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SNS나 채팅앱으로 미성년자에게 성적인 메시지를 보낸 사건 하나를 두고도, 수사기관이 적용하는 죄명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일 수도 있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이른바 '온라인 그루밍'일 수도 있습니다. 두 죄는 처벌 수위도 다르고 성립요건도 다르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의율되느냐에 따라 방어 전략 자체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대화가 한 번뿐이었는지, 반복적이었는지, 상대방 나이가 몇 살이었는지 같은 사소해 보이는 사실관계 차이가 죄명을 가릅니다. 이 글에서는 통매음과 온라인 그루밍이 각각 어떤 요건으로 성립하는지, 그리고 실무에서 두 죄가 갈리는 구체적인 지점이 어디인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미성년자에게 보낸 메시지 하나, 왜 적용 법조가 갈리나
같은 '성적인 메시지'라도 이를 규율하는 법률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의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이하 통매음)이고, 다른 하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의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착취 목적 대화 등'(흔히 온라인 그루밍으로 불립니다)입니다. 통매음은 원래 성인 사이에서도 성립하는 일반 조항이고, 온라인 그루밍은 처음부터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행위만을 겨냥해 만들어진 특별 조항입니다.
수사 실무에서는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사건이 접수되면 두 죄 중 어느 쪽으로 구성할지, 혹은 두 죄를 함께 적용할지를 대화 내용의 성격과 횟수, 목적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통매음은 성립요건이 상대적으로 단순해 적용 문턱이 낮은 대신 법정형이 낮고, 온라인 그루밍은 요건이 더 까다로운 대신 법정형이 더 무겁습니다. 결국 어느 조항이 적용되느냐는 곧 형량의 상한이 어디까지 열려 있느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의 성립요건 — 목적과 도달
성폭력처벌법 제13조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합니다. 요건을 나누면 ①성적 욕망 유발·만족 목적 ②통신매체를 통한 전달 ③성적 수치심·혐오감을 일으키는 내용 ④상대방에게 '도달' 이 네 가지입니다.
이 조항의 특징은 피해자의 나이를 구성요건으로 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상대방이 성인이든 미성년자든 위 요건만 갖추면 성립하고, 대화가 단 한 번뿐이었더라도 메시지가 상대방에게 도달한 순간 기수에 이릅니다. 다만 상대방이 이를 실제로 읽었는지까지는 요구되지 않고, 인식 가능한 상태에 도달하면 충분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입니다. 반복성이나 만남 유도 같은 추가 요건이 없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진입장벽이 가장 낮은 조항으로 취급됩니다.
메시지를 여러 차례 나누어 보냈다면 각각의 도달 행위가 별개의 범죄로 평가되어 실체적 경합으로 가중될 수 있다는 점도 실무에서 자주 문제됩니다. 하루에 대화 하나로 끝난 사안과, 날짜를 달리해 여러 차례 성적인 메시지를 보낸 사안은 같은 통매음이라도 양형에서 무겁게 갈립니다.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내용인지는 문언 자체의 노골성뿐 아니라 대화 맥락, 상대방의 거부 의사 표시 여부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통매음은 상대방 연령을 요건으로 삼지 않고, 성적 욕망 유발·만족 목적의 메시지가 한 번만 도달해도 성립한다.
온라인 그루밍(청소년성보호법 제15조의2)의 성립요건 — 착취 목적과 지속·반복성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 제1항은 19세 이상의 사람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아동·청소년에게 ①성적 욕망이나 수치심·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거나 그런 대화에 지속적·반복적으로 참여시키는 행위, 또는 ②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도록 유인·권유하는 행위를 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합니다.
통매음과 비교하면 요건이 두 겹으로 더 무겁습니다. 행위자가 19세 이상이어야 하고, 단순한 성적 욕망 충족을 넘어 '성적 착취'라는 목적이 인정돼야 하며, 제1항 제1호의 대화 유형은 원칙적으로 지속성·반복성까지 요구됩니다. 그런데 같은 조 제2항은 상대방이 16세 미만인 경우 제1항 각 호의 행위를 하면 제1항과 동일한 형으로 처벌한다고만 규정합니다. 조문상 제1항의 '지속·반복' 요건이나 목적 요건을 다시 되풀이하지 않는 구조여서, 16세 미만 피해자 사건에서는 실무적으로 대화 내용 자체의 성격에 더 무게가 실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갈리는 지점 하나 — 지속·반복성, 그리고 16세 미만이라는 예외
가장 뚜렷한 차이는 '몇 번 대화했는가'입니다. 통매음은 도달 한 번으로 기수가 성립하지만, 온라인 그루밍 제1항 제1호는 '지속적 또는 반복적' 대화를 명문으로 요구합니다. 단발성 메시지 하나만으로는 이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고, 이런 경우 수사기관은 그루밍보다 통매음 적용을 검토하게 됩니다.
