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폭력, "연인 사이의 일"로 끝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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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폭력, "연인 사이의 일"로 끝나지 않습니다 

윤영석 변호사

데이트폭력, "연인 사이의 일"로 끝나지 않습니다

― 수원 형사전문변호사가 정리한 교제폭력 사건의 쟁점과 대응

경찰청 집계 기준으로 교제폭력 관련 112신고는 한 해 10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하루 300건 가까운 신고가 접수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 법에는 아직 "데이트폭력"이나 "교제폭력"이라는 이름의 죄명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2026년 8월 현재 국회에 관련 법안이 여러 건 발의되어 있지만 모두 계류 중이고, 법무부 역시 스토킹처벌법 개정을 통한 보완을 추진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결국 지금 벌어지는 사건은 폭행·협박·감금·강요·성범죄·스토킹 등 개별 죄명으로 나뉘어 처리됩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채 "사귀는 사이였으니 어떻게든 정리되겠지"라고 생각하다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맞는 분들을 실무에서 자주 봅니다. 피해자든, 가해자로 지목된 분이든 마찬가지입니다.

1. 데이트폭력은 어떤 죄로 처벌되는가

교제 관계에서 흔히 문제되는 행위와 적용 법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행위 유형

적용 법조

법정형

폭행

형법 제260조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 (반의사불벌)

상해

형법 제257조

7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

협박

형법 제283조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 (반의사불벌)

체포·감금

형법 제276조

5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 벌금

강요

형법 제324조

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

주거침입

형법 제319조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

재물손괴

형법 제366조

3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 벌금

강제추행

형법 제298조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 벌금

불법촬영

성폭력처벌법 제14조

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

촬영물 이용 협박·강요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협박 1년 이상, 강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스토킹범죄

스토킹처벌법 제18조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 (흉기 휴대 시 5년 이하)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이른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폭행죄와 협박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하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됩니다. 그러나 상해죄, 강요죄, 주거침입죄, 재물손괴죄, 성범죄, 그리고 스토킹범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특히 스토킹범죄는 2023년 7월 법 개정으로 반의사불벌 규정이 삭제되어, 이제는 합의를 하더라도 사건이 자동으로 종결되지 않습니다.

2. 가정폭력처벌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

부부 사이의 폭력이라면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임시조치, 피해자보호명령 같은 신속한 분리 수단을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고 사실혼에도 이르지 않은 단순 교제 관계나 동거 관계는 이 법의 "가정구성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실무의 태도입니다. 같은 폭력인데 적용되는 보호 장치가 다른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 실무에서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보호조치가 사실상 교제폭력 피해자의 주된 방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긴급응급조치(경찰 단계) :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됩니다.

· 잠정조치(검사 청구, 법원 결정) : 서면경고,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 접근금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유치장·구치소 유치까지 가능합니다. 접근금지 및 전자장치 부착 결정을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집니다.

즉, 교제폭력 사건에서 스토킹처벌법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피해자 보호의 실효성을 좌우하고, 반대로 가해자로 지목된 분에게는 사건이 확대되는 결정적 분기점이 됩니다.

3. 피해를 입으셨다면 ― 지금 해야 할 다섯 가지

· 증거를 먼저 남기십시오. 상해진단서, 상처 부위 사진(날짜가 확인되는 형태), 통화 녹음, 문자·메신저 원본이 핵심입니다. 본인이 대화의 당사자인 통화를 녹음하는 것은 적법하며, 캡처보다 원본 데이터가 증거가치가 높습니다.

· 112 신고와 동시에 긴급응급조치를 신청하십시오. 신고 기록 자체가 이후 잠정조치와 양형 판단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 접근금지가 필요하다면 잠정조치 신청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십시오. 상대방이 이미 여러 차례 접근한 사실이 정리되어 있어야 법원이 강도 높은 조치를 내립니다.

