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 사업자 포탈 혐의 — 명의 대여 경위와 고의 다투기
차명 사업자 포탈 혐의 — 명의 대여 경위와 고의 다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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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 사업자 포탈 혐의 — 명의 대여 경위와 고의 다투기 

김강희 변호사


차명 사업자 포탈 혐의 — 명의 대여 경위와 고의 다투기


사건 개요


지인이나 가족의 부탁으로 사업자등록에 이름만 빌려준 적이 있다면, 이 상담이 남의 일 같지 않을 것입니다. "잠깐만 이름 좀 빌려달라", "곧 정리할 테니 서류상으로만 사장으로 해두자"는 말을 믿고 승낙했을 뿐인데, 몇 년이 지나 국세청 세무조사나 검찰 수사 통지서에 자신의 이름이 조세범처벌법위반 피의자로 올라 있는 것을 보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런 사건에서 당사자는 "나는 그 가게 근처에도 가본 적 없고, 매출이 얼마인지도 몰랐다"며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하지만 세무당국과 수사기관은 우선 사업자등록증에 적힌 이름, 즉 형식적 명의를 기준으로 조사를 시작합니다. 실제로 누가 돈을 만지고 누가 세금 신고를 조작했는지는 그다음 단계에서야 드러나는데, 그 사이 명의자 본인이 조세포탈의 주범으로 몰릴 위험에 먼저 노출되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명의를 빌려준 사실 자체와 조세포탈의 형사책임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명의대여는 그 자체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지만, 포탈세액에 대한 형사책임까지 지려면 검찰이 명의자에게도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대한 고의와 가담을 별도로 증명해야 합니다. 이 구분을 명확히 세우고 명의 대여의 경위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재구성하느냐가 사건의 향방을 가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사업자등록 명의자가 실제 운영자인지 아니면 단순한 명의대여자인지입니다 — 법원은 등록 명의라는 형식보다 자금 흐름, 업무 지시 정황, 관련자 진술의 일관성 같은 실질 증거로 이를 판단합니다. 둘째, 명의대여 자체를 처벌하는 조세범처벌법 제11조와 조세포탈을 처벌하는 같은 법 제3조는 요건이 다른 별개의 범죄라는 점입니다. 제11조는 조세의 회피 또는 강제집행의 면탈이라는 '목적'이 있어야 성립하는 목적범이고, 제3조는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세금을 실제로 포탈했는지를 별도로 요구합니다.

셋째, 명의만 빌려준 사람이 조세포탈죄의 정범이 될 수 있는지입니다. 대법원 1998. 5. 8. 선고 97도2429 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조세포탈범의 주체는 원칙적으로 납세의무자와 법인의 대표자·대리인·사용인 등 법정책임자에 한정되고, 이런 신분이 없는 사람은 정범이 아니라 공범으로서만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넷째, 설령 공범 성립 여지가 있더라도 포탈의 고의가 있었는지입니다. 세금 문제가 있다는 사정을 어렴풋이 알았다는 것과, 이중장부 작성이나 허위 증빙 발급 같은 적극적 부정행위에 가담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명의 대여의 경위를 방어 자료로 재구성하기


수사 초기 대응이 흔들리는 이유는 대부분 "그때 왜 이름을 빌려줬는지"를 막연한 기억에만 의존해 진술하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 기억이 흐려진 상태에서 애매하게 답변하면, 수사기관은 그 애매함을 실질 운영에 관여했다는 정황으로 해석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세웁니다.

1) 명의대여의 동기와 대가관계부터 명확히 정리합니다.

조세범처벌법 제11조가 처벌하는 명의대여는 조세의 회피 또는 강제집행의 면탈을 목적으로 한 경우에 한정됩니다. 순수하게 지인의 부탁이나 가족 간의 사정으로 대가 없이 이름을 빌려준 것이라면, 그 목적성부터 다투어야 할 여지가 생깁니다. 대여 당시 오간 문자메시지·통화 내역, 대여를 요청받은 구체적 사정, 실제로 금전적 대가를 받았는지 여부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조세 회피 목적이 아니었음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구성합니다.

