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이나 대마 같은 마약류를 사서 쓰다가 남은 일부를 다시 판매하는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매수에 들어간 돈과 판매로 받은 돈을 각각 추징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약류관리법은 마약류 매매행위에 필요적 몰수·추징을 규정하고 있어, 겉보기에는 매수죄와 매도죄 두 죄에서 각각 돈을 추징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매수한 물건과 판매한 물건이 사실상 같은 마약류라면, 매수대금과 판매대금을 단순히 합산해 추징하는 것이 정당한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하는 문제입니다. 이 글에서는 마약을 사서 되판 경우 추징이 어떤 기준으로 계산되는지, 매수와 판매 두 죄에서 각각 추징되는 것이 실제로 이중추징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마약류관리법의 몰수·추징 구조 — 마약류와 수익금이 함께 대상이 된다
마약류관리법 제2조는 마약류를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로 나누어 정의하고, 이 마약류를 매매하거나 매매를 알선하는 행위를 각각 처벌한다. 마약(제58조)과 향정신성의약품(제59조)의 매매·매수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무거운 법정형으로 규정되어 있는데, 실형 못지않게 실무상 중요한 것이 함께 부가되는 몰수·추징이다.
제67조(몰수)는 "이 법에 규정된 죄에 제공한 마약류, 임시마약류 또는 예비원료와 그로 인한 수익금은 몰수한다. 다만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고 규정한다. 형법 제48조의 일반몰수가 법원의 재량에 맡겨진 임의적 몰수인 것과 달리, 이 조항은 "몰수한다"는 문언으로 필요적 몰수·추징을 정하고 있어 법원에 재량의 여지가 없다. 몰수 대상은 두 갈래로 나뉘는데, 하나는 범행에 제공된 마약류 그 자체이고 다른 하나는 그 마약류로 인해 발생한 수익금이다.
마약류 실물은 대부분 압수·감정을 거쳐 폐기되거나 이미 투약·판매되어 재판 시점에는 현존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실제 재판에서는 물건 자체를 몰수하는 경우보다, 그 가액을 돈으로 환산해 박탈하는 추징이 훨씬 흔하게 쓰인다. 마약을 매수했다가 되판 사안에서 추징이 문제되는 것도 바로 이 지점, 즉 몰수할 마약류가 이미 사라지고 없다는 데서 출발한다.
마약류관리법 제67조의 몰수·추징은 법원의 재량이 아니라 반드시 선고해야 하는 필요적 처분이다.
매수와 판매는 별개의 범죄다 — 그런데 왜 이중추징이 문제되나
마약을 사는 행위(매수)와 그 마약을 다시 파는 행위(매도)는 마약류관리법상 각각 독립된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별개의 범죄다. 같은 사람이 같은 마약류를 두고 저질렀더라도 매수죄와 매도죄는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고, 각 죄마다 원칙적으로 제67조의 몰수·추징 규정이 적용된다. 문제는 여기서 생긴다. 매수죄에서 몰수 대상은 매수해서 취득한 마약류 자체이고 이를 몰수할 수 없으면 그 가액을 추징해야 하는데, 매수한 마약류를 그대로 되판 경우 그 마약류는 더 이상 범인의 수중에 없어 몰수가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그런데 매도죄에서도 그로 인한 수익금인 판매대금이 별도로 몰수·추징 대상이 되므로, 수사 단계나 하급심에서 매수분의 가액과 매도분의 대금을 기계적으로 각각 산정해 합산 추징하는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금액이 겨냥하는 것은 결국 하나의 물건, 즉 범인이 사들인 바로 그 마약류다. 매수 당시 지급한 돈으로 마약류를 취득했고, 그 마약류를 그대로 되팔아 받은 돈이 판매대금이라면, 매수가액과 판매대금은 같은 마약류가 돈-물건-돈으로 형태만 순환한 결과일 뿐 서로 다른 두 개의 이득이 아니다.
