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인 줄 몰랐다는 주장이 법원에서 인정된 사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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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대상 성범죄

중학생인 줄 몰랐다는 주장이 법원에서 인정된 사례 있나요 

김강희 변호사


중학생인 줄 몰랐다는 주장이 법원에서 인정된 사례 있나요


사건 개요


앱이나 지인 소개로 만난 상대와 관계를 가진 뒤, 뒤늦게 상대가 중학생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수사를 받게 되는 사건이 적지 않습니다. 의뢰인들은 한결같이 "옷차림이나 말투, 대화 내용 어디를 봐도 학생 같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실제로 상대가 나이를 속였거나,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만남을 이어간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건을 맡으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피해자가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중학생 연령대라면, 이 사건은 폭행이나 협박, 심지어 합의 여부와도 무관하게 형법 제305조 제2항이 적용되는 사건이라는 점입니다. "몰랐다"는 주장이 이 조항 앞에서 어떤 무게를 갖는지, 그리고 실제로 법원이 이 주장을 받아들인 적이 있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대응 방향이 보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법원이 이 주장을 완전히 무시하지는 않지만, 받아들이는 문턱은 매우 높습니다. 단순한 느낌이나 인상만으로는 통하지 않고, 상당한 이유를 뒷받침할 객관적 근거가 갖추어졌을 때에 한해 제한적으로 고려될 뿐입니다.


핵심 쟁점


이 유형의 사건은 크게 네 가지 쟁점으로 갈립니다. 첫째, 2020년 신설된 형법 제305조 제2항이 왜 만들어졌는지—13세 이상 16세 미만 청소년에 대해서는 폭행·협박이 없어도, 19세 이상인 사람이 위계 또는 위력으로 간음·추행하면 강간죄(제297조) 등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한 취지입니다. 둘째, "나이를 몰랐다"는 주장이 형법상 어떤 법리에 해당하는지—형법 제15조 제1항의 사실의 착오 문제로, "특별히 무거운 죄가 되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무거운 죄로 벌하지 아니한다"는 조문이 근거입니다. 셋째, 이 착오가 인정되려면 판례가 요구하는 '상당한 이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입니다. 넷째, 나이 착오와는 별개로 '위계 또는 위력'이라는 구성요건 자체가 애초에 충족되었는지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지점은 넷째 쟁점입니다. 나이를 알았는지 몰랐는지에 갇혀 있다가, 정작 처벌의 또 다른 축인 '위계 또는 위력'이 실제로 있었는지는 다투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몰랐다'는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로 구성하기


"학생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진술만으로는 법정에서 힘을 갖지 못합니다. 법원은 사실의 착오를 인정할 때 행위자의 주관적 인상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검증 가능한 근거가 있었는지를 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이 근거를 구성합니다.

1) 상대가 스스로 밝힌 나이·신분에 관한 기록을 모읍니다.

앱 프로필에 기재된 나이, 대화 중 "대학교 다닌다", "직장인이다" 등 스스로 밝힌 신분에 관한 진술을 대화 캡처·메시지 원문으로 확보합니다. 상대가 먼저 적극적으로 성인이라고 주장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남아 있을수록, 단순히 '그렇게 보였다'는 인상보다 훨씬 강한 근거가 됩니다.

2) 만남 과정에서 확인을 시도한 정황을 재구성합니다.

신분증이나 학생증 확인을 요청했는지, 만남 장소·시간대(심야 유흥가 출입 여부 등)나 대화 수준이 성인 특유의 것이었는지를 시간 순으로 정리합니다. 아무런 확인 시도 없이 그저 '어려 보이지 않았다'고만 진술하면 법원은 오히려 확인 의무를 게을리한 정황으로 볼 수 있으므로, 확인을 시도했다면 그 사실 자체를 구체적 정황으로 남깁니다.

3) 판례가 요구하는 '상당한 이유'의 눈높이에 맞춥니다.

법원은 미성년자 보호라는 입법 취지를 강하게 고려하기 때문에, 나이 착오를 넓게 인정해 주지 않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실제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2년 12월 21일 선고한 2022고합550 판결에서, 피해자의 실제 연령이 행위자가 인식한 연령보다 더 보호가 두터운 구간이었던 사안에 대해 경한 인식이 아니라 실제 발생한 결과 그대로 처벌해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이는 법원이 나이에 관한 착오를 행위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폭넓게 인정해 주지 않는다는 태도를 잘 보여줍니다. 그래서 '몰랐다'는 주장은 막연한 항변이 아니라, 위 1)·2)의 구체적 근거로 뒷받침될 때에만 제한적으로 고려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나이 착오와 별개로 '위계·위력' 요건 자체를 다투기


나이를 몰랐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사건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305조 제2항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 간음·추행한 경우에만 적용되는 조항이므로, 이 요건 자체를 다투는 것은 나이 착오와는 완전히 별개의 방어선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지점을 다음과 같이 검토합니다.

1) '위계'에 해당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집니다.

위계란 상대를 착오에 빠뜨려 그 부지·착오를 이용해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합니다. 단순히 만남 자체가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는 위계가 인정되지 않으며, 어떤 거짓말이나 기망 행위로 상대의 판단을 흐렸는지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합니다. 그런 기망 행위가 애초에 없었다면, 나이를 몰랐는지와 무관하게 이 구성요건 자체가 충족되지 않습니다.

2) '위력'에 해당하는지도 별도로 검토합니다.

위력은 폭행·협박에 이르지 않더라도 상대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만한 힘을 가리키며, 나이 차이나 관계의 우위만으로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대화의 주도권, 만남이 이루어진 경위, 거절 의사표시가 있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위력에 해당할 만한 사정이 실제로 존재했는지를 사실관계 차원에서 다툽니다.

3) 수사 초기 진술 방향을 관리합니다.

나이 착오와 위계·위력이라는 두 쟁점은 진술 과정에서 뒤섞이기 쉽고, 초기에 막연히 "몰랐다"고만 진술하면 정작 다툴 수 있는 위계·위력 요건에 대한 방어 기회를 스스로 좁히게 됩니다. 그래서 조사를 앞둔 시점부터 두 쟁점을 분리해 각각에 맞는 사실관계와 증거를 준비하는 것이 초기 대응의 핵심입니다.


결론


"중학생인 줄 몰랐다"는 주장이 법원에서 아예 통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막연한 인상만으로 인정된 사례는 찾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미성년자 보호라는 입법 취지를 무겁게 보고, 객관적으로 검증 가능한 근거가 갖추어졌을 때에만 제한적으로 고려하는 태도를 취해 왔습니다.

그렇다고 나이를 몰랐다는 항변 하나에만 사건 전체를 걸 필요는 없습니다. 위계·위력이라는 별도의 구성요건을 함께 살피면 방어의 폭이 넓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면, 나이 착오와 위계·위력 요건을 나누어 처음부터 어떤 근거를 남기고 어떻게 다툴지 방향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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