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을 받고 강제집행에 들어갔는데 상대방이 집행문 자체가 잘못됐다며 다투거나, 반대로 채무자가 이미 다 갚았다며 절차를 막으려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채무자 쪽에서 흔히 거론하는 구제수단이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와 청구이의의 소인데, 둘 다 '집행을 막는다'는 결과만 보고 같은 절차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두 제도는 다투는 대상과 재판을 받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고, 잘못 고르면 각하되거나 시간만 허비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두 제도가 각각 무엇을 겨냥하는지, 어떤 절차로 진행되는지, 실무에서 어떤 기준으로 구분해 선택해야 하는지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집행에 대한 구제수단이 왜 두 갈래로 나뉘는가
강제집행이 부당하다고 느끼는 채무자가 다툴 수 있는 대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집행권원, 즉 판결이나 공정증서 등에 표시된 청구권 자체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그 범위가 맞는지를 다투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그 집행권원에 실제로 집행력을 부여하는 절차, 즉 집행문이 제대로 내어졌는지를 다투는 것입니다. 두 대상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구제하는 절차도 민사집행법 제44조의 청구이의의 소와 제34조의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신청으로 서로 다르게 설계돼 있습니다.
판결이 확정됐다고 해서 그 즉시 강제집행이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집행권원의 집행력을 현실적으로 행사하려면 법원사무관등으로부터 별도로 집행문을 내어받아야 하는데, 이 집행문 부여 단계는 원칙적으로 서류상 형식적 요건만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그래서 집행권원의 실체적 내용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도 집행문을 내어주는 과정 자체에 하자가 생길 수 있고, 반대로 집행문 부여 절차 자체는 흠이 없어도 집행권원에 표시된 청구권이 이후 사정(변제·소멸시효 완성 등)으로 소멸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둘을 같은 절차로 다투려 하면 애초에 주장할 수 있는 사유 자체가 제한되어 있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채무자를 구제하는 두 갈래 길은 집행권원에 표시된 청구권 자체를 다투는 길과, 그 청구권을 현실적 집행력으로 바꿔주는 집행문 부여 절차를 다투는 길로 나뉜다.
청구이의의 소 — 청구권 자체의 존부·범위를 다투는 소송
민사집행법 제44조에 따른 청구이의의 소는 집행권원에 표시된 청구권에 관하여 실체법상 이의 사유가 있는 채무자가 그 집행권원의 집행력 자체를 배제해 달라고 제기하는 소송입니다. 집행권원이 확정판결인 경우에는 변론이 종결된 뒤에 생긴 사유에 한해서만 주장할 수 있는데, 이는 확정판결의 기판력 때문입니다. 변론종결 전에 이미 존재했던 사유는 그 소송에서 다퉜어야 할 사유이므로 다시 문제 삼을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실제로 주장되는 이의 사유로는 변제, 상계, 소멸시효 완성, 채무면제, 화해 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판결이 확정된 뒤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원리금을 전부 갚았는데도 채권자가 그 판결문을 근거로 다시 강제집행을 신청한다면, 채무자는 변제 사실을 이의 사유로 삼아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해 그 집행권원의 집행력을 배제시킬 수 있습니다. 확정판결 이후 오랜 기간이 지나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소송은 제1심 판결법원이 관할하며(공정증서가 집행권원인 경우에는 채무자의 보통재판적 소재지 법원), 서면 심리만으로 끝나지 않고 필요적으로 변론을 거쳐 판결로 재판합니다. 소송인 이상 상대방인 채권자의 반박·증거 제출이 이어지고, 재판 결과에 불복하려면 일반 민사소송과 같이 항소·상고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변제·대물변제 — 판결 확정 후 채무 전부 또는 일부를 갚은 경우.
상계 — 채무자가 별도로 가진 채권으로 상계 의사표시를 한 경우.
소멸시효 완성 — 확정판결로 채권 소멸시효 기간이 늘어나도 그 기간이 지나면 소멸.
채무면제·화해 — 채권자가 채무를 면제했거나 별도로 화해가 성립한 경우.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신청 — 절차적 흠결만 다투는 간이절차
민사집행법 제34조에 따른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신청은 집행문을 내어준 행위 자체에 위법이 있다고 다투는 절차입니다. 집행권원의 성립절차에 흠이 있었는지, 집행권원 자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무효인지, 집행권원의 내용이 불명확한지, 조건성취·승계 사실을 증명하는 서면이 제대로 갖춰졌는지처럼 집행문을 내어주는 과정의 형식적 요건이 주된 대상입니다.
청구이의의 소와 가장 크게 다른 지점은 재판 방식입니다. 이의신청에 대한 재판은 변론을 거치지 않고 결정으로 이뤄지며, 법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신청인을 심문할 수 있을 뿐입니다. 판결 절차보다 훨씬 신속하게 진행되는 대신, 다툴 수 있는 사유가 형식적 요건의 흠결로 한정돼 있어 변제나 소멸시효 완성처럼 실체적인 사유는 이 절차로 주장할 수 없습니다.
