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록 열람등사를 검사가 거부할 때, 법원 허용결정으로 받아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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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록 열람등사를 검사가 거부할 때, 법원 허용결정으로 받아내는 방법 

강대현 변호사

수사기관이 작성한 조서와 증거서류를 보지 못한 채 재판에 임하는 피고인은 자신이 어떤 근거로 기소되었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검찰은 공소를 제기한 뒤에도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서류와 증거물 상당수를 넘겨주지 않는 경우가 있고, 별다른 소명 없이 열람과 등사를 거부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습니다. 그러나 형사소송법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 검사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법원에 신청해 서류를 받아낼 수 있는 절차를 명문으로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검사가 수사기록의 열람·등사를 거부했을 때 어떤 요건과 절차로 법원의 허용결정을 받아낼 수 있는지, 그리고 검사가 그 결정마저 따르지 않을 때 어떤 효과가 발생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왜 수사기록 열람등사가 방어권의 핵심인가

형사재판에서 검사와 피고인은 원칙적으로 대등한 당사자여야 합니다. 그런데 수사 단계에서 확보된 진술조서, 감정서, 압수물 목록 같은 자료는 대부분 검사 쪽에만 있고, 피고인과 변호인은 공소장과 검사가 스스로 제출한 일부 증거만으로 방어를 준비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헌법 제12조 제4항이 보장하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와 제27조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변호인이 상대방인 검사가 확보한 자료를 확인하지 못한 채로는 실질적으로 구현되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형사소송법은 공소제기 이후 단계에서 검사가 보유한 서류 등을 피고인·변호인이 열람·등사할 수 있는 제도를 별도로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이 제도가 실무에서 의미를 갖는 지점은 구체적입니다. 참고인 진술조서에 진술 시점과 내용이 서로 어긋나는 부분이 있는지, 압수물 목록에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쓰일 수 있는 물건이 포함돼 있는지, 감정 결과가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만큼 명확한지는 서류를 직접 보지 않고서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검사가 임의로 열람·등사를 제한하면 변호인은 반대신문이나 증거 탄핵을 준비할 기초 자료 자체를 확보하지 못하게 되고, 이는 곧 방어권 행사의 공백으로 이어집니다.

이 절차가 적용되는 범위 — 수사 중과 공소제기 후는 다르다

"수사기록 열람등사"라는 말은 종종 기소 전 수사 단계까지 포괄해 쓰이지만, 법원에 허용결정을 신청할 수 있는 절차는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이 적용되는 범위, 즉 검사가 이미 공소를 제기한 사건에 한정됩니다.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기소 여부조차 정해지지 않은 단계라면, 피의자나 그 변호인은 이 조항에 근거해 검사에게 서류 열람·등사를 청구하거나 법원에 허용을 신청할 수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수사 단계에서 서류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 다른 경로를 검토해야 합니다. 체포·구속적부심사나 보석 심사 과정에서는 그 심사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관련 서류를 제한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이미 불기소로 사건이 종결된 뒤라면 검찰보존사무규칙에 따라 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정보공개법에 따른 정보공개청구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수사 중인 사건의 기록은 수사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비공개 결정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크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검사의 거부에 대해 법원이 직접 허용을 명하는 강제력 있는 절차는 공소가 제기되어 재판이 진행되는 단계에서만 작동한다는 점을 먼저 구분해 두어야 합니다.

법원에 열람·등사 허용을 신청할 수 있는 것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한 사건에 한정된다 —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자에게는 원칙적으로 이 절차가 열려 있지 않다.

검사에게 먼저 신청 — 대상 서류와 거부 사유

이 신청은 법원이 아니라 먼저 검사를 상대로 이루어집니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검사에게 아래와 같은 서류 등에 대해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신청은 공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직후부터 가능하며, 공판준비절차가 진행 중이든 정식 공판기일이 진행 중이든 상관없이 그 심급의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는 언제든 이용할 수 있습니다.

  • 검사가 증거로 신청할 예정인 서류·물건의 목록

  • 그 서류와 물건 자체(등본·사본 포함)

  •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신청할 증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

  • 압수물 목록, 감정서 등 공소사실과 관련된 서류

다만 검사에게도 거부할 수 있는 근거가 있습니다. 국가안보와 관련되거나, 증인을 보호할 필요가 있거나,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거나, 관련된 다른 사건의 수사에 지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구체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검사가 열람·등사의 범위를 제한하거나 시기·방법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사유가 폭넓게 해석될 여지가 있어, 실무에서는 검사가 별다른 설명 없이 관행적으로 일부 서류의 열람·등사를 제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검사가 거부하거나 제한하면 — 서면통지가 다음 단계의 열쇠

검사가 열람·등사를 거부하거나 그 범위를 제한하기로 했다면, 이유 없이 서류를 넘기지 않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은 검사가 거부·제한하는 경우 지체 없이 그 이유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서면통지는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다음 단계인 법원에 대한 신청에서 검사의 거부가 정당했는지를 다투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실무에서는 검사가 통지 자체를 지연하거나, 통지서에 구체적인 근거 없이 정형화된 문구만 담아 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도 변호인은 통지가 오지 않은 사실이나 통지 내용이 막연하다는 점 자체를 법원 신청서에 기재해, 거부 사유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함께 다툴 수 있습니다.

