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도 상속재산분할 대상일까 — 가분채권 예외 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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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도 상속재산분할 대상일까 — 가분채권 예외 법리 

김강희 변호사


예금도 상속재산분할 대상일까 — 가분채권 예외 법리


사건 개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면 남은 형제자매들은 상속재산을 어떻게 나눌지를 두고 마주 앉게 됩니다. 이때 부동산처럼 눈에 보이는 재산은 협의나 심판으로 나눈다는 데 이견이 없지만, 예금처럼 숫자로 딱 떨어지는 재산을 두고는 뜻밖의 다툼이 벌어지곤 합니다. "예금은 어차피 상속분대로 자동으로 쪼개지는 것 아니냐"며 굳이 분할 절차에 올릴 필요가 없다는 쪽과, "그렇게 되면 생전에 이미 큰돈을 받아간 형제만 유리해진다"며 예금도 함께 정산해야 한다는 쪽이 부딪히는 경우입니다.

실제로 상담을 오시는 분들 중에는, 장남이 생전에 결혼자금이나 사업자금 명목으로 이미 수억 원을 받아갔는데, 정작 부모님이 남긴 예금은 "가분채권이니 각자 상속분대로 알아서 나눠 가지면 된다"는 논리로 아무런 조정 없이 똑같이 나눠지려 하는 상황을 호소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남은 상속인 입장에서는 이미 기울어진 저울에 예금까지 그대로 얹히는 셈이라 억울함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예금채권과 같은 가분채권은 원칙적으로 상속재산분할심판의 대상이 아니지만, 공동상속인 사이의 형평을 심히 해칠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예외적으로 분할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이 '원칙과 예외'를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심판 청구 단계에서부터 설계하느냐에 따라, 특별수익을 받은 상속인만 유리해지는 결과를 막을 수 있는지가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예금채권처럼 성질상 나눌 수 있는 가분채권이 원칙적으로 상속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되는 이유가 무엇인지입니다. 민법 제1006조는 공동상속인이 여럿이면 상속재산을 공유로 한다고 정하는데, 판례는 이 중에서도 금전채권과 같은 가분채권은 상속이 개시되는 순간 법률상 당연히 각자의 상속분에 따라 나뉘어 각 상속인에게 귀속된다고 봅니다(대법원 1997. 6. 24. 선고 97다8809 판결 등). 즉 분할이라는 절차를 거칠 필요도 없이 이미 쪼개져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그럼에도 예외적으로 가분채권을 분할심판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무엇인지입니다. 대법원 2016. 5. 4.자 2014스122 결정은, 가분채권이라도 이를 상속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하면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형평을 심히 해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그 가분채권도 분할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특별수익이나 기여분처럼 상속분 자체를 조정해야 할 사유가 있는데 나눌 재산이 부동산 등 비가분재산 위주라면, 예금 같은 가분채권까지 함께 고려하지 않고서는 실질적인 형평을 이루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셋째, 이 예외를 인정받으려면 가정법원에 무엇을 어떻게 주장·증명해야 하는지입니다. 단순히 "불공평하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특별수익의 존재와 규모, 남은 상속재산의 구성, 그 재산만으로는 특별수익을 정산할 수 없다는 사정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법원이 예외를 적용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특별수익을 밝혀 가분채권 예외의 발판을 만들기


예금채권을 분할 대상에 포함시키려면 먼저 "왜 그렇게 하지 않으면 형평이 심히 깨지는가"를 법원이 납득할 수 있게 보여 줘야 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구성합니다.

1) 생전 증여와 지출 내역을 특별수익으로 정리합니다.

민법 제1008조는 공동상속인 중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특별수익자가 있으면 그 가액을 상속분 산정에 반영하도록 정합니다. 결혼자금·사업자금·부동산 매수자금처럼 생전에 이체된 큰 금액은 계좌 이체 내역, 부동산 등기, 차용증이 아닌 증여임을 뒷받침하는 정황(무이자·무기한, 상환 이력 없음 등)을 통해 특별수익으로 구성합니다. 이렇게 특별수익액이 특정되어야, 이를 정산할 재원이 남은 상속재산 중 무엇인지를 다음 단계에서 다툴 수 있습니다.