관할도 다릅니다. 집행문을 내어준 법원사무관등이 속한 법원이 관할하는데, 판결에 대한 집행문이라면 그 판결의 소송기록을 보관하는 법원, 공정증서에 대한 집행문이라면 그 증서를 작성한 공증인 사무소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이 됩니다. 재판 결과에 불복하는 방법도 제한적입니다. 이 결정에 대해서는 민사집행법 제15조의 즉시항고를 할 수 없고, 재판에 헌법·법령 위반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대법원에 특별항고를 제기할 수 있을 뿐입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대여금에 관한 공정증서를 근거로 집행문이 발급됐는데 그 공정증서를 작성할 당시 위임장이 위조됐거나 대리권 없는 사람이 촉탁했다는 사정이 뒤늦게 드러난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채권 자체의 존부가 아니라 집행권원인 공정증서의 성립절차 자체에 흠이 있는 경우이므로, 청구이의의 소가 아니라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신청으로 다퉈야 하는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신청은 청구권의 존부가 아니라 집행문을 내어준 절차 자체의 형식적 적법성만을 다투는 간이한 결정절차다.
예외 — 조건성취·승계집행문을 실체적으로 다툴 때는 제45조 소로
다만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신청에도 예외가 하나 있습니다. 조건이 성취됐음을 증명하는 서면이나 채권자·채무자의 승계 사실을 증명하는 서면에 의해 내어진 조건성취집행문·승계집행문의 경우, 이의신청 단계에서도 조건의 성취 여부나 승계의 유무라는 실체적 사정을 예외적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실체적 다툼을 이의신청이라는 결정절차의 심문만으로 충분히 심리하기 어려운 경우가 실무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이때를 위해 마련된 것이 민사집행법 제45조의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입니다. 조건 성취나 승계 사실 자체를 정면으로 다투려는 채무자는 제34조의 이의신청 대신, 혹은 이의신청과 별도로 이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제45조는 제44조 청구이의의 소의 관할·절차 규정을 그대로 준용하므로, 이 소송도 필요적 변론을 거쳐 판결로 재판합니다. 이의신청을 거쳤다고 해서 이 소를 제기할 권한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두 절차는 서로 영향을 주지 않고 병존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승계집행문의 경우 '승계 사실이 서류상 제대로 증명됐는가' 같은 형식적 흠결은 제34조 이의신청으로, '실제로 승계가 있었는지 자체'를 본격적으로 다투고 싶다면 제45조 이의의 소로 접근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어느 쪽을 택할지는 다투려는 사실관계가 서면 심사만으로 판단 가능한 수준인지, 증인신문 등 본격적인 증거조사가 필요한 수준인지에 따라 갈립니다.
재판 방식과 불복 절차의 차이 — 결정·특별항고 vs 판결·항소
두 제도는 심리 방식에서부터 차이가 큽니다. 청구이의의 소와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제45조)는 소송이므로 소장 송달, 답변서 제출, 변론기일 진행을 거쳐 판결로 결론이 납니다. 통상적인 민사소송 절차와 같은 시간이 소요되고, 패소한 쪽은 항소·상고로 다툴 수 있습니다.
반면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신청(제34조)은 결정 절차입니다. 신청서 제출 뒤 법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만 심문을 열 뿐, 정식 변론기일 없이 서면 위주로 비교적 신속하게 재판이 이뤄집니다. 다만 그 대가로 결과에 불복할 방법이 제한됩니다. 판례는 이 결정에 대해 즉시항고를 허용하는 별도 규정이 없고 집행에 관한 이의절차도 적절한 불복 방법이 아니라고 보아, 헌법·법령 위반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특별항고로 다툴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이 차이가 전략에도 영향을 줍니다. 신속하게 집행을 저지해야 하는 상황이면서 다투는 내용이 순수하게 형식적 요건이라면 이의신청이 유리하지만, 사실관계에 대한 다툼이 첨예해 증거조사가 필요하다면 처음부터 소송으로 가는 편이 결과적으로 시간을 아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못 고르면 생기는 실무상 함정
실무에서 자주 나타나는 함정은 사유의 성격을 착각해 절차를 잘못 고르는 경우입니다. 예컨대 판결 확정 후 채무를 이미 변제했거나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실체적 사유를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신청으로 주장하면, 이는 애초에 그 절차에서 다툴 수 있는 사유가 아니어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형식적 요건의 흠결만 다룰 수 있는 절차에 실체적 주장을 끼워 넣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집행권원의 성립절차에 명백한 흠이 있거나 집행문 자체가 잘못 발급된 것이 서류상으로도 분명한 사안인데, 이를 굳이 청구이의의 소로 다투면 정식 소송 절차를 거쳐야 해서 시간과 비용이 불필요하게 늘어납니다. 신속하게 결정으로 끝낼 수 있는 사안을 소송으로 끌고 가는 셈입니다.