이 지점을 구분하지 못하면 동일한 경제적 실질에 대해 두 번 몰수·추징을 선고하는 결과가 생기고, 이는 부당이득을 박탈한다는 몰수·추징 제도의 목적을 벗어나 사실상의 이중처벌이 된다. 실제 재판에서도 검찰이 공소장이나 구형에서 매수가액과 매도대금을 각각 산정해 제시하더라도, 법원이 최종 선고 단계에서 두 금액이 동일한 마약류를 가리키고 있는지를 다시 확인해 중복분을 걸러내는 절차를 거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몰수불능이면 가액을 추징한다 — 그 가액은 무엇을 기준으로 정해지나
마약류 실물을 몰수할 수 없을 때 추징할 가액은 범행 당시 그 마약류가 거래된 객관적인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이 실무의 일반적 태도다. 매수 시 실제로 지급한 대금, 압수된 동종 마약류의 감정가, 유사 시기 유사 물량의 시세 등이 그 가액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쓰인다. 매수한 마약류를 되팔지 않고 스스로 투약하거나 소지하다 적발된 경우라면, 그 마약류는 몰수할 수 없는 상태이므로 매수 당시 가액을 기준으로 추징액이 정해진다.
그런데 매수한 마약류를 실제로 되팔았다면 상황이 다르다. 그 마약류의 가액을 추상적으로 산정할 필요 없이, 실제로 얼마에 팔렸는지가 거래를 통해 그대로 확인된다. 즉 매도로 실제 받은 대금이 바로 그 마약류의 몰수불능 시점 가액을 대신하는 구체적 증거가 되는 셈이다. 이 경우 법원은 추상적인 가액 산정보다 실제로 실현된 판매대금을 추징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태도를 취한다.
가액 산정 자료 — 매수대금 관련 계좌내역·거래 정황.
압수된 동종 마약류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감정가.
같은 시기·유사 물량의 시세 자료.
실제로 되팔았다면 그때 수수한 매도대금 자체.
매도대금이 곧 몰수불능분의 가액 — 중복 계산이 금지되는 이유
매수한 마약류를 되팔았다면, 그 마약류에 대한 몰수·추징은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나는 매수죄에서 몰수불능에 따라 가액을 추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매도죄에서 수익금인 판매대금을 추징하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매도대금은 그 마약류의 몰수불능 시점 가액을 그대로 반영하는 실현된 수치이므로, 두 절차는 같은 대상을 두 번 가리키고 있을 뿐 서로 다른 두 개의 몰수·추징 대상이 아니다. 이런 경우 법원은 매도로 실제 취득한 대금을 기준으로 추징액을 산정하고, 매수 단계에서 별도로 그 마약류의 가액을 추가 추징하지는 않는 방식으로 정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렇게 처리하는 근거는 몰수·추징 제도의 본질에 있다. 몰수·추징은 범죄행위로 취득한 부당한 이익을 박탈하려는 것이지, 같은 물건에 대해 여러 단계의 죄가 성립한다고 해서 그 경제적 가치를 죄의 개수만큼 곱해 박탈하려는 제도가 아니다. 매수와 매도가 각각 별개의 범죄로 처벌된다는 것과, 그 범죄들로 인해 실제로 귀속된 경제적 이익이 얼마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형사처벌은 매수죄와 매도죄 각각에 대해 별도로 이뤄지더라도, 몰수·추징이라는 부수처분은 실제로 실현된 이익의 총액을 넘어설 수 없다. 예를 들어 1,000만 원에 마약류를 매수해 1,500만 원에 되팔았다면, 매수가액 1,000만 원과 판매대금 1,500만 원을 더한 2,500만 원이 아니라 실제로 최종 실현된 판매대금 1,500만 원이 추징의 기준이 되는 것이 이 원리의 구체적 적용례다.
몰수·추징은 죄의 개수가 아니라 실제로 귀속된 이익의 총액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하며, 같은 마약류를 두고 매수가액과 매도대금을 이중으로 합산해서는 안 된다.
