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한다며 나가라는 건물주, 갱신거절 정당한가
재건축한다며 나가라는 건물주, 갱신거절 정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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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재건축한다며 나가라는 건물주, 갱신거절 정당한가 

김강희 변호사


재건축한다며 나가라는 건물주, 갱신거절 정당한가


사건 개요


임대차 기간 만료를 앞두고 갱신을 요구하면, 상당수 임차인은 별문제 없이 계약을 이어 갑니다. 그런데 어느 날 건물주가 "이 건물은 곧 재건축에 들어갈 예정이라 계약을 갱신해 줄 수 없다"고 통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당혹스럽습니다. 권리금을 들여 자리를 잡았고 단골도 만들어 놓았는데, 재건축이라는 한마디에 그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나가야 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게다가 건물주는 "재건축이니 권리금이나 이사비는 챙겨줄 수 없다"는 태도까지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임차인들의 사정을 들어 보면, 건물주가 정말 구체적인 재건축을 준비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재건축을 명분으로 내세워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의 기존 임차인을 내보내고 새 임차인을 더 높은 조건으로 들이려는 경우도 섞여 있습니다. 문제는 임차인 입장에서 그 둘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건물주가 "재건축"이라는 단어만 꺼내면 임차인은 지레 포기하고 나가는 경우가 흔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재건축은 법이 정한 갱신거절 사유 중 하나이지만, 아무 때나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만 정당화됩니다.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 재건축 주장이라면, 임차인은 갱신을 요구할 권리와 권리금을 지킬 권리를 모두 그대로 보유합니다. 관건은 건물주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재건축 주장이 법이 요구하는 조건에 실제로 부합하는지를 검증하는 것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갈림길이 되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건물주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당시 공사 시기와 소요 기간을 포함한 구체적인 철거·재건축 계획을 임차인에게 고지하고, 실제로 그 고지한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는지입니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 제7호 가목). 둘째, 그런 사전 고지가 없었다면, 건물이 노후·훼손되어 객관적으로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는 상태인지입니다(같은 호 나목). 셋째, 도시정비법 등 다른 법령에 따라 철거·재건축이 예정된 구역에 해당하는지입니다(같은 호 다목).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에도 해당하지 않으면, 건물주의 재건축 주장은 법이 정한 갱신거절 사유가 되지 못합니다.

여기에 더해 놓칠 수 없는 지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는 건물주가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정하면서도, 제10조 제1항 각 호의 갱신거절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 권리금 보호 의무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단서를 두고 있습니다. 즉 재건축 사유가 정당하게 인정되면, 갱신도 거절당하고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도 함께 받지 못하는 이중의 결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재건축 주장이 법이 정한 요건을 실제로 충족하는지를 처음부터 촘촘히 따져 보는 일이, 이 사안에서는 다른 어떤 사건보다도 중요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건물주의 재건축 주장이 법정 요건에 실제로 부합하는지 하나하나 대조하기


재건축을 이유로 한 갱신거절이 남발되지 않도록, 법은 세 갈래의 구체적 요건을 두고 있습니다. 건물주의 말만으로는 어느 요건에도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검증합니다.

1) 계약체결 당시 '구체적 고지'가 실제로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법이 요구하는 것은 막연한 재건축 예정 언급이 아니라, 공사 시기와 소요 기간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계획을 임대차계약 체결 시점에 이미 임차인에게 고지했는지입니다. 그래서 계약서의 특약사항, 계약 체결 당시 주고받은 문자·이메일, 공인중개사를 통한 설명 기록 등을 확인해, 그 시점에 실제로 구체적 계획이 존재하고 고지되었는지를 대조합니다. 계약을 맺을 때는 아무 말이 없다가 만료가 임박해서야 "사실 재건축 계획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경우라면, 이 요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2) 건물의 '노후·안전' 상태를 객관적 자료로 확인합니다.

계약 당시 고지가 없었다면, 남은 길은 건물이 노후·훼손되어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상태인지입니다. 이는 건물주의 인상 진술이 아니라 객관적 자료로 판가름 나야 합니다. 건축물대장상 사용승인일, 정밀안전진단 결과, 관할 구청·시청의 위험시설물 지정 여부, 구조 안전 관련 행정처분 이력 등을 확보해, "오래됐다"는 막연한 주장과 실제로 안전에 문제가 있는 상태를 구분합니다. 단순히 낡아 보인다는 것만으로는 이 요건이 충족되지 않습니다.

3) '다른 법령에 따른 철거·재건축' 근거가 실재하는지 확인합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에 따라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었거나 재건축조합 설립 등 공법상 절차가 실제로 진행 중인지는 등기부등본, 관할 구청의 고시·공고, 정비사업 관련 인허가 현황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건물주가 "곧 재개발 구역이 될 것"이라는 식의 예상만 내세우는 경우와, 실제로 법령상 절차가 개시된 경우는 법적 취급이 전혀 다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요건 미충족이면 갱신·권리금을 함께 주장하고, 요건 충족이라면 협상으로 실리를 챙기기


재건축 사유의 실체를 검증한 다음에는, 그 결과에 따라 대응의 방향이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단계에서 다음과 같이 대응을 설계합니다.

1)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갱신요구권을 문서로 명확히 행사합니다.

세 요건 중 어느 것도 충족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임대차 기간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내용증명 등 남는 방식으로 갱신 요구 사실과 시점을 명확히 기록합니다. 아울러 건물주가 내세운 재건축 사유가 법정 요건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조목조목 짚은 반박 통지를 함께 보내, 추후 분쟁이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에 대비한 증거를 처음부터 쌓아 둡니다. 이 경우 임차인은 최초 계약을 포함해 전체 임대차 기간이 10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갱신을 요구할 권리를 그대로 보유합니다(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2항).

2) 요건이 충족되더라도 권리금 감정과 이주 조건 협상을 함께 진행합니다.

재건축 사유가 법정 요건에 실제로 부합한다면, 법이 강제하는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의무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이는 소송으로 강제할 근거가 사라진다는 의미일 뿐, 협상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단계에서는 권리금 감정을 통해 시설·영업·바닥권리를 반영한 객관적 금액을 미리 산정해 두고, 이를 근거로 이주비·영업손실 보상을 임대인과의 협의 조건에 포함시키도록 요구합니다. 객관적 감정액이 있는 협상과, 막연한 금액을 부르는 협상은 결과가 다릅니다.

3) 재건축 이후 우선입주·재입점 조건을 서면 특약으로 확보합니다.

갱신거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도, 재건축이 완료된 이후 기존 임차인이 우선적으로 재입점할 수 있는 권리나 그때의 임대조건을 미리 서면으로 약정해 두면 이후 실질적인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이런 특약은 법이 자동으로 보장해 주지 않으므로, 퇴거에 합의하는 시점에 반드시 함께 요구하고 문서로 남겨야 합니다.


결론


재건축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인정하는 갱신거절 사유이지만, 건물주가 "재건축"이라는 말을 꺼냈다고 해서 그 즉시 임차인의 권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체결 당시의 구체적 고지, 건물의 객관적 노후·안전 상태, 다른 법령에 따른 절차라는 세 가지 요건 중 어느 하나라도 실제로 충족되어야 비로소 정당한 갱신거절이 됩니다.

지금 건물주로부터 재건축을 이유로 한 갱신거절 통보를 받으셨다면, 그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요건 충족 여부부터 짚어 보아야 합니다. 요건이 부족하다면 갱신과 권리금 회수기회를 함께 지킬 수 있고, 요건이 충족되더라도 협상으로 실리를 지킬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지금 상황이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어떤 자료부터 갖추어야 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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