법원에 대한 허용신청 절차 — 무엇을 어떻게 신청하나

검사의 거부·제한 통지를 받은 뒤에는 형사소송법 제266조의4에 따라 그 사건을 심리하는 법원에 열람·등사를 허용해 달라는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신청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갖추는 것이 유리합니다.

  • 열람·등사를 구하는 서류의 구체적 특정(막연히 '기록 전부'라고 쓰지 않기)

  • 그 서류가 방어권 행사에 필요한 구체적인 이유

  • 검사가 내세운 거부·제한 사유가 타당하지 않다고 보는 근거

  • 검사의 거부·제한 통지서 사본(있는 경우) 첨부

법원은 신청을 받으면 검사에게 의견을 구하고,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검사에게 열람·등사 대상 서류 자체의 제시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법원은 그 서류를 상대방인 피고인·변호인에게 보여주지 않고 법원만 직접 확인하는 방식으로 심리를 진행합니다. 국가안보나 증인보호처럼 서류 내용 자체가 노출되면 신청의 목적과 무관하게 다른 폐해가 생길 수 있는 사안을 다루기 위한 장치입니다.

법원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나

법원은 열람·등사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폐해의 유형과 정도, 그리고 그 서류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갖는 필요성을 견주어 허용 여부를 결정합니다. 국가안보나 증인 신변 보호처럼 중대한 이익이 걸려 있다면 쉽게 허용되지 않을 수 있지만, 검사가 단순히 관행적으로 또는 절차 지연을 이유로 제한한 경우라면 법원이 허용 쪽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법원은 전부 허용 또는 전부 기각이 아니라, 열람은 허용하되 등사는 제한하거나, 시기·방법을 지정하거나, 특정 조건을 붙이는 방식으로 절충적인 결정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참고인이 특정될 경우 신변에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사건이라면 법원은 인적사항을 가린 뒤 열람만 허용하거나, 등사는 제한하고 열람만 허용하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추기도 합니다. 반대로 검사가 별다른 사유 설명 없이 '수사 자료라서 곤란하다'는 취지로만 답변한 경우에는, 구체적인 폐해가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원이 전부 허용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실제로 쟁점이 되는 장면 — 진술조서와 압수물 목록

실무에서 열람·등사 다툼이 가장 자주 불거지는 지점은 참고인 진술조서와 압수물 목록입니다. 예를 들어 공동피고인이나 목격자로 지목된 참고인이 수사기관에서 여러 차례 진술했는데 그 사이 진술 내용이 조금씩 달라졌다면, 변호인은 그 변화 자체가 진술의 신빙성을 흔드는 자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모든 회차의 진술조서를 확인하려 합니다. 그러나 검사가 최종 진술조서만 증거로 제출하고 이전 진술조서는 '수사에 관한 내부자료'라는 이유로 열람·등사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사안이야말로 진술 변경의 경위가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소명해 법원에 허용신청을 해볼 만한 전형적인 장면입니다.

압수물 목록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사기관이 압수한 물건 가운데 공소사실과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이는 항목이 있는데, 그 물건의 존재나 상태가 오히려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황을 뒷받침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검사가 이런 항목을 증거로 제출할 계획이 없다는 이유로 목록조차 공개하지 않으면, 변호인은 그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한 채 재판을 진행하게 됩니다. 압수물 목록의 열람·등사를 구체적으로 신청해 두는 것이 이런 사각지대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검사가 법원 결정을 따르지 않으면 — 증거신청 자체가 막힌다

법원이 열람·등사를 허용하라고 결정했다면 검사는 이를 지체 없이 이행해야 합니다. 여기에 이 제도의 실효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장치가 있습니다. 검사가 법원의 허용 결정을 이행하지 않으면 그 서류나 증인에 대해 증거신청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점입니다. 검사 입장에서는 애써 확보한 증거를 재판에서 아예 쓰지 못하게 되는 결과이므로, 이 제재는 검사가 법원 결정을 따르도록 만드는 실질적인 압박으로 작동합니다.