다만 피해자가 16세 미만이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제2항이 별도의 완화된 구조를 두고 있어, 대화 횟수와 무관하게 제1항 각 호의 행위 자체가 인정되면 그루밍죄로 의율될 여지가 커집니다. 결국 피해자 연령이 16세를 기준으로 위인지 아래인지가, 단발성 메시지 사건에서 통매음에 그칠지 그루밍까지 문제될지를 가르는 실질적인 분기점이 됩니다.
반복 대화 + 16세 이상 19세 미만 피해자 — 성적 착취 목적 입증 여부에 따라 그루밍 성립 검토.
단발성 메시지 + 16세 이상 피해자 — 지속·반복 요건 미충족으로 통매음 쪽에 무게.
단발성 메시지라도 + 16세 미만 피해자 — 제2항 구조상 그루밍 적용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짐.
갈리는 지점 둘 — 목적의 성격과 입증 난이도
두 조항이 요구하는 '목적'의 질도 다릅니다. 통매음은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면 충분해, 메시지 내용 자체가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것으로 인정되면 목적 요건은 비교적 쉽게 인정되는 편입니다. 반면 온라인 그루밍은 '성적 착취'라는 더 구체적인 목적을 요구합니다. 성적 착취는 대면 만남, 성적 이미지 요구, 추가 성범죄로의 발전 가능성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이해되며, 단순히 야한 말을 주고받은 정도를 넘어 상대방을 성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대화의 맥락에서 드러나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이 목적 요건을 대화 전체의 흐름으로 판단합니다. 처음에는 일상적인 대화로 시작해 점차 신뢰를 쌓은 뒤 성적인 화제로 전환하거나, 사진·영상을 요구하거나, 직접 만나자고 제안하는 패턴이 나타나면 성적 착취 목적이 강하게 추정됩니다. 반대로 대화 자체가 짧고 성적 착취로 이어지는 정황이 없다면, 수사기관은 그루밍보다는 통매음 적용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15세 상대에게 며칠에 걸쳐 안부를 묻다가 점차 신체 관련 질문으로 넘어가고, 이후 사진을 보내달라고 요구한 사안이라면 대화의 흐름 전체가 성적 착취 목적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평가되어 그루밍이 문제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SNS 댓글로 알게 된 상대에게 성적인 메시지를 한 차례 보냈다가 곧바로 차단당한 사안이라면, 지속·반복성도 착취 목적을 뒷받침할 정황도 부족해 통매음 선에서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갈리는 지점 셋 — 처벌 수위와 신상정보 등록
법정형만 놓고 보면 통매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온라인 그루밍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한이 다릅니다. 여기에 더해 신상정보 등록 여부에서도 실질적인 차이가 발생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2조는 등록대상 성범죄 범위에서 제13조(통매음)의 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제외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통매음으로 벌금형에 그치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에서 빠지지만, 징역형이 선고되면 등록대상에 포함됩니다.
온라인 그루밍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에 해당해, 유죄가 확정되면 벌금형이라 하더라도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단순히 법정형 상한 차이보다, 형사처벌 이후에 남는 신상정보 등록·공개·고지 같은 부수 처분 여부가 실제 방어 전략에서는 더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에서 함께 문제되는 경우 — 상상적 경합과 수사 실무
하나의 대화 사건이 두 죄의 구성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되면, 통매음과 온라인 그루밍이 함께 적용되어 상상적 경합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반복적으로 성적인 메시지를 보내면서 만남까지 유인한 정황이 확인되면, 수사기관은 그루밍을 주된 죄명으로 하되 개별 메시지 도달 사실에 대해 통매음도 함께 검토하는 방식으로 공소사실을 구성하기도 합니다.
