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선후 대표변호사 주용조 입니다.
형사재판 법정의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피고인은 극도의 긴장으로 인해 본인이 진술한 내용이나 증인의 핵심 발언을 정확히 복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당일 법정에서 이루어진 모든 소송 절차와 진술을 공적으로 확인하고 다음 기일을 준비할 수 있는 유일한 공식 문서가 바로 '공판조서(公判調書)'입니다.
형사사건에 연루되었다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공판조서, 여러분의 눈높이에 맞춰 아주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공판조서, 쉽게 말해 '재판의 공식 회의록'입니다.
재판장이 법정에 들어서고 재판이 시작되면, 법대 아래쪽에 앉아 컴퓨터로 무언가를 열심히 타이핑하시는 분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분들이 바로 재판 과정을 기록하는 '법원 실무관'입니다.
공판조서란, 쉽게 말해 법정에서 일어난 모든 일과 오고 간 대화를 기록해 둔 '공식 회의록'입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아주 상세하게 적히게 됩니다.
- 누가 왔는가? (판사, 검사, 피고인, 변호인 출석 여부)
- 어떤 자료가 나왔는가? (제출된 증거와 서류)
- 무슨 말을 했는가? (검사의 주장, 피고인과 변호인의 변론, 증인의 증언 등)
2. 왜 공판조서가 그토록 중요할까요?
우리 형사소송법에는 무시무시한 조항이 하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56조(공판조서의 증명력)
공판기일의 소송절차로서 공판조서에 기재된 것은 그 조서만으로써 증명한다.
법률 용어로는 이를 '절대적 증명력'이라고 부릅니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법정에서 아무리 피고인에게 유리한 절차가 진행되었거나 억울함을 호소했더라도 "공판조서에 안 적혀 있으면, 법적으로는 일어나지 않은 일"로 취급된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나는 그런 의도로 말하지 않았는데 조서에 불리하게 적혀 있다면 그 자체로 사실인 것처럼 인정되어 버릴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재판의 공판조서가 어떻게 작성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내 방어권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과정입니다.
3. 내 재판 기록, 저도 볼 수 있나요?
네, 당연히 볼 수 있습니다!
피고인에게는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재판 기록을 꼼꼼히 확인할 수 있는 '열람 및 등사권(복사할 권리)'이 보장되어 있습니다.
특히 재판이 여러 번에 걸쳐 길어지거나(속행), 중요한 증인 신문이 있었던 날 이후에는 반드시 이전 기일의 공판조서를 복사해서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검찰의 공격 논리를 파악하고 다음 재판을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만약 내가 한 말과 다르게 적혀 있다면 어떡하죠?
사람이 듣고 기록하는 일이다 보니, 간혹 맥락이 생략되거나 발언의 취지가 잘못 기재되는 오타나 실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조서를 열람해 보니 내가 한 말과 다르게 엉뚱한 내용이 적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변경 청구 및 이의제기: 피고인이나 변호인은 다음 재판 기일에 "조서 내용 중 이 부분은 잘못 적혔으니 고쳐주십시오"라고 재판장에게 당당히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의제기의 기록: 만약 재판장이 수정을 해주지 않더라도 걱정하지 마세요. "피고인이 조서 내용에 이의를 제기했다"는 사실 자체가 다시 공판조서에 기록되기 때문에, 향후 판결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5. 변호사의 한마디
재판은 단거리 하프 마라톤이 아니라 끈질긴 장기전입니다. 법정 안에서 말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한 말이 '공판조서'라는 문서에 어떻게 남아있는지 치밀하게 점검하는 것이 승패를 가르기도 합니다.
전문가의 도움이 없다면 복잡한 법률 용어로 가득 찬 조서를 읽고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조서에 적힌 문구 하나가 유무죄를 가르거나 형량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형사재판을 앞두고 막막함을 느끼고 계신다면,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언제든 법률사무소 선후의 문을 두드려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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