이 효과는 피고인 쪽에도 중요한 전략적 의미를 갖습니다. 검사가 어떤 진술조서나 증거물을 재판에서 쓰고 싶어 하면서도 열람·등사는 거부하는 경우, 변호인이 법원에 허용신청을 해 결정을 받아내면 검사는 그 서류를 계속 숨기거나 아니면 증거로 쓰는 것을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실무에서는 이 규정을 지렛대 삼아, 검사가 굳이 열람·등사를 거부하다가 증거 자체를 포기하느니 뒤늦게라도 서류를 공개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꾸는 사례도 관찰됩니다.

검사가 법원의 열람·등사 허용 결정을 지체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그 서류와 증인에 대한 증거신청 자체가 막힌다 — 이 제재가 결정의 이행을 사실상 강제한다.

법원의 기각 결정에는 불복할 수 있나

법원이 신청을 기각하더라도 그 결정에 대해 별도로 항고하기는 어렵습니다. 형사소송법 제403조 제1항은 판결 전의 소송절차에 관한 법원의 결정에 대해서는 법률이 특별히 즉시항고를 허용한 경우가 아니면 항고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는데, 열람·등사 허용신청에 대한 결정은 이 예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결국 기각 결정 자체를 별도로 다투기보다는, 이후 진행되는 재판에서 그 서류를 확보하지 못해 방어권이 제한되었다는 점을 항소나 상고 이유로 주장하는 방식으로 다툴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신청서를 작성하는 단계에서부터 서류의 특정과 필요성 소명을 최대한 충실히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각된 뒤 같은 서류를 다시 신청하는 것이 절대 금지되지는 않지만, 새로운 사정이나 추가 소명 없이 반복 신청하면 법원의 판단이 달라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도 이 절차로 기록을 열람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제266조의4에 따른 법원의 허용결정 절차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한 사건에 적용되며, 아직 기소 전인 수사 단계에는 원칙적으로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수사 중 서류가 필요하다면 구속적부심·보석 심사나 별도의 정보공개 절차 등 다른 경로를 검토해야 합니다.

Q. 검사에게 신청하지 않고 바로 법원에 신청할 수 있나요?

A. 없습니다. 먼저 검사에게 열람·등사를 청구해 거부나 제한 통지를 받는 절차를 거쳐야 법원에 허용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검사의 거부·제한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법원 신청의 전제 요건이기 때문입니다.

Q. 법원에 신청하면 서류를 곧바로 볼 수 있나요?

A. 법원이 허용 결정을 내려야 검사가 이를 이행하는 순서로 진행되며, 심리에 걸리는 기간은 사건과 서류의 성격에 따라 다릅니다. 신청서에서 서류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필요성을 충분히 소명할수록 법원의 판단이 수월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Q. 검사가 법원 결정을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검사가 법원의 허용 결정을 지체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해당 서류나 증인에 대해 증거신청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검사가 그 증거를 재판에서 쓰지 못하게 되는 결과이므로, 이 제재가 사실상 이행을 강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Q. 법원이 기각하면 그 결정에 다시 항고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별도의 항고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판결 전 소송절차에 관한 결정은 법률이 특별히 즉시항고를 정한 경우가 아니면 항고할 수 없다는 것이 형사소송법의 원칙이며, 이후 재판에서 항소나 상고 이유로 다투는 방법이 남습니다.

Q. 변호인 없이 피고인 본인이 직접 신청할 수 있나요?

A. 피고인 본인 명의로도 신청할 수는 있지만, 열람·등사를 구하는 서류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거부 사유의 부당성을 소명하는 작업은 기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만큼, 변호인을 통해 진행하는 편이 실무상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맺음말

검사가 수사기록의 열람·등사를 거부한다고 해서 그대로 물러설 필요는 없습니다. 형사소송법은 검사에게 먼저 신청하고, 거부·제한 통지를 받은 뒤 법원에 허용을 구하는 절차를 명문으로 마련해 두고 있고, 법원의 결정을 검사가 따르지 않으면 그 서류를 증거로도 쓰지 못하게 되는 실효적인 장치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이 절차는 공소가 제기된 뒤에만 작동한다는 점, 그리고 신청서 단계에서부터 서류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필요성을 충분히 소명해야 한다는 점을 놓치면 절차 자체가 무력해질 수 있습니다. 막연히 '모든 수사기록을 보여달라'는 식의 신청은 법원이 폐해와 필요성을 견줄 기준 자체를 세우기 어렵게 만든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수원지방법원과 수원지방검찰청 관할 사건에서도 검사가 열람·등사를 거부해 방어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종종 접합니다. 신청서 작성부터 법원 심리 대응까지는 기록에 대한 이해와 절차 경험이 함께 필요한 영역이므로, 막막하다면 이른 단계에서 변호인과 상의해 방향을 잡아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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