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금 노린 기획 고소 의심되면 — 상대 전력·녹취 확보
사건 개요
회식 자리나 술자리에서의 우발적 접촉을 이유로 강제추행 고소장을 받은 분들 중 상당수가,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상한 흐름을 겪습니다. 고소가 접수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상대방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와 "이 정도면 합의금 얼마에 조용히 끝낼 수 있다"는 식의 제안을 던지는 경우입니다. 정식 변호사를 통한 합의 요청이 아니라, 본인 또는 지인 명의로 직접 특정 금액을 제시하며 "지금 합의하지 않으면 처벌이 훨씬 커질 것"이라는 압박이 함께 붙습니다.
실제로 상담을 오시는 분들 중에는, 알아보니 상대방이 과거에도 비슷한 자리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여러 사람을 고소한 전력이 있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전해 듣고 저를 찾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신고 경위나 진술이 사건마다 비슷한 틀을 반복하고, 형사처벌보다 합의금 액수에 더 집중하는 태도가 보인다면, 이는 실제 피해 회복이 아니라 처음부터 금전을 목적으로 설계된 고소, 이른바 '기획 고소'일 가능성을 검토해야 하는 신호입니다.
다만 억울함과 의심만으로는 아무것도 뒤집을 수 없습니다. 상대방의 고소가 기획된 것이라는 정황은 구체적인 자료로 뒷받침돼야 하고, 그 자료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확보하느냐가 이후 형사 방어와 무고·공갈 대응의 성패를 가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게 되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원 사건인 강제추행 혐의 자체에서 고의성과 추행성을 다툴 여지가 있는지입니다. 둘째, 상대방이 형사처분을 지렛대 삼아 금전을 요구했다면 이는 형법 제350조 공갈죄의 구성요건인 '공갈에 의한 재물·이익 취득'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셋째, 신고 내용의 핵심이 객관적으로 허위이고 상대방이 이를 인식하면서도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했다는 사정이 드러나면 형법 제156조 무고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넷째, 이 모든 주장을 뒷받침할 고소 전력과 금전 요구 정황을 어떤 방법으로, 적법하게 확보하느냐입니다.
주의할 부분도 있습니다. 고소가 여러 차례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나 상대방 사건이 불송치·불기소로 끝났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무고가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신고 내용의 핵심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고, 상대방이 그 허위성을 인식했다는 점까지 구체적으로 입증돼야 합니다. 그래서 막연히 "전에도 그런 사람이라더라"는 소문이 아니라, 확인 가능한 형태의 자료로 전환하는 작업이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상대방의 '고소 전력'을 입증 가능한 형태로 확인하기
소문 수준의 '전에도 그랬다더라'는 법정에서 아무 힘이 없습니다. 상대방의 반복적 고소 패턴을 실제 기록으로 끌어와야 무고·공갈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자료를 만듭니다.
1) 증거개시·사실조회로 수사기관이 가진 자료를 확인합니다.
변호인은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에 따라 검사가 보유한 서류의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고, 재판 단계에서는 같은 법 제272조에 따라 법원이 직권 또는 신청으로 수사기관 등에 사실조회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유형의 고소를 반복해 온 정황이 있다면, 이를 근거로 관련 수사기록이나 처분 이력에 대한 조회를 신청해 소문을 확인 가능한 자료로 바꿉니다.
2) 동일한 수법을 겪은 다른 사람들과의 접점을 확인합니다.
기획성 고소는 특정한 장소·상황(회식, 술자리, 특정 업종 등)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반복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대검찰청은 합의금을 노리고 고소를 남발하는 '기획성 형사고소'를 확인하면 고소인을 공갈죄 등으로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고, 유사한 수법으로 260여 명을 고소한 뒤 합의금을 받아낸 사람이 공갈죄로 처벌된 사례도 있습니다. 이런 선례에 비추어 상대방의 행적이 동일한 패턴에 해당하는지를 짚어냅니다.
3) 진술과 신고 경위의 부자연스러운 지점을 별도로 정리합니다.
신고 시점이 사건 직후가 아니라 합의금 협상이 결렬된 뒤로 늦춰지거나, 진술의 핵심 부분이 조사 회차마다 조금씩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지점은 그 자체로 무고를 단정 짓는 근거는 아니지만, 형사처분보다 금전 회수에 무게가 실려 있었다는 정황을 뒷받침하는 보조 자료로 함께 정리해 둡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금전 요구를 적법하게 녹취해 무고·공갈 대응의 근거로 세우기
고소 전력을 확인했다 해도, 이번 사건에서 실제로 금전을 요구했다는 사실 자체가 없으면 무고·공갈 대응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장 결정적인 것은 상대방이 직접 남긴 금전 요구 정황입니다.
1) 대화 당사자로서 하는 녹음은 적법하다는 점을 활용합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가 금지하는 것은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타인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감청하는 행위입니다. 본인이 대화의 당사자로서 상대방과 나눈 통화나 대면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상대방의 동의가 없더라도 이 법의 처벌 대상이 아니며, 형사·민사 절차 모두에서 증거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먼저 연락해 온다면 그 통화부터 녹음을 시작해 두어야 합니다.
2) 녹취에 '조건부 금전 요구'가 드러나도록 대화를 이끕니다.
막연히 "합의하자"는 말만으로는 공갈의 근거로 쓰기 어렵습니다. 금액이 얼마인지, 그 돈을 주면 고소를 취하하거나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겠다는 것인지를 상대방의 입으로 직접 말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합의금이 정확히 얼마면 되나요", "그 돈을 드리면 고소를 취하해 주시는 건가요" 같은 질문으로 대화를 유도하면, 형사처분을 지렛대로 삼은 금전 요구라는 사실이 녹취 안에 자연스럽게 남습니다.
3) 확보한 녹취를 원 사건 방어와 별도 대응에 함께 씁니다.
이렇게 확보한 녹취와 고소 전력 자료는 두 방향으로 씁니다. 하나는 원 사건 수사기관에 제출해 고소의 동기와 신빙성을 다투는 자료로 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요구 방식이 형법 제350조가 정한 공갈이나 형법 제156조가 정한 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면 상대방을 상대로 별도의 고소를 검토하는 것입니다. 다만 무고는 신고 내용이 객관적으로 허위이고 상대방이 이를 인식했다는 점까지 갖춰야 하므로, 녹취만으로 성급하게 결론 내리지 않고 원 사건의 진행 상황과 함께 판단합니다.
결론
합의금을 노린 기획 고소는 겉으로는 평범한 형사 고소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점은 상대방이 처벌보다 돈에 더 관심을 보인다는 것, 그리고 그 관심이 대화 속에 흔적을 남긴다는 것뿐입니다.
상대방의 태도가 석연치 않다고 느껴진다면, 그 느낌을 억울함으로만 남겨 두지 말고 고소 전력을 확인 가능한 자료로, 금전 요구를 적법한 녹취로 바꾸어 두시기 바랍니다. 지금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면, 무엇을 먼저 확보하고 어떤 순서로 대응해야 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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