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만남을 하기로 채팅에서 시간·장소·금액까지 정해놓고, 막상 만나지 않고 대화를 끝냈다면 그래도 처벌 대상이 될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인터넷에는 "약속만 해도 처벌된다"는 말과 "실제로 만나지 않으면 죄가 안 된다"는 말이 뒤섞여 있어 어느 쪽이 맞는지 헷갈리기 쉽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성매매처벌법은 실제 성교행위나 유사성교행위가 있어야 성립하는 구조이고, 미수범을 처벌하는 조항도 성매매 당사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알선·유인이 개입되거나 상대가 미성년자인 경우, 또는 돈이 이미 오간 경우에는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조건만남 약속과 실제 처벌 사이의 경계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조문과 실무 기준으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조건만남 대화, 어디서부터 '성매매'로 보나 — 성립요건부터 확인해야 한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성매매처벌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성매매를 "불특정인을 상대로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수수하거나 수수하기로 약속하고 성교행위 또는 유사성교행위를 하거나 그 상대방이 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이 정의는 서로 다른 두 요소를 함께 요구합니다. 하나는 금품이나 재산상 이익을 주고받거나 주고받기로 약속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로 성교행위 또는 유사성교행위를 하거나 그 상대방이 되는 것입니다. 채팅 앱이나 메신저에서 시간·장소·금액을 정하는 조건만남 대화는 대개 앞부분, 즉 "재산상 이익을 수수하기로 약속"하는 요건까지는 채울 수 있습니다.
문제는 뒷부분입니다. 성교행위 또는 유사성교행위를 "하거나 그 상대방이 되는 것"이라는 문구는 실제 행위의 존재를 전제로 합니다. 조건만남을 약속만 하고 실제로 만나지 않았다면, 이 행위 요건이 채워지지 않은 상태로 대화가 끝난 것입니다. 결국 조건만남이 처벌 대상인지를 판단하려면 "약속이 있었는가"가 아니라 "실제 행위에 이르렀는가"를 먼저 봐야 하고, 이 구분이 다음 항목에서 살펴볼 미수범 처벌 여부와 직접 연결됩니다.
성매매의 정의는 금품 약속과 실제 행위, 두 요건을 모두 요구한다 — 조건만남 대화만으로는 앞의 요건만 채워질 뿐, 뒤의 행위 요건은 실제로 만나야 채워진다.
만나지 않았다면 원칙적으로 처벌 근거가 없다 — 제21조와 미수범 조항의 공백
성매매를 한 당사자, 즉 성을 사거나 판 사람에 대한 처벌은 성매매처벌법 제21조 제1항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는 내용으로, 성구매자와 성판매자를 원칙적으로 같은 조항으로 처벌합니다. 그런데 이 조항이 성립하려면 앞서 본 대로 실제 성교행위 또는 유사성교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미수범 처벌 규정입니다. 성매매처벌법 제23조는 "제18조부터 제20조까지에 규정된 죄의 미수범은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제18조(성매매 강요 등), 제19조(성매매알선 등 행위), 제20조(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 등 광고) 세 조항의 미수만 처벌 대상으로 열거하고 있을 뿐, 성매매 당사자를 처벌하는 제21조는 이 목록에서 빠져 있습니다. 형법 체계상 미수범은 법률에 처벌 규정이 별도로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으므로, 제21조에 대한 미수범 처벌 조항이 없다는 것은 곧 "성매매를 하려다 실제 행위에 이르지 못한 경우"를 처벌할 근거 자체가 없다는 뜻입니다. 조건만남을 약속만 하고 실제로 만나지 않았다면, 이 원칙에 따라 성매매죄로 처벌되지 않는 것이 기본 결론입니다.
예외 하나 — 알선·유인·강요가 끼면 대화만으로도 완성된 범죄가 된다
앞의 결론은 성매매 당사자, 즉 두 사람이 직접 대화하고 그 안에서 관계가 끝난 경우에 한정됩니다. 제3자가 두 사람을 연결해주거나, 어느 한쪽이 상대를 성매매하도록 유인·권유했다면 전혀 다른 조항이 적용됩니다. 성매매처벌법 제19조 제1항은 성매매를 알선·권유·유인 또는 강요하는 행위 등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위계·위력이 동원된 경우 등 가중 유형은 제19조 제2항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올라갑니다. 폭행·협박 등으로 성매매를 강요한 경우는 제18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훨씬 무거운 법정형이 적용됩니다.
알선 행위는 성매매의 실제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손님과 상대방을 연결하는 행위 자체로 기수가 성립할 수 있다는 점이 성매매 당사자 처벌과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앞서 본 제23조의 미수범 처벌 목록에는 제18조부터 제20조까지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설령 연결이 끝까지 완성되지 않았더라도 알선을 시도한 정황만으로 미수범으로 처벌될 여지가 있습니다. 조건만남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며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사람, 대화 상대에게 다른 사람을 소개해주며 수수료를 받는 사람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단순히 채팅으로 서로 조건을 맞춰본 두 당사자와, 그 사이에 끼어 연결·중개를 담당한 사람은 법적 지위가 전혀 다릅니다.
