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지인의 매수, 2차 정보수령자 혐의 — 전달경로 다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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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지인의 매수, 2차 정보수령자 혐의 — 전달경로 다투기 

김강희 변호사


대표 지인의 매수, 2차 정보수령자 혐의 — 전달경로 다투기


사건 개요


상장회사 대표와 사적으로 가까운 사이라는 이유만으로 수사선상에 오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회사에 악재든 호재든 공시 전 중요한 사정이 생기고, 그 무렵 대표의 지인이 그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수사기관은 "대표에게서 직접 또는 다른 사람을 거쳐 정보를 전해 듣고 매수했다"는 구도로 사건을 그립니다. 이 유형에서 실제로 자주 문제 되는 것은, 그 지인이 대표로부터 직접 들은 것인지 아니면 대표와 지인 사이에 다른 사람(예컨대 회사 임원이나 다른 지인)이 한 단계 끼어 있는지입니다.

겉보기엔 사소한 차이 같지만, 이 한 단계의 유무가 형사처벌 여부 자체를 가릅니다. 정보가 대표(내부자)로부터 곧바로 전달됐다면 그 사람은 1차 정보수령자로서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대표에게서 정보를 받은 다른 사람을 거쳐 다시 전달받았다면 그 사람은 2차 정보수령자가 되어 형사처벌 조문 자체가 다르게 적용됩니다. 그런데도 수사 초기에는 "대표 지인이 정보를 듣고 샀다"는 정황만으로 전달 단계를 특정하지 않은 채 수사가 진행되는 일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정보가 실제로 몇 단계를 거쳐 전달됐는지를 정확히 규명하는 것이 이 사건 방어의 출발점이자 핵심입니다. 전달경로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정보를 듣고 산 것 같다"는 정황만으로 형사책임을 인정할 수는 없고, 설령 정보수령 자체는 인정되더라도 그 경로가 몇 차인지에 따라 적용 조문과 처벌 수위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승패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정보가 대표에게서 지인에게로 실제로 전달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는지입니다. 통화·만남·주식 매수 시점이 겹친다는 정황만으로는 부족하고, 검사가 그 전달 자체를 직접 증거로 입증해야 합니다. 둘째, 전달된 정보가 있었다면 그것이 몇 단계를 거친 것인지—대표로부터 곧바로인지(1차), 중간에 다른 사람을 거쳤는지(2차 이상)—입니다.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항은 내부자(1호~5호)로부터 정보를 받은 자, 즉 1차 정보수령자까지만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어(같은 항 제6호), 2차 정보수령자 이후는 이 조문의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입니다(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7도9087 판결 등). 셋째, 설령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더라도 2015년 신설된 시장질서 교란행위(자본시장법 제178조의2)에 따른 과징금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는 순서대로 이어져 있습니다. 전달 사실 자체가 흔들리면 뒤 단계는 다툴 필요조차 없고, 전달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몇 차 수령자인지에 따라 형사와 행정(과징금)의 갈림길이 정해집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은 감정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 전달경로를 단계별로 쪼개 각 단계의 증거를 따로 검토하는 것이 실질적인 방어 전략이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정보 전달 경로 자체를 사실관계로 다투기


가장 먼저 흔들어야 할 지점은 "정보가 실제로 전달됐다"는 전제 그 자체입니다. 수사기관은 대표와의 친분, 매수 시점과 공시 시점의 근접성 같은 간접정황을 근거로 전달 사실을 추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형사재판에서는 이런 정황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없고 검사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직접 증명해야 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통신·접촉 기록을 시점별로 정밀 대조합니다.

통화내역, 문자·메신저 기록, 만남 정황을 매수 시점을 기준으로 역순 배열해, 정보로 볼 만한 대화가 실제로 오갔는지, 오갔다면 그 내용이 구체적 수치·시점을 담은 '중요정보'였는지 아니면 안부 인사나 일반적 근황 수준이었는지를 가려냅니다. 통화 사실 자체는 있어도 그 안에서 미공개중요정보가 오갔다는 점은 별도로 증명돼야 하므로, 통화가 있었다는 사실과 정보가 전달됐다는 사실 사이의 간극을 파고듭니다.