카카오톡·인스타그램 DM·온라인 게임 채팅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대화 전체가 캡처·복원되어 증거로 제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대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흐름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삭제한 메시지도 상대방 단말기나 서버 로그를 통해 복원되는 사례가 적지 않으므로, 일부 대화만 따로 떼어 유리하게 해석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신빙성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날짜를 달리해 여러 차례 대화가 오간 사안이라면, 초반 대화는 통매음의 요건만 충족하고 후반 대화에 이르러서야 성적 착취 목적이 뚜렷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사안에서는 전체 대화를 하나의 그루밍 범행으로 묶어 기소할지, 시기별로 죄명을 나눠 구성할지가 쟁점이 되기도 합니다. 대화 전체의 흐름을 시간 순으로 재구성해 목적이 언제부터 뚜렷해졌는지를 다투는 것이 방어의 핵심이 되는 지점입니다.
대응 시 유의점 — 초기 진술과 증거 정리
수사 초기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 전체를 스스로 먼저 확인하는 일입니다. 자신이 기억하는 것과 실제 저장된 대화 내용 사이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그 차이가 목적이나 지속성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연령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대화가 몇 차례 오갔는지, 만남이나 이미지 요구로 이어졌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두면 조사 과정에서 진술이 흔들리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미성년자임을 인식할 수 있었는지도 자주 다투어지는 지점입니다. 프로필이나 대화 중 학교·학년 언급 등으로 미성년자임을 알 수 있었다면 몰랐다는 항변은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성인이라고 믿을 만한 구체적 사정이 있었다면 이는 목적 요건이나 고의 판단에서 다툴 여지가 되므로, 그런 사정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조사 초기에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경찰 출석 요구를 받은 단계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유리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통매음으로 정리될 사안인지 그루밍까지 문제될 사안인지는 첫 조사에서의 진술 방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진술하면 지속성이나 목적을 스스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조서가 작성되기 쉽습니다. 진술 전에 대화 기록과 시간관계부터 함께 검토하는 것이 이후 절차에서 불리한 해석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방이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대화 내용이나 프로필 등으로 미성년자임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판단되면 몰랐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다만 성인이라고 믿을 만한 구체적 사정이 있었다면 목적이나 고의 판단에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메시지를 딱 한 번만 보냈는데도 온라인 그루밍으로 처벌되나요?
A. 제1항 제1호의 대화 유형은 지속적 또는 반복적일 것을 요구해 단발성 메시지만으로는 성립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16세 미만이라면 제2항 구조상 대화 횟수와 무관하게 그루밍으로 의율될 여지가 있습니다.
Q. 통매음과 온라인 그루밍이 동시에 문제될 수도 있나요?
A. 하나의 행위가 두 죄의 구성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되면 상상적 경합으로 함께 적용될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메시지에 만남 유인 정황까지 더해지면 이런 사례가 자주 발생합니다.
Q.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지 않았는데도 온라인 그루밍이 성립하나요?
A. 성립합니다. 온라인 그루밍은 대화 자체로 기수에 이르는 구조여서 실제 만남이나 추가 성범죄로 이어질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대화의 목적과 내용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벌금형으로 끝나면 신상정보 등록에서 완전히 자유로운가요?
A. 통매음은 벌금형이면 등록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징역형이면 등록대상에 포함됩니다. 온라인 그루밍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에 해당해 벌금형이라도 등록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Q. 초범이고 반성하고 있다면 선처받을 수 있나요?
A. 초범 여부, 반성, 재발 방지 노력 등은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다만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전반적으로 엄정하게 처벌하는 기조여서, 사건 초기부터 구체적 사정을 정리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같은 '미성년자에게 보낸 성적 메시지'라도 대화의 횟수와 목적, 피해자의 연령에 따라 통매음으로 끝날 사안이 온라인 그루밍으로 확대될 수 있고, 그 반대로 정리될 수도 있습니다. 두 조항의 성립요건과 처벌 수위, 신상정보 등록 여부까지 차이가 크기 때문에, 어느 조항이 적용되는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대화 기록을 스스로 먼저 확인하고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두면, 목적이나 지속성처럼 죄명을 가르는 쟁점에서 불리하게 해석될 여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관련 사건으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수원지방검찰청이나 수원지방법원 관할 사건이 적지 않은 만큼, 변호인과 함께 대화 내용부터 차분히 검토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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