실무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상황을 보면, 채권자가 이미 전액을 변제받았는데도 착오로 집행문을 다시 발급받아 집행에 나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채무자가 변제라는 실체적 사유를 형식적 요건만 다루는 이의신청으로 주장했다가 '이의신청 대상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그대로 배척되고, 뒤늦게 청구이의의 소를 다시 제기하는 사이 강제집행이 그대로 진행돼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유의 성격을 처음부터 정확히 가려야 하는 이유입니다.
따라서 강제집행을 다투기에 앞서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다투려는 사유가 집행권원에 표시된 청구권 자체에 관한 것인지, 아니면 집행문을 내어주는 절차에 관한 것인지'입니다. 이 구분이 서지 않은 채 절차부터 진행하면 각하 결정이나 청구기각 판결을 받고 다시 다른 절차를 밟아야 하는 시간 손실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투려는 사유가 실체적 청구권의 소멸인지, 집행문 부여 절차의 형식적 흠결인지를 먼저 구분해야 절차 선택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집행정지는 자동이 아니다 — 별도 신청이 필요하다
청구이의의 소든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신청이든, 소나 신청을 제기했다는 사실만으로 진행 중인 강제집행이 저절로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민사집행법 제46조는 청구이의의 소나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해도 그 자체로는 강제집행 진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집행을 멈추려면 법원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소명과 함께 별도로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해야 합니다.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신청도 마찬가지로, 신청 자체만으로 집행이 정지되지 않습니다. 다만 이의신청 단계에서는 제16조의 잠정처분 규정이 준용되어, 법원이 담보를 제공하게 하거나 제공하게 하지 않고 집행을 일시정지하도록 명하거나 채권자에게 담보를 제공하게 하고 집행을 계속하도록 명할 수 있습니다. 결국 어느 절차를 택하든, 실제로 집행을 급히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본안 신청·소 제기와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반드시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청구이의의 소와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신청, 두 가지를 동시에 낼 수 있나요?
A. 두 제도는 다투는 대상이 달라 각자 요건을 충족하면 동시에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체적 사유는 청구이의의 소로, 형식적·절차적 사유는 이의신청으로 나눠 주장해야 각각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소멸시효가 완성됐는데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신청으로 다퉈도 되나요?
A. 소멸시효 완성은 집행권원에 표시된 청구권 자체가 소멸했는지를 따지는 실체적 사유이므로, 형식적 요건만 다루는 이의신청으로는 주장할 수 없고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잘못된 절차로 다투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신청 결정에 불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이 결정에는 즉시항고가 허용되지 않으며, 재판에 헌법이나 법령 위반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대법원에 특별항고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불복 수단이 마땅치 않은 만큼 신청 단계에서부터 주장과 소명자료를 충실히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승계집행문이 잘못 나왔다고 생각되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나요?
A. 승계 사실을 증명하는 서면 자체의 형식적 흠결이라면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신청으로 다툴 수 있고, 실제로 승계가 있었는지 사실관계 자체를 본격적으로 다투려면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Q. 소나 이의신청을 제기하면 강제집행이 자동으로 멈추나요?
A. 아닙니다. 소 제기나 이의신청만으로는 집행이 정지되지 않고, 법원에 정당한 사유를 소명해 별도로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해야 실제로 집행이 멈춥니다. 급하게 집행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 신청을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Q. 어느 절차를 택할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우면 어떻게 하나요?
A. 다투려는 사유가 청구권 자체의 존부에 관한 것인지, 집행문 부여 절차의 형식적 요건에 관한 것인지에 따라 절차와 관할, 불복 방법까지 달라지므로, 자료를 정리해 초기에 검토받아 절차를 잘못 선택해 생기는 시간 손실을 줄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맺음말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와 청구이의의 소는 모두 부당한 강제집행으로부터 채무자를 지키는 제도지만, 겨냥하는 대상이 다릅니다. 전자는 집행문을 내어준 절차 자체의 형식적 적법성을, 후자는 집행권원에 표시된 청구권 자체의 존부와 범위를 다룹니다. 이 구분을 정확히 하지 않으면 정당한 사유가 있어도 절차를 잘못 골라 각하되거나, 신속히 끝낼 수 있는 사안을 굳이 소송으로 끌고 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됩니다. 조건성취집행문·승계집행문처럼 두 성격이 겹치는 예외 상황에서는 이의신청과 이의의 소 중 어느 쪽이, 혹은 둘 다가 필요한지도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소를 제기하거나 이의신청을 냈다고 해서 집행이 저절로 멈추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실제로 집행을 급히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본안 절차와 별도로 집행정지 신청까지 챙겨야 시간에 쫓기지 않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강제집행 단계에서 다툴 사유가 생겼다면, 그 사유가 청구권 자체에 관한 것인지 집행문 부여 절차에 관한 것인지부터 가려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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