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단속 현장에서 경찰이 손님으로 위장해 접근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함정수사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실제로 위법한 함정수사로 인정된다 해도, 그 결과가 흔히 기대하는 '무죄'가 아니라 '공소기각'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무죄와 공소기각은 겉보기엔 비슷해 보여도 전과 여부, 재기소 가능성, 절차의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성매매 단속 함정수사가 왜 공소기각으로 귀결되는지, 그리고 법원이 범의유발형과 기회제공형을 가르는 기준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함정수사, 무엇이 문제인가 — 성매매 단속의 특수성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은 성매매를 한 사람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정하고,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성매매를 알선하거나 알선을 위해 자금·장소를 제공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합니다. 문제는 이런 범죄가 대부분 은밀한 장소에서 당사자 사이의 합의로 이루어져 외부에서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은 손님으로 가장해 업소에 들어가거나, 알선 광고에 접촉해 조건을 묻는 방식으로 위장수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장수사 자체는 허용되는 수사기법입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이 단순히 신분을 위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래 범행 의사가 없던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범행을 유도했다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판례는 바로 이 지점에서 함정수사를 두 유형으로 나눠 적법성을 판단하고 있고, 어느 쪽으로 분류되느냐에 따라 사건의 결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기회제공형과 범의유발형 — 판례가 그은 경계선
대법원은 함정수사를 두 유형으로 구분합니다. 하나는 이미 범행을 결심한 사람에게 수사기관이 단지 그 범행을 실행할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치는 기회제공형이고, 다른 하나는 애초에 범행 의사가 없던 사람에게 사술이나 계략, 회유, 압박 등을 통해 없던 범의를 새로 불러일으키는 범의유발형입니다.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1247 판결은 본래 범의가 없던 사람에게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을 써서 범의를 유발해 범죄인을 검거하는 함정수사는 위법함을 면할 수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두 유형을 가르는 실질적 기준은 결국 '누가 먼저 범행을 결심했는가'입니다. 이미 성매매 영업을 하고 있던 업소에 손님으로 가장해 들어가 기존 영업방식대로 응대받았다면 기회제공형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영업 의사가 불분명하거나 소극적이던 상대에게 수사관이 먼저 높은 금액을 제시하거나 거절하기 어려운 말로 거듭 요청해 응하게 만들었다면 범의유발형으로 평가될 여지가 커집니다.
예를 들어 이미 성매매 알선 광고를 인터넷에 올려놓고 영업하던 업소에 수사관이 손님인 척 연락해 통상적인 조건을 물어본 뒤 그대로 응대를 받았다면, 이는 이미 존재하던 범행 기회를 확인한 것에 가까워 기회제공형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반대로 별다른 광고나 영업 정황이 없던 상대에게 수사관이 먼저 고액을 제시하며 거듭 요청해 마지못해 응하게 만들었다면, 없던 범의를 새로 만들어낸 범의유발형에 해당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위법하면 왜 '무죄'가 아니라 '공소기각'인가
범의유발형 함정수사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면 법원은 무죄가 아니라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합니다. 대법원 2005도1247 판결은 이러한 함정수사에 기한 공소제기가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보고,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법원은 피고인이 실제로 성매매를 했는지 여부(실체)를 판단하는 단계로 나아가지 않고, 애초에 수사기관이 범행을 만들어낸 절차 자체에 하자가 있다고 보아 재판을 종결시키는 것입니다.
무죄판결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로는 범죄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실체판단입니다. 반면 공소기각판결은 그 공소제기 절차 자체가 무효라는 절차판단으로, 범죄가 실제로 성립하는지는 아예 심리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둘 다 처벌을 면한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법적 성격과 뒤따르는 효과가 전혀 다릅니다.
학계에는 위법한 함정수사의 효과를 두고 절차 무효설 외에도 위법성조각이나 책임조각을 근거로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견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를 배제해 결과적으로 무죄에 이르러야 한다는 견해 등이 함께 논의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이 채택한 입장은 절차 무효설이고, 실무 법원도 이 기준에 따라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고 있으므로 실제 재판에서는 절차 무효를 근거로 한 공소기각이 확립된 결론입니다.
범의유발형 함정수사에 기한 공소제기는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해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이다.
