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추행, 폭행·협박 없이 보호·감독 관계만으로 처벌되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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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

목회자 추행, 폭행·협박 없이 보호·감독 관계만으로 처벌되는 기준 

강대현 변호사

안수기도를 해주겠다며 몸에 손을 얹거나, 상담을 핑계로 신체를 접촉하는 목회자의 행위가 문제 될 때마다 흔히 나오는 방어가 있습니다. "폭행이나 협박은 전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범죄는 폭행·협박으로만 성립하지 않습니다. 성폭력처벌법은 업무·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보호·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해 위계 또는 위력만으로 추행한 경우도 별도로 처벌하고 있고, 종교지도자와 신도 사이의 관계도 여기서 예외가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목회자의 추행이 폭행·협박 없이도 어떤 요건으로 성립하는지, 법원이 실제로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성폭력처벌법 제10조 — 폭행·협박이 없어도 성립하는 추행

형법상 강제추행죄(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한 추행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폭행이나 협박이라 할 만한 유형력의 행사가 전혀 없었는데도 추행이 성립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1항이 정한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가 그것입니다. 이 조항은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추행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폭행·협박을 요건으로 하는 강제추행죄보다 법정형은 가볍지만, 폭행·협박이라는 증거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한 사안에서도 처벌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합니다.

이 조항이 별도로 만들어진 이유는 분명합니다. 상대방을 힘으로 제압하지 않아도, 지위나 권세만으로 얼마든지 저항을 무력화할 수 있는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 상사와 부하직원, 교수와 제자, 코치와 선수처럼 한쪽이 다른 쪽의 신분·평가·거취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관계에서는,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저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추행이 아니라고 볼 수 없습니다. 목회자와 신도의 관계 역시 이러한 보호·감독 관계의 전형적인 예로 다뤄질 수 있는데, 왜 그런지는 다음 항목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보호·감독을 받는 사람에게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하면, 폭행·협박이 없어도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위반이 성립한다.

보호·감독 관계란 무엇인가 — 목회자와 신도 사이에도 성립하는 이유

법 조문이 말하는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는 근로계약이나 위임계약처럼 형식적인 계약관계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실질적으로 한쪽이 다른 쪽을 지도·교육·보호하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관계라면 폭넓게 포함되는 것으로 다뤄집니다. 교수와 제자, 코치와 선수, 의사와 환자처럼 사실상 지배와 순종의 구조가 형성되는 관계가 대표적입니다. 종교지도자와 신도의 관계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신도는 목회자를 신앙공동체 안에서 영적 권위를 가진 지도자로 받아들이고, 상담·심방·안수기도 등을 통해 정신적·정서적으로 크게 의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모든 목회자와 신도의 관계가 자동으로 보호·감독 관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담임목사와 오랜 기간 신앙지도를 받아온 신도처럼 실질적인 영향력의 크기가 뚜렷한 경우와, 우연히 같은 예배에 참석한 정도의 느슨한 관계는 같게 평가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형성된 경위, 신도가 목회자에게 상담이나 신앙지도를 받아온 기간과 정도, 교회 조직 내에서 목회자가 갖는 지위, 신도가 그 관계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 보호·감독 관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합니다.

위계와 위력의 차이 — 안수기도·상담을 빙자한 접촉은 어디에 해당하나

조문은 '위계 또는 위력'을 나란히 규정하고 있지만 둘은 성격이 다릅니다. 위계는 상대방이 사실을 알지 못하거나 착오에 빠진 상태를 이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컨대 안수기도 과정에서 신체 접촉이 반드시 필요한 절차인 것처럼 설명하거나, 특정 부위를 만져야 병이 낫거나 나쁜 기운이 물러간다는 식으로 신도를 속여 접촉을 유도했다면 위계에 의한 추행에 해당할 여지가 큽니다. 신도는 그것이 종교적으로 정당한 절차라고 믿고 응했을 뿐, 추행에 동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위력은 이와 달리 상대방을 속이지 않아도 성립합니다. 법원은 위력을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으로 폭넓게 해석하면서, 그 세력이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고 행위자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목회자가 신앙공동체 안에서 가지는 절대적인 종교적 권위, 즉 그의 말을 신의 뜻으로 받아들이는 신도들의 태도 자체가 이러한 무형의 세력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신도가 겉으로 명확히 거부 의사를 밝히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 이유가 목회자의 권위에 눌려 있었기 때문이라면 위력에 의한 추행이 성립하는 데 지장이 없습니다.

  • 위계 — 사실을 모르거나 착오에 빠진 상태를 이용(안수기도에 접촉이 필수라고 속이는 등).

  • 위력 — 지위·권세로 자유의사를 제압(명시적인 기망 없이도 성립).