2) 남은 상속재산의 구성을 검토해 '형평이 심히 깨지는' 지점을 특정합니다.

부동산 등 비가분재산은 현물분할이나 대상분할(가액을 지급하고 단독소유로 하는 방식)로 나눌 수 있지만, 특별수익자의 초과분을 다른 상속인에게 정산해 줄 현금성 재산이 예금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예금을 가분채권이라는 이유로 처음부터 배제하면, 특별수익을 받은 상속인은 이미 받은 몫에 더해 예금까지 법정상속분대로 그대로 가져가는 결과가 됩니다. 이 구도를 구체적 금액으로 대조해 제시하면, 형평을 심히 해치는 특별한 사정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3) 심판청구 단계에서부터 예금채권을 분할대상 목록에 명시합니다.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하며 대상재산 목록에 예금채권을 처음부터 포함시키고, 그 근거로 특별수익 정산의 필요성을 함께 주장합니다. 뒤늦게 추가하려 하면 절차가 지연되거나 다투는 범위가 좁아질 수 있어, 청구 초기 단계의 목록 구성이 결과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구체적 분할방법과 정산액을 설계하기


가분채권을 분할 대상에 포함시키는 데 성공했다면, 그다음은 실제로 얼마를 누구에게 정산할지를 설계하는 단계입니다. 여기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상속개시 당시 재산가액을 기준으로 구체적 상속분을 계산합니다.

특별수익을 반영한 구체적 상속분은 '상속개시 당시의 상속재산 가액에 특별수익을 더한 뒤 각자의 법정상속분을 곱하고, 이미 받은 특별수익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산정됩니다. 부동산은 상속개시 당시 시가를, 예금은 잔액을 기준으로 삼아 전체 상속재산의 총액을 먼저 확정해야 이 계산이 성립합니다.

2) 부동산은 대상분할, 예금은 현물분할로 나누는 조합을 제시합니다.

부동산을 공유로 남기면 이후 처분이나 이용 문제로 다시 분쟁이 생기기 쉽습니다. 그래서 부동산은 특별수익이 적은 상속인이 단독소유로 취득하고, 그 대가로 예금채권 중 자신의 몫을 초과하는 부분을 다른 상속인에게 정산해 지급하는 방식을 설계해, 형평에 맞으면서도 이후 분쟁 소지를 줄이는 결과를 만듭니다.

3) 기여분 주장이 함께 있는 경우 순서를 정리합니다.

피상속인을 오래 부양했거나 재산 유지·증가에 기여한 상속인이 있다면 기여분(민법 제1008조의2)도 함께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기여분은 특별수익 정산에 앞서 상속재산에서 먼저 공제되는 항목이므로, 특별수익 주장과 기여분 주장이 뒤섞이지 않도록 주장의 순서와 입증자료를 분리해 정리해야 법원의 심리가 원활히 진행됩니다.


결론


예금채권은 원칙적으로 상속개시와 동시에 법률상 당연히 나뉘어 각 상속인에게 귀속되지만, 그 원칙을 그대로 따르면 특별수익을 이미 받은 상속인만 유리해지는 결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판례가 인정하는 '형평을 심히 해치는 특별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증명하면, 예금도 예외적으로 분할심판의 대상으로 끌어올 수 있습니다.

관건은 특별수익의 존재를 얼마나 구체적인 자료로 뒷받침하고, 이를 정산할 재원의 구성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가입니다. 형제자매 중 누군가 이미 큰돈을 받아간 정황이 있는데 남은 예금까지 그대로 상속분대로 나뉘려 한다면, 지금 상황이 가분채권 예외 법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사안인지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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