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이중매매 배임죄, 중도금 수령 시점이 가른다
아파트 이중매매 배임죄, 중도금 수령 시점이 가른다
법률가이드
횡령/배임매매/소유권 등

아파트 이중매매 배임죄, 중도금 수령 시점이 가른다 

김강희 변호사


아파트 이중매매 배임죄, 중도금 수령 시점이 가른다


사건 개요


아파트를 팔기로 계약해 놓고 잔금을 받기 전에 마음이 바뀌는 매도인이 적지 않습니다. 집값이 급하게 오르거나, 더 좋은 조건의 매수인이 나타나거나, 갑자기 급전이 필요해지는 등 이유는 제각각입니다. 문제는 이미 계약을 맺은 원래 매수인에게 위약금을 물어주고 정리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가, 뜻밖에 형사 고소장을 받는 경우입니다. 원래 매수인이 "돈 문제가 아니라 배임죄로 고소하겠다"며 경찰서에 사건을 접수시키고, 매도인은 그제야 자신이 민사 문제가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매도인들은 하나같이 "계약을 어긴 건 맞지만 위약금까지 물어줄 각오였는데, 왜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하느냐"고 억울해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이중매매는 단순한 계약 위반과 형사처벌 대상인 배임죄 사이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아,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계약이 진행됐는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영역입니다. 실제로 두 번째 매수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준 뒤 고소를 당해 조사를 받는 사례가 드물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중매매를 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언제 원래 매수인으로부터 돈을 받았는지, 그리고 그 돈이 계약금이었는지 중도금이었는지가 형사책임 유무를 가르는 결정적 분기점입니다. 이 지점을 정확히 다투는지에 따라 무혐의로 종결될 사건이 유죄로 흐르기도 하고, 반대로 실형이 예상되던 사건이 벌금이나 집행유예로 마무리되기도 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매도인이 원래 매수인에 대해 형법 제355조 제2항이 정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는지입니다. 통상의 매매에서 매도인은 자기 소유물을 파는 자기 사무를 처리할 뿐이지만, 대법원은 부동산은 등기라는 공시방법의 특성상 매도인의 협력 없이는 매수인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해, 예외적으로 매도인에게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할 신임관계를 인정해 왔습니다.

둘째, 그 신임관계가 언제부터 발생하는지입니다. 민법 제565조는 계약 당사자 일방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까지는 매도인이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고 자유롭게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판례는 통상 중도금 지급을 이행의 착수로 보므로, 계약금만 오간 단계에서는 매도인이 언제든 적법하게 해제할 수 있어 아직 매수인 재산을 지켜줄 구속력 있는 의무가 없고, 중도금이 지급된 이후에야 비로소 임의 해제가 막히면서 신임관계가 발생한다고 봅니다. 셋째, 아파트처럼 고가의 부동산에서는 이중매매로 얻은 재산상 이익 규모에 따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어 처단형 자체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세 가지는 순서대로 얽혀 있어, 중도금 수령 시점 하나가 사건 전체의 성격을 바꿔 놓습니다. 그래서 대응의 출발점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언제 얼마가 무슨 명목으로 오갔는지를 시간순으로 재구성하는 데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중도금 수령 시점을 둘러싼 사실관계를 정밀하게 재구성하기


수사기관과 법원이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매도인의 사정이 아니라 돈이 오간 순서와 명목입니다. 이 단계가 흐트러지면 이후 어떤 항변도 설 자리를 잃습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다시 세웁니다.

1) 지급된 돈의 법적 성격을 계약서·입금내역과 대조합니다.