  • 공통점 — 폭행·협박은 요건이 아니며, 접촉의 존재와 그것이 지위·관계에서 비롯됐는지가 문제됨.

법원이 실제로 보는 판단 기준 — 종교적 권위를 위력으로 인정한 사례

위력 행사에 해당하는지는 추상적으로 판단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범행이 일어난 일시와 장소, 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와 목적, 그 자리에 있던 인원수, 세력이 행사된 구체적인 양태, 피해자가 처한 지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목회자 사건에서는 특히 신도가 그 교회·교단에 소속된 기간, 목회자가 신도의 신앙생활이나 사생활에 관여해 온 정도, 문제된 접촉이 공개된 예배 자리에서 벌어졌는지 아니면 단둘이 있는 상담실·심방 자리에서 벌어졌는지가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실제로 신도 여러 명을 상습적으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담임목사에게 실형이 선고된 사건도 있었습니다. 신앙공동체 특유의 폐쇄성과 위계질서 속에서 피해자들이 오랜 기간 문제 제기를 하지 못했던 사정, 목회자의 절대적 지위 때문에 신도들이 거부 의사를 밝히기 어려웠던 정황이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종교단체 지도자가 신도들에게 사실상 절대적인 권위를 행사해 온 경우, 그 권위 자체가 위력으로 인정되어 성범죄 유죄 판단의 핵심 근거가 된 사례들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구체적 적용 예시 — 안수기도·심방·상담에서 문제되는 장면

실무에서 반복되는 유형은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안수기도를 하면서 특정 신체 부위에 손을 얹거나 끌어안는 행위를 신앙적 절차로 포장하는 경우, 개인 상담이나 심방을 이유로 단둘이 있는 자리를 만든 뒤 위로나 격려를 빙자해 신체를 접촉하는 경우, 리더십 훈련이나 봉사자 모임을 명목으로 신체적 친밀감을 강요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예를 들어 오랜 기간 담임목사에게 개인 신앙상담을 받아온 신도가, 상담 중 목사가 어깨와 등을 쓰다듬다 점차 접촉 범위를 넓혀가도 관계가 틀어질까 봐 문제 삼지 못했다면, 폭행·협박이 없었어도 위력에 의한 추행이 문제 될 수 있는 전형적인 사안입니다.

신도가 미성년자이거나 정신적으로 목회자에게 강하게 의존하는 상태였다면 사안은 더 무거워집니다. 상황에 따라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준강제추행(형법 제299조)이 함께 검토될 수도 있고, 신도가 미성년자라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어 처벌 수위가 크게 올라갑니다. 반대로 접촉이 발생한 경위에 우발적인 사정이 섞여 있거나, 두 사람의 관계가 보호·감독이라 부를 만큼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제10조 적용 자체가 다퉈질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접촉 그 자체보다, 그 접촉이 목회자의 지위·권위를 배경으로 이루어졌는지에 있습니다.

강제추행죄와의 관계 — 폭행·협박이 곁들여지면 어떻게 되나

성폭력처벌법 제10조와 형법상 강제추행죄는 배타적인 관계가 아닙니다. 위력에 의한 접촉이라도 그 과정에서 신체를 강하게 붙잡거나 반항을 억누르는 유형력이 동반되었다면, 이는 폭행을 수반한 것으로 평가되어 오히려 법정형이 더 무거운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죄로 의율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수사기관이 확보한 증거관계에 따라 두 죄 중 어느 쪽으로 기소할지, 또는 예비적·택일적으로 함께 기소할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굳이 어느 죄명에 해당하는지를 스스로 특정할 필요 없이, 있었던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한 가지 더 유의할 대목은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2항입니다. 법률에 따라 구금된 사람을 감호하는 사람이 그 사람을 추행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제1항보다 무겁게 처벌됩니다. 목회자와 신도의 관계는 이 조항이 직접 적용되는 감호관계는 아니지만, 신도가 사실상 벗어나기 어려운 폐쇄적 공동체 안에 있었다는 사정은 위력의 강도를 판단할 때 비슷한 방향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확보해야 할 증거와 절차

위력에 의한 추행은 폭행·협박에 의한 추행보다 겉으로 드러나는 물리적 흔적이 적기 때문에, 접촉이 있었던 정황과 그 접촉이 목회자의 지위·권위를 배경으로 이루어졌다는 정황을 함께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접촉이 있었던 일시·장소·상황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메모하거나 기록.

  • 상담·심방·안수기도 요청과 관련한 문자·카카오톡·통화기록.

  • 같은 목회자에게 유사한 피해를 겪은 다른 신도가 있는지 확인(공동 진술·증언 확보).

  • 사건 직후 주변인에게 알린 사실(지인·가족·교회 관계자 진술).