2) 실질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음을 자금 흐름으로 증명합니다.

판례가 실제 운영자를 판단할 때 중시하는 것은 사업자등록증이 아니라 누가 사업용 계좌를 관리했는지, 누가 매입·매출과 직원 채용을 결정했는지, 거래처와의 협상을 누가 진행했는지입니다. 명의자 본인의 계좌에 사업 관련 자금이 드나든 적이 없다는 거래내역, 명의차용자가 실제로 사업장을 관리·운영했음을 보여주는 임대차계약서·인건비 지급 내역·거래처와의 연락 기록을 확보해, 형식적 명의와 실질 운영이 분리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세웁니다.

3) 부작위에 의한 공동정범 성립 여부를 법리로 다툽니다.

명의를 빌려준 뒤 어느 시점부터 세금 문제가 있다는 사정을 짐작했다는 것만으로 공동정범 책임까지 지지는 않습니다. 이중장부 작성을 지시하거나,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에 관여하거나, 매출 누락을 함께 계획하는 등 적극적 가담행위가 없었다면, 단순히 알고도 묵인한 사정만으로는 부작위에 의한 공동정범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법원의 태도입니다. 이 원칙에 따라 명의자 본인이 부정행위의 구체적 실행 과정에 관여한 적이 없음을 진술과 증거로 뒷받침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포탈 고의를 다투고 책임 범위를 좁히기


명의대여 사실 자체를 부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이럴 때는 명의대여죄와 조세포탈죄를 분리해 각각의 성립 요건을 따로 다투는 전략이 중요합니다.

1) 명의대여죄와 포탈죄를 분리해 대응합니다.

조세범처벌법 제11조 위반(명의대여)이 인정되더라도, 그 사실로부터 제3조의 조세포탈죄까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명의대여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명의 사용자),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명의 대여자)이 상한인 별개의 범죄이고, 조세포탈죄는 포탈세액의 규모에 따라 2년 이하 징역·포탈세액의 2배 이하 벌금에서 포탈세액이 3억원 이상이면서 신고·납부세액의 30% 이상이거나 5억원 이상이면 3년 이하 징역·3배 이하 벌금까지 가중되는 훨씬 무거운 범죄입니다. 명의대여만 인정받고 포탈죄 자체는 벗어나도록 각 죄의 구성요건을 분리해 다투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2)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 요건의 미충족을 다툽니다.

조세범처벌법 제3조가 말하는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란 이중장부 작성, 허위 증빙 발급·수취, 장부 파기, 재산 은닉, 소득·거래의 조작처럼 조세의 부과·징수를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적극적 행위를 뜻합니다. 판례는 단순히 다른 사람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는 곧바로 이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명의자 본인이 이런 적극적 부정행위의 실행에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다면, 명의위장 사실과 별개로 포탈죄 자체의 성립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점을 정면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3) 남는 책임에 대해서는 양형자료를 미리 준비합니다.

수사 결과 명의대여 부분만이라도 유죄가 인정될 가능성에 대비해, 대가 없이 호의로 명의를 빌려준 경위, 사업 이익을 실제로 얻은 바 없다는 사정, 문제를 인지한 이후 수사에 협조한 정황 등을 정리해 양형자료로 함께 제출합니다. 조세포탈 사건은 포탈세액과 부정행위 가담 정도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갈리는 만큼, 책임의 실질을 정확히 소명하는 것이 곧 형량을 좌우합니다.


결론


사업자등록에 이름을 빌려준 순간에는 별일 아니라 여겼더라도, 그 사업체가 세무조사나 수사의 대상이 되는 순간 명의자 본인이 조세포탈의 첫 번째 조사 대상이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도 명의대여 사실과 조세포탈의 형사책임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층위의 문제이며, 그 차이를 증거로 얼마나 구체적으로 세우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세무조사 통지나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진술을 서두르기 전에 명의 대여의 경위와 실제 운영 관여 정도부터 정리해 두는 것이 순서입니다. 지금 비슷한 통지를 받아 놓으신 상황이라면, 어떤 자료를 먼저 확보하고 어떻게 진술 방향을 잡을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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