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징보전, 명의만 가족이어도 실질 소유자로 인정되면 계좌가 묶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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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징보전, 명의만 가족이어도 실질 소유자로 인정되면 계좌가 묶인다 

강대현 변호사

수사기관이 재산범죄나 마약류 사건을 진행하다 보면, 정작 계좌 동결 통지를 받는 사람이 피의자 본인이 아니라 그 배우자나 부모, 자녀인 경우가 있습니다. 본인 명의로는 재산을 거의 갖고 있지 않은 피의자가 가족 명의 계좌로 돈을 옮겨두었다는 의심을 검찰이 갖게 되면, 그 계좌 역시 추징보전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 명의인데 왜 내 계좌가 묶이느냐"는 항의가 잘 통하지 않는 이유는, 추징보전이 명의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누구의 재산인지를 기준으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가족 명의 재산이 어떤 경우에 추징보전 대상이 되는지, 그 판단기준은 무엇이고 가족은 어떻게 방어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추징과 추징보전 — 재산부터 묶어두는 이유

형법 제48조는 몰수·추징 제도의 기본 골격을 정하고 있습니다. 범죄행위로 생겼거나 범죄행위에 제공된 물건, 그 대가로 취득한 물건은 몰수할 수 있고, 제1항의 물건을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합니다(제48조 제2항). 재산범죄나 마약사건에서는 범인이 이미 돈을 소비하거나 처분해버린 경우가 많아, 실무상 물건 자체를 몰수하기보다 그 가액을 돈으로 추징하는 방식이 훨씬 흔하게 쓰입니다.

문제는 추징이 형이 확정된 뒤에야 집행할 수 있는 절차라는 점입니다.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몇 달, 길게는 몇 년 사이에 재산을 빼돌리거나 처분해버리면 나중에 추징 판결을 받아도 집행할 재산이 남아 있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52조,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마약거래방지법 규정 준용) 등 개별 특별법은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미리 재산 처분을 금지하는 추징보전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추징할 수 있다고 판단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추징재판의 집행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해질 우려가 있으면 검사의 청구나 법원 직권으로 발령됩니다.

추징보전은 형이 확정되기 전에 재산을 미리 묶어두는 절차이므로, 재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계좌 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이런 추징보전은 마약사범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기·횡령·배임 등 재산범죄 전반에서 폭넓게 활용됩니다. 검찰이 계좌추적이나 압수수색을 통해 범죄수익이 흘러간 경로를 파악한 뒤, 그 돈이 최종적으로 머물러 있는 계좌를 특정해 추징보전을 청구하는 방식이 실무에서 일반적으로 쓰입니다.

추징보전은 원칙적으로 피고인 명의 재산이 대상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52조 제1항은 "법원은 마약류범죄 등에 관련된 피고인에 대한 형사사건에 관하여 추징하여야 할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로서 추징재판을 집행할 수 없게 될 염려가 있거나 집행이 현저히 곤란하게 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또는 법원의 직권으로 추징보전명령을 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재산의 처분을 금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조문 문언 그대로 보면 대상은 어디까지나 피고인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정작 피고인 명의로 된 재산이 얼마 남아 있지 않고, 대신 배우자나 부모, 자녀 명의로 예금이나 부동산이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때 검찰이 "명의가 다르니 손댈 수 없다"며 물러나지 않는 이유는 다음 항목에서 설명하는 법리 때문입니다.

그래서 검찰은 피의자 명의 재산을 조회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계좌추적을 통해 자금이 실제로 흘러간 곳—즉 가족 명의 계좌까지 함께 들여다봅니다. 피의자 본인 명의 재산이 거의 없는 사건일수록 이런 조회 범위는 더 넓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명의가 아니라 실질귀속 — "범인 외의 자"의 재산도 대상이 될 수 있다

형법 제48조 제1항 자체가 "범인 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하거나 범죄 후 범인 외의 자가 사정을 알면서 취득한" 물건을 몰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몰수·추징 제도는 애초부터 등기부나 통장에 찍힌 명의가 아니라 그 재산이 실질적으로 누구의 것인지를 기준으로 삼도록 설계돼 있다는 뜻입니다.

대법원 2025. 8. 11.자 2023모2060 결정은 부패재산 몰수 사건에서 이 원칙을 정면으로 확인했습니다. 추징보전명령으로 처분을 금지할 수 있는 "범인 외의 자의 재산"이란 누구의 명의로 되어 있든 실질적으로 범인 외의 자에게 귀속하는 재산을 의미하고, 그 재산이 실질적으로 귀속한다고 보려면 재산 명의인과 범인의 관계, 그 재산을 보유하게 된 경위, 자금의 출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충분한 소명이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이 결정 자체는 부패범죄에 관한 사건이지만, 명의가 아니라 실질귀속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몰수·추징의 뼈대는 형법 제48조에서 비롯된 공통 법리입니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역시 추징 여부를 정할 때 "그 재산에 관한 범인 외의 자의 권리 유무"를 고려 요소로 명시하고 있어, 마약사범이나 사기·횡령 등 다른 재산범죄에서도 같은 사고방식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범인 외의 자의 재산"이란 누구 명의로 되어 있든 실질적으로 범인에게 귀속하는 재산을 말한다 — 명의가 가족이라는 사실만으로는 추징보전을 피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