매수에 지출한 돈 자체는 왜 별도로 추징되지 않나
매수대금과 판매대금을 이중으로 추징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면, 자연히 다음 질문이 남는다. 그렇다면 매수를 위해 지출한 돈은 아예 추징에서 빠지는 것인가. 원칙적으로 그렇다. 몰수·추징의 대상은 범인이 범죄로 취득한 물건이나 그로 인한 수익이지,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 지출한 비용까지 별도로 박탈하는 제도가 아니다. 마약을 사기 위해 지급한 돈은 그 마약류를 취득하는 대가로 이미 소비된 지출이지, 범인이 새로 취득해 보유하고 있는 이익이 아니다.
결국 매수한 마약류를 그대로 되판 사안에서 몰수·추징의 대상이 되는 것은 실제로 손에 쥔 판매대금, 즉 매도로 얻은 수익금 하나다. 매수에 지출한 돈은 그 판매대금을 얻기 위한 경비적 성격을 가질 뿐이고, 이를 다시 가액 산정 방식으로 추징하면 이미 매도대금 추징으로 박탈된 이익을 한 번 더 박탈하는 결과가 된다. 다만 이는 매수한 마약류 전량을 그대로 되팔았을 때의 이야기이고, 일부를 투약하거나 소지하고 있다가 나머지만 판매한 경우에는 계산 방식이 달라진다.
판매분과 투약·소지분이 섞여 있다면 — 처분 형태별로 나눠 계산
매수한 마약류 전부를 되판 것이 아니라 일부는 팔고 일부는 스스로 투약하거나 적발 당시까지 소지하고 있었다면, 이때는 매수대금과 판매대금을 그대로 대비할 수 없다. 판매한 부분과 투약·소지한 부분은 서로 다른 처분을 거친 별개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추징은 처분 형태별로 나눠 계산하는 것이 원칙이다.
판매한 부분에 대해서는 실제로 받은 판매대금을 기준으로, 투약하거나 소지하다 압수되어 몰수가 불가능해진 부분에 대해서는 그 수량에 해당하는 가액을 별도로 산정해 추징한다. 이렇게 나눠 계산한 두 금액을 더한 값이 최종 추징액이 되는데, 이는 서로 다른 물건에 대한 각각의 계산이므로 앞서 살펴본 이중추징 문제와는 성격이 다르다. 같은 물건을 두 번 계산하는 것이 금지되는 것이지, 애초에 서로 다른 몫으로 나뉜 마약류를 각각 계산하는 것까지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판매한 부분 — 실제로 수수한 판매대금을 기준으로 추징.
투약해 소비한 부분 — 투약량에 해당하는 시가 상당액을 가액으로 추징.
압수되어 현존하는 부분 — 원칙적으로 현물 몰수, 몰수불능이면 가액 추징.
전량을 되판 경우 — 판매대금만을 기준으로 하고 매수가액은 별도로 추징하지 않음.
공범과 나눠 거래한 경우 — 실제 취득한 이익 범위 내에서만
매수와 판매를 혼자가 아니라 공범과 함께 한 경우에도 비슷한 원리가 적용된다. 여러 명이 공모해 마약류를 매수한 뒤 나눠 판매하고 그 대금을 분배했다면, 추징은 전체 거래대금을 공범 각자에게 중복해서 선고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자가 실제로 분배받아 취득한 금액의 범위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 원칙이다. 예를 들어 세 명이 마약류를 공동으로 매수해 판매한 뒤 대금을 3분의 1씩 나눠 가졌다면, 각자에게는 실제로 받은 몫만큼만 추징하는 것이지 판매대금 전액을 세 사람 모두에게 각각 추징하지는 않는다.
이 원칙 역시 앞서 살펴본 매수·매도 사이의 이중추징 금지와 같은 뿌리에서 나온다. 몰수·추징이 실제로 귀속된 이익을 넘어설 수 없다는 원칙은 한 사람이 매수와 매도를 모두 한 경우든, 여러 사람이 역할을 나눠 매수·판매에 관여한 경우든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분배받은 몫이 얼마인지는 계좌내역, 메신저 대화, 진술 등 구체적 증거로 뒷받침되어야 하고,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거래 관여 정도에 따라 법원이 재량으로 추징액을 나눠 정하게 된다. 매수와 판매를 각기 다른 공범이 나눠 맡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매수를 담당한 공범과 판매를 담당한 공범이 서로 다른 사람이라도, 그 마약류에서 발생한 전체 이익을 두 사람 모두에게 중복해 추징하지 않고 실제로 각자에게 귀속된 몫만을 나눠 추징하는 것이 원칙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약을 매수했다가 전부 되팔았다면 추징이 아예 없는 건가요?