법원이 종합적으로 보는 판단 기준
구체적인 사건이 범의유발형에 해당하는지는 몇 가지 정황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합니다. 유인자가 수사기관과 어떤 관계에 있고 어떤 지위와 역할을 했는지, 유인이 어떤 경위와 방법으로 이루어졌는지, 그 유인에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상대방에게 같은 종류의 범죄 전력이 있었는지, 유인행위 자체에 위법성이 있었는지를 함께 살핍니다. 어느 한 요소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고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는 점이 실무에서 자주 간과됩니다.
유인자의 지위와 역할 — 수사기관과 직접 관련된 사람인지, 단순 제보자·협조자에 불과한지.
유인의 경위와 방법 — 단순 문의에 그쳤는지, 반복적 요청·금전적 유혹·심리적 압박이 있었는지.
피유인자의 반응 — 곧바로 응했는지, 거절하다가 못 이겨 응했는지.
처벌 전력 —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어 범의가 이미 잠재해 있었는지.
유인행위 자체의 위법성 — 신분을 속이는 수준을 넘어 범행 방법·조건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했는지.
이 기준을 성매매 단속에 대입하면, 수사관이 이미 운영 중이던 업소나 게시된 광고에 통상적인 방식으로 접촉했는지, 아니면 영업 여부가 불분명한 상대에게 먼저 연락해 반복적으로 요청했는지가 핵심 갈림길이 됩니다. 상대방이 처음부터 조건을 구체적으로 안내했다면 이미 범의가 있었다는 정황이 되고, 반대로 처음엔 거절하거나 얼버무리다가 수사관의 거듭된 요청에 못 이겨 응했다면 범의유발형 쪽으로 기울 수 있습니다.
위법하지 않다고 본 사례 — 이미 의심되던 영업을 확인한 경우
2026년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경기 군포시의 한 마사지업소 운영자가 손님으로 위장한 경찰관에게 유사성행위가 포함된 코스를 안내하고 종업원을 들여보내 성매매를 알선한 사건에서, 손님으로 위장해 들어갔다는 사정만으로는 위법한 함정수사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해당 업소는 2022년 6월부터 운영되어 오던 곳으로, 경찰관이 '금액에 유사성행위까지 되느냐'고 묻자 운영자가 고개를 끄덕이는 방식으로 응한 뒤 종업원을 들여보낸 것이 사건의 경위였습니다.
법원은 이미 불법영업이 의심되던 장소의 실태를 확인하기 위한 수사방법이었을 뿐, 범행 의사가 없던 사람에게 새로 범의를 불러일으킨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성매매 알선은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수사기관이 손님으로 위장해 증거를 확보하는 방법 자체는 허용된다는 취지로, 결국 이 사건은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이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위장 자체가 아니라 '누가 먼저 범행을 제안했는가'가 갈림길이 된 사례입니다.
위법하다고 본 사례 — 단속실적을 위해 먼저 요청한 경우
반대로 수사기관이 단속실적을 올리려는 목적으로 먼저 범행을 요청한 사안은 다르게 평가됩니다.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7362 판결은 경찰관들이 노래연습장에 손님으로 가장해 들어가 도우미를 불러 달라고 먼저 요구한 사안에서, 이는 단속실적을 올리기 위해 수사기관이 범행을 유발한 것이어서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한다고 보아 공소기각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이 사건은 음악산업진흥에관한법률위반으로 다뤄졌지만, 손님을 가장한 수사관이 먼저 위법한 서비스를 요청했다는 구조는 성매매 단속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논리입니다.
두 사례를 나란히 놓고 보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마사지업소 사건에서는 손님이 묻자 업주가 스스로 응대했을 뿐이지만, 노래방 사건에서는 수사관이 먼저 도우미를 불러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수사기관이 상대방의 결정을 기다렸는지, 아니면 먼저 요청해 결정을 이끌어냈는지가 두 사건의 결론을 갈랐습니다.
공소기각의 실무적 의미 — 재기소 가능성과 전과
공소기각판결은 무죄판결과 달리 실체판단이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일사부재리효(같은 사건으로 다시 기소할 수 없는 효력)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절차상 하자를 보완하면 다시 기소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다만 함정수사의 위법성이라는 하자는 수사기관이 이미 취한 행위 자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사후에 보완하기 어렵고, 실무에서 동일한 사실관계로 재기소되는 사례는 드뭅니다.
공소기각판결이든 무죄판결이든 확정되면 유죄판결에 따르는 전과가 남지 않는다는 점은 같습니다. 다만 무죄판결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로 범죄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법원의 실체적 결론인 반면, 공소기각판결은 그 결론에 이르지 못한 채 절차적으로 사건이 종결됐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함정수사를 다투는 실익은 결국 이 절차적 하자를 법정에서 구체적으로 입증해내는 데 있습니다.
