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식 대신 정식 기소한 이유 — 재판 전환기 방어 전략
사건 개요
대마를 몇 차례 흡연한 혐의로 조사를 받은 30대 의뢰인은 처음엔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초범이고, 소지량도 자가소비 수준을 넘지 않았으며, 조사 과정에서도 순순히 사실관계를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흔히 알려진 대로 "초범이면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되고 끝난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듣고 왔던 터라, 조사가 끝난 뒤 몇 달을 별다른 대응 없이 흘려보냈습니다.
그런데 검찰의 처분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벌금 약식명령이 아니라 정식 공판절차로 기소한다는 통지가 온 것입니다. 의뢰인은 "인정도 다 했고 초범인데 왜 재판까지 가느냐"며 당혹스러워했습니다. 이런 상담은 마약·도박류 사건에서 특히 자주 발생합니다. 벌금형이 법정형에 포함돼 있어 이론상 약식기소가 가능한 사건임에도, 검사가 정식기소(구공판)를 선택하는 경우가 실무상 드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약식기소 대신 정식기소가 이뤄졌다는 것 자체가 검사가 이 사건을 벌금형만으로 끝낼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신호입니다. 이 신호를 정확히 읽지 못하고 "곧 벌금 나오겠지"라는 태도로 공판기일을 맞으면, 준비 없이 재판정에 서게 됩니다. 재판 전환 국면에서는 무엇이 달라졌는지부터 냉정하게 짚어야 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검사가 약식명령이 아니라 정식기소를 선택한 구체적 재량 판단 근거가 무엇인지입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1호, 제61조 제1항에 따라 대마의 흡연·섭취·소지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어, 법정형만 보면 약식명령(형사소송법 제448조)도 가능한 사건입니다. 그럼에도 정식기소를 택했다면 재범 위험, 여죄 의심, 진술 신빙성, 유통 연루 가능성 중 어느 지점을 검사가 무겁게 본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이 전환이 만들어 낸 절차상 보호장치의 공백입니다. 약식명령을 받은 뒤 피고인이 스스로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는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에 따라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하는 형종 상향 금지 원칙이 적용됩니다. 그러나 검사가 애초부터 정식기소를 한 사건에는 비교 대상이 되는 약식명령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보호장치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즉 처음부터 벌금형보다 무거운 결론—집행유예나 실형—까지 열려 있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셋째, 공판절차에서 무엇을 다툴 것인지입니다. 공소사실 자체를 다툴지, 사실관계는 인정하되 정상관계로 승부할지에 따라 준비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넷째, 이 모든 준비를 언제 시작하는가입니다. 공판기일이 코앞에 닥쳐서야 대응을 시작하면 양형자료를 갖출 시간조차 부족해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정식기소로 전환된 이유를 역추적해 대응 축을 세우기
재판 전환 국면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왜 하필 우리 사건이 정식기소됐는가"를 추측이 아니라 기록으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건을 재구성합니다.
1) 소송기록 열람·등사로 정식기소의 근거를 확인합니다.
공소가 제기되면 피고인과 변호인은 형사소송법 제35조에 따라 소송계속 중인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열람·복사할 수 있습니다. 공소장에 적시된 적용법조와 죄명,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통신내역·계좌내역·압수물 감정서 등을 확인하면, 검사가 재범 위험을 문제 삼은 것인지, 유통 연루를 의심한 것인지, 아니면 진술 번복 같은 절차적 사정을 문제 삼은 것인지가 상당 부분 드러납니다.
2) 확인된 판단 근거별로 맞춤 반박 자료를 준비합니다.
재범 위험이 문제라면 마약류 치료보호기관 상담·치료 이수 확인서를, 유통 연루 의심이 문제라면 압수된 물량과 구매 경위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자가소비 범위임을, 진술 신빙성이 문제라면 최초 진술부터 일관되게 유지된 사실관계를 정리해 제시합니다. 막연히 "잘못했습니다"라고 반성만 호소하는 것과, 검사가 실제로 걸린 지점을 짚어 그 부분만 정확히 해소하는 것은 재판부에 전달되는 무게가 다릅니다.
3) 형종 상향 금지가 적용되지 않는 구조임을 전제로 방어선을 설계합니다.
약식명령 사건과 달리 처음부터 정식기소된 사건에는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의 보호장치가 없다는 점을 냉정하게 전제로 둡니다. "설마 벌금보다 더 나오겠어"라는 낙관은 이 구조를 모르는 데서 오는 오판입니다. 집행유예 요건(금고 이상의 실형 전과가 없을 것, 정상에 참작할 사유가 있을 것 등)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실형까지 열려 있는 절차라는 전제 위에서 방어선을 짭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공판정에서 실제로 유리한 결론을 끌어내는 구체 조치
정식기소의 배경을 파악했다면, 다음은 그것을 공판 절차 안에서 실제 결과로 연결하는 작업입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다툴 부분과 인정할 부분을 먼저 나눕니다.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소변·모발 감정 결과나 자백 진술이 위법한 절차로 수집됐다는 사정이 없다면, 사실관계 자체를 무리하게 다투는 것은 오히려 정상관계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압수·수색 절차나 진술 확보 과정에 위법 소지가 있다면 그 부분은 증거능력을 정면으로 다툽니다. 이 구분을 첫 공판준비 단계에서 명확히 해 두어야 변론요지서의 방향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2) 양형자료를 공판 전에 체계적으로 갖춥니다.
치료 프로그램 등록·이수 확인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단서, 재범 방지를 위한 생활환경 변화(직장·거주지·교우관계 정리) 자료, 가족의 관리·감독 서약서 등을 공판기일 이전에 미리 준비해 제출합니다. 이런 자료는 판결 선고 직전에 급하게 준비하면 신빙성을 인정받기 어렵고, 재판부가 검토할 시간도 부족해집니다. 공판 초기부터 순차적으로 쌓아 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3) 신병 상태와 절차 진행 속도를 함께 관리합니다.
구속 상태로 재판이 진행 중이라면 보석이나 구속적부심 등 신병 관련 절차를 병행 검토해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는 상태를 만듭니다. 불구속 상태라면 공판기일 진행 속도에 맞춰 양형자료 제출 시점을 조율하고, 검사 구형 이후 최후진술까지 변호인 의견이 재판부에 충분히 전달되도록 변론요지서를 단계별로 보완해 나갑니다.
결론
"초범이니 벌금이겠지"라는 짐작은 정식기소 통지를 받는 순간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검사가 약식명령이 아니라 정식기소를 택했다는 것은, 이 사건을 서면심리만으로 끝낼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뜻이고, 동시에 형종 상향 금지라는 보호장치 없이 공판절차가 시작됐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재판 전환 국면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억울함"의 크기가 아니라, 정식기소의 근거를 얼마나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춘 자료를 얼마나 이른 시점부터 준비했는가입니다. 공판기일 통지를 받은 지금이 바로 그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사건 기록을 확인하고 대응 방향을 정하는 절차부터,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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