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통장에서 돈이 인출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함께 살던 형이 장례비 등의 목적으로 찾은거라는데 괜찮나요?
”
안녕하세요, 상속전문변호사 박정식입니다.
상속 상담을 하다 보면 실제로 자주 접하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망 후 다른 공동상속인의 동의 없이 통장에서 돈을 인출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다른 상속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그 이유에 따라 달라지는데, 원칙적으로는 불법행위 또는 부당이득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장례비·병원비 등 합리적인 목적을 위한 지출이라면 예외적으로 위법성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비록 가족이 인출하더라도 사망한 분의 은행계좌에서 무단으로 인출하는 것은 자칫 후일 형사, 민사, 가사분쟁의 소지가 많습니다. .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인출했는지가 아니라, 왜 인출했고 어디에 사용했는지입니다.
오늘의 핵심내용
ⓐ 사망 후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면 모두 문제가 되나?
ⓑ 장례비나 병원비로 사용했다면 괜찮을까?
실제 사례 예시
상속개시이후 망인의 계좌에서 현금이 인출된 경우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장례를 마친 가족들은 상속재산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차남은 은행 거래내역을 확인하다가 아버지가 사망한 다음 날부터 통장에서 수백만 원이 여러 차례 인출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인출한 사람은 생전 아버지와 함께 살던 장남이었습니다.
장남은 "장례비를 지급했고, 병원비를 정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차남은 "왜 가족들과 상의하지 않고 돈을 인출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처럼 사망 후 계좌 인출은 실제 상속 분쟁에서 자주 발생하는 쟁점 중 하나입니다.
“상속개시 후 망인의 계좌에서 돈을 인출한 경우
원칙적으로는 이러한 경우에는 문제가 됩니다.
피상속인이 사망하면 예금채권은 공동상속인들에게 법정상속분에 따라 분할 귀속됩니다.
따라서 공동상속인 중 1인이 다른 공동상속인들과 협의 없이 피상속인 사망 후 상속재산인 예금을 임의로 인출한 경우, 그 인출금 중 다른 공동상속인들의 법정상속분에 해당하는 금액은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것으로서 부당이득에 해당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불법행위로도 인정됩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대법원 1997. 4. 25. 선고 97다3996 판결).
이 판결의 취지는, 장례비 등은 상속재산에서 당연히 지출되어야 할 비용이므로, 상속재산(피상속인 계좌)을 이용하여 이를 선급한 것은 부당이득이나 불법행위가 되지 않는다는 논리의 기초가 됩니다.
반면 이미 병원비 및 장례비 등이 모두 지출된 후에 추가로 인출이 이루어졌다면, 그 인출액 중 지출된 병원비·장례비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인출행위는 상속인들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인출 사실 자체보다 사용 목적과 사용 내역이 더욱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장례비로 사용했으니 아무 문제 없겠죠?
장례비는 상속에 관한 비용으로서 상속재산 중에서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민법 제998조의2), 장례비 지급을 위한 인출 자체는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실제 장례비로 사용했는지, 그 금액이 합리적 범위 내인지를 확인하여야 합니다.
장례비 지출을 주장하더라도 이를 입증할 영수증 등 자료가 없으면 인정받기 어렵고, 장례비를 초과하는 부분은 여전히 부당이득 또는 불법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6. 11. 25. 선고 2015가단209728 판결).
또한 부의금은 상속재산이 아니라 유족에게 증여되는 것이므로, 장례비 산정 시 부의금으로 충당된 부분은 공제될 수 있습니다.
상황별로 확인해야 할 사항
장례비 지급: 실제 장례비로 사용했는지, 관련 영수증 등 자료가 있는지, 금액이 합리적 범위 내인지
병원비·채무정산 등: 피상속인을 위한 지출인지, 증빙 자료가 있는지
개인 생활비 사용: 상속재산과 무관한 사용인지 (부당이득 해당 가능성 높음)
공동상속인 동의 후 인출: 공동상속인 전원의 동의가 있었는지, 동의 범위와 사용 목적이 일치하는지
“
분쟁이 생겼다면 어떻게 확인해야 할까요?
”
법원은 공동상속인 중 1인이 다른 공동상속인들과 협의 없이 피상속인 사망 후 상속재산인 예금을 임의로 인출한 사안에서, 그 인출금 중 다른 공동상속인들의 법정상속분에 해당하는 금액은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것으로서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0. 31. 선고 2021가단5134553 판결).
또한 최근 대법원은 공동상속인이 상속재산인 예금을 임의로 인출하여 보유하는 행위가 다른 상속인의 상속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상속회복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시하여, 이러한 분쟁에서 상속회복청구권의 적용 가능성도 열어두었습니다 (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5다212863 판결).
《체크리스트》
□ 사망 후 계좌 거래내역 확인
□ 인출 금액의 사용처를 확인
□ 장례비나 병원비 관련 영수증의 보관 유무 확인
□ 인출 금액이 장례비·병원비 등 합리적 범위 내인지 확인
□ 인출에 관한 공동상속인 전원의 의사합치 여부 확인
《FAQ》
Q. 사망 후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면 모두 불법인가요?
원칙적으로 다른 공동상속인의 동의 없는 인출은 부당이득 또는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피상속인을 실질적으로 개호하던 사람이 병원비·장례비 등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인출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위법성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Q. 장례비를 먼저 지급하기 위해 돈을 인출했다면 문제가 없나요?
장례비 지급은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실제 사용 내역과 관련 영수증 등 자료를 함께 갖추어야 합니다. 장례비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당이득 또는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가족이 함께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계좌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나요?
함께 거주했다는 사정만으로 모든 금융거래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Q. 상속인이 아닌 사람(예: 피상속인의 형제자매)이 인출한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상속인이 아닌 사람이 사망자 명의의 계좌에서 금전을 출금하는 것은 사망한 사람의 상속인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병원비·장례비 목적의 합리적 범위 내 인출이라는 예외 법리는 피상속인을 실질적으로 개호하던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으나, 그 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은 불법행위 또는 부당이득이 됩니다.
상속개시후 다른 공동상속인의 동의 없이 망인의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다른 상속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부당이득 또는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피상속인을 실질적으로 개호하던 사람이 병원비·장례비 등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인출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위법성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실제 지출 내역과 금액의 합리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갖추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같은 인출이라도 장례비 지급인지, 병원비 정산인지, 개인적인 용도인지에 따라 법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거래내역과 사용처를 먼저 확인하고, 공동상속인 사이에 이견이 있다면 사실관계를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 상속전문변호사 박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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