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으로 알아보는 친족특례
장윤기 사건으로 알아보는 친족특례
법률가이드
성폭력/강제추행 등수사/체포/구속형사일반/기타범죄

장윤기 사건으로 알아보는 친족특례 

배진성 변호사

■ 장윤기 사건으로 알아보는 친족특례 ■

01. 형사 법률 가이드 요약


우발적·이상 동기 살인으로 위장되었던 장윤기 사건은 검찰 보완 수사를 통해 성범죄 목적의 계획 살인임이 밝혀졌습니다. 피고인의 부친인 경찰 간부가 수사팀장과 공모하여 핵심 증거를 인멸했으나, 형법상 친족간 증거인멸 특례로 인해 부친은 법적 처벌을 피했습니다.

본 가이드에서는 친족특례의 법적 범위, 사실혼과의 차이, 제삼자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교사죄 등 특례가 적용되지 않는 예외 상황과 제도적 시사점을 정리해 드립니다.

02. 형사 전문변호사의 법률 가이드


1. '이상 동기 살인?' 아니, '성범죄 목적 살인'. 장윤기 사건

2026년 5월 5일. 전남·광주 통합 특별시 광산구의 새벽, 인적이 드문 보행자 도로 위.

안타까운 사망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피고인 장윤기는 여고생을 강간할 목적으로 납치하려 했으나, 피해자가 격렬하게 저항하자 잔혹하게 살해했죠.

범행 초기 그는 우발적 살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보완 수사 결과 그가 수개월 전부터 피해자를 알고 지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본 사건이 '이상 동기 살인'이 아닌 '성범죄 목적의 계획 살인'이었다는 것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2. 장윤기, 그리고 아버지 '경찰 고위 간부 장 모 경감’

이 참혹한 살인 사건 뒤에는 또 다른 충격적인 진실이 숨어 있었습니다. 장윤기의 부친은 경찰 고위 간부(장 모 경감)로, 사건을 담당한 경찰서에 최근까지 근무했던 인물이었죠. 그의 부친은 친분이 있던 담당 수사팀장과 공모해 조직적으로 핵심 증거를 인멸하고 사건 규모를 축소하려 시도했습니다.

이들이 수사 기록과 증거 목록에서 완전히 지워버린 물품은 강간 의도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인 '케이블타이'를 비롯해, 장윤기의 집에서 발견된 성인용 인형, 그리고 피해자의 혈흔이 묻은 차량이었습니다. 이 같은 범죄 정황이 밝혀지며 수사팀장은 구속되었으나, 정작 직접 증거인멸을 주도한 장윤기의 아버지는 어떤 법적 처벌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를 법의 망에서 벗어나게 해준 것은 바로 현행법상의 '친족특례'였습니다.

3. 가족의 살인 범행 증거를 인멸해도 처벌하지 않는 예외, 친족특례

형법 제155조 제4항에 명시된 '친족간 증거인멸 특례'는 친족이나 동거 가족이 피의자 본인을 위해 증거를 인멸하면 처벌하지 않는 법적 면책 제도입니다.

즉, 살인과 같은 중범죄를 저지른 가족을 도와 증거인멸을 하더라도, '증거인멸 행위'로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이죠. 따라서 장윤기의 부, 장 모 경감도 경찰의 지위를 이용하여 '계획범죄'였다는 사실의 핵심적인 증거인멸을 시도했음에도 아무런 법적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친족의 범위]

여기서 친족의 범위는 민법 제777조에 따라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로 규정됩니다. 법적 친족으로 인정되지 않는 사실혼 관계의 동거인이 증거를 인멸하면 본 특례가 적용되지 않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3도4533 판결)

4. 친족특례가 적용되지 않는 예외

모든 경우에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제삼자를 위한 증거인멸]

제삼자의 범죄 증거를 인멸하려는 가족을 돕더라도, 은폐하려는 사건의 피의자가 가족이 아닌 제삼자이므로 친족특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자면,

남(A)이 음주 운전 사고를 쳤고, 내 동생(B)이 A를 불쌍히 여겨 A의 차 블랙박스를 빼내어 버리려고 할 때, 내가 동생(B)을 도와 블랙박스를 함께 망가뜨렸다면 처벌 대상인 것입니다.

내가 인멸한 블랙박스는 제삼자(A)의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나는 증거인멸죄(공동정범 또는 방조범)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동생(B)이 남(A)의 범죄 증거를 대신 없애주다가 경찰 수사 대상(증거인멸 혐의 피의자)이 되었을 때, 내가 동생(B)이 경찰에 처벌받는 것을 막기 위해 동생의 증거인멸 혐의에 대한 증거만을 숨겨주었을 때는 처벌받지 않습니다.

[증거인멸 교사]

피의자 본인이 친족에게 자신을 위해 증거를 인멸해달라고 지시하거나 부탁(교사)한 경우, 일을 시킨 피의자 본인은 증거인멸 교사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피의자가 자기 범죄의 증거를 스스로 없애는 것은 '형사상 방어권'으로 인정받아 처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타인(가족 포함)에게 적극적으로 증거를 없애라고 지시하거나 부탁하는 행위는 정당한 방어권의 범위를 벗어나게 되죠.