성매매 당사자(제21조) — 실제 행위가 있어야 성립, 미수 처벌 규정 없음.
알선등행위(제19조) — 연결·중개 행위 자체로 기수 성립 가능, 미수도 처벌.
강요(제18조) — 위계·위력 등이 동원되면 10년 이하 징역까지, 미수도 처벌.
상대가 미성년자라면 전혀 다른 법이 적용된다 — 성착취 목적 대화죄
지금까지의 설명은 상대가 성인이라는 전제에서 성립합니다. 상대가 아동·청소년이라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제15조의2가 별도로 적용됩니다. 이 조항은 19세 이상의 사람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에게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대화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거나, 그런 대화에 참여시키는 행위 등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2021년 신설된 이른바 온라인 그루밍 처벌 조항으로, 실제 만남이 전혀 없었더라도 대화 자체가 반복·지속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완성된 범죄가 됩니다.
이 조항이 성매매처벌법 제21조와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성인 간 조건만남은 실제 행위가 있어야 성립하지만,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적 대화는 만남 자체를 요건으로 삼지 않습니다. 상대의 나이를 몰랐다는 사정은 수사·재판 과정에서 고려될 수는 있지만, 나이를 확인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거나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넘어간 정황이 있다면 책임을 면하기 쉽지 않습니다. 조건만남을 시도하는 채팅에서 상대가 미성년자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 "만나지 않았으니 안전하다"는 판단 자체가 이 영역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돈을 먼저 보냈다면 상황이 또 달라진다 — 조건만남 선입금과 사기죄
실제로 자주 문제 되는 것은 만남 전에 먼저 돈을 보내는 경우입니다. 처음부터 만날 의사나 능력 없이 "선입금을 해야 만날 수 있다"는 식으로 금전을 받아간 뒤 연락을 끊는 경우, 이는 성매매죄의 문제가 아니라 형법 제347조 사기죄의 문제로 넘어갑니다. 대법원은 차용금 편취형 사기 사건에서 편취의 고의가 있었는지는 자백이 없는 한 범행 전후의 재력·환경·거래의 이행 과정·피해자와의 관계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여기서 흔히 나오는 반론이 "성매매 목적의 돈이니 애초에 보호받을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이 반론에 대해서는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도6795 판결이 참고가 됩니다. 이 판결은 도박자금으로 쓰려고 돈을 빌린 사안에서, 민법 제746조의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해 급여자가 수익자를 상대로 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라도, 수익자가 기망을 통해 급여자로 하여금 그 돈을 내어주게 했다면 사기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급여의 원인이 불법이라는 사정과, 그 돈을 받아내는 과정에서 상대를 속였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같은 법리가 조건만남 선입금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돈을 보낸 목적이 성매매였다는 사정만으로 사기 피해 자체가 부정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실무의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다만 돈을 보낸 목적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본인도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함께 조사받을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수사 실무에서는 다르게 볼 수 있다 — 함정수사와 대화 내용의 증거가치
조건만남 채팅은 상당수가 경찰의 사이버 성범죄 수사 과정에서 확인됩니다. 수사기관이 위장 계정으로 접근해 조건을 맞춘 뒤 약속 장소에 나온 상대를 검거하는 방식이 대표적인데, 이 경우에는 애초에 "만나지 않은" 상황이 아니라 실제로 약속 장소까지 이동한 시점이 있어 앞서 본 원칙과는 사실관계 자체가 다릅니다. 반대로 대화만 오가다 어느 한쪽이 응하지 않거나 연락을 끊어 만남 자체가 무산된 경우라면, 실제 행위도 실행의 착수도 없는 상태로 대화가 끝난 것이어서 제21조 처벌 원칙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다만 수사기관은 대화가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사건을 종결하지 않습니다. 대화 상대가 여러 명인지, 그중 알선을 시사하는 정황이 있는지, 금전이 실제로 오갔는지, 상대방의 나이를 확인할 수 있는 단서가 있었는지를 함께 확인합니다. 채팅 애플리케이션에 남은 대화 기록과 계좌 거래 내역은 이 과정에서 핵심 증거로 활용되고, 상대방 휴대전화나 서버에 남은 기록은 당사자가 대화를 지웠더라도 복원되거나 통신사 조회로 확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화만 했으니 무조건 안전하다"고 단정하기보다, 자신의 사안이 어느 조항에 해당하는지부터 정확히 짚는 것이 먼저인 이유입니다.