실질귀속을 어떻게 보나 — 가족 명의 계좌가 걸리는 정황들

수사기관과 법원이 실질귀속을 판단할 때 실제로 살피는 정황은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자금 출처가 범인의 소득이나 범죄수익과 일치하는지, 계좌를 실제로 관리·사용한 사람이 명의자가 아니라 범인인지, 명의자의 소득이나 재산 규모에 비해 계좌 잔액이 지나치게 큰지, 거래가 몰린 시점이 수사 개시 직전이나 직후인지, 명의자가 별다른 경제활동이 없는 미성년자나 전업주부인지 등이 대표적입니다.

  • 자금 출처 — 입금 시기·금액이 범인의 소득·범죄수익 발생 시점과 일치하는지

  • 계좌 실사용자 — 통장·카드를 누가 실제로 보관·사용했는지, 비밀번호를 누가 알고 있었는지

  • 재산 규모의 부자연스러움 — 명의자 본인 소득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잔액인지

  • 거래 시점 — 수사 착수 직전·직후에 집중적으로 이체가 이뤄졌는지

  • 명의자의 경제활동 여부 — 소득이 없는 가족 명의로 되어 있는지

이 정황들은 어느 하나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고, 여러 요소를 함께 종합해서 판단됩니다. 가족 명의 계좌라 하더라도 입출금 내역이 명의자 본인의 소득·생활 규모와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진다면 실질귀속 의심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로,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18억 원이 넘는 추징금을 선고받은 아들의 사건에서 검찰은 아버지 명의의 예금계좌(약 9억 5천만원)에 대해 추징보전명령을 집행한 일이 있습니다. 법원은 아들이 그 계좌를 자신의 재산처럼 관리·사용했다는 진술과, 계좌 거래내역이 아들의 생활반경과 일치한다는 점 등을 종합해 계좌의 실질적 소유자를 아들로 판단했습니다. 명의는 아버지였지만, 실제로 돈을 움직인 사람과 그 흐름이 누구의 생활에 맞춰져 있었는지가 결정적이었던 셈입니다.

이 사건이 보여주듯 법원은 통장 명의란에 누구 이름이 적혀 있는지보다, 실제 자금의 흐름과 사용 실태를 훨씬 무겁게 봅니다. 가족이라는 관계 자체는 실질귀속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범인이 자금을 대신 맡겨 관리하기 쉬운 관계로 취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계좌만이 아니다 — 부동산·가상자산·차명 차량까지

추징보전·몰수보전의 대상은 예금계좌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앞서 본 2023모2060 결정에서도 문제가 된 재산에는 예금뿐 아니라 가상자산 환급청구권, 그리고 명의만 다른 사람 앞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당사자 소유인 차량이 함께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부동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등기부상 소유자가 가족으로 되어 있더라도 그 매수자금의 출처가 범인의 자금이라는 점이 확인되면 처분금지가처분에 준하는 방식으로 추징보전 대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재산의 종류가 늘어날수록 실질귀속을 다투는 쟁점도 늘어납니다. 계좌는 입출금 내역으로 자금 흐름을 비교적 쉽게 추적할 수 있지만, 부동산은 매수 시점의 자금조달계획과 등기 원인을, 가상자산은 지갑 주소와 거래소 계정의 실사용자를 각각 별도로 소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은 처분금지가처분과 유사하게 등기부에 처분제한 사실이 기입되는 방식으로 집행되는 경우가 많아, 그 시점 이후로는 매도나 근저당 설정 같은 처분행위 자체가 막힙니다. 가상자산은 거래소 계정을 특정해 출금을 정지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명의자가 다른 거래소로 자산을 옮겨 두려 해도 이미 계정 자체가 묶여 있으면 실행이 불가능해집니다.

가족이 방어할 수 있는 경우 — 독립적으로 형성된 재산이라면

반대로 가족 명의 재산이 그 가족 본인의 소득이나 자산으로 형성된 것이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앞서 본 대법원 판단기준 중 "재산을 보유하게 된 경위"와 "자금의 출처"가 핵심인데,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 상속·증여받은 재산 등 범인의 자금과 무관한 출처가 소명되면 실질귀속 추정은 그만큼 약해집니다.

실무적으로 소명자료로 흔히 쓰이는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급여명세서·원천징수영수증 — 근로소득으로 형성된 재산임을 보여주는 자료

  • 사업자등록증·매출자료 — 사업소득으로 형성된 재산임을 보여주는 자료

  • 증여세·상속세 신고내역 — 증여·상속받은 재산임을 보여주는 자료

  • 계좌 개설 시점과 그 이후 입출금 경위를 정리한 거래내역서

특히 그 재산이 범죄행위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이미 형성되어 있었거나, 입출금의 시기와 금액이 범인의 자금 흐름과 겹치지 않는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소명의 관건입니다. 이런 자료 없이 "내 돈"이라는 주장만 반복해서는 실질귀속 추정을 뒤집기 어렵습니다.

