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인사팀은 팀장급 직원이 부하 직원에게 조롱조로 던진 발언을 문제 삼아 징계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견책 정도로 가볍게 넘기려 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같은 직원을 향한 발언이 여러 차례 반복되었다는 정황이 추가로 확인되었습니다. 두 달 뒤, 이 회사는 해당 팀장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습니다. 가벼운 발언이라 여겼던 것이 왜 정직까지 이어졌을까요. 이 낙차, 인사담당자라면 남 일 같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징계 양정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사소해 보여도 조사는 생략할 수 없습니다
발언이 사소해 보인다는 이유로 조사를 소홀히 진행하는 경우가 실무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바쁜 업무 속에서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이 요구하는 기준은 그보다 구체적입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은 사용자가 신고를 접수하거나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발언의 반복성, 발언자와 상대방의 지위 관계, 발언이 이루어진 정황을 모두 확인하지 않은 채 양정을 결정하면 조사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절차상 하자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양정은 재량이지만 무한하지 않습니다
징계 양정은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위법하다고 판단합니다. 이때는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발언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이는 양정을 무겁게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유사한 취지로, 문제 행위가 심하거나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행위자가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이 피해자의 고용환경을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시킬 수 있다면 중한 처분도 쉽게 재량권 남용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반대로 사안에 비해 균형을 잃은 과중한 처분을 선택하면 비례의 원칙 위반으로, 합리적 이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해 종전과 다른 기준을 적용하면 평등의 원칙 위반으로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 될 수 있습니다. 가해자가 퇴사 예정이라는 이유로 조치를 생략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사실이 확인된 이상 재직 여부와 관계없이 조치 의무는 발생합니다.
조치가 끝났다고 사안이 종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은 신고 근로자와 피해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은 이 제76조의3 제6항을 위반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기록 없이는 양정의 정당성을 입증할 수 없습니다
실무에서는 발언의 구체적 내용, 반복 횟수,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정황을 문서로 남겨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양정 근거를 기록해두지 않으면 이후 징계 대상자가 불복할 때 회사가 처분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어려워집니다. 구두로만 처리된 절차는 이후 분쟁에서 회사를 보호하지 못합니다.
양정 앞에서 망설여진다면 지금 확인하세요
발언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다는 반응, 실무에서 자주 듣습니다. 가볍게 넘기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징계 절차 전체가 흔들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무 기본은 세 가지입니다. 발언 내용과 반복성을 구체적으로 기록할 것, 지위상 우위 여부를 별도로 판단할 것, 양정 결정 전 유사 사례의 처분 수준을 참고할 것입니다. 사안의 성격에 따라 조사 방식과 조치 수위가 달라집니다. 조사 설계 단계에서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면 절차상 하자로 인한 추가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