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위장 구매자로 접근해서 팔았는데 함정수사라 무효 아닌가요
경찰이 위장 구매자로 접근해서 팔았는데 함정수사라 무효 아닌가요
법률가이드
마약/도박수사/체포/구속

경찰이 위장 구매자로 접근해서 팔았는데 함정수사라 무효 아닌가요 

김강희 변호사


경찰이 위장 구매자로 접근해서 팔았는데 함정수사라 무효 아닌가요


사건 개요


연락처를 주고받던 상대에게 마약을 건넸는데, 알고 보니 그 상대가 수사관이거나 수사에 협조하는 정보원이었다는 이유로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이 있습니다. "먼저 구해달라고 조른 건 상대방이었다", "나는 원래 팔 생각이 없었는데 계속 연락이 와서 응했을 뿐이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그러고는 뉴스나 인터넷에서 본 '함정수사' 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그렇게 잡힌 것이니 사건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것 아니냐고 물으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위장 구매자를 통한 단속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사건이 자동으로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무효'라는 표현도 정확한 법률 용어는 아닙니다. 함정수사가 위법하다고 인정되면 벌어지는 일은 판매 행위나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 검사의 공소제기 자체가 절차적으로 무효가 되어 법원이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약을 실제로 판매한 사람에게는 이 항변이 인정되는 문턱이 생각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 이유와, 그럼에도 다퉈볼 수 있는 지점이 무엇인지를 짚어보겠습니다.


핵심 쟁점


대법원은 함정수사를 두 갈래로 나눠 봅니다. 본래 범행 의사가 없던 사람에게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집요한 권유로 새로 범의를 심어 넣은 범의유발형은 위법하고, 이미 범행 의사를 가진 사람에게 단지 실행할 기회만 준 기회제공형은 위법하지 않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입니다. 위법한 범의유발형에 기초해 기소가 이뤄지면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해 공소기각 판결의 대상이 됩니다. 반면 기회제공형이면 함정수사 항변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통상의 절차대로 유・무죄가 가려집니다.

대법원 2007도1903 판결 등이 제시한 판단 기준은 해당 범죄의 종류와 성질, 유인자의 지위와 역할, 유인의 경위와 방법, 유인에 따른 피유인자의 반응, 피유인자의 처벌 전력, 유인행위 자체의 위법성을 종합해 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마약 '매매' 사건에는 이 기준이 유독 불리하게 적용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실제 사건들을 보면, 물건을 직접 조달해 판매까지 나아간 사람은 '이미 판매할 능력과 의사를 갖추고 있었다'고 보아 기회제공형(적법)으로, 단순히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 준 정도에 그친 사람만 범의유발형(위법)으로 갈리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즉 "팔았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범의를 갖고 있었다는 정황으로 읽히기 쉽습니다. 그래서 위장 구매자가 접근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승산을 낙관하기 어렵고, 처음부터 사실관계를 정밀하게 재구성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이미 범의가 있었다'는 전제를 사실관계로 깨기


매매 사건에서 범의유발형 항변이 통하려면, 검사・수사기관 쪽의 주장과 달리 애초에 팔 생각이 없었다는 점을 구체적 사실로 보여야 합니다. 막연히 "권유에 넘어갔다"는 진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접근합니다.

1) 최초 접촉이 누구로부터, 어떤 경위로 시작됐는지 시간순으로 복원합니다.

메신저・문자・통화 기록의 원본과 삭제 이력을 확보해, 먼저 판매 의사를 밝히거나 광고를 올린 쪽이 의뢰인인지, 아니면 상대방이 판매자를 물색하며 먼저 접근한 것인지를 가려냅니다. 의뢰인이 처음엔 거절하거나 소극적으로 답했다가 상대의 반복된 요청 끝에 응한 대화가 남아 있다면, 그 자체가 범의유발형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2) 유인자의 신분과 역할, 특히 보상 구조를 규명합니다.

접근한 사람이 수사관 본인인지, 수사에 협조하는 정보원인지에 따라 위법성 판단이 달라집니다. 정보원인 경우 검거 실적에 따라 보상을 받는 구조였다면, 그 정보원이 실적을 위해 적극적으로 거래를 유도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수사기관과의 협조 이력, 유사 사건에서의 역할 등)을 확보해 유인의 강도를 부각합니다.

3) 권유의 반복・집요함과 거래 규모의 이례성을 정리합니다.

한 번의 요청에 응한 것과, 수차례 거절 후 회유・애원・동정심 자극 등을 거쳐 응한 것은 법적 평가가 다릅니다. 요청 횟수와 간격, 거래량이 평소 의뢰인의 씀씀이나 조달 능력에 비추어 비정상적으로 컸는지(수사기관이 실적을 위해 더 큰 거래를 유도한 정황)도 함께 짚어, 유인행위 자체의 위법성을 구체적으로 드러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함정수사 항변이 어려울 때의 현실적인 대응 설계


사실관계를 재구성해도 법원이 기회제공형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매매 사건에서는, 함정수사 항변 하나에만 기대지 않고 다층적인 방어선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1) 개별 증거 수집 절차의 하자를 별도로 다툽니다.

함정수사 자체는 적법하다고 보더라도, 그 이후 이뤄진 임의동행의 임의성, 소지품・차량 압수수색영장의 요건, 소변・모발 감정물 채취 동의의 진정성 등 개별 절차에 위법이 있었다면 그 증거만 따로 배제될 수 있습니다. 체포 당시 영상・조서를 확보해 절차 하나하나를 점검합니다.

2) 매매 횟수와 수량을 다투어 적용 법조와 죄질을 낮춥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는 향정신성의약품 매매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영리 목적이나 상습성이 인정되면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합니다. 위장 구매자와의 거래 1건만으로 상습성・영리성을 단정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다른 거래 이력과 분리해 이 건의 규모와 성격을 한정 짓는 것이 형량에 실질적 영향을 줍니다.

3) 초범・재범방지 노력을 양형 자료로 쌓습니다.

함정수사 항변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수사 초기 단계의 자백과 협조, 마약류 중독 치료・재활 프로그램 이수, 판매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었다는 자료는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데 실제로 영향을 미칩니다. 함정수사 다툼과 양형 준비는 상호 배타적이지 않으므로, 처음부터 두 갈래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결론


위장 구매자가 접근해 거래가 이뤄졌다는 사정은 함정수사를 의심해 볼 실마리는 되지만, 그 자체로 사건을 '무효'로 만드는 만능 카드는 아닙니다. 실제로 무효가 되는 것은 판매 행위가 아니라 검사의 공소제기이며, 그마저도 범의를 새로 유발당했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증명될 때에만 인정됩니다. 특히 물건을 직접 조달해 판매까지 나아간 사건에서는 이미 범의가 있었다고 보는 경향이 강해, 항변의 문턱이 결코 낮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최초 접촉의 경위와 유인자의 역할, 권유의 강도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남겨 증명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고, 그 다툼이 여의치 않을 경우를 대비한 양형 전략까지 함께 세워야 합니다. 위장 구매자와의 거래로 입건됐다면, 지금 갖고 있는 대화 기록과 사건 경위를 갖고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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