공소기각 판결에 불복하려면 검사든 피고인이든 항소·상고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검사가 함정수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다투며 상소하는 경우도 있고, 피고인 측이 공소기각이 아니라 무죄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다투는 경우도 이론상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이 범의유발형 함정수사의 효과를 절차 무효로 명확히 정리해 둔 이상, 실무에서는 공소기각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는 것으로 사건이 마무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무에서 준비해야 할 것 — 수사 단계부터의 기록
함정수사 위법성은 재판에서 다투게 되지만, 그 입증자료는 수사 초기부터 마련해야 합니다. 경찰관이 처음 접근한 경위, 주고받은 대화 내용, 금액·조건을 먼저 제시한 쪽이 누구였는지, 거절 의사를 표시한 적이 있는지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술만으로는 입증이 쉽지 않으므로 문자메시지·통화내역·CCTV 등 객관적 자료가 남아 있다면 초기에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특히 초기 조사 단계에서 진술을 서두르기보다,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사건 경위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한 뒤 진술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수사기관이 먼저 접촉한 시점, 대화가 오간 횟수와 내용, 조건 제시의 주체가 누구였는지를 뒤늦게 재구성하려 하면 기억이 흐려지고 진술이 오락가락해 오히려 신빙성을 잃을 수 있습니다.
수사기록에 남은 유인 정황을 앞서 살펴본 판단 기준—유인자의 지위·유인 경위·피유인자의 반응·처벌 전력·유인행위의 위법성—에 비추어 범의유발형에 해당하는지를 조기에 검토하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공소기각을 이끌어내지 못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성매매 단속에서 경찰이 손님으로 가장해 접근한 것 자체가 함정수사인가요?
A. 손님으로 위장해 접근한 사실 자체만으로 위법한 함정수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불법영업이 의심되는 장소를 확인하기 위한 수사인지, 아니면 범의 없는 사람에게 새로 범행을 유발한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최근 대법원도 기존에 의심되던 마사지업소에 손님으로 위장해 들어간 사정만으로는 위법한 함정수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Q. 공소기각 판결을 받으면 전과가 남나요?
A. 공소기각 판결은 유죄판결이 아니므로 전과가 남지 않습니다. 다만 무죄판결과 달리 실체에 대한 판단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은 절차적 종결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릅니다.
Q. 공소기각이 확정되면 같은 사건으로 다시 기소될 수 있나요?
A. 무죄판결과 달리 공소기각판결은 실체판단이 아니어서 일사부재리효가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다만 함정수사의 위법성이라는 하자 자체를 치유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실무에서 동일한 증거로 재기소되는 사례는 드뭅니다.
Q. 함정수사 위법 주장은 수사 단계에서 해야 하나요, 재판에서 해야 하나요?
A. 법리상 다투는 시점은 공판절차이지만, 수사 단계에서부터 접근 경위·대화 내용·유인 정황을 구체적으로 기록해두는 것이 이후 재판에서 함정수사를 입증하는 데 결정적입니다. 진술만으로는 입증이 어려워 객관적 증거 확보가 관건입니다.
Q. 상대방이 먼저 응했다면 함정수사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나요?
A. 이미 영업할 의사를 갖고 있던 사람에게 수사기관이 단지 기회를 제공한 것에 불과하다면, 그 응답이 결과적으로 범행이 되었더라도 위법한 함정수사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유인의 강도, 거절하기 힘든 유혹이었는지 등이 함께 판단됩니다.
Q. 알선업주와 성매매 당사자에게 같은 기준이 적용되나요?
A. 범의유발형인지 기회제공형인지를 가리는 기본 법리는 신분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다만 유인자의 지위와 역할, 피유인자의 처벌 전력 등 구체적 사정은 알선업주·성판매자·성구매자마다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성매매 단속에서 함정수사가 문제 되는 경우, 핵심은 '손님으로 위장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먼저 범행을 결심하고 제안했는가'입니다. 이미 의심되던 영업 실태를 확인한 수준이라면 적법한 수사로 평가되지만, 범행 의사가 없던 사람에게 수사기관이 먼저 유혹하거나 압박해 범행을 만들어냈다면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법한 함정수사로 인정받았을 때 얻는 결과는 무죄가 아니라 공소기각이라는 점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이는 실체에 대한 무죄 선언이 아니라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한 종결이어서, 대응 전략을 세울 때부터 이 차이를 염두에 두고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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