  • 필요시 의료기관 진료기록이나 심리상담 기록.

성범죄는 2013년 형법·성폭력처벌법 개정으로 친고죄가 폐지되어,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수사기관이 인지하면 수사를 개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진술이 핵심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할 정황 증거를 함께 준비해두는 것이 사건 진행에 도움이 됩니다. 교회 내부에서 문제를 조용히 덮으려는 시도가 있더라도, 형사 절차는 그와 무관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목회자 측 방어와 예외 흐름 — 정당행위 항변의 한계

목회자 측에서 흔히 내세우는 방어는 문제된 접촉이 안수기도나 축복기도 등 종교의식의 일부였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종교의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신체 접촉이 자동으로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안수기도 과정에서 이루어진 유형력 행사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형법 제20조)로 인정받으려면 그 방법과 정도가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정신질환 치료를 명목으로 환자를 장시간 강제로 제압하며 안수기도를 하다 상해를 입힌 사건에서, 법원은 이를 과도한 유형력 행사로 보아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1994. 8. 23. 선고 94도1484 판결,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8도2695 판결 취지 참조).

추행 사건에서도 같은 논리가 적용됩니다. 안수기도라는 명목을 붙였다고 해서 성적 의미를 가지는 신체 접촉까지 종교의식으로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실제 재판에서는 접촉 부위와 방식, 그것이 통상적인 종교의식의 범위를 얼마나 벗어났는지, 피해자가 그 순간 이를 성적인 접촉으로 인식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다투게 됩니다. 목회자 측이 정당행위나 종교의 자유를 근거로 무죄를 다투더라도, 접촉의 목적과 방식이 통상적인 종교의식에서 현저히 벗어났다면 그 항변이 받아들여지기는 어렵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폭행이나 협박이 전혀 없었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네.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1항은 업무·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보호·감독을 받는 사람에게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경우를 별도로 처벌하고 있어, 폭행·협박이 없어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목회자와 신도 사이에 실질적인 보호·감독 관계가 있었는지가 함께 판단됩니다.

Q. 신도가 그 자리에서 명확히 거부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없는 것 아닌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위력에 의한 추행은 피해자가 물리적으로 저항했는지를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목회자의 종교적 권위에 눌려 거부 의사를 밝히기 어려웠던 사정이 인정되면 명시적인 저항이 없었더라도 추행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안수기도 중 접촉이라 종교의식이었다고 주장하면 무죄가 되나요?

A. 종교의식이라는 사정만으로 신체 접촉이 자동으로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접촉의 부위·방식이 통상적인 종교의식의 범위를 현저히 벗어났다면 정당행위 항변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Q. 이 범죄는 피해자가 고소해야만 수사가 시작되나요?

A. 아닙니다. 성범죄는 2013년 개정으로 친고죄가 폐지되어,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수사기관이 인지하면 수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는 피해자의 진술과 신고가 수사의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담임목사가 아니라 부목사, 전도사, 선교사 등도 이 조항으로 처벌될 수 있나요?

A. 직분의 명칭보다 실질적인 보호·감독 관계가 있었는지가 기준입니다. 부목사나 전도사도 신도의 신앙지도·상담을 실질적으로 담당하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면 같은 조항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Q. 형법상 강제추행죄로도 함께 처벌될 수 있나요?

A. 접촉 과정에서 신체를 강하게 붙잡거나 반항을 억누르는 유형력이 동반되었다면 법정형이 더 무거운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죄로 의율될 수 있습니다. 두 죄는 사실관계에 따라 택일적으로 적용됩니다.

맺음말

목회자의 추행은 폭행이나 협박이라는 눈에 보이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가볍게 다뤄질 사안이 아닙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0조는 업무·고용 관계뿐 아니라 종교지도자와 신도 사이처럼 사실상 지배와 순종의 구조가 형성되는 관계까지 폭넓게 포섭하고 있고, 법원은 그 관계에서 비롯된 무형의 권위 자체를 위력으로 인정해 왔습니다. 신도가 그 순간 명확히 거부하지 못했다는 사정은 오히려 목회자의 권위가 그만큼 강하게 작용했다는 정황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관건은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접촉이 어떤 관계와 맥락 속에서 이루어졌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데 있습니다. 접촉이 일어난 경위, 두 사람 사이의 신앙지도·상담 관계가 형성되어 온 기간, 그 자리가 공개된 장소였는지 여부 같은 사정들이 위력 인정 여부를 가르는 근거가 됩니다.

실제로 수원지검이나 경기남부 지역 경찰서에도 이런 유형의 고소·고발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는 만큼, 관련된 상황에 놓여 있다면 시간이 지나 기억과 정황이 흐려지기 전에 자신이 처했던 관계와 상황부터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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