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앱에서 만나 관계했는데 상대가 강간당했다고 주장해요
사건 개요
데이트앱을 통해 알게 된 상대와 몇 차례 대화를 나눈 뒤 직접 만나 식사나 술자리를 갖고, 그 자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져 성관계까지 가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함께 있는 동안에는 별다른 저항이나 거부의 표시가 없었는데, 며칠 혹은 몇 주가 지난 뒤 상대방이 갑자기 "그때 강간당했다"고 주장하기 시작하는 상담이 최근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분명 서로 합의하에 이루어진 만남이었고, 만남 전후로 다정한 메시지까지 주고받았는데 왜 갑자기 이런 주장이 나오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는 이후 상대방에게 배우자나 애인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거나, 주변에 관계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대방이 입장을 바꾸는 경우, 또는 만남 이후 감정적으로 틀어지면서 관계를 되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강간 주장을 꺼내는 경우 등 배경은 다양합니다.
아직 정식으로 경찰에 고소장이 접수된 단계가 아니라 상대방이 직접, 혹은 지인을 통해 "강간이었다"는 취지의 말을 전해온 단계라면 지금이 대응의 방향을 정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입니다. 이 단계를 그냥 흘려보내면, 정식 고소가 접수된 뒤에는 이미 확보했어야 할 증거들이 사라지고 없는 상태에서 조사를 받게 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안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형법 제297조가 정한 강간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경우에 성립하며,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중한 범죄입니다. 성관계 자체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범죄가 되지 않고, 그 관계가 폭행·협박에 의해 동의 없이 이루어졌다는 점이 별도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둘째, 무엇을 '동의 없음'의 근거로 볼 것인가입니다. 2023년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강제추행죄(형법 제298조)에서 폭행·협박이 반드시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해야 한다는 기존의 '최협의설'을 40년 만에 폐기하고, 상대방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나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 고지가 있으면 충분하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8도13877). 강간죄 판단에도 같은 흐름의 해석이 이어지고 있어, 예전보다 '동의 여부'를 정황 전체로 살피려는 경향이 뚜렷해졌습니다. 즉 만남 전후의 대화, 태도, 행동 하나하나가 그만큼 중요한 증거가 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셋째, 상대방의 주장이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면 형법 제156조 무고죄(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도 함께 검토 대상이 되지만, 무고죄는 실제로 수사기관에 허위 사실을 신고한 경우에만 성립하므로 아직 정식 고소·고발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면 무고를 먼저 앞세우기보다는 방어 증거를 확보하는 일이 우선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데이트 당시 동의 정황을 증거로 재구성하기
이런 사건에서 가장 먼저 무너지기 쉬운 것은 "분명히 서로 원해서 만났다"는 기억뿐인 사실입니다.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지고, 상대방의 진술은 갈수록 구체화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당시 정황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1) 데이트앱 대화 내역과 만남 성사 과정을 보존합니다.
매칭 이후 어떤 대화를 거쳐 약속이 잡혔는지, 누가 먼저 만남을 제안했는지, 만남 장소·시간을 정하는 과정에서의 어조는 자발적 만남이었음을 보여주는 1차 정황입니다. 앱 대화는 상대방이 차단하거나 앱을 탈퇴하면 열람이 불가능해지므로, 스크린샷과 함께 대화 상대 아이디·매칭 일시가 함께 드러나는 원본 캡처를 즉시 확보해 둡니다.
2) 만남 전후의 메시지·통화 기록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만나기 직전까지 오간 다정한 메시지, 만난 이후 안부를 묻거나 다음 약속을 제안하는 대화, 헤어진 뒤 상대방이 먼저 연락한 흔적은 강압적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 정황으로 작용합니다. 반대로 폭행·협박이 있었다면 남았을 흔적—몸싸움에 따른 상처, 옷이 찢기거나 물건이 파손된 정황, 즉각적인 신고나 주변인에 대한 도움 요청—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도 함께 정리해 둡니다.
3) 만남 장소의 CCTV·목격자·결제 내역을 확보합니다.
식당·술집·숙박업소의 CCTV는 보관 기간이 짧게는 2주 안팎으로 지나면 삭제되므로, 사안을 인지한 즉시 해당 업체에 보존을 요청하거나 변호인을 통해 열람·확보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함께 있던 시간대에 직원이나 지인 등 목격자가 있었다면 그 진술도 초기에 확보해 둘수록 신빙성이 높게 평가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정식 절차로 넘어가기 전 대응 전략 세우기
증거를 아무리 잘 모아도 대응 방식 자체가 잘못되면 상황이 오히려 악화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함께 챙깁니다.
1) 상대방을 직접 압박하거나 접촉해 입장 철회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억울한 마음에 상대방에게 연락해 항의하거나 자백을 받아내려 하면, 그 과정 자체가 협박·강요로 다시 문제 될 수 있고 오히려 상대방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모든 소통은 변호인을 통해 서면이나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만 진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2)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기 전에 사실관계와 증거를 먼저 정리해 둡니다.
정식 고소가 접수되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되고,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진술하면 사소한 표현 하나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출석요구를 받기 전에 시간순 사실관계표, 확보한 증거 목록,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 방향을 변호인과 함께 미리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3) 무고 대응은 시점을 조율합니다.
상대방의 주장이 허위라는 확신이 있어도, 형사 사건이 불기소나 무죄로 마무리되기 전에 서둘러 무고로 맞고소하면 보복성 조치로 비칠 위험이 있습니다. 무고죄 성립에는 상대방이 신고 내용이 허위임을 알면서도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했다는 점까지 증명해야 하므로, 원 사건의 결론이 어느 정도 윤곽을 갖춘 뒤 진행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
데이트앱을 통한 만남이라는 이유만으로 불리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앱 대화·메시지처럼 휘발성이 큰 증거일수록 시간이 지나면 되돌릴 수 없이 사라진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상대방이 아직 정식으로 고소하지 않고 주장만 하고 있는 지금이, 훗날 조사 단계에서 가장 힘이 되어 줄 자료를 모아 둘 수 있는 시점입니다.
합의하에 이루어진 만남이었다는 사정을 뒷받침할 증거를 얼마나 촘촘하게 갖추어 두었는가에 따라 이후 절차의 양상이 크게 달라집니다. 지금 상황이라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무엇을 먼저 확보하고 어떤 순서로 대응해야 할지 지금 단계에서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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