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그루밍 처벌법은 언제 생겼나요 소급 적용되나요
사건 개요
온라인 그루밍 사건으로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 중에는, 대화 상대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이후에도 대화가 상당 기간 이어졌던 경우가 많습니다. SNS나 게임, 오픈채팅에서 알게 된 상대와 몇 달, 길게는 몇 년째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신고를 당하거나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고서야 사건이 불거지는 식입니다.
이런 분들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바로 "온라인 그루밍을 처벌하는 법이 언제 생겼느냐"는 것입니다. 대화가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경우라면 "그때는 이런 걸 처벌하는 법 자체가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 와서 처벌받을 수 있느냐"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 법이 더 강화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강화된 부분까지 내 사건에 적용되느냐"는 질문도 함께 나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온라인 그루밍을 정면으로 처벌하는 조항은 정해진 시행일이 있고, 그 시행일 이전의 대화까지 소급해 처벌할 수는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대화가 시행일 전후로 걸쳐 있거나, 대화 도중 실제 사진 요구 같은 별도 행위가 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감정이나 짐작이 아니라 대화 기록의 날짜를 법 시행일과 정확히 대조하는 작업에서 처벌 범위가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네 가지로 좁혀집니다. 첫째, 온라인 그루밍을 처벌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제15조의2가 정확히 언제 신설되어 언제부터 시행되었는지입니다. 둘째, 이 조항이 이후 어떤 내용으로 다시 확대개정되었고 그 시행일은 언제인지입니다. 셋째, 형벌불소급의 원칙에 따라 시행일 이전의 대화에 이 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지입니다. 넷째, 대화가 시행일 전후에 걸쳐 계속된 경우 어느 시점의 발언까지를 처벌 대상으로 볼 것인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신설·시행일이 먼저 확정되어야 소급 여부를 따질 기준선이 생기고, 그 기준선이 있어야 비로소 내 사건의 대화 기록 중 어디까지가 처벌 대상인지가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신설·개정 시행일을 확정해 처벌 범위의 기준선을 세우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런 법이 언제 생겼느냐"는 질문에 정확한 날짜로 답하는 것입니다. 막연히 "요즘 생긴 법"이라고만 알고 있으면 내 대화가 그 전인지 후인지조차 가늠할 수 없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저는 다음 순서로 기준선을 확정합니다.
1) 온라인 그루밍 처벌 조항의 신설·시행일을 특정합니다.
아청법 제15조의2(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착취 목적 대화 등)는 2021년 3월 23일 개정으로 신설되어 2021년 9월 24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19세 이상의 사람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아동·청소년에게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하는 대화를 지속적·반복적으로 하거나,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권유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즉 이 조항이 생기기 전에는 대화 자체만으로는 이 죄명으로 처벌할 근거가 없었습니다.
2) 2025년 확대개정의 내용과 시행일도 함께 확인합니다.
2025년 4월 22일 개정으로 이 조항은 다시 한 번 넓어졌습니다. 기존에는 조문에 "정보통신망을 통하여"라는 문구가 있어 온라인상의 대화만 처벌 대상이었는데, 이 문구가 삭제되어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진 그루밍 행위까지 같은 조항으로 처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때까지 처벌 규정이 없던 미수범을 처벌하는 조항(제3항)이 새로 생겼습니다. 이 확대된 부분들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2025년 10월 22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즉 "온라인" 그루밍이라는 이름과 달리, 지금은 온라인 여부와 무관하게 처벌되는 조항이라는 점, 그리고 미수 단계도 처벌된다는 점이 이 개정 이후에야 생긴 규정이라는 점을 구분해야 합니다.
3) 형벌불소급 원칙에 따라 각 시행일 이전의 행위를 처벌범위에서 배제합니다.