A. 아닙니다. 매수한 마약류가 몰수할 수 없는 상태, 즉 이미 판매되어 현존하지 않는 상태이므로 그 가액에 해당하는 추징은 이뤄지되, 실제로 되팔아 받은 판매대금이 그 가액을 대신하는 기준이 되어 판매대금을 기준으로 추징이 선고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Q. 매수대금보다 비싸게 팔아 차익을 남겼다면, 그 차익만 추징되나요?
A. 아닙니다. 추징의 기준은 매수대금과 판매대금의 차액이 아니라 실제로 취득한 판매대금 전액입니다. 마약류를 되팔아 받은 돈 자체가 추징 대상이고, 그중 얼마를 매수에 썼는지는 추징액 산정에서 공제되지 않습니다.
Q. 매수한 마약류 일부는 투약하고 나머지만 팔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판매한 부분은 실제 판매대금을 기준으로, 투약해 소비한 부분은 그 수량에 해당하는 가액을 별도로 산정해 두 금액을 더한 만큼 추징됩니다. 서로 다른 몫에 대한 계산이므로 앞서 본 이중추징 문제와는 별개입니다.
Q. 마약을 팔려고 시도했지만 거래 전에 적발됐다면(미수)도 추징되나요?
A. 마약류관리법은 매매 등 행위의 미수범도 처벌하고 있고, 이 경우 실제로 판매대금을 취득하지 못했으므로 판매행위로 인한 수익금 추징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만 매수한 마약류 자체가 압수되지 않고 몰수할 수 없는 상태라면 그 가액에 대한 추징은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공범과 함께 거래했는데 제가 받은 몫이 적다면요?
A. 추징은 공범 전체 거래대금이 아니라 각자 실제로 분배받은 금액의 범위 내에서 선고되는 것이 원칙이므로, 실제로 받은 몫이 적다면 그만큼만 추징 대상이 됩니다. 다만 분배받은 금액을 구체적으로 소명하지 못하면 관여 정도에 따라 법원이 재량으로 정하게 됩니다.
Q. 추징은 형벌인가요, 벌금과 다른가요?
A. 추징은 형벌이 아니라 몰수를 대신하는 부수처분으로, 징역형이나 벌금형과 함께 별도로 선고됩니다. 벌금은 국가에 대한 형벌적 제재인 반면, 추징은 범죄로 취득한 부당한 이익을 박탈하는 데 목적이 있어 그 성격과 계산 방식이 다릅니다.
맺음말
마약을 매수했다가 되판 사건에서 매수와 판매는 각각 독립된 범죄로 처벌되지만, 몰수·추징까지 죄의 개수만큼 곱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실제로 손에 쥔 이익이 얼마인지이고, 매수한 마약류를 그대로 되팔았다면 그 판매대금이 곧 몰수불능분의 가액을 대신하는 기준이 되어 매수대금과 판매대금을 각각 합산해 이중으로 추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일부는 팔고 일부는 투약·소지했거나 공범과 대금을 나눠 가진 경우에는 계산이 더 복잡해지고, 실제로 얼마를 취득했는지를 소명하는 자료가 추징액을 좌우합니다. 수사·재판 단계에서 추징액이 부풀려진 것은 아닌지 다투려면 처분 형태별 구분과 실제 귀속 이익을 뒷받침할 자료부터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마약류 사건은 초동 수사 단계에서 계좌·통신 내역이 빠르게 확보되는 만큼, 수원지검이나 안산 관할에서 조사를 받는 상황이라면 추징액 산정 근거를 놓치지 않도록 사건 초반부터 대응 방향을 잡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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