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배우자가 본국으로 떠난 뒤, 이혼소송은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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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배우자가 본국으로 떠난 뒤, 이혼소송은 어떻게 하나 

김강희 변호사


외국인 배우자가 본국으로 떠난 뒤, 이혼소송은 어떻게 하나


사건 개요


국제결혼 가정에서 가장 자주 듣는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부부싸움 끝에, 혹은 "부모님을 잠깐 뵙고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외국인 배우자가 출국합니다. 처음 몇 주는 연락이 오다가 점차 뜸해지고, 어느 날부터는 전화도 메신저도 닿지 않습니다. 몇 달이 지나 배우자의 체류자격은 만료되고 외국인등록은 말소되는데, 가족관계등록부에는 여전히 혼인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이 상태로는 재혼도, 재산 정리도, 자녀의 신분관계 정리도 시작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협의이혼은 애초에 길이 막혀 있습니다. 협의이혼은 부부가 함께 가정법원에 출석해 이혼의사확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국외에 있고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면 성립할 수 없습니다. 남은 길은 재판상 이혼 하나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배우자가 본국으로 떠나 소재가 불분명하더라도 한국 법원에서 이혼 판결을 받는 길은 열려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일반 이혼사건에는 없는 두 개의 문턱이 있습니다. 하나는 "한국 법원이 이 사건을 재판할 수 있는가"라는 국제재판관할이고, 다른 하나는 "소장을 상대방에게 어떻게 전달하는가"라는 송달입니다. 같은 사정의 사건이라도 6개월 남짓에 판결이 나기도 하고 2년 넘게 표류하기도 하는데, 그 차이는 대부분 이 두 문턱을 어떤 순서로 넘었는가에서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국제재판관할입니다. 국제사법 제56조 제1항은 혼인관계 사건에서 한국 법원에 관할이 인정되는 경우를 네 가지로 열거하고 있어, 소장 단계에서 어느 호에 해당하는지를 스스로 밝혀야 합니다. 둘째, 준거법입니다. 관할이 인정되어도 재판에 적용할 법이 한국법인지 상대방 본국법인지에 따라 이혼사유의 구성 자체가 달라집니다(국제사법 제66조).

셋째, 송달입니다. 외국에서 해야 하는 송달은 재판장이 그 나라 주재 대한민국 대사·공사·영사 또는 그 나라의 관할 공공기관에 촉탁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민사소송법 제191조), 이 경로가 막혔을 때 비로소 공시송달이 검토됩니다(같은 법 제194조). 넷째, 판결이 상대방 본국에서도 통용되는지입니다. 한국에서 이혼 판결을 받아도 상대국이 이를 승인하지 않으면 그 나라에서는 여전히 혼인 상태로 남는, 이른바 '절름발이 혼인'이 생깁니다.

이 네 가지는 따로 노는 쟁점이 아니라 앞의 선택이 뒤의 결과를 구속하는 순서로 이어져 있습니다. 특히 송달 방법의 선택은 판결의 국제적 효력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급한 마음에 공시송달부터 신청하는 것이 오히려 가장 비싼 선택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관할과 준거법을 소장 단계에서 확정하기


국제이혼 사건이 초반에 무너지는 가장 흔한 이유는 소장을 국내 이혼사건처럼 써서 내는 것입니다. 한국 법원의 관할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원고가 근거를 대어 세워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건의 골격을 잡습니다.

1) 국제사법 제56조 제1항의 어느 호로 관할을 세울지 먼저 정합니다.

같은 조항은 ① 부부 중 한쪽의 일상거소가 대한민국에 있고 부부의 마지막 공동 일상거소가 대한민국에 있었던 경우, ② 원고와 미성년 자녀 전부 또는 일부의 일상거소가 대한민국에 있는 경우, ③ 부부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인 경우, ④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대한민국에 일상거소를 둔 원고가 혼인관계 해소만을 목적으로 제기하는 사건의 경우를 관할 근거로 정하고 있습니다. 배우자가 본국으로 떠난 사안은 대개 제1호와 제4호가 문제 되는데, 여기서 실무상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제4호는 문언상 '혼인관계 해소만을 목적으로' 하는 사건에 한정되므로, 재산분할이나 위자료를 함께 청구하면서 제4호에만 기대는 구성은 위험합니다. 그래서 재산·양육 청구를 함께 걸 사건이라면 제1호(마지막 공동 일상거소가 한국)를 주된 근거로 세우고 관련 증거를 먼저 확보합니다.