따라서, 피의자 본인 스스로 증거를 숨기는 것까지는 용인해 주지만, 국가의 사법 작용을 방해하기 위해 남에게 범죄를 저지르도록 유도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05. 권력을 등에 업은 부성애, 공정성 앞에서는?

가족을 지키려는 마음은 인간의 본성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공정한 수사로 진실을 밝혀야 할 경찰관이 자신의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자식의 살인 증거를 인멸한 행위까지 단지 '부성애'라는 이름으로 용인될 수 있을까요?

중대범죄의 정황을 국가 기관의 공무원이 직접 훼손했음에도 법적 면책받는 구조는 법의 형평성을 심각하게 흔들어 놓습니다.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피해자와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서라도, 살인과 같은 중대범죄나 공권력이 개입된 증거인멸에 대해서는 친족특례의 적용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03. 형사 법률 가이드의 근거 법령


형법 제301조의2(강간등 살인·치사)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부터 제300조까지의 죄를 범한 자가 사람을 살해한 때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개정 2012. 12. 18.>

[본조신설 1995. 12. 29.]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9조(강간 등 살인·치사)

① 제3조부터 제7조까지, 제15조(제3조부터 제7조까지의 미수범으로 한정한다)의 죄 또는 「형법」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 및 제298조(강제추행)부터 제300조(미수범)까지의 죄를 범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살해한 때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

형법 제151조(범인은닉과 친족간의 특례)

①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②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전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개정 2005. 3. 31.>

형법 제155조(증거인멸 등과 친족간의 특례)

①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 또는 변조하거나 위조 또는 변조한 증거를 사용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②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한 증인을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개정 1995. 12. 29.>

③피고인, 피의자 또는 징계혐의자를 모해할 목적으로 전2항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④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본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개정 2005. 3. 31.>

민법 제777조 (친족의 범위)

친족관계로 인한 법률상 효력은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자에 미친다.

1. 8촌 이내의 혈족

2. 4촌 이내의 인척

3. 배우자

[전문개정 1990. 1. 13.]

형법 제161조(시체 등의 유기 등)

① 시체, 유골, 유발 또는 관 속에 넣어 둔 물건을 손괴(損壞), 유기, 은닉 또는 영득(領得)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② 분묘를 발굴하여 제1항의 죄를 지은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전문개정 2020. 12. 8.]

형법 제152조(위증, 모해위증)

①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이 허위의 진술을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②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하여 피고인, 피의자 또는 징계혐의자를 모해할 목적으로 전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형사소송법 제148조(근친자의 형사책임과 증언 거부)

누구든지 자기나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형사소추(刑事訴追) 또는 공소제기를 당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염려가 있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

1. 친족이거나 친족이었던 사람

2. 법정대리인, 후견감독인

[전문개정 2020. 12. 8.]

형법 제137조(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위계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05. 형사 법률 가이드 관련 자주묻는 질문(FAQ)


Q1. 살인한 가족을 돕기 위해 사체를 은닉했을 때도 친족특례가 적용되나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친족특례가 적용되는 ‘증거인멸죄’와 ‘사체은닉죄’는 별개의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형법 제155조 제4항에서는 ‘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본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라는 특례 조항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형법 제161조 사체은닉죄에 따르면 사체를 손괴, 유기, 은닉하였을 때 친족특례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습니다.

시신 역시 범죄를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형사법에서 피의자와 그의 가족들의 ‘방어권(벌을 피하려는 본능)’을 인정해 주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자기방어의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사람의 시신을 훼손하거나 유기·은닉하는 행위는 사회 윤리적·인륜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방어권의 한계를 넘어선 행위입니다. 따라서, 살인한 가족을 돕기 위해 사체를 은닉하면 ‘사체은닉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Q2. 가족이 재판에 나와 위증해도 친족특례로 봐주나요?

아니요, 그 반대로 형법상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형법 제152조 위증죄에도 친족특례 조항이 없습니다.

법정에서 선서하고 거짓말을 하는 것은 법원과 국가의 재판 권능을 직접적으로 기망하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가족을 위해 거짓 증언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친족특례로 법적 면책을 바라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형사소송법 제148조에 따라 가족에게 불리하거나 형사처벌을 받게 할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Q3. 음주 운전을 한 가족과 ‘운전자 바꿔치기’를 하면 친족특례에 해당하나요?

남 대신 거짓으로 자백하는 ‘운전자 바꿔치기’ 역시 법적으로는 범인도피죄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대신 죄를 뒤집어쓴 가족은 ‘범인도피죄’ 하나만 놓고 보면 친족특례가 적용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운전자 바꿔치기 과정에서 음주 측정을 대신 받거나, 수사기관에 허위 서류나 영수증을 제출하거나, 조서에 타인의 서명을 대신하는 등 수사기관을 적극적으로 속여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행위가 동반된다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별도로 성립됩니다.

또한, 진짜 운전자의 경우 범인도피교사죄나 범인도피방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배진성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4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