인한다
의뢰 사건에서 중요한 자료는 최초 제안 메시지, 원본 사진의 전달 경로, 제작 요구 문구, 수정 요청, 비용 지급 내역, 파일 송수신 시각, 완성본의 저장 위치입니다. ‘장난으로 말했을 뿐’이라는 주장과 실제 제작을 구체적으로 진행한 행위는 메시지의 연속성과 결과물로 구별됩니다. 대화 일부만 떼어내기보다 제안부터 결과 수령까지 전체 흐름을 보존해야 합니다.
사진을 전달한 사람이 그 사진의 권리자라고 하더라도 대상자의 성적 허위영상 제작에 동의할 권한까지 가진 것은 아닙니다. 공개된 프로필 사진을 사용했다는 사정도 대상자의 의사나 배포 목적을 당연히 없애지 않습니다. 원본이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었다는 점과 이를 성적 내용으로 합성하는 행위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 완성본의 전송은 추가 쟁점이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는 허위영상물 등을 반포·판매·임대·제공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하는 행위도 규율합니다. 제작자에게서 받은 파일을 지인 한 명에게 보여 주거나 대화방에 올린 경우에는 제작 관여와 별도로 제공 또는 반포 여부가 검토됩니다. 비공개 방이거나 짧은 시간만 게시했다는 사정만으로 전송 행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재전송하지 않았더라도 현행법은 허위영상물 등의 성격을 알면서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행위를 일정 요건 아래 처벌합니다. 다만 해당 소지 규정의 시행 시기와 행위 시점을 구별해야 하며, 파일이 어떤 경로로 생성되고 언제부터 지배되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제작 의뢰, 결과 수령, 저장, 전송은 각각 시간대를 나누어 분석해야 합니다.
👤 대상자 특정과 의사도 살펴야 한다
얼굴 전체가 나오지 않아도 이름, 계정, 교복이나 직장 정보, 신체 특징, 주변 대화가 결합되어 대상자를 알아볼 수 있는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일반적인 가상 인물 이미지라면 실제 특정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원본 사진의 출처와 결과물에 붙인 설명, 공유된 공간의 참여자들이 누구로 인식했는지가 관련 자료입니다.
친분이나 교제 관계도 동의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과거에 일반 사진을 보내 주었거나 사진 편집을 허락했다는 사실이 성적 합성물 제작과 유통에 대한 동의를 뜻하지 않습니다. 동의가 있었다는 주장은 대상, 목적, 범위와 시점이 명확해야 하고, 사후 철회 의사와 이후 전송 여부도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 기기와 클라우드 기록을 보존한다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의 프롬프트 기록, 작업 번호, 업로드 파일, 결제 영수증, 계정 로그인 이력, 다운로드 폴더, 클라우드 동기화 내역은 누가 어떤 지시를 했는지 확인하는 데 쓰일 수 있습니다. 서비스 화면만 캡처한 뒤 계정을 탈퇴하면 원본 로그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신고나 수사와 관련되었다면 임의 삭제나 기기 초기화를 피해야 합니다.
피해를 확인하려고 완성본을 주변에 전달하거나 공개 게시하면 추가 확산이 생길 수 있습니다. URL, 계정명, 게시 시각, 화면 구조를 보존하고 플랫폼 신고와 수사 절차를 통해 삭제·차단을 요청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제작에 관여한 사람 역시 대상자에게 반복 연락하거나 대화를 삭제해 진술을 맞추려 해서는 안 됩니다.
🧭 역할과 시점을 나눠 판단한다
딥페이크 제작 의뢰 사건은 ① 대상 사진을 누가 골랐는지, ② 누가 성적 합성의 형태와 목적을 정했는지, ③ 제작자에게 범행 결의를 일으키거나 실행을 쉽게 했는지, ④ 결과물을 누가 지배·보관했는지, ⑤ 누구에게 전송했는지를 차례로 확인해야 합니다. 직접 편집하지 않았다는 한 가지 사정만으로 전체 책임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또한 제14조의2의 개정 시기와 각 행위 날짜를 대조해야 합니다. 현행 규정은 제작, 유통, 소지·시청을 폭넓게 다루지만 형벌 법규는 행위 당시 법률에 따라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의뢰 메시지와 기술 로그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각 단계의 구성요건을 분리하는 것이 정확한 법률 판단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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