헌법 제13조 제1항과 형법 제1조 제1항이 정한 죄형법정주의의 핵심 내용이 바로 형벌불소급의 원칙입니다. 새로 만들어지거나 처벌 범위가 넓어진 조항은 그 시행일 이후의 행위에만 적용되고, 시행일 이전의 행위를 그 조항으로 소급 처벌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2021년 9월 24일 이전의 대화는 제15조의2 자체로는 처벌할 수 없고, 2025년 10월 22일 이전의 오프라인 유인 행위나 미수에 그친 행위 역시 그 확대된 부분으로는 처벌할 수 없습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대화 로그의 타임스탬프를 두 시행일과 나란히 대조해, 수사기관이 특정한 공소사실 중 시행일 이전의 대화가 섞여 들어가 있지는 않은지를 먼저 짚어 의견서로 정리해 제출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시행일 전후로 걸친 대화를 나누어 대응 전략을 세우기
문제는 실제 대화가 시행일 하루를 딱 잘라 그 전후로 깔끔하게 나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몇 달, 몇 년에 걸쳐 이어진 대화라면 시행일 전 대화와 후 대화가 뒤섞여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경우 저는 다음을 함께 검토합니다.
1) 계속된 대화를 시행일 기준으로 나누어 구성요건 충족 여부를 다시 판단합니다.
대화가 시행일 전후로 이어진 계속범 형태라면, 시행일 이후에 이루어진 대화만 따로 떼어내 그것만으로 '지속적 또는 반복적' 대화나 '유인·권유'라는 구성요건이 충족되는지를 다시 살펴야 합니다. 시행일 이후 대화가 단발성에 그친다면 지속·반복성이 부정될 여지가 있고, 반대로 시행일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어졌다면 그 부분만으로도 독립적으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분리 작업 없이 전체 대화를 뭉뚱그려 판단하면 처벌 범위가 실제보다 넓게 그려질 위험이 있습니다.
2) 시행일 이전 대화에 적용될 수 있는 다른 죄명을 함께 짚습니다.
제15조의2로 처벌할 수 없는 시행일 이전 대화라 해도, 그 안에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을 보내라고 요구하는 내용이 있었다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의 통신매체이용음란죄(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가 별도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 대화가 실제 만남이나 신체 접촉으로까지 이어졌다면 형법상 강제추행 등이, 정서적으로 위협하거나 착취하는 내용이 반복됐다면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관련 조항이 검토 대상이 됩니다. 즉 그루밍 조항이 없던 시기의 대화라고 해서 곧바로 무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기에 존재했던 다른 죄명에 해당하는지를 별도로 짚어야 합니다.
3) 개정법 부칙의 경과규정과 공소시효도 확인합니다.
이런 유형의 개정법은 대개 부칙에 "이 법 시행 이후 최초로 저지른 범죄부터 적용한다"는 취지의 경과규정을 둡니다. 이 경과규정의 문구를 정확히 확인해 시행일 기준을 다시 한번 교차 검증하고, 아울러 공소시효의 기산점이 대화가 끝난 시점인지 시행일인지도 함께 정리합니다. 경과규정과 공소시효를 놓치면, 이미 시효가 지났거나 애초에 적용될 수 없는 조항으로 불필요하게 다투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결론
온라인 그루밍 처벌 조항은 2021년 9월 24일 처음 시행되었고, 2025년 10월 22일에는 온라인이라는 제한이 사라지고 미수범 처벌까지 더해지며 한 번 더 넓어졌습니다. 이 두 시행일을 기준선으로 놓고 봤을 때, 그 이전의 대화를 이 조항으로 소급해 처벌할 수는 없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실제 사건은 대화가 이 시행일들을 가로질러 이어진 경우가 많고, 시행일 이전 대화라 해도 다른 죄명이 성립할 여지가 남아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 대화 기록이 이 기준선 중 어디에 놓이는지, 그리고 그에 따라 어떤 조항이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지는 대화 내용과 날짜를 함께 살펴야 정확히 가늠할 수 있으니, 수사가 시작된 단계라면 시점을 먼저 정리해 한 번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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