· 고소장은 시간 순서대로, 행위별로 죄명을 특정하여 작성해야 합니다. 여러 사건이 뭉뚱그려진 고소장은 일부만 인정되고 나머지는 증거불충분으로 정리되는 일이 많습니다.

· 처벌불원 의사는 신중하게 결정하십시오. 형사소송법상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할 수 있지만, 한 번 표시하면 다시 철회하여 처벌을 구할 수 없습니다. "이번 한 번만"이라는 말에 서명한 합의서가 이후 반복되는 폭력 앞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사례가 대단히 많습니다.

4. 가해자로 지목되셨다면

교제폭력 사건은 밀실에서 벌어지고, 목격자가 없으며, 양측 진술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다음 세 가지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 첫 조사에서의 진술입니다. 억울함을 호소하려다 다툼의 경위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유죄의 근거를 만들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 전에 사실관계를 시간 순으로 정리하고,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분리해 두어야 합니다.

· 쌍방 사건의 가능성입니다. 상호 몸싸움이 있었다면 상대방도 입건될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 판례는 정당방위를 매우 엄격하게 인정하므로, 공격의 의사 없이 소극적으로 벗어나려 한 방어행위였다는 점이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 접근금지 결정을 받았다면 어떤 이유로도 연락해서는 안 됩니다. "사과하려고", "짐을 돌려받으려고" 연락한 것도 위반입니다. 본 사건보다 위반 행위 때문에 구속되는 사례가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필요한 연락은 반드시 변호인을 통해야 합니다.

한편 스토킹범죄는 합의만으로 종결되지 않으므로, 피해 회복과 재범 방지 의지를 어떤 방식으로 소명하느냐에 따라 기소 여부와 형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성범죄가 결합된 경우에는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등 부수처분까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Q. 사귀는 사이인데도 강제추행이 성립하나요?

A. 성립합니다. 교제 관계라는 사정만으로 개별 행위에 대한 동의가 있었다고 추정되지 않습니다. 다투어야 할 것은 "관계"가 아니라 "그 시점의 동의 여부"입니다.

Q. 헤어진 뒤 연락한 것만으로 스토킹이 되나요?

A.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로 접근·연락하는 행위가 지속적·반복적으로 이루어지면 스토킹범죄가 됩니다. 한두 번의 연락은 스토킹행위에 해당할 수 있어도 곧바로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명시적인 거부 의사 이후의 반복 연락은 위험합니다.

Q. 합의하면 아무 처벌도 받지 않나요?

A. 폭행·협박에 그친다면 그렇습니다. 그러나 상해, 강요, 주거침입, 손괴, 성범죄, 스토킹범죄는 합의가 있어도 처벌 대상이며, 다만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됩니다.

Q. 상대가 먼저 때렸는데 저까지 입건되었습니다.

A. 쌍방 폭행으로 처리되는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다만 상대방의 유형력 행사가 선행되었고 본인의 행위가 이를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 대응에 그쳤다는 점을 CCTV, 상처의 위치와 정도, 직후의 메시지 등으로 입증하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6. 마무리하며

교제폭력 사건에서 가장 위험한 태도는 "우리끼리 정리하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피해자에게는 그 판단이 다음 피해로 이어지고, 가해자로 지목된 분에게는 방어할 시간을 잃는 결과가 됩니다. 법이 아직 이 문제를 하나의 이름으로 부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개별 죄명과 보호조치를 정확하게 짚어내는 초기 대응이 더 중요합니다.

법무법인 베테랑은 형사 사건을 중심으로 수원 본사무소와 대전·부산·인천·광주 분사무소에서 사건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사건 초기 단계에서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함께 정리해 드립니다.

법무법인 베테랑  담당변호사 윤영석 (법학박사 ·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변호사)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중앙로248번길 40, 602-606호(하동, 광교스마트법조프라자 6층)

Tel. 031-216-3300 / Fax. 031-216-3302 / www.veteran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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