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심업체에 맡겼는데 협박 공범으로 몰렸다면
사건 개요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한 채권자가 직접 독촉하기 부담스러워 추심업체에 회수를 맡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알아서 받아내 달라"는 정도의 위임이었을 뿐인데, 얼마 지나지 않아 채무자로부터 "밤마다 전화해서 협박한다", "직장에 찾아와 소란을 피웠다"는 항의가 들어오고, 급기야 채무자가 그 추심업자를 협박죄로 고소하는 상황까지 벌어집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이 추심업자의 휴대전화나 위임계약서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채권자와 주고받은 문자, "돈 받을 때까지 세게 나가라"는 취지의 통화 녹음이 발견되면, 채권자 본인도 협박죄의 공동정범 내지 교사범으로 함께 입건되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나는 돈을 받아 달라고 했을 뿐, 협박하라고 시킨 적은 없다"고 항변하지만, 수사기관은 그 위임 자체를 협박에 대한 묵시적 승인으로 구성하려 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채권자가 적법한 추심만을 지시했고 추심업자의 협박을 사전에 알지도 승인하지도 않았다면 공범으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다만 이 결론에 이르는 과정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지시의 내용과 범위, 그리고 그 이후의 대응을 얼마나 명확한 기록으로 남겨 두었는가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채권자가 추심업자에게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시했는지—적법한 독촉만 지시했는지, 아니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와 같이 방법을 특정하지 않은 채 결과만 요구했는지입니다. 둘째, 채권자가 추심업자의 협박 사실을 사전에 알았거나, 진행 중에 보고받고도 묵인·방치했는지입니다. 셋째, 채권자와 추심업자 사이에 협박이라는 구체적 행위 자체에 대한 상호 의사연락과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형법상 공동정범(제30조) 성립의 핵심 요건입니다. 넷째, 추심업자의 협박이 위임받은 지시 범위를 벗어난 독자적 초과행위인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지시가 막연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공범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막연함을 이용해 수사기관이 '묵시적 공모'를 구성하려 할 때 이를 막아 낼 수 있는가는 결국 기록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지시가 적법한 추심 범위 안이었음을 증명 가능한 형태로 세우기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단순히 결과를 함께 원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범죄 실행 자체에 대한 상호 의사연락과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입니다. 채권자가 "돈을 받아 달라"고 위임한 사실만으로는 협박이라는 구체적 실행행위에 대한 의사연락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이 지점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위임 당시의 지시 내용을 기록물로 확보합니다.
추심을 의뢰하며 주고받은 문자, 카카오톡, 위임계약서, 통화 녹음 중 "합법적인 절차로만 진행해 달라", "무리하게 압박하지 말라"는 취지의 표현이 있었는지 전수 확인합니다. 설령 그런 표현이 없었더라도, 채무 원금·기한·독촉 방법을 특정해 위임했을 뿐 협박·공갈에 해당할 만한 구체적 방법을 지시하거나 승낙한 정황이 없다는 점을 대화 전체 맥락에서 드러냅니다. 반대로 "세게 나가라", "받을 때까지 무슨 수를 써도 좋다"는 식의 표현이 있었다면, 이는 초과행위에 대한 사전 승인으로 해석될 위험이 있으므로 그 표현의 맥락(단순한 독촉 촉구였는지, 방법까지 특정한 지시였는지)을 별도로 다툽니다.
2) 채권추심법상 적법한 절차 안에서 위임했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호는 채권추심자가 채무자에게 폭행·협박·체포·감금 또는 위계·위력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합니다(같은 법 제15조 제1항). 이 조항은 추심업자 본인의 행위규범이지 채권자의 위임 내용을 규율하는 것이 아니므로, 채권자가 정상적인 위임계약서·추심 수수료 지급 구조를 통해 통상적인 방식으로 의뢰했다는 사실은 오히려 적법한 절차를 전제로 한 위임이었음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됩니다.
3) 협박 사실을 사전에 인식할 수 없었던 정황을 재구성합니다.
협박이 발생한 통화·방문 시점과 채권자가 추심업자로부터 진행 상황을 보고받은 시점을 대조해, 협박행위가 있었던 그 순간에 채권자가 이를 인지하거나 지시할 위치에 있지 않았음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추심업체에 업무를 전적으로 맡기고 개별 독촉 방식까지 관여하지 않는 것이 통상적인 위임 실무라는 점도 함께 소명해, 채권자가 협박이라는 개별 실행행위를 사전에 알거나 관여할 수 없는 구조였음을 드러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사후 묵인·추인 프레임을 사전에 차단하기
사전 지시가 없었다는 점을 소명해도, 수사기관은 종종 "진행 상황을 보고받고도 제지하지 않았다"는 사후 정황을 들어 묵시적 추인 내지 방조로 구성하려 합니다. 형법상 교사범·방조범의 책임은 원칙적으로 교사·방조한 범위를 넘는 초과 실행 부분에는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자료가 없으면 수사 단계에서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협박 사실을 인지한 즉시 이의를 제기한 기록을 확보합니다.
추심업자로부터 "이렇게 압박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시점이 있다면, 그 직후 "그런 방식은 안 된다", "적법하게만 진행하라"고 제지한 문자·통화 기록을 최우선으로 확보합니다. 이런 기록이 있으면 지시 범위를 넘은 행위에 대해 즉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는 사실이 명확해져, 묵인이나 추인으로 구성하려는 시도를 정면으로 반박할 수 있습니다.
2) 위임 해지·경고 등 후속 조치를 정리합니다.
협박 사실을 알게 된 후 추심업체와의 위임을 해지했거나, 서면으로 시정을 요구했거나, 다른 업체로 교체한 사실이 있다면 이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문제를 인지한 뒤에도 계속 같은 방식으로 추심을 맡겼다면 묵인으로 해석될 여지가 커지므로, 이런 후속 조치의 유무와 시점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3) 공모의 경제적 동기가 없었음을 함께 드러냅니다.
공모공동정범 판단에서 법원은 범행에 대한 본질적 기여와 함께 그로 인한 이익 귀속 관계도 함께 살핍니다. 채권자가 추심업자에게 원금 회수액과 무관한 정액 성공보수만 지급했을 뿐, 협박으로 얻어낸 초과 금액을 나누어 가지는 구조가 아니었다는 점을 정리해 두면, 협박이라는 위법한 방법을 채권자가 유인할 경제적 동기 자체가 없었다는 점을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결론
추심업체에 회수를 맡기는 것 자체는 잘못이 아닙니다. 문제는 그 위임이 '무엇을, 어디까지' 지시한 것이었는지가 나중에 협박죄 수사 과정에서 채권자 자신의 언어로 다시 해석된다는 데 있습니다. 지시 범위가 흐릿할수록, 그리고 문제를 알고도 대응하지 않은 시간이 길수록 공범으로 몰릴 위험은 커집니다.
지금 추심업체에 위임한 상태이거나, 이미 채무자 측의 항의나 고소 움직임을 전해 들으셨다면, 위임 당시의 지시 내용과 그 이후의 대응이 협박죄 공범 성립을 막을 수 있는 형태로 남아 있는지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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