2) '일상거소가 한국'이라는 사실을 서류로 증명합니다.

일상거소는 서류상 주소가 아니라 실제 생활의 중심지를 뜻합니다. 따라서 주민등록등본만으로는 부족하고, 부부가 함께 살던 주거의 임대차계약서나 등기사항증명서, 관리비·공과금 납부내역, 배우자의 외국인등록사실증명 및 그 말소 자료, 자녀가 다닌 어린이집·학교 재원 증명, 배우자의 국내 취업이나 결혼이민 체류자격 관련 자료를 함께 냅니다. 특히 배우자의 외국인등록 기록은 "한국이 마지막 공동 일상거소였다"는 점과 "그 뒤 출국해 돌아오지 않았다"는 점을 한 장에서 보여주는 자료여서, 관할과 이혼사유 양쪽에 동시에 쓰입니다.

3) 준거법을 확정하고, 그 법에 맞추어 이혼사유를 구성합니다.

이혼의 준거법은 원칙적으로 부부의 동일한 본국법, 동일한 일상거소지법, 부부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의 법 순으로 정해집니다(국제사법 제66조, 제64조). 다만 같은 제66조 단서는 부부 중 한쪽이 대한민국에 일상거소가 있는 대한민국 국민인 경우 이혼은 대한민국 법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어, 한국인 배우자가 국내에 거주하는 통상의 사안에서는 한국 민법이 적용됩니다. 그러면 이혼사유는 민법 제840조로 구성하게 되는데, 배우자가 본국으로 떠나 부부공동생활을 거부하고 있는 사안은 제2호 악의의 유기가 정면으로 들어맞고, 사정에 따라 제6호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함께 주장합니다.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않다면 제5호도 독립한 사유가 됩니다. 반대로 원고까지 외국 국적인 사안이라면 단서가 적용되지 않아 외국법이 준거법이 될 수 있고, 그 경우 해당 외국법의 이혼사유 규정 자체를 자료로 제출해야 하므로 준비 기간을 달리 잡아야 합니다.

4) 자녀와 재산 문제는 관할 근거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설계합니다.

이혼 자체의 관할이 인정되어도 자녀 문제까지 자동으로 따라오지는 않습니다. 국제사법 제59조는 미성년 자녀에 대한 친권·양육권·면접교섭권 사건은 자녀의 일상거소가 대한민국에 있거나, 부모 중 한쪽과 자녀가 대한민국 국민인 경우에 관할이 있다고 정합니다. 배우자가 자녀를 데리고 출국한 사안이라면 이 요건을 별도로 검토해야 하고, 자녀를 데려간 행위 자체가 문제라면 이혼소송과 별개로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청구를 검토합니다. 이 사건은 서울가정법원의 전속관할이며(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 제11조), 불법적인 이동일부터 1년이 지나 아동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 경우에는 반환이 거부될 수 있어 시점 관리가 중요합니다. 재산분할 역시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청구권이 소멸하므로(민법 제839조의2 제3항), 이혼만 먼저 받아 두고 재산 정리를 미루는 선택을 할 때는 이 기간을 반드시 계산에 넣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송달을 도달 가능한 경로로 설계하고, 공시송달은 마지막에 쓰기


관할과 준거법이 정리되어도 소장이 상대방에게 닿지 않으면 재판은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단계에서 내리는 선택이 판결을 받은 뒤에 그 판결이 얼마나 쓸모 있는지까지 결정합니다.

1) 상대방의 현재 주소와 출국 사실을 먼저 증거로 확보합니다.

송달 경로를 고르기 전에 해야 할 일은 주소를 찾는 것입니다. 혼인신고 당시 제출한 서류에 기재된 본국 주소, 여권·외국인등록증 사본, 결혼중개업체가 보관하는 신상자료, 송금 내역에 남은 수취인 주소, 배우자의 본국 가족 연락처가 실제로 자주 결정적인 단서가 됩니다. 여기에 더해 법원에 출입국·외국인관서에 대한 사실조회를 신청해 출국일자와 재입국 여부, 체류자격 만료 시점을 확인합니다. 이 회신은 송달 주소를 좁히는 자료인 동시에, 배우자가 스스로 부부공동생활을 이탈해 돌아오지 않았다는 악의의 유기 주장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가 되므로 반드시 초기에 확보합니다.