알선·강요처럼 미수범까지 처벌되는 죄에서는 "실행의 착수"를 어디로 볼지가 관건이 됩니다. 형사법 일반이론상 실행의 착수는 구성요건을 실현하기 위한 행위를 직접 개시한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단순히 "소개해줄 사람이 있다"는 의사를 타진하는 단계에 그쳤는지, 아니면 실제로 만남 장소·시간을 확정해 통보하거나 소개비를 요구하는 등 연결을 위한 구체적 행위로 나아갔는지를 나누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 당사자 간 조건만남 대화는 애초에 미수범 처벌 대상이 아니므로 이 논의 자체가 필요 없지만, 제3자가 개입된 정황이 함께 드러난 사안이라면 이 구분이 처벌 여부를 가르는 실질적인 쟁점이 됩니다.
실제로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것, 어떻게 소명하나 — 실무 대응 포인트
수사기관으로부터 조건만남 관련 연락이나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자신의 행위가 제21조의 처벌 원칙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알선·강요·미성년자 관련 예외에 해당하는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실제로 만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려면 준비해 둘 자료가 있습니다.
대화 전체 캡처 — 끊긴 시점과 경위까지 포함해 온전히 보관.
이동 기록 부재 — 위치정보·차량 운행 기록 등 약속 장소로 이동하지 않았음을 뒷받침하는 자료.
계좌 거래 내역 — 금전이 오가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상대방 연령 확인 여부 — 프로필·대화 내용상 성인으로 인식할 만한 근거가 있었는지.
이 자료들은 조사 초기 진술의 방향을 정하는 데도 그대로 활용됩니다. 특히 알선 정황이나 미성년자 관련성이 함께 문제 되는 사안이라면, 단순히 "만나지 않았다"는 사실만 주장해서는 쟁점이 정리되지 않으므로, 어느 조항이 실제로 적용되는 사안인지부터 가려내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조사 단계에서 진술이 한 번 어긋나면 이후 자료로 바로잡기가 쉽지 않으므로, 출석 전에 사실관계와 자료를 먼저 맞춰보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조건만남 채팅만 하고 실제로 안 만나면 무조건 처벌 안 되나요?
A. 성인 간 단순 조건만남이라면 성매매처벌법 제21조는 실제 성교행위 또는 유사성교행위가 있어야 성립하고, 미수범 처벌 조항인 제23조도 이 죄에는 적용되지 않아 원칙적으로 처벌 근거가 없습니다. 다만 알선·유인이 개입되거나 상대가 미성년자인 경우, 금전이 이미 오간 경우는 별도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조건만남 상대를 소개해준 사람도 처벌되나요?
A. 알선등행위(제19조)는 성매매를 알선·권유·유인하는 행위 자체를 처벌 대상으로 삼아 실제 성매매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이 죄는 미수도 처벌됩니다.
Q. 상대가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면 어떻게 되나요?
A. 나이를 몰랐다는 사정은 수사 단계에서 고려될 수 있으나, 확인 노력을 게을리했다고 판단되면 책임을 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5조의2의 성착취 목적 대화죄는 실제 만남 여부와 무관하게 대화 자체로 성립할 수 있어 더욱 신중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Q. 조건만남 선입금을 보냈는데 상대가 잠적했다면 어떻게 하나요?
A. 처음부터 만날 의사나 능력 없이 금전을 받아간 정황이 확인되면 형법 제347조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성매매 목적의 금전 지급이라는 사실이 함께 드러나면 본인도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조사받을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Q. 경찰이 채팅 내용을 근거로 소환 조사를 요구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대화 전체 내용과 실제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뒷받침하는 자료(이동 기록, 계좌 내역 등)를 미리 정리해 조사에 대비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진술 방향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조사 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채팅 앱에서 대화를 삭제하면 증거가 안 남나요?
A. 상대방 휴대전화나 서버에 남은 기록, 통신사 조회를 통해 삭제한 대화도 복원되거나 확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이 삭제했다는 사실만으로 안전하다고 볼 수 없어, 처음부터 진술과 자료를 일관되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조건만남을 약속만 하고 실제로 만나지 않았다면, 성매매처벌법상 처벌 근거는 원칙적으로 없습니다. 성매매죄(제21조)는 실제 성교행위나 유사성교행위가 있어야 성립하고, 그 미수를 처벌하는 조항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원칙은 딱 그 범위까지만 적용됩니다. 알선·유인이 개입되거나 금전이 먼저 오갔다면 알선죄나 사기죄가, 상대가 미성년자라면 성착취 목적 대화죄가 별도로 문제될 수 있어 "만나지 않았으니 무조건 안전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수사기관도 단순히 대화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접근하지 않고, 금전 수수 여부·제3자 개입 여부·상대방 연령 확인 여부를 함께 살핍니다. 특히 수원지검 관내처럼 사이버 성매매 수사가 활발한 지역에서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진술 방향을 정하기 전에 자신의 행위가 실제로 어느 조문에 해당하는지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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