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상속재산을 조회해 보니 형 앞으로 건물이 증여되어 있었습니다.
그때 당시에 아버지는 치매를 진단 받으시고 치료를 받고 계셨었는데도 말이죠."
안녕하세요, 상속전문변호사 박정식입니다.
상속 상담에서 실제로 자주 나오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치매 진단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증여계약이 자동으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증여계약 당시 아버지에게 자신의 행위의 의미와 결과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 즉 '합리적인 의사능력'이 있었는지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특히 증여계약은 단순히 '재산을 준다'는 일상적 의미를 넘어 법률적 효과가 수반되는 행위이므로, 법원은 그 법률적 의미와 결과까지 이해할 수 있었는지를 함께 살펴봅니다.
따라서 치매 증여계약의 효력은 계약 당시의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오늘의 핵심내용 3가지】
① 치매 진단만으로 증여계약서 작성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님
② 증여계약 당시 합리적 판단할수 있는 의사능력 여부 확인
③ 의료기록과 증여계약 경위 등 객관적 자료 체크
상속이 시작된 후 알게 된 증여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형제들중 차남은 상속재산을 확인하기 위해 주민센터를 방문하여 원스탑(one-stop) 상속재산찾기서비스 조회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생전에 소유하던 건물 한 채가 나타나지 않아서 등기부를 확인해 보니 이미 장남 앞으로 증여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등기소를 방문하여 등기원인서류중에 있는 증여계약서를 열람, 복사하여 이를 확인해 보니 증여 계약서는 컴퓨터로 작성해 출력한 문서였고, 그 위에는 아버지의 도장만 찍혀 있었습니다.
문제는 증여계약이 체결된 당시 아버지가 치매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를 본 차남은 여러 의문을 갖게 됩니다.
"아버지가 정말 증여계약서의 내용을 읽으시고 도장을 찍으신 걸까?"
"혹시 장남이 증여계약서를 미리 작성해 두고, 내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도장만 찍도록 한 것은 아닐까"?
"장남이 본인 마음대로 아버지 인감을 찍은 것은 아닐까 "
별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실제 상속분쟁에서도 이와 같은 의문으로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는 적지 않습니다.
“
치매상태에서 작성된 증여계약서, 과연 유효할까?
(증여계약 당시의 실제 의사능력이 있었는지가 중요)
”
많은 분들이 치매 진단을 받으면 모든 계약이 무효라고 생각하지만, 법적으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민법에서는 계약이 유효하려면 계약 당시 자신의 행위의 의미와 결과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 즉 '의사능력'이 있었는지를 중요하게 봅니다.
특히 증여계약처럼 일상적인 의미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법률적 의미나 효과가 부여된 행위의 경우에는, 그 행위의 일상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법률적인 의미나 효과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어야 의사능력이 인정됩니다.
따라서 치매 진단을 받았더라도 당시 증여의 의미와 법률적 결과를 충분히 이해하고 자신의 의사로 계약을 체결했다면 유효하게 인정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치매가 상당히 진행되어 계약 내용을 이해하거나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였다면, 그 증여계약은 처음부터 무효가 됩니다.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법률행위는 취소의 문제가 아니라 무효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즉, 치매 진단 자체보다 증여계약 당시의 실제 의사능력이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법원은 어떤 점을 살펴볼까요?》
증여계약의 효력이 쟁점이 되는 사건에서는 여러 객관적인 자료를 함께 검토합니다.
의료기록: 치매 진단서, 진료기록, MMSE 검사 결과, 장기요양등급 등
계약 체결 경위: 누가 계약서를 작성했는지, 계약 내용을 설명했는지
계약 당시 상태: 대화가 가능했는지, 의사표현이 가능했는지
증인 진술: 가족, 공인중개사, 지인 등 당시 상황을 본 사람이 있는지
기타 자료: 영상, 녹음, 문자, 금융거래내역 등
특히 계약 전후의 병원 진료기록과 인지기능 평가자료는 의사능력 판단에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외관이나 피상적 언행만으로 의사능력을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되며, 의학적 진단, 법률행위의 내용과 그에 따른 책임의 중대성, 합리적 의사결정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겉으로 보기에 계약에 응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의사능력이 있었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계약서에 피상속인의 도장만 찍혀 있는 경우》
"계약서는 컴퓨터로 작성되어 있었고 아버지의 도장만 찍혀있다"라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만으로 증여계약이 무효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반대로 인감도장이 찍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유효하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법원은 증여계약서를 누가 작성했는지, 계약 내용을 실제로 설명했는지, 당시 아버지가 내용을 이해한 상태에서 도장을 찍은 것인지 등 계약 체결 과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게 됩니다.
이를 위해서 아버지의 의무기록에 대해서 대한의사협회에 의무기록 감정을 촉탁하게 됩니다. 물론 사후의 의무기록감정으로 생전의 행위를 모두 평가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수 있지만, 법원은 이러한 감정결과를 모두 종합하여 의사능력 유무를 판단하게 됩니다.
즉, 계약서의 형식보다 실제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계약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무엇부터 확인해야 할까요?
① 증여계약서와 등기부등본을 확인합니다.
② 계약 당시 병원 진료기록과 치매 관련 자료를 확보합니다.
③ 계약 체결 과정에 있었던 사람과 관련 자료를 확인합니다.
④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증여계약의 효력과 상속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합니다.
체크리스트
☑ 증여계약 당시 치매 진단 또는 치료를 받고 있었는가
☑ 계약 체결 시기의 의료기록을 확보할 수 있는가
☑ 계약 내용을 설명한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되는가
☑ 계약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가
☑ 계약 이후 소유권 이전 과정에 특이한 점은 없는가
『FAQ』
Q. 치매 진단만 받으면 증여계약은 무효인가요?
아닙니다. 치매 진단만으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며, 증여계약 당시 의사능력이 있었는지를 개별적으로 판단합니다.
Q. 장기요양등급을 받았다면 증여는 무효인가요?
장기요양등급은 신체적·인지적 기능 저하를 반영하는 자료로서 의사능력 판단에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요양등급은 복지 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준이지 법률행위 능력을 직접 판정하는 기준이 아니므로, 그것만으로 증여계약의 효력이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등급 외에도 계약 당시의 진료기록, 인지기능 검사 결과, 계약 체결 경위, 의무기록감정결과 등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Q. 증여계약서에 본인 도장이 찍혀 있으면 반드시 유효한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계약 체결 과정과 당시의 의사능력, 주변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Q. 증여가 무효라는 것을 누가 증명해야 하나요?
의사능력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자(원고), 즉 증여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상속인이 이를 증명해야 합니다. 따라서 계약 당시의 의료기록, 인지기능 검사 결과 등 객관적인 자료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버지가 치매 진단을 받은 상태에서 작성된 증여계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증여계약서에 인감도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유효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증여계약의 효력은 계약 당시 아버지가 증여의 의미와 법률적 결과를 이해하고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는지, 즉 의사능력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특히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법률행위는 취소가 아니라 처음부터 무효이며, 이를 주장하는 측이 증명해야 한다는 점도 실무상 중요합니다.
따라서 상속재산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치매 상태에서 이루어진 증여를 발견했다면, 계약서를 바로 결론 내리기보다 부친의 건강보험공단을 방문하여 부친의 보험급여기록을 발급받아 보고, 여기에 기재된 병원을 방문하여 부친의 의료기록을 발급받음과 동시에 계약 체결 당시의 경위 등 객관적인 자료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사합니다.
글: 상속전문변호사 박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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