매매계약서에 '계약금', '중도금'이라는 문구가 있어도 실제 지급 스케줄과 금액이 통상적인 계약금 비율(대개 매매대금의 10% 안팎)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명목상 중도금이라도 실질은 분할 지급된 계약금 성격일 여지가 있습니다. 계좌 입금 내역, 영수증, 계약서상 지급 일정을 대조해 실제로 이행의 착수라고 볼 수 있는 지급인지를 먼저 가려냅니다. 이 지점에서 아직 계약금 단계였다는 점이 확인되면, 매도인은 애초에 매수인 재산을 지켜줄 신임관계 자체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을 정리한 것이 되어 배임죄의 구성요건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2) 두 번째 매수인과의 계약 체결 시점을 정확히 특정합니다.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신임관계가 발생한 '이후'에 처분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만약 두 번째 매수인과의 매매계약이나 소유권이전등기가 원래 매수인의 중도금 지급보다 먼저 이루어졌다면, 그 시점에는 아직 신임관계가 없었으므로 배임죄가 성립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 매매계약서의 작성일, 계약금 입금일, 등기 접수일을 확보해 원래 계약의 중도금 지급일과 정확히 대조하는 작업이 무죄·무혐의 주장의 핵심 축이 됩니다.

3) 적법한 해제 절차를 밟았는지를 확인합니다.

중도금 지급 전이라면 매도인은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고 해제할 권리가 있습니다. 실제로 계약금 배액을 상환하겠다는 의사표시를 내용증명이나 문자로 통지하고, 상환 금액을 공탁하는 등 해제 절차를 밟은 기록이 있다면, 이후 제3자에게 매도한 것은 이미 소멸한 계약의 잔여물을 처분한 것에 불과해 배임의 전제 자체가 사라집니다. 반대로 해제 의사표시 없이 슬그머니 이중으로 계약을 진행했다면 이 항변은 쓰기 어려우므로, 남아 있는 통화 기록이나 문자까지 뒤져 해제 의사가 실제로 전달됐는지를 확인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고의·이득액을 다투어 처벌 수위를 낮추기


사실관계상 중도금 수령 이후의 처분이라는 점이 분명해 배임죄 성립 자체를 다투기 어려운 사건이라면, 초점은 고의의 정도와 이득액으로 옮겨갑니다. 이 국면에서 실형과 집행유예, 벌금과 징역 사이의 결과가 갈립니다.

1) 불법이득의 의도가 아니라 자금 압박에 따른 불가피한 처분이었음을 소명합니다.

배임죄는 단순한 채무불이행과 달리 임무 위배에 대한 인식과 재산상 이익을 취하려는 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매도인이 다른 채무를 막기 위해 급박하게 처분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 처분 직후 원래 매수인에게 계약금·중도금을 즉시 반환하거나 반환 의사를 밝힌 정황, 잠적하지 않고 연락을 유지한 사실 등은 배임의 고의를 다투는 유력한 자료가 됩니다. 반면 계약금·중도금을 그대로 챙긴 채 연락을 끊었다면 이 항변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2) 이득액 산정 방식을 정밀하게 다투어 가중처벌 구간을 피합니다.

배임죄의 이득액은 통상 두 번째 매매대금과 원래 매매대금의 차액, 또는 원래 계약이 그대로 이행됐을 경우 매수인이 얻었을 이익 상당액으로 산정됩니다. 이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됩니다. 아파트는 매매가가 높아 이 기준을 넘기기 쉬운데, 감정평가 시점과 방식, 차액 산정의 기준시점을 다투어 이득액을 5억 원 미만으로 낮추면 형법상 배임죄만 적용돼 처단형의 하한이 크게 낮아집니다.

3) 피해 회복을 양형자료로 명확히 남깁니다.

배임죄는 합의로 처벌을 면할 수 있는 범죄는 아니지만, 원래 매수인에게 받은 계약금·중도금을 신속히 반환하거나 공탁하고, 실질적 피해를 배상하는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은 양형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반환·공탁 시점을 가능한 한 앞당기고, 그 사실을 문서로 남겨 재판 단계에서 실제 손해가 회복됐다는 점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끌어내는 실질적인 방법입니다.


결론


아파트를 이중으로 매도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원래 매수인으로부터 받은 돈이 계약금이었는지 중도금이었는지, 그리고 두 번째 계약이 그 지급 전후 언제 이루어졌는지가 형사책임의 유무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축입니다.

고소장을 받고 나서야 계좌 내역과 계약서를 뒤지기 시작하면 이미 조사 일정에 쫓기기 쉽습니다. 이중매매로 문제가 될 조짐이 보인다면, 지급받은 돈의 성격과 시점부터 지금 바로 정리해 대응의 방향을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9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