2) 매수 판단의 독립적 근거를 확보합니다.

정보를 알았다는 사실과 그 정보 '때문에' 매수했다는 인과관계는 다른 문제입니다. 매수 이전부터 존재한 투자계획, 증권사 리포트나 공개된 뉴스, 유사 시기의 다른 종목 매매 패턴 등 정보와 무관하게 매수를 결정할 만한 독립적 근거를 정리해, "정보를 듣고 샀다"는 검사 측 스토리에 대응하는 대안적 설명을 갖춥니다. 매수 규모나 시점이 평소 투자성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도 유의미한 정황이 됩니다.

3) 전달자로 지목된 중간자의 진술 신빙성을 검토합니다.

수사 초기 중간자(대표 측근 등)가 수사기관에 협조하며 진술한 내용이 사건 구도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진술이 자신의 형사책임을 줄이려는 동기에서 나온 것은 아닌지, 진술 시점과 내용이 일관되는지, 객관적 증거와 부합하는지를 대조해 진술만으로 전달 경로가 단정되지 않도록 다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전달 단계를 규명해 적용 조문 자체를 다투기


전달 사실 자체는 다투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방향을 바꿔 그 정보가 몇 단계를 거쳐 전달됐는지를 규명하는 데 집중합니다. 이는 유무죄가 아니라 형사처벌이 가능한 조문인지 자체를 가르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1) 대표로부터 '직접' 받았는지, 중간자를 거쳤는지를 정밀하게 구분합니다.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항 제6호는 같은 항 1호~5호(내부자)로부터 정보를 받은 사람, 즉 1차 정보수령자까지만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합니다. 대표에게서 정보를 받은 사람이 다시 지인에게 전달한 구조라면, 그 지인은 2차 정보수령자이고, 대법원은 구 자본시장법 제174조가 1차 정보수령자의 이용행위만 금지할 뿐 2차 정보수령자 이후의 이용행위는 이 조문의 처벌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고 판시해 왔습니다(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7도9087 판결 등). 공소사실에 전달 경로가 명확히 특정되지 않은 채 "정보를 듣고 샀다"고만 구성돼 있다면, 그 경로가 실제로 1차인지 2차인지부터 다퉈 볼 필요가 있습니다.

2) 2차 이상이라면 형사가 아닌 행정 규제 영역임을 분명히 합니다.

2015년 개정으로 신설된 자본시장법 제178조의2(시장질서 교란행위)는 2차 이상 정보수령자의 정보이용행위도 규제 대상에 포함하지만, 이는 형사처벌이 아니라 금융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대상(같은 법 제429조의2, 부당이득이 있는 경우 그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입니다. 검찰이 형사처벌을 전제로 수사·기소를 진행하고 있다면, 전달경로가 2차임을 규명해 애초에 제174조 위반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형사와 행정 제재가 별개 절차라는 점—을 초기 단계부터 명확히 짚어 대응 방향을 잡습니다.

3) 검사 측이 '1차'로 재구성하려는 시도에도 대비합니다.

거꾸로 검사가 "실은 대표에게서 직접 들은 것"이라며 1차 정보수령자로 공소사실을 구성하려 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반대로 중간자의 존재와 역할을 구체적 증거로 뒷받침해, 실제 전달경로가 한 단계 더 있었음을 밝히는 것이 방어의 핵심이 됩니다. 결국 이 사건들은 전달경로를 어느 쪽으로든 정밀하게 규명하는 쪽이 유리하며, 막연히 억울함만 호소해서는 결과가 바뀌지 않습니다.


결론


"대표 지인이 정보를 듣고 샀다"는 구도는 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달 사실의 존부, 전달 단계, 그에 따른 적용 조문이라는 세 겹의 쟁점이 얽혀 있습니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다루면 형사처벌 대상이 아닐 수 있는 사안이 그대로 유죄로 흘러가거나, 반대로 방어의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수사 초기 진술이 이후 재판까지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통신기록·접촉 정황·중간자 진술을 이른 시점에 정리해 전달경로를 스스로 먼저 규명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표와의 친분 때문에 조사를 받게 된 상황이라면, 정보가 실제로 몇 단계를 거쳤는지부터 짚어 대응 방향을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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