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 중에는 생활비를 대신 내주거나 급한 사정을 듣고 돈을 보내는 일이 생깁니다. 관계가 끝난 뒤 상대방이 약속과 달리 돈을 갚지 않으면 배신감 때문에 곧바로 사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송금 사실과 미변제 사실만으로 사기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돈을 받을 당시 어떤 설명을 했는지, 그 설명이 거짓이었는지, 송금한 사람이 그 말을 믿고 재산을 처분했는지, 처음부터 갚을 의사와 능력이 없었는지를 나누어 확인해야 합니다.
⚖️ 사기죄는 단순한 미변제와 다릅니다
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여기서 기망은 상대방의 재산 처분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실을 거짓으로 알리거나, 알려야 할 중요한 사실을 숨기는 행위를 말합니다. 상대방이 그 설명을 믿고 송금했다는 인과관계도 필요합니다.
따라서 돈을 빌린 뒤 사정이 나빠져 약속한 날에 갚지 못했다는 결과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반대로 돈을 받을 때부터 존재하지 않는 사업이나 치료비를 내세웠거나, 갚을 자금이 곧 생긴다고 거짓말해 송금을 받았다면 사기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교제 관계였다는 사실은 면책 사유도, 곧바로 유죄를 뜻하는 사정도 아닙니다.
🔎 돈의 성격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같은 송금이라도 대여금, 증여, 공동생활비, 투자금, 대신 결제한 비용은 법적 평가가 다릅니다. “나중에 갚겠다”는 메시지와 변제기 약정이 있다면 대여금 정황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기념일 선물이나 조건 없이 생활을 지원한 돈이라면 증여로 평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공동여행이나 주거비처럼 두 사람이 함께 소비한 금액을 전부 상대방의 차용금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계좌 메모만 보지 말고 송금 전후 대화, 돈을 요구한 이유, 반환 약속, 일부 변제 내역, 반복된 독촉에 대한 답변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여러 차례 돈이 오갔다면 각 송금의 날짜와 명목을 따로 정리해야 합니다. 전체 금액을 하나로 묶으면 대여와 증여, 공동비용이 섞여 쟁점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 처음부터 속일 의도는 어떻게 판단할까요
대법원은 편취 의도를 피고인의 자백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범행 전후의 재력, 환경, 설명 내용, 거래의 이행 과정 같은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봅니다. 돈을 받을 당시 수입과 채무 상황, 약속한 변제 재원의 실제 존재 여부, 받은 돈의 사용처, 일부라도 갚으려 한 과정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특히 돈의 용도나 변제자금 마련 방법을 사실대로 말했다면 상대방이 돈을 보내지 않았을 상황에서 이를 거짓으로 설명했다면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담보나 차용증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형사책임이 항상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반대로 이후 변제가 늦었다는 사정만 있고 송금 당시 거짓 설명이나 편취 의도를 뒷받침할 자료가 없다면 민사상 채무불이행과 구별해야 합니다.
📱 수사 전에 대화와 송금을 맞춰 보세요
메신저 대화는 일부 문장만 캡처하지 말고 대화 시작부터 송금 이후까지 날짜와 상대 계정이 보이도록 보존하는 편이 좋습니다. 계좌 거래내역, 차용증, 통화녹음, 일부 변제 자료, 돈의 사용처를 보여주는 영수증도 원본 상태로 정리해야 합니다. 삭제하거나 문장을 이어 붙인 자료는 맥락과 신뢰도에 관한 다툼을 만들 수 있습니다.
표를 만들 때는 송금일, 금액, 상대방이 설명한 목적, 반환 약속, 실제 사용처, 변제 여부를 열로 구분하면 좋습니다. 기억이 분명하지 않은 부분은 추측으로 채우지 않아야 합니다. 경찰 조사에서는 전체 관계를 길게 설명하기보다 어떤 말 때문에 각 돈을 보냈는지 또는 받았는지를 객관 자료와 연결해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고소 취하를 조건으로 한 요구도 따져야 합니다
고소를 취하해 주겠다는 말과 함께 금전 지급, 동거, 사적 만남 등을 요구받았다고 해서 그 요구에 즉시 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당한 피해 회복 협의인지, 사건과 무관한 요구나 위협이 섞였는지 구분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연락이 두렵더라도 감정적으로 욕설이나 협박성 답변을 보내면 별도의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합의를 검토한다면 지급액, 지급기한, 형사절차에 관한 의사, 민사채권의 정리 범위를 문서에 분명히 적어야 합니다. 형사고소 취하만으로 민사채무가 자동 소멸하는 것은 아니며, 사기죄는 합의했다고 언제나 수사가 끝나는 범죄도 아닙니다. 상대방에게 허위 진술이나 증거 삭제를 요구해서도 안 됩니다.
📝 민사와 형사 대응을 나누어 준비합니다
돈을 돌려받지 못한 문제에는 대여금 반환청구나 지급명령 같은 민사절차가 검토될 수 있습니다. 형사절차는 기망과 편취 의도를 판단하는 과정이고, 민사절차는 계약이나 대여 관계에 따른 반환의무를 다투는 과정입니다. 형사 고소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돈이 자동 반환되거나, 민사판결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사기죄가 자동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고소를 준비하는 쪽은 각 송금의 기망 내용과 처분행위를 구체화해야 하고, 고소를 당한 쪽은 돈을 받을 당시 사실대로 설명한 내용과 변제 노력, 실제 사용처를 자료로 제시해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교제 중 감정이나 관계의 도덕적 평가만 강조하기보다 돈을 받을 당시의 객관적 사실을 중심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연인 사이 금전 분쟁은 관계의 성격 때문에 대여와 증여의 경계가 흐려지기 쉽습니다. 송금 시점마다 돈의 성격과 설명 내용을 분리하고, 민사상 반환 문제와 형사상 기망 여부를 구별해 대응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