2) 조약에 따른 송달 경로로 촉탁하되, 번역과 주소 표기에서 반송을 막습니다.

외국에서 해야 하는 송달은 재판장이 그 나라에 주재하는 대한민국의 대사·공사·영사 또는 그 나라의 관할 공공기관에 촉탁합니다(민사소송법 제191조). 우리나라는 2000년 헤이그 송달협약에 가입했으므로 상대국이 체약국이면 각국 중앙당국을 통한 경로를 이용할 수 있고, 체약국이 아니면 양자 사법공조조약이나 외교 경로를 이용하게 됩니다. 실무에서 이 절차가 늘어지는 원인은 법리가 아니라 형식 흠결인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국이 요구하는 언어의 번역문이 빠졌거나, 현지 행정구역 체계와 다르게 주소를 적었거나, 첨부서류가 누락되면 수개월이 지난 뒤 그대로 반송됩니다. 그래서 촉탁서와 소장·기일통지서의 번역문을 처음부터 완비하고, 주소는 현지 표기 방식대로 기재해 한 번의 왕복으로 도달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3) 공시송달은 요건을 갖춘 뒤, 그 대가를 계산하고 씁니다.

민사소송법 제194조는 당사자의 주소 등을 알 수 없는 경우뿐 아니라, 외국에서 해야 할 송달에 관하여 제191조의 방법에 따를 수 없거나 그에 따라도 효력이 없을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도 공시송달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조약 경로를 시도했는데 도달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기록으로 남아 있어야 이 문이 열립니다. 다만 외국에서 할 송달에 대한 공시송달은 실시한 날부터 2개월이 지나야 효력이 생기고 이 기간은 줄일 수 없습니다(같은 법 제196조 제2항, 제3항). 여기서 반드시 함께 따져야 할 것이 판결의 국제적 통용력입니다. 우리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제2호는 외국재판을 승인하는 요건으로 패소한 피고가 소장 등을 적법한 방식으로 방어에 필요한 시간 여유를 두고 송달받았을 것을 요구하면서 괄호로 "공시송달이나 이와 비슷한 송달에 의한 경우를 제외한다"고 정하고 있고, 다른 나라들도 유사한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상대국이 같은 잣대를 적용하면 공시송달로 진행된 우리 판결은 그 나라에서 승인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순서를 뒤집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소를 찾기 위한 조회와 조약에 따른 송달 촉탁을 실질적으로 시도하고 그 결과(반송 통지, 미도달 회신, 수취인 불명 확인)를 기록으로 남긴 다음에 공시송달로 넘어가면, 절차 지연을 줄이면서도 뒷날 상대국에서 "송달을 위해 합리적인 노력을 다했다"고 설명할 근거가 남습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공시송달만으로 밀어붙이면 판결은 빨리 나오지만, 상대방 본국에서는 혼인이 그대로 남아 재혼이나 자녀의 국적·신분 정리에서 다시 막히게 됩니다.


결론


배우자가 본국으로 떠나 연락이 끊긴 상황은 절망적으로 보이지만, 법은 이미 그 상황을 위한 통로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문제는 통로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어느 문을 먼저 여는가입니다. 관할 근거를 정하지 않은 채 소장을 내면 청구 구성을 뒤늦게 바꿔야 하고, 송달 노력을 남기지 않은 채 공시송달로 가면 판결의 절반이 국경 앞에서 멈춥니다.

판결을 받은 뒤에도 마무리가 남습니다. 재판상 이혼은 확정만으로 끝나지 않고, 재판 확정일부터 1개월 이내에 판결등본과 확정증명서를 첨부해 이혼신고를 해야 가족관계등록부가 정리됩니다(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78조). 자녀의 국적과 신분관계, 재산분할의 2년 제척기간까지 함께 놓고 일정을 짜야 비로소 관계가 실제로 정리됩니다.

배우자가 출국한 지 오래되었더라도 늦었다고 단정할 일은 아닙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주소 단서와 체류 기록은 흐려지고, 자녀 관련 청구는 기한에 걸리기 시작합니다. 지금 배우자의 출국 시점과 마지막 주소, 자녀와 재산의 소재를 정리해 두시고, 어떤 관할 근거로 어떤 송달 경로를 밟아야 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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