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간 계약에서 [우선매수권]의 중요성
주주간 계약에서 [우선매수권]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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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간 계약에서 [우선매수권]의 중요성 

김경숙 변호사

얼마 전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창업 동기 세 명이 의기투합해 스타트업을 세웠는데, 2년 뒤 한 명이 지분을 외부 투자자에게 넘기겠다고 통보해왔습니다. 나머지 두 명은 처음 듣는 사람에게 경영권이 넘어가는 상황을 막고 싶었지만, 주주간계약서에 우선매수권(Right of First Refusal, ROFR) 조항이 빠져 있었던 탓에 손을 쓰기 어려웠습니다.

"주주간계약에 우선매수 조항을 넣으면, 다른 주주가 지분을 마음대로 팔지 못하게 막을 수 있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우선매수권 조항이 적법하게 체결되어 있으면 기존 주주가 동일 조건으로 먼저 매수할 기회를 갖게 되므로, 외부로의 무단 지분 이전을 사실상 통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조항의 구성 요소를 정밀하게 설계하지 않으면 실제 분쟁에서 효력이 부정되거나, 행사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우선매수권 조항이란 무엇인가

우선매수권은 특정 주주가 자신의 지분을 제3자에게 매도하려 할 때, 다른 주주에게 동일한 가격과 조건으로 먼저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계약상 장치입니다. 상법에 직접적인 근거 규정은 없으며,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주주 사이의 합의로 효력이 발생합니다.

실무에서 이 조항이 중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경영권 방어 - 외부인의 지분 취득을 사전에 차단하여 기존 주주 구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2. 지분 가치 보호 - 제3자에게 저가 매각되는 것을 방지하고, 기존 주주가 합리적 가격에 지분을 확보할 기회를 얻습니다.

조항 설계 시 반드시 포함해야 할 핵심 요소

단순히 "우선매수권이 있다"는 한 줄만 넣어서는 분쟁 시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쟁점을 기준으로, 최소한 다음 항목이 명확하게 기재되어야 합니다.

매도 통지 의무와 기한 - 매도 희망 주주가 다른 주주에게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며, 통지에는 매수 희망자, 매매 가격, 대금 지급 조건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통지 누락을 이유로 매매 전체가 다투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내용증명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 등 통지 방법까지 특정해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우선매수 행사 기간 - 통지를 받은 주주가 매수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기간을 정해야 합니다. 통상 15일에서 30일 사이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분 규모가 크거나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45일 이상으로 여유를 두기도 합니다. 기간을 정하지 않으면 "합리적 기간 내"라는 모호한 기준이 적용되어 분쟁이 발생합니다.

매매 가격 결정 방법 - 제3자가 제시한 가격과 동일 조건(matching right)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별도의 산정 기준(순자산가치법, DCF, 감정평가 등)을 둘 것인지 미리 합의해야 합니다. 가격 산정 방법이 누락되면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 가격 분쟁이 장기화될 수 있습니다.

복수 주주의 행사 비율 - 우선매수권을 가진 주주가 2인 이상인 경우, 각 주주가 보유 지분 비율에 따라 안분하여 매수할 것인지, 아니면 1인이 전부 매수할 수 있는지 정해야 합니다.

불행사 시 효과 - 기존 주주 전원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거나 기한 내 응답이 없는 경우, 매도인이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되 통지 조건 이상으로만 거래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이 부분이 빠지면 매도인이 통지 가격보다 낮은 금액으로 제3자에게 매각하는 우회 경로가 생깁니다.

효력의 한계 - 채권적 효력에 불과하다는 점

주주간계약상 우선매수권은 계약 당사자 사이의 채권적 효력만 가집니다. 이는 곧, 매도인이 우선매수 절차를 무시하고 제3자에게 주식을 양도하더라도, 양도 자체가 무효로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경우 기존 주주가 할 수 있는 것은 매도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계약 위반에 따른 위약벌 청구에 한정됩니다.

따라서 실무에서는 다음 보완 장치를 함께 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위약벌 조항 - 우선매수권 절차를 위반한 경우 매매 대금의 일정 비율(예: 30~50%)을 위약벌로 지급하도록 정합니다.

정관 반영 - 가능하다면 주식 양도 제한(상법 제335조 제1항 단서)을 정관에 규정하고,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 승인을 양도 요건으로 두어 물권적 효력에 가까운 보호를 확보합니다.

주권 미발행 유지 - 비상장회사의 경우 주권을 발행하지 않으면 주식 양도에 명의개서가 필요하므로, 회사 차원에서 명의개서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일정한 통제가 가능합니다. 다만 이 방법은 법적 리스크가 있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실수

첫째, 우선매수권 적용 예외를 정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상속, 증여, 특수관계인 간 이전 등에도 우선매수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명시하지 않으면 해석상 다툼이 생깁니다. 통상적으로는 상속과 같이 의사와 무관한 이전은 예외로 두되, 증여나 특수관계인 양도는 우선매수권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안전합니다.

둘째, 간접 양도를 간과하는 경우입니다.

주주가 자연인이 아니라 법인인 경우, 해당 법인의 지배 주주가 변경되면 실질적으로 지분이 이전된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합니다. 이른바 간접 양도(change of control)에 대해서도 우선매수권 또는 동반매도청구권(drag-along) 등이 작동하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셋째, 행사 기간 중 자금 조달 문제를 예상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려면 통지받은 가격 전액을 일정 기한 내 지급해야 하는데, 자금 여력이 없으면 권리만 있고 행사는 불가능한 상황이 됩니다. 분할 납부 조건이나 에스크로 활용 등 자금 조달 방안을 미리 합의해 두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우선매수권 외에 함께 검토할 조항

우선매수권만으로는 지분 구조를 완벽하게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보면, 다음 조항을 함께 넣어야 비로소 실효적인 보호가 가능합니다.

동반매도참여권(Tag-along) -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할 때 소수주주도 동일 조건으로 함께 매각할 수 있는 권리

동반매도청구권(Drag-along) - 일정 지분 이상의 주주가 회사 매각을 결정하면 나머지 주주도 동일 조건으로 매각에 참여해야 하는 의무

풋옵션/콜옵션 - 특정 사유(경영 분쟁, 계약 위반 등) 발생 시 사전 합의된 가격으로 지분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

주주간계약은 회사의 설립 단계나 투자 유치 시점에 체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이미 분쟁이 시작된 이후에는 합의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우선매수권 조항 하나의 문구가 수억 원의 지분 가치를 좌우할 수 있으므로,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 각 요소를 정밀하게 설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김경숙 변호사의 코멘트

더감 법률사무소 · 경기도 수원시

제 경험상 주주간계약서에 우선매수권 조항을 넣었더라도 행사 기간, 가격 산정 방법, 위반 시 제재가 구체적이지 않아 실제 분쟁에서 무력화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계약서 초안 단계에서 간접 양도와 자금 조달 문제까지 꼼꼼하게 설계해야 하며, 가능한 빨리 계약 전문 변호사의 검토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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