실질귀속 추정은 명의가 아니라 자금 출처로 깨진다 — 소명자료를 갖추지 못한 "내 돈"이라는 주장만으로는 추징보전을 되돌릴 수 없다.

특히 재산이 형성된 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계좌 개설일, 최초 입금의 출처, 급여 이체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은행 자료 등을 미리 확보해두면 소명 속도를 크게 앞당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런 자료를 사건이 불거진 뒤에야 뒤늦게 찾으려 하면, 은행 거래내역 보관기간이 지나 확인 자체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족 명의라서 더 위험해지는 지점

오히려 가족 명의이기 때문에 생기는 위험도 있습니다. 피의자 본인 명의였다면 수사 초기부터 변호인이 함께 대응하며 소명자료를 준비할 수 있지만, 가족 명의 계좌는 정작 그 명의자인 가족이 사건의 당사자가 아니어서 추징보전 사실 자체를 뒤늦게 통지받거나, 거래가 막힌 뒤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명의자인 가족이 "이건 내 돈"이라고 항변해도, 자금 출처를 뒷받침할 자료를 미리 갖춰두지 않았다면 소명이 늦어지고 그사이 계좌는 계속 묶여 있게 됩니다. 가족 간에는 특별한 이유 없이 계좌 이체나 현금을 주고받는 일이 흔해서, 사후에 그 경위를 자료로 재구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실무상 어려움으로 작용합니다.

이 때문에 가족 명의로 재산을 형성해 두는 단계에서부터 자금 출처를 뒷받침할 자료—급여 이체 내역, 매매·증여 계약서, 세금 신고 증빙 등을 평소에 정리해 두는 것이 실질적인 예방책이 됩니다. 문제가 이미 불거진 뒤에는 자료를 소급해서 새로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에, 평소의 자료 관리가 정작 필요한 순간의 소명 속도를 좌우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족 명의로 되어 있으면 무조건 안전한가요?

A. 아닙니다. 추징보전은 명의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누구의 재산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자금 출처와 계좌 관리·사용 실태를 살펴 실질귀속자가 피의자·피고인으로 인정되면 가족 명의라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가족이 독립적으로 형성한 재산이라는 점이 소명되면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Q. 검찰이 가족 명의 재산까지 조사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A. 형법 제48조는 몰수·추징 대상을 명의가 아니라 실질 소유관계로 규정하고 있고,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10조도 추징 여부를 정할 때 "범인 외의 자의 권리 유무"를 고려 요소로 명시합니다. 2025년 대법원 결정도 "범인 외의 자의 재산"을 실질귀속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확인했습니다.

Q. 자금 출처를 어떻게 소명해야 하나요?

A. 급여명세서나 사업소득 자료, 증여·상속 관련 신고내역, 계좌 개설 시점과 입출금 경위를 정리한 자료 등으로 그 재산이 범인의 자금 흐름과 무관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시기와 금액이 범죄수익의 발생·이동 시점과 겹치지 않는다는 사실도 함께 제시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Q. 추징보전명령에 불복할 방법이 있나요?

A. 추징보전명령에 대해서는 즉시항고로 다툴 수 있고, 이미 발령된 명령에 대해서도 취소나 감액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명의자인 가족이 직접 이해관계인이 되어 소명자료를 제출하며 다투는 것이 일반적인 대응 방식입니다.

Q. 계좌 말고 부동산이나 가상자산도 이렇게 묶일 수 있나요?

A. 그렇습니다. 추징보전·몰수보전의 대상은 예금계좌에 한정되지 않고 부동산, 가상자산 환급청구권, 명의만 빌린 차량 등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이면 폭넓게 포함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타인 명의 차량이나 가상자산 관련 채권이 대상이 된 사례도 있습니다.

Q. 가족이 이미 계좌 동결 통지를 받았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하나요?

A. 계좌가 왜 대상이 됐는지, 어떤 법령·사건과 관련된 것인지부터 확인하고, 자금 출처를 뒷받침할 자료를 최대한 빨리 정리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소명 기회를 놓치기 쉬우므로 통지를 받은 즉시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추징보전은 형이 확정되기 한참 전에, 계좌 명의자 본인도 모르는 사이 재산을 묶어버릴 수 있는 절차입니다.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안전하지 않은 것은 몰수·추징 제도 자체가 명의가 아니라 실질귀속을 기준으로 설계돼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그 재산이 가족의 독립적인 소득이나 정당한 출처로 형성됐다는 사실을 제때 소명한다면, 명의자는 얼마든지 정당하게 방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수원지검 관할처럼 마약·재산범죄 수사가 활발한 지역에서는, 가족 명의 계좌까지 조사 대상에 오르는 사례가 드물지 않게 나타납니다. 계좌 동결 통지를 받았거나 그런 정황이 우려된다면, 자금 출처 자료부터 정리해 신속하게 